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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8 01:32



설정 날조 ㅈㅇ








시작은 코러산트에서 28광년쯤 떨어진 곳에서 불시착한 행성이었다. 아소카는 그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불길하다고 주장해왔다.

“광년이 불길해?”
“광년 같잖아요.”
“뭐라는 거야 진짜…”

퀸란이 중얼거렸다. 물론 그를 제외한 다른 파다완들은 아소카의 말에 공감하는 편이었다.

‘파다완’들은.

“말했잖아요. 제가 분명 스카이가이 컨디션이 안 좋다고요.”
“사구 높이도 뛰어넘지 못할 정도인줄은 몰랐지…”

오비완이 이마를 감쌌다. 그의 머릿속에 높은 풀이 자란 언덕을 넘다가, 고꾸라진 청년의 모습이 떠올랐다. 사실 거짓말이었다. 아마 드로이드들이 쌓인 무덤이었을 수도 있다.

혹은 그냥 마스터 윈두가 홧김에 꼴도 보기 싫은 둘을 영영 쫓아보내기 위한 최외곽 항성계였을수도 있고.

잠깐 지오노시스의 악몽이 떠오른 오비완이 상상을 떨쳐냈다. 렉스가 헬멧을 머리에 낀 채 다가오고 있었다.

머리?

“그게 뭐지, 캡틴?”
“시그암에서 주운 물건입니다.”

렉스가 손을 내밀었다. 오비완은 얼떨떨하게 그 안에 든 작은 천을 바라보았다. 피륙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미심쩍었고…

“끈?”
“그런 것 같습니다.”

렉스가 긍정했다. 부사령관은 충실하게, 전달한 물건을 오비완에게 건네고나서야 머리에 쓴 헬멧을 벗었다. 그는 너무나도 완고해서, 손 안에 든 물건을 자신의 땀에 젖은 방어복과 함께 쥘 생각은 못 한 것 같았다.

‘과분하지.’

오비완은 가끔 이러한 사람들을 휘하에 거둔 게 얼마나 놀라운일인지 감탄했다. 물론 그 무엇도 사원에서 겪는 평화와 고요에 비견되지는 못했다.

“아나킨은?”
“아마 내일 쯤에야 면회가 가능할 걸요.”

아소카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녀는 메딕이 살펴보고 있는 의무실에서 적절한 지시를 내렸을 거라고 했다. 물론 아나킨이 순순히 따를지는 미지수였다.

“그래도 이틀 째 안 나오는 거 보니까, 진짜 아프긴 한가봐요.”

아소카가 말했다. 아나킨은 군함에 타서, 돌아올 때까지만 해도 괜찮아보였다. 그것이 분리주의자들에게서 빼앗은 노획물이라는 것도 그를 의기양양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상황이 나빠진 건 기체가 착륙하고 나서였다.
함선이 격납고에 육중하게 머리를 끼우자마자, 아나킨은 곧바로 쓰러졌다.
오비완이 손을 내밀기 전에, 코디와 렉스가 황급히 사령관을 일으켰다.

‘아나킨?’
‘Old man, 다가오지 마세요.’

아나킨이 클론들 앞에서 오비완을 재치있게 부르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였는데, 둘 중 하나는 지나치게 경직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려야 할 필요가 있을 때였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정말로 심각할 때지.’

아나킨은 그 자리에서 구토를 했다. 클론들은 방금 전까지 몸을 곧추세우고 함교를 걸어다니며 그의 아주 조금 자란 수염을 광고하던 사령관이 어떻게 곧바로 무너지는지 목격했다.

‘사령관님!’
‘스카이가이!’
'아나...'

501 부대의 사령관이 곧바로 들것에 실려 옮겨졌다. 기계 팔을 단 메딕과 드로이드들이 달라붙었다.

오비완은 그 모습이 마치 누군가의 마지막 같아, 불길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 후로 아나킨은 오랫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쿼터 밖에서 그를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누구요?”

페루스는 못 본 척했다. 평소에 딱히 남자를 적대시했던 사이가 아니더라도, 어쨌든 그의 눈에 담긴 건 진실이었다.

“됐다.”

오비완은 뭐라고 잔소리 하기도 귀찮아, 손을 저었다. 아나킨이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서, 그의 몸에도 점점 기력이 떨어지고 있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지.’

마치 그와 포스를 공유하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둘이 전투의 순간 순간에서 얼마나 기민하고 경이롭게 촉각을 교환하는지 생각하면, 무리한 추측도 아니었다.

“참, 그리고 이번에 새로 들어온 제다이는 누구에요?”

페루스가 지나가듯이 물었다. 오비완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뭐?”

그가 뒤늦게 되물었다.







‘새로 들어온’ 제다이라는 게 애초에 말이 될까?

요람에 쌓여서 실려온 영링과, 파다완과, 자신이 자라난 침대보를 밟고 브레이드를 받은 그 수많은 시절을 거친 수호자들이 듣는다면 코웃음칠 이야기였다. 

이곳은 사원이지, 학교가 아니었다.

전학가듯이 새로 들어온 신출내기가 있을 순 없었다.

분명히 그런데…



“머리는 언제 땋은 거야?”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아소카는 배리스가 묶어준 머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있었다. 두피가 아플 정도로 당겨서, 풀어낼 빗을 찾고 있는 동안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소카는 휙 돌아섰다.

“스카이가이?”

언제나처럼 기둥 사이에서 건방지게 웃고 있을 남자를 기대했다.

대신에 한 여자가 벽에 비스듬히 기대있었다. 팔짱을 낀 로브 위로 어두운 타바드가 받치고 있었다. 


“못 보던 사이에 키가 자랐는 걸, 스닙스.”
“거짓말.”

부정이 곧바로 입에서 튀어나왔다. 충격이 온 몸을 타고 흘렀다.

"말도 안..."
“칭찬을 해줘도 문제야?"

여자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거짓말. 아소카가 되뇌었다. 전율이 흐르는 눈이 금갈색 머리에 햇빛을 후광처럼 두른 여자를 훑었다.

“아나...”
“아소카?"

모퉁이 반대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두 여자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렸다. 

키가 큰 제다이의 하관은 평소보다 갸름해져있었다. 연약하게 줄어든 모습조차도 콧대와 아름다운 눈동자를 감추진 못했다. 


"크리샨 공장에서..."

오비완은 코너를 돌고 있었다. 사원의 가장 큰 열주들 사이로 늘어진 그림자가 늦은 오후의 태양을 깨우고 있었다. 오비완은 이 순간에, 그의 제자가 얼마나 지치지 않고 한낮을 가로질러, 블래스터 사이로 뛰어올라 포탑을 베었는지 되돌아보고 있었다.

기억은 눈 앞에 나타난 현실에 깨졌다.

“늦게 일어났네요, Old man.”

낯선 여자가 씩 웃었다. 줄어든 팔과 늘씬한 옆구리가 상체에 부드러운 곡선을 남기고 있었다.

오비완은 그 자리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무언가 의미있는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몸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아나킨?”

그가 할 수 있었던 건, 지난 사흘 내내 생각했던 유일한 이름을 내뱉는 것 뿐이었다. 







“말도 안돼요.”

아소카가 14번 반복했던 말을 다시 반복했다. 코디와 렉스는 심각한 표정이었다.

“오늘 점심은 뭘 먹죠?”
“이미 지났는데 뭘 또 쳐먹어!”

참다 못한 아소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군대를 이끄는 제다이들의 성격이 이상해지는 건 반드시 전쟁의 피로와… 고통… 희생... 어쩌구 때문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그들의 머리 위를 건너뛰어 - 말 그대로 -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하는 무모한 기사 때문이 컸다. 그리고 아소카는 바로 그를 감당해야하는 직속 라인으로서, 가장 큰 피해를 겪고 있었다.

“그 행성에서 이상한 건 없다고 했잖아요.”
“가는 길에 수상한 버섯이 있긴 했지만, 아무도 먹지 않았습니다.”

코디가 말했다. 렉스는 입을 다물었다. 모두가 대머리를 쳐다보았다.

“렉스?”
“죄송합니다.”

대위가 이실직고했다.

“스카이워커 장군님께서 배가 고프시다고 해서, 버섯을 한 조각 드셨습니다.”
“미친 놈아!”

아소카가 비명을 질렀다. 그에게 직접 한 건 아니었다. 이 자리에 없는 빌어먹을 남자를 향한 괴성이었다.

“누구?”

의자를 깔고 앉아있는 여자가 말린 반타고기를 씹었다. 501 부대는 최근에 주방과 협업해 새로운 육포를 개발했다.

"놈이라고 불릴 만한 스카이워커가 누구지?"
“제발 절 때려주세요, 오비완.”

아소카가 호소했다.

“환각 가스인 게 분명해요. 때려야 일어날 거에요. 그리버스가 해냈어요.”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나부터 때려주길 바란다.”

오비완이 말했다. 그러나 현실을 외면한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그들이 마주했던 위기 중에 가장 거대한 위기가 눈 앞에서 쳐다보고 있었다. 

“사랑해요, 오비완.”

여자가 고백했다. 그리고 그 동공 속에 숨겨진 장난기를 보고 나서야, 오비완은 이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조롱인지 깨달았다. 

만약 포스가 조금이라도 연민이 있다면, 이러한 종류의 농담을 해서는 안되었다. 


그가 지금까지 묻어둔 것들 중에 가장 지독하고, 오래된 것이 있다면 보타우위에서 쓰러졌던 클론들과 커맨더들의 시체는 아니었다. 퀘이타에서 묻어야했던 안틸레스와, 벤나리와, 디아스와, 그 밖에 알려지지 않은 제다이들도 아니었다. 

그가 묻어야했던 가장 뿌리깊고 끈질긴 것은 안에 있었다. 정확한 시작점을 모를 정도로 오래 전부터 포자를 뿌리고, 그의 영혼을 붙잡고 단단히 흡수하며 서서히 말라죽게했다.

오비완은 태워 없앴다고 생각한 바로 그 열망이 다시 - 고작 연약한 살덩어리와 피륙을 빌어 - 무덤을 뚫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 악의는 너무나 강렬해서, 오비완은 차라리 이 자리에서 숨이 막혀 죽었으면 했다.

그것이 기약 없는 짝사랑과 보답 받지 못하는 약속에 잠겨 서서히 죽어가는 것보단 나았다.















근데 사실 아나킨 좋아하고 있던 오비완이 그거에 괴로워하는 거 









별전쟁 
오비아나







 

2024.05.18 01: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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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주워먹고 쓰러져서 그렇게나 걱정시켰던 짝사랑하던 제자가 여체화 되서 하는 말이 장난스레 사랑한다는 말이라니ㅋㅋㅋㅋㅠㅠㅠㅠ 그래서 오비완이 이렇게 괴로워 하는데 이대로 끝내진 않으실거죠 센세??ㅠㅠㅜㅠ
[Code: cdaa]
2024.05.18 02:11
ㅇㅇ
ㅋㅋㅋㅋㅋㅋ 배고프다고 기어코 수상한 버섯 먹었냐고 ㅋㅋㅋㅋ 아나 애니얔ㅋㅋㅋㅋㅋㅋ 이게 현실일리 없어 차라리 환각가스였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소카랑 오비완 ㅋㅋㅋㅋ 아나킨 ts되면 진짜 보통 미녀가 아닐텐데 오랜시간 겨우겨우 죽이고 숨겨온 짝사랑이 다시 살아나는 오비완 어떡하냐 ㅠㅠㅠ 애니야 니 잘못이니까 책임져라 니가 먼저 사랑한다고 했자나!!! 센세 이건 애니가 책임지는거 보여주셔야돼요 ㅠㅠㅠ
[Code: be94]
2024.05.18 02:16
ㅇㅇ
모바일
센세 난 봤어 대작의 시작을. 내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Code: bceb]
2024.05.18 02: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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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쉑 배고프다고 이상한거 주워먹다가 여체화된거 너무 아나다워서 웃김ㅋㅋㅋㅋㅋ 본인은 태평할지 몰라도 주변인들은 괴로워하는 것도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오비완은 다른 주변인들이 느끼는 혼란에 더해서 짝사랑의 괴로움까지 더해졌네....ㅠㅠㅠ 포스 이 잔인한 자식 제중제 오비완한테 사랑을 알려줬으면 그 사랑이 이루어지게 해야지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ceb]
2024.05.19 01: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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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미친 대서사시야 센세 난이제 센세를 오매불망 기다릴거다
[Code: 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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