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번 베드인하고 매버릭한테 완전 빠져버린 아이스가 보고싶다.
그래서 어떻게든 닿고 싶어서 난리인데 그게 매버릭한테 전부 보이는거지. 세상 눈치없던 매버릭의 눈에 신기할정도로 아이스가 자기가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게 보이는거야. 천생연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열번 키스하고 싶은 걸 꾹 참아서 한번으로 줄인게 뻔한데 그 농도가 장소에 걸맞지 않게 제법 짙었거든. 그러니까 안쓰는 비품같은거 엉망진창으로 쌓아둔 창고는 누구든 들어올 수 있으니 적당한 선에서 쪽 입맞추고선 떨어져줘야하잖아.
근데 혀까지 써서 농밀하게 입맞추는건 너무한거지. 매버릭도 생각이란걸 더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지라 그대로 받아들이고 말았지만 점점 어째야싶나 싶은 생각도 들거야. 다른 사람들이랑 있을때는 평상시의 아이스인데 자기만 발견했다치면 풀컬러로 자기를 바라보는 듯한 눈동자가 여실했거든.




.............이제 나가도 될거같아.
..........한번만 더,맵.




벌써 이 먼지투성이 창고가 우리의 아지트가 된지 오래야. 먼지 가득한 창고문을 조심스럽게 열고선 복도 이곳저곳을 쳐다보던 매버릭이 가자는 식으로 분명 손을 내민거였는데 그 손 그대로 잡혀서 도로 창고로 끌려갔지. 또 한다고? 분명 이렇게 말하려고 했는데 ㄸ을 발음하자마자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입술 하나가 매버릭이 쫑알대려는 입술 위로 포개졌지. 허리가 붙잡히고, 익숙한 체향과 숨결, 그리고 힘이 잔뜩 들어간 모든 것과는 정반대로 말랑한 혓망울이 매버릭의 입안을 멋대로 침입했어. 물론 매버릭도 좋아죽지. 당연히 다음단계를 떠올릴 수 밖에 없을정도로 키스 하나는 정말 잘해. 아아. 저도 모르게 새어나온 소리에 매버릭은 움찔했지만 아이스는 별말을 하지 않았지. 되려 칭찬하듯 허리를 어루만져주는 손길에 방금의 소리가 아이스 마음에 들었나보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어. 하지만 안되지. 지금은 오후 2시가 조금 넘었고, 매버릭은 10분전에 소령실에 도착했어야만 했고, 아이스는 분명 30분내에 참석해야하는 회의가 있었어. 그만. 그마안, 아이스. 그마아아아아안!




읔, 아이스가 짧게 소리를 내며 떨어졌어. 가슴팍을 힘주어 민 매버릭때문에 방금 입술이 떨어지는 소리가 제법 적나라했지. 
한번 더 다가오려고 하는걸 겨우 막은 매버릭은 울상이었어. 너 이러면 진짜 우리 힘들어져. 남들한테 들키면 안되잖아!
매버릭 말에 반박할 거리도 없었지. 사실이야. 매버릭과 사귄지는 한달정도가 되어가고 있었고 두 사람은 엊그제 토요일저녁 처음 침대에서 같이 잤어. 잤다고 표현하기엔 한두시간이 전부였지만 깨어있는 시간동안 제법 두 사람이 했던 일이 있었다고. 다시 한번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그날의 모든 행위들에 아이스의 심장이 두근거려. 이거 병인가. 매버릭이 처음도 아닌데 무슨 첫사랑처럼 심장이 완벽하게 고장나버린 기분이지.





.......여튼, 걸리지 않게...흠흠. 나 먼저 갈게. 이따 봐!





신신당부까지 하며 매버릭이 홀랑 문을 열고 먼저 나가버렸지. 사랑한다는 말도 해줘야했고 예쁘다라는 말도 해주고싶었던 아이스로서는 조금 허망해. 생각보다 연애라는 게 신경써야할 게 이렇게 많았다니. 아아. 비밀연애여서 그렇구나. 근데 왜 비밀이지? 왜 남들이 우리가 사귄다는 걸 알면 안되는거냐고? 곰곰히 생각하던 아이스가 이내 옷깃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자세를 똑바로 했지. 마치 일하다 회의실로 가는 사람처럼 문을 열고 뚜벅뚜벅 걸어나갔어.



해결책은 간단하잖아? 더이상 비밀이 아니면 되는거지.





아이스매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