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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01:31
“무슨말이야?”

제이크가 자신에게 슈트케이스를 건네는 비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서 갈아입으라는 말에 제이크는 재킷을 벗으며 걸음을 옮겨 비서를 바라보았고 슈트케이스에서 블랙 슈트를 꺼내는 비서에게서 바지를 건네받았다. 바지를 입고 다음으로 타이를 목에 걸며 거울 앞에 멈춰 선 제이크는 타이를 매며 돌아 봤다.

“뭐라고?”

굳은 얼굴의 제이크에게 비서는 다시 말을 건넸고, 제이크는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

가만히 앉아 고개도 들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에 제이크는 걸음을 옮겼다. 제이크의 등장에 아이의 등 뒤로 수군거리는 목소리들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아이의 앞에 무릎을 굽혀 앉아 다리 위에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아이의 손을 잡자 숙여진 고개가 들어올려졌다. 슬픔에 젖은 눈은 울음을 겨우 참아내고 있었다. 제이크를 보고 입술을 깨무는 아이는 조용하게 속삭이듯 말했다.

“저랑 약혼하는 거 싫어했잖아요. 파기해도 이제 뭐라고 못할 거예요.”
“로버트. 울고 싶은 걸 참지 마”

제이크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제이크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아이를 품에 안자 그 울음소리는 장례식장 안을 울렸다.


*

또박또박 꾹꾹 눌러쓴 티가 나는 이름을 보며 제이비 마차도는 제이크를 바라보았다가 서류를 훑었다.

[로버트 플로이드.]

그리고 그 아래 멋지게 휘갈겨진 자신의 친구의 서명을 바라보았다. 적혀있는 조항들 모두 확인하고는 제이비는 제이크에게 말했다.

“공증을 원하는 거면 한번은 만나야 해”
"네가 왜 만나?”
“날 너와 이 아이의 변호사로 고용하시는 거잖아요?”

제이크는 말없이 제이비를 비라 봤다.

“그리고 이 조항”

제이비는 서류를 돌려 제이크에게 밀어 넣으며 말했다.

“성년이 되었을 경우, 모든 후견인 자격을 박탈하고, 약혼도 파기한다.”

진짜냐? 하는 얼굴로 제이크를 바라보는 제이비에 제이크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약혼한다고 만나던 여자도 정리한 그 제이크 세러신이?”
“나는 할아버지 말을 잘 들어서 말이야”
“허이고?”
“그리고 어린애잖아. 제이비”

제이비는 서류철을 챙겨 덮고는 제이크를 보며 말했다.

“그래도 만나야 해. 어디 있어?”
“우리 집”

제이비는 소파에 기대어 앉아 팔짱을 끼며 눈을 가늘게 뜨고는 바라봤다. 그런 제이비의 행동에 제이크는 허? 하며 제이비를 보다가 그의 어깨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플로이드면 애를 얼마나 들들 볶으려 하겠어?”
“그어시겠죠~ 제이크세러신씨”

제이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자.’ 하고 말하자 제이크는 제이비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공증부터”
“뭐?”
“그리고 후견인 등록부터 해”

제이크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하이에나들은 물불 안 가리고 물어뜯는 법이야. 그 목을 먼저 꺾어놔야지”

*

하품을 하며 방을 나서는 로버트는 커피잔을 들고 거실로 나오는 제이크와 마주했다. 놀라 입을 가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아이에 제이크는 픽 웃음이 터졌다.

“뭘 그렇게 놀라?”

로버트는 쭈뼛 거리며 서있자, 제이크는 커피잔과 신문을 내려놓고 씻고 나오라 말하며 다시 부엌으로 향했다. 로버트는 후다닥 욕실로 뛰어 들어갔고 제이크는 미소를 지으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제이크가 핫케이크를 구워 접시에 올리고 시럽과 우유 잔을 식탁 위에 올리기 무섭게 부엌으로 들어오는 로버트였다. 까치집이던 머리를 나름 만지고 나온 듯 보였고, 앞머리가 이마를 덮고 있는 모습이 10대 소년이라 제이크는 한참이나 어린 로버트가 실감이 났다. 평소 어른스러워 보였지만, 이런 모습은 또 제이크에게 색달라 보였다.

“아저씨가 한 거예요?”
“베이비, 27살 아저씨가 어디 있어”

입술을 삐죽이며 자리에 앉는 로버트에게 먹으라고 접시를 밀어주자 로버트는 ‘잘 먹겠습니다.’하고 대답했다. 한입 먹은 로버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보자 제이크는 웃으며 맛있지? 하고 물었고 로버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저씨 말고, 제이크라고 불러.”
“음…”
“너한테 아저씨라고 불리니까 나 정말 나이 많은 아저씨 같아”
“네, 노력해 볼게요.”

제이크는 픽 웃으며 거실로 걸음을 향했다. 로버트는 그런 제이크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가 몸을 돌려 눈앞에 놓인 핫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오물오물 먹다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듯 로버트가 말했다.

“제이크”
“응?”
“으악!!”

놀라 우유 잔을 들던 손이 미끄러졌고 제이크는 식탁 위에 커피잔을 올려두고는 로버트를 당겼다.

“조심해야지”
“놀…놀랐잖아요!”

로버트의 얼굴이 홍당무 마냥 붉어지는 걸 보며 제이크가 웃었다. 로버트는 그런 제이크의 얼굴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리며 아랫입술을 말아 물었다. 수건을 가져와 로버트의 다리를 한번 보고는 툭툭 털어주고는 반대편으로 로버트를 앉게 하고 접시를 밀어주고 우유 잔을 새로 내밀었다. 다행히도 깨지지 않는 유리잔을 들고 바닥을 닦고 일어난 제이크는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얼른 먹어. 하고 말했다.

“너, 얼른 커야지”

로버트는 제이크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귓가를 쿵쿵 울렸다.

‘큰일 났다.’ 로버트는 그렇게 생각했다.


*

로버트가 제이크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기존에 다니던 학교가 아닌 조금 더 높은 등급의 사립학교로 옮겨야 했다. 학교 앞을 죽치고 있던 사람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혼자서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을 나와 제이크의 고급 멘션으로 이사를 들어간 것도 그 기점이었다. 그날로 돌아온 제이크가 내민 서류에 로버트는 꾹꾹 눌러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아직도 미친 듯이 뛰는 심장 위에 두 손을 올려놓고 로버트는 눈을 감았다.

‘약혼도 파기한다.’

로버트는 깊은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고작 2년뿐인 짧은 동거다. 사립학교의 학기가 시작하면 기숙사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 먼저 약혼 파기를 이야기했고, 그 조항에 딴지조차 걸지 않았는데 로버트는 처음으로 후회했다.


*

“안녕?”

맘에 들지 않는 표정의 제이크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는 로버트를 보며 제이비 마차도는 싱긋 웃었다. 제이비는 작은 포장 상자를 로버트에게 건네고는 말했다.

“좋아할지 모르겠다”
“뭘 이런 걸 다?”

로버트의 손에 들린 상자를 빼앗으며 제이크가 말하자 로버트는 아-하고 입을 열었다.

“저 여기 초코케이크 좋아해요”
“정말? 내가 사온거 초코…”
“할 일을 하고 가십시오. 변호사님”

제이비의 말을 끊고 제이크가 말했다.


*

“저…”

로버트가 서류를 정리하는 제이비에게 말을 건넸다.

“응?”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뭔데?”

제이비는 로버트의 말에 그럼. 하고 대답하며 서류를 내밀었고 로버트는 펜을 들고 제이비를 바라보았다.





이거 압해
https://hygall.com/593128679
2024.05.09 01:35
ㅇㅇ
모바일
꺄아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어 어나더라니 너무 행복하다 ㅜㅠㅜㅠ
[Code: 6d1c]
2024.05.09 06:02
ㅇㅇ
모바일
어나더다! 나새끼야 잘해따 어쩐지 오늘은 일찍 눈이 떠지더라니ㅠㅠ 아니 근데 제이크아조씨 2년 뒤에 약혼도 파기하고 후견인 관계도 끊을거라니 이게 무슨 말이오 당신 그러다 후회할게야 변호사님 삐딱한 표정을 보라고 ㅋㅋㅋㅋㅋ
[Code: 9807]
2024.05.09 08:46
ㅇㅇ
미쳤다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압나더라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침부터 존나 행복해ㅠㅠㅠㅠㅠㅠㅠ 제이크 너무 좋은 사람이라 지금은 로버트를 지키기 위해서 자기가 만나던 사람도 정리하고 약혼을 하던 사람이 로버트가 홀로 설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약혼 파기해주는것마저 계약에 넣어주다니ㅠㅠㅠㅠ 아니 근데 그럴거면 로버트를 꼬시지 말아야지 다정한 아조씨때문에 이미 고딩은 마음이 뒤숭숭한거같은디요
[Code: 755f]
2024.05.09 08:47
ㅇㅇ
“저랑 약혼하는 거 싫어했잖아요. 파기해도 이제 뭐라고 못할 거예요.”
“로버트. 울고 싶은 걸 참지 마”

너무 다정해ㅠㅠㅠㅠㅠㅠㅠ 로버트 마음을 이렇게 잘 알아주는 사람이면서ㅠㅠㅠㅠㅠㅠ 혹시 로버트가 제이비한테 부탁한다는게 약혼파기 항목 지워달라는거 아냐? 제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55f]
2024.05.09 12: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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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2년동안 둘은 서로 절대 떨어질수 없는 사이가 될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9be0]
2024.05.10 09: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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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잘 키워서 잡아먹기
[Code: be3c]
2024.05.19 05: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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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크라는 말의 의미는.....
[Code: 3e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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