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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03:11
겨후 한 잔 마시더니 풀썩 쓰러지는 다이루크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누가 술에 약이라도 탄 건가?'였으면 좋겠다. 술병은 증거니까 당장 봉한 뒤에 다이루크 업고 기사단까지 뛰어갔는데 온몸이 땀에 젖고 숨이 턱까지 차오른 절박한 모습으로 도착해서 진단을 받으니 치료사가 '이건...그냥 취해서 잠든 겁니다.'라고 하는 거ㅋㅋㅋㅋㅋ 케이아는 고작 몇 모금에 바로 쓰러지는 모습을 봤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니 말이 되냐고 따지려다가 다시 한번 생각해볼거임. 자기도 다이루크 주량 모르고... 만약에 진짜 술에 약한 체질이라면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정말 문제 없는거 맞는지 손등으로 다이루크 체온 재고 귀 기울여 숨소리 듣고 나서야 케이아는 조금 안심하겠지. 몇 시간 후 깨어난 다이루크는 밀려오는 두통에 '윽...'하고 인상을 찌푸리고는 케이아 녀석이 곧 주량 가지고 한바탕 놀리겠거니 생각했는데 케이아는 '숙취는 어때?'라며 물컵을 내밀더니 안도 섞인 한숨을 푸우우욱 내쉬며 침대에 엎드리기만 하는거. 네가 쓰러지길래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는 차마 못한 채 다이루크 무릎에 얼굴 파묻는 케이아랑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지쳐보이는 뒤통수를 쓰다듬어주는 다이루크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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