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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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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가 허니와 함께 들어서자 회의장이 술렁였지만 프레디는 꿋꿋하게 자리를 찾아 앉았어.



"오늘의 안건은 최근 급증한 센티넬 폭주 사건이야. 아직 폭주 원인이나 센티넬 간의 연관성은 찾지 못했어."

"시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어. 정부 지지율도 떨어졌고. 사안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해결해야 해."

"오늘부터 특별수사팀을 꾸릴 거야. 명단에 너도 포함되어 있어, 프레디."

"나는 정치에서 빠지겠다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지금 가릴 처지가 아니야. 우리는 이 사건의 배후에 분리주의 세력이 있다고 생각해. 누가 적인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한 명이라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써야 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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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어.






회의가 끝나고 화장실 앞에서 허니를 기다리는 프레디에게 H가 다가왔어.

"허니는 좀 어때?"

"안정되긴 했지만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

"프레디, 지난 번 경찰 살인사건 말인데... 그것 때문에 허니에게 보호관찰관이 배정됐어."

".........."

"물증은 안 나왔지만 워낙 목격자의 진술이 명확해서 당분간은 관찰관이 같이 다닐 거야."

"알았어."



다음 날 아침 일찍 초인종이 울려 나가보니 정복을 입은 남자 한 명이 서 있었어.

"보호관찰관 J입니다."

J는 치유 능력이 있는 센티넬로 허니와 프레디에게 우호적인 것 같았어. J가 따라가기만 한다면 이동의 제한은 없다고 말했지. 프레디는 J가 거슬렸지만 치유 능력 때문인지 허니가 한결 안정되어보여 그냥 뒀어.

프레디는 매일 정부 청사로 출근하며 허니를 데리고 갔어. 허니는 J와 함께 본부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프레디는 죄책감이 들었어. 예전이라면 허니가 이 모든 걸 진두지휘했을 텐데 고작 관찰관 때문에 모든 걸 비밀로 해야 하는 것도 짜증났어.




특별수사팀이 만들어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희망은 점차 사그라들었어. 폭주를 일으킨 센티넬들은 시체조차 남기지 않고 죽어 증거를 찾기가 어려웠어. 비형질인들은 센티넬을 수용소에 가두라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고, 시위는 점점 커져 탄핵 시위로 변했어. 퇴근길에 계란과 토마토로 엉망이 된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해 허니를 끌어안는 게 프레디의 유일한 낙이었어.


"이렇게 있으니까 처음 가이딩 연습하던 거 생각난다, 허니."

"그 때 파장이 안 맞아서 꽤 애먹었잖아."

"...그랬나? 우리 처음부터 잘 맞았던 것 같은데."

"아니야, 둘 다 가이딩이 서툴러서 그냥 의미없이 껴안고 있을 때도 많았잖아."

프레디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허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어.









끝이 보이지 않을 때 프레디의 동료 K가 탈출구 하나를 발견했어.


"죽은 센티넬들이 죽기 전에 받았던 택배 목록이야. 이렇게만 보면 아무 상관 없는 것처럼 보이지. 음료, 아령, 화분... 판매사도 모두 달라. 하지만 하청 공장이 동일해. X산업. 이 공장을 조사해봤더니 자금 출처도, 경영진의 정체도 불분명해. 공장이 위치한 지역이 꽤나 보수적이라 아마 극우 센티넬이 운영하는 곳이 아닌가 싶어."

"자금 출처를 명분으로 공장을 압수수색할 수 있을까?"

"가능할 거야. 영장을 신청할게."





아무런 대비가 안 되어있던 X산업은 무방비하게 압수수색을 당했고 쏠쏠한 서류들이 나왔어. 여전히 경영진은 베일에 싸여 있었지만 죽은 센티넬들이 모두 X산업의 직원이었다는 증거와 X산업이 일종의 다단계 회사라는 사실을 발견했어.


"X산업이 다단계 회사라면 사이비 종교처럼 운영됐을 가능성도 충분해."

"경영진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보수 센티넬 단체인 거지. 이 정황으로 보면 폭주한 센티넬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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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특공대에 연락해. 이미 대응 준비를 마쳤을 거야."

"알았어."

P가 텔레파시를 보내려 했지만 능력을 쓸 수 없었어. 전화기와 인터넷도 모두 먹통이었지.

"한 발 늦었어. 비상 사이렌을 울려!"

모두 비상태세를 갖추는 동안 프레디는 허니에게 달려갔어. 프레디는 숨을 곳을 찾고 있던 허니와 J를 발견하고 다른 곳으로 안내했어.

"동관 격리동으로 가자. 거기가 더 안전해."

벌써 센티넬이 공격하고 있는 서관과는 달리 동관은 비교적 한산했어. 하지만 허니는 적과 맞서 싸우지 않고 피하는 프레디가 낯설었어.

"우리도 힘을 보태야 하는 거 아니야?"

"격리동에 피신했다가 때를 보고 다시 나올 거야. 근처에 무기도 있고."

"응."







셋은 열심히 달려 격리동에 도착했어. 프레디는 허니에게 폭주 센티넬을 제압하기 위해 보관된 무기들을 챙겨달라 말했고 허니는 무기를 한아름 챙겨 뒤돌았어.

"프레디, 여기,"

그런데 프레디는 J와 제1격리실에 들어가 허니의 눈 앞에서 문을 잠갔어.

"프레디, 문 열어!"

"미안해. 널 두 번 잃을 수는 없어."




프레디는 허니를 뒤로 한 채 J에게 서늘하게 말했어.

"네가 이 사건의 주동자야."

"뭐라고요?"

"네가 그 모든 폭주와 반란을 일으킨 놈이잖아."

"저는 그냥 하급 보호관찰관이에요!"

"그리고 X산업의 소유주지."

"X산업이요? 그게 뭔지도 몰라요!"

"압수수색 중 한 소년이 쓴 일기가 발견됐어. 단순히 센티넬을 지배하고 싶다는 생각부터 시작해 센티넬 군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써있었고 그 중에는 폭주 조작도 있었지. 글씨체를 대조해보니 너의 필체와 동일했어."

"그걸 증거라고 대는 거야?"

프레디는 J의 고함에도 아랑곳않고 자신의 가설을 말했어.

"너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 보호관찰관으로 일하며 X산업에 속한 센티넬들을 이용해 폭주 사건을 일으켰어. 그리고 인맥을 써서 허니를 담당하며 네 부하들에게 정보를 유출했겠지."

"나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본데 나는 그냥 평범한 센티넬이야."

"대외적으로는 특별수사팀이 어느 곳에서 일하는지 알리지 않았어. 정부 출입 기자들은 우리가 동관에 본부를 차렸다고 알고. 서관에서 일하는 걸 아는 사람들은 특별수사팀에 속한 사람들 뿐이야. 근데 지금 우릴 공격하는 센티넬은 이미 알고 있던 것처럼 서관만 공격하고 있지."

"........."

"시간만 있으면 얼마든지 널 잡아넣을 수 있어. 하지만 그렇지 못하니 이렇게라도 잡는 수밖에."

J는 프레디의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두어 대 때렸어. 프레디는 저항 없이 맞아주며 그를 비웃었어.

"그래봤자 산소만 줄어들어. 이 방의 공기가 계속 빠져나가는 중이거든. 조금이라도 오래 살고 싶다면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야."







J는 격리실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으려 이곳저곳을 둘러봤지만 불가능했고,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었어. 프레디 역시 탈진한 상태로 쓰러져 유리 너머의 눈물범벅인 허니에게 말을 걸었어.

"허니."

"프레디, 이거 어떻게 여는 거야?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

프레디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어.



"넌 내가 아는 허니가 아니야, 그렇지?"

"어...?"

"너와 내 기억이 다를 때, 네가 그 허니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어."

"아니야, 이렇게 기억이 생생한데 어떻게, 아니야..."

"그 동안 고생 많았어. 이제 새로운 삶을 살아. 이런 칙칙한 삶 말고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안 돼, 프레디.... 제발 이 문 좀 열어 봐, 프레디!"


프레디는 희미한 웃음을 띤 채 눈을 감았고, 허니는 무장한 센티넬들의 발소리를 들으며 폭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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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넬 폭주 사건의 배후로 알려진 X산업의 수색 작업이 오늘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색 결과, X산업에서 비밀리에 인간 복제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사망한 인간의 기억을 복원하는 기술을 연구한 증거 자료가,






허니는 TV를 끄고 소파에 몸을 묻었어. 예전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뉴스지만 이젠 저게 내 이야기라는 걸 알고 있어. 아직도 이해가 안 돼. 내가 갔던 곳, 내가 좋아하던 음식이 모두 내 것이 아니라는 게. 내 몸마저도 나만의 것이 아니야. 이미 죽은 '허니'라는 여자는 아직도 살아서 나를 고통스럽게 해. 그와 나는 같은 사람인 걸까? 커피 한 잔을 주문하려다가도 이게 과연 내 선택이 맞는지 혼란스러워 카페를 나와. 로봇이 된 기분이야.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걸 같이 고민해주던 사람이 더 이상 없다는 거야. 프레디는 이제 없어. 나 혼자서 감당해야 해.



허니는 다시 TV를 틀어 때마침 나오는 프레디의 사진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어.

난 널 위해 태어났는데, 네가 없는 세상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니.




끝.


프레디폭스너붕붕
프레디여우너붕붕
2024.06.30 00:17
ㅇㅇ
모바일
헐ㅠㅠ
[Code: d369]
2024.06.30 00:17
ㅇㅇ
모바일
끝? 은 없는거야 센세
[Code: d369]
2024.06.30 00:18
ㅇㅇ
모바일
야밤에 날울려놓고이렇게갈순없다규
[Code: d369]
2024.06.30 01:01
ㅇㅇ
모바일
널 위해 태어났대...ㅠㅠ 맴찢
[Code: d836]
2024.06.30 01:08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a92]
2024.07.01 19:34
ㅇㅇ
모바일
센세 허니도 돌아왔는데 프레디도 어떻게 돌아올수있지않겠어여ㅠㅠㅠㅠㅠㅜ 컴백투미 센세
[Code: e3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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