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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화ㅈㅇ + 개연성 없음 ㅈㅇ + 썰체 ㅈㅇ + 노잼 ㅈㅇ + 두서없음 ㅈㅇ 

저녁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을거야. 그리고 저녁식사가 마무리되고 이제서야 너붕이 완전히 익숙해진 아이들이 자기 전에 책을 읽어달라던지, 놀아달라며 조르기 시작했어. 스모크스크린은 그렇지 않아도 긴 시간동안 이동한 너붕이 피곤하지는 않을까 싶은 마음에 그러지 말라고 아이들을 타이르려 했겠지. 하지만 너붕은 이 누나가 동화책 하나는 끝내주게 읽는다며 아이들을 한데 모아두고는 지치지도 않는지 쉴새없이 동화책들을 읽어주었어.

처음에야 너붕의 실감나는 연기에 아이들이 웃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아이들의 눈꺼풀이 무거워지는가 싶더니 이내 아이들 모두가 꾸벅꾸벅 고개를 가누질 못하고 너붕의 무릎이나 다른 아이들의 어깨에 기대어 잠을 청하기 시작했을거야. 그런 아이들을 안아서 침대에 데려다주는 것은 원장님과 스모크스크린의 몫이었지. 

식사 전에 아이들을 씻기던 것도 그렇고 아이들을 다루는게 능숙하다며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 스모크스크린에게 너붕은 어린애들 다뤄본 기간이 몇년인데 이거 하나 못하면 안된다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어보였을거야. 그런 너붕의 모습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던 스모크스크린은 다른 아이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너붕의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어주었고,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너붕은 하지 말라며 장난스럽게 스모크스크린의 손길을 피하는 것처럼 굴었을거야.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원장님은 시간이 늦었는데 지금 마차를 타기에는 위험하지 않냐며, 하루정도 자고 갈 것을 권유하셨지. 스모크스크린은 그렇지 않아도 하루정도 자고 갈 생각으로 너붕과 함께 온 것이라고 대답했어. 그러자 원장님은 아직 방을 따로 쓰는거라면 그렇게 해주는 편이 좋겠냐고 물어보셨을거야. 

당연히 너붕은 따로 쓸 수 있으면 그렇게 할게요, 라고 대답을 하려고 했지.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긴장한 듯한 표정의 스모크스크린을 보고는 조금 장난끼가 발동했을거야. 그래서 너붕은 방은 하나만 있어도 된다며 말을 바꿨어. 그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스모크스크린의 표정이 복잡 미묘하게 바뀌는 것을 본 너붕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을거야. 

"기사님, 무슨 생각을 하셨길래 얼굴이 그렇게 빨개지셨어요?"
"그, 그런거 아니야!..."
"우와, 응큼해. 여기 원장님도 계시고 애들도 있는데?"
"허니!..."

너붕의 짓궂은 농담에 스모크스크린은 결국 우는 소리를 했고, 그제서야 너붕은 농담이었다며 스모크스크린을 달래주었어.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에 같은 침대에 눕는게 뭐가 그리 이상한 일이냐는 너붕의 이야기에 스모크스크린은 우물쭈물 하다가도 결국 내심 너붕과 함께 자고 싶다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을거야. 그렇게 너붕과 스모크스크린은 목욕을 끝낸 후 같은 방에서 함께 하루를 보내게 되었지.

다만 방에 놓인 침대가 2인용이어서 크긴 했지만 스모크스크린은 자신은 바닥에서 자겠다는 이야기를 꺼냈어. 그 이야기에 너붕은 아까 자신이 했던 농담을 아직도 신경쓰고 있는 거냐고, 자신은 정말 괜찮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스모크스크린은 고개를 저었을거야. 하지만 너붕은 몸이 재산인 사람이 그래서야 되겠냐고, 안그래도 밖에서 잘 때도 많은데 이럴때라도 제발 편하게 자라며 스모크스크린을 침대로 끌어당겼지. 

"어, 혹시 진짜로 이상한 생각 하는거 아니지?"
"아, 아니야!... 나는, 그냥!..."
"그럼 이걸로 끝! 자, 빨리 누워.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려면 지금 자야지."

결국 너붕의 고집을 꺾지 못한 스모크스크린은 뻣뻣하게 경직된 자세로 너붕의 옆에 자리를 잡고 누웠어. 그 와중에 혹여라도 너붕이 침대에서 떨어질까 자신이 바깥쪽에서 자겠다고 자처한 데다가 너붕이 추우면 안된다며 이불을 전부 너붕이 있는 방향으로 몰아주고는 마치 누에고치마냥 너붕을 둘둘 싸매서 벽 쪽으로 밀어넣었을거야. 지금이 한겨울도 아니고 이러다 쪄죽겠다는 너붕의 이야기에도 스모크스크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빨리 자라며 두껍게 말린 이불 위를 토닥여주었지.
 
---***---

이후 너붕이 깨어난 것은 아직 출발하기에는 이른 새벽의 시간대였어. 잠에서 깨어난 이유는 도저히 이 찜통같은 더위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었어. 아직 밤의 온도가 서늘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계절상으로는 여름인 데다가 너붕에게 자신 몫의 이불을 전부 몰아주고는 너붕이 굴러 떨어지기라도 할까 안절부절 못하며 너붕을 꼭 침대의 안쪽으로 가둬둔 스모크스크린의 배려 덕분에 너붕은 지금 숨이 막히기 일보 직전이었어.

'목말라!... 더워!...'

하지만 그렇다고 스모크스크린을 깨우고 싶지는 않았기에 결국 너붕은 조심스럽게 먼저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택했을거야. 희미하게 푸른빛이 감도는 밤하늘을 보아하니 해가 떠오르려면 아직 시간이 좀 걸릴 듯 싶었지만 그래도 출발시간 전까지 아주 이른 시간은 아닌 것 같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었지. 

그리고 혹시라도 아이들 아침식사 준비라던가 자신이 도울 일이 있다면 원장님을 도와드릴 수도 있으니까,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한 너붕은 조심스럽게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을거야. 그리고 너붕의 예상대로 아직 어두운 건물 내부와는 달리 희미하게 부엌으로부터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어. 혹시 도와드릴 일이 있는지를 여쭤보기 위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너붕은 문 틈새로 보이는 원장님의 모습에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을거야. 

왜냐하면 원장님께서 식탁 위에 촛불을 밝히신 채 무엇인가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계셨거든. 아무리봐도 아침식사 준비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모습에 너붕은 괜히 원장님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다시 침실로 돌아가려 했을거야. 하지만 너붕의 의사와는 달리 나무 바닥을 밟는 너붕의 발소리가 고요한 적막 속에서 울려퍼졌지. 결국 그 소리에 원장님은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보셨고, 너붕은 어색한 미소와 함께 원장님께 좋은 아침이라며 인사를 드리는 수밖에 없었을거야.

"아, 음, 그게... 그냥 일찍 눈이 떠져서요. 뭔가 도와드릴게 없을까 해서..."
"괜찮아요. 먼길 가는 손님께 아침 준비까지 맡길 수는 없죠."
"그래도..."
"정 그렇다면 잠깐 제 말동무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당연히 되고말고요! 뭔가 도움이 될만한 일이 생겼다는 기쁨에 너붕은 고개를 끄덕였고, 원장님은 자신이 마시고 있던 차를 한잔 더 끓여 너붕에게 건네주셨어. 따뜻하게 데워진 찻잔을 들고 홀짝이던 너붕의 시선에 문득 방금 전까지 원장님이 보고 있던 물건이 눈에 들어왔을거야. 마치 책처럼 보이기도 하는 물건은 고급스러운 가죽 표지로 싸여 있었는데, 두께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얇았어. 

너붕의 시선을 눈치챈 것인지, 원장님은 조용히 미소를 지으시며 너붕에게 표지를 열어 내용을 보여주셨지. 안에 들어있던 것은 사진 두 장이었는데, 이제보니 책이 아니라 사진을 보관하는 앨범이었던 모양이었어. 사진을 인화하는 기술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이곳의 특성상 사진은 아주 중요한 행사가 아니고서야 찍는 일이 없어서 몹시 귀한 물건 취급을 받았거든. 

원장님이 보여주신 사진 속에는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남녀 한 쌍이 수줍게 웃으며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어. 아무래도 결혼사진인 모양이었지.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에 감탄을 숨기지 않으며 사진을 바라보던 너붕은 조심스럽게 "원장님...이세요?" 라고 물어보았고, 그 이야기에 원장님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셨지. 그리고는 이 고아원을 운영하는 것은 남편의 뜻이었다고, 그이가 살아있었을 적에는 지금보다 아이들도 더 많았고 분위기도 활기찼다며 이야기를 이어나가셨어.

갑작스럽게 접하게 된 원장님의 남편분의 이야기에 너붕이 당황하며 어쩔줄을 몰라하자 오래 전 일이니 신경쓰지 말라며 다정하게 너붕을 안심시켜주셨을거야. 그러면서 스모크스크린에게 반지는 잘 받았느냐며, 마음에 드는지를 물어보셨지. 

"어, 어떻, 게 아셨어요?..."
"여기에 아가씨를 데려올 때부터 얼굴에 다 쓰여 있던데요. 그리고 아가씨에게 고백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어찌나 고민을 하던지..."

원장님께 열심히 조언을 구해가며 고민을 거듭했을 스모크스크린의 모습이 절로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듯 해서 너붕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겠지. 그런 너붕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원장님은 잠시 뜸을 들이시더니 결혼식은 어디에서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있는지를 물어보셨어. 그 질문에 너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고, 스모크스크린과 좀 더 의논한 뒤에 결정하려고 했다며 멋쩍게 대답했지. 

그러자 어딘지 모르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시던 원장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너붕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있다고, 같이 가지 않겠냐는 권유를 해오셨을거야. 창밖을 내다보니 아직 어둠이 깔려있긴 하지만 이제 슬슬 어슴푸레하게 아침 해가 떠오르며 어둠을 몰아내기 직전인 시간대였지. 너붕은 얼결에 고개를 끄덕이며 원장님의 뒤를 따라 정원을 가로질러 고아원을 빠져나갔어. 
 
---***---

초여름이지만 새벽의 공기는 아직 쌀쌀하다며 원장님이 건네주신 숄을 어깨에 두르고 함께 도착한 곳은 고아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의 성당이었어. 가끔씩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와서 예배를 드리곤 한다는 원장님의 이야기와 함께 너붕은 천천히 성당을 둘러보았지. 규모는 작지만 성당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나 자연스럽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어. 주위의 풀밭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작게 피어나 주위 풍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

그리고 원장님은 자신과 남편이 결혼했을 때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었다며 운을 떼었어. 그때는 6월이었고, 나무의 푸른 꽃들이 만발했을 때라고 말이야. 그리고 너붕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 너붕만 좋다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려도 좋다고 말이야. 

그제서야 원장님이 왜 자신을 이곳에 데려왔는지 그 이유를 알아차린 너붕은 단번에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어. 그도 그럴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원장님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장소를 순전히 자신의 욕심으로 덧씌워서는 안된다는 것이 너붕의 이유였지. 그래서 너붕은 마음만 받겠다고, 이런 소중한 장소의 이야기를 알려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며 거절을 하려 했어.

하지만 원장님은 조용히 너붕의 손을 꼭 잡으며 이것 외에도 주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고 말씀하시며 너붕의 눈을 바라보셨을거야.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지. 너붕의 이야기를 스모크스크린으로부터 온전히 전해들은 것은 아니고, 가끔씩 해준 이야기의 단편으로 전해들은 것이 전부이지만 마음의 짐을 조금은 내려놓고 행복해질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이야. 그리고 자신이 사림 보는 눈은 있다고, 너붕은 그럴 자격이 있는 아가씨라고, 이렇게 착한 아가씨를 누가 그렇게 힘들게 했냐며 너붕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셨어.

그 말 한마디에 너붕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눈물이 흘러나오려는 것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어야만했지. 너붕의 상황을 온전히 알지 못하시는 것임이 분명한데도, 어째서인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너붕의 마음 한 켠에 얼룩처럼 자리잡은 스스로에 대한 뿌리깊은 자기혐오를 씻어내려주는 듯한 그 한마디에 너붕은 간신히 감사하다는 한마디만을 전할 뿐이었어. 그런 너붕의 모습을 이해한다는 듯, 원장님은 다정하게 꼭 너붕을 끌어안아 주시고는 너붕이 소리없는 울음을 그칠 때까지 너붕의 등을 몇 번씩이고 쓸어내려 주셨을거야. 
 
---***---

이후 너붕은 고아원으로 돌아와 원장님과 함께 아침 식사 준비를 돕고, 아이들이 깨기 전에 스모크스크린과 함께 길을 나서려 했어. 그런 너붕에게 원장님은 커다란 상자 하나를 선물이라며 안겨주셨지. 이런것까지 받을 수는 없다며 내색하던 너붕에게 손님을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어서 가보라며 부득불 너붕의 손에 상자를 들려주셨을거야. 결국 상자를 받아든 너붕은 안에 무엇이 들어있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는데, 원장님은 가는 길에 확인해보라는 이야기와 함께 다정한 미소를 남기시고는 너붕과 스모크스크린을 배웅해주셨어.

그렇게 너붕은 아직 아침잠이 조금 덜 깬 듯한 스모크스크린과 함께 기차역까지 가는 마차의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어. 그러고보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너붕이 옆에 없어서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와 함께 스모크스크린은 원장님과 무슨 이야기를 한거냐고, 그 상자는 뭐냐는 질문을 던졌어. 

원장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냐는 질문에 너붕은 "음... 나중에 저택에 돌아가면 말해줄게." 라고 웃으며 살며시 말을 돌렸겠지. 그리고는 돌아가는 길에 열어보라는 원장님의 말을 따라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보았어. 그런데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본 너붕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을거야. 

상자 안에 들어있던 것은 오래되었지만 손을 보면 아가씨가 입을만 할거라며, 부디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담았다는 원장님의 짧은 편지와 함께 원장님이 젊은 시절에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였거든. 그것을 본 스모크스크린은 조용히 울음을 터뜨린 너붕의 등을 쓸어주었어. 그러면서 너붕에게 꼭 함께 행복해지자고, 그리고 너는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꼭 행복하게 해주겠다며 쉴새없이 속삭여주겠지. 
 
---***---

그 뒤로 1년뒤, 6월의 화창한 어느 날.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꽃나무들 속에서 너붕의 결혼식이 진행되었을거야. 결혼식 날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붐비는 분위기는 아니었지. 사람이 많은 분위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너붕의 성격 탓도 있었지만 결혼식이 진행되는 마을의 성당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많은 하객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어. 

마음같아서는 함께 일했던 모두를 초대하고 싶어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용인들이 전부 저택을 비우면 되겠냐는 하녀장의 지시에 운 좋게 휴일이 얻어걸린 동료들만 너붕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겠지. 그리고 그 이외의 하객들은 너붕의 고용주인 옵티머스를 포함하여 너붕이 개인적으로 신세를 졌던 이들로 구성이 되었을거야. 

드레스를 입고 다른 하객들을 맞이하는 너붕의 모습에 옵티머스는 진심으로 결혼을 축하한다며 준비한 꽃다발을 안겨주었고, 너붕의 아버지 대신 함꼐 버진로드를 걸어줄 역할을 맡은 라쳇은 안쓰러울 정도로 안색이 새파랗게 질린 상태였을거야. 벌크헤드와 범블비는 그런 라쳇의 모습을 보고 놀리기 바빴고, 동료 하녀들은 결혼한 뒤에도 자신들을 잊지 말라며 너붕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어. 

국왕이라는 입장이 있어서인지 메가트론은 결혼식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사운드웨이브와 스타스크림을 통해 결혼을 축하한다는 짤막한 편지와 함께 화려한 무늬가 세공된 만년필 한 자루를 보내왔어. 참 그 사람다운 선물이라면 선물이라며 상자를 열어본 너붕은 한숨을 쉬다가도 이내 생각을 정리했지. 곧 있으면 결혼식이 시작될테니까. 

너붕은 안색이 파리하게 질려서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옵티머스에게 이 역할을 맡기는 편이 좋지 않겠냐며 덜덜 떠는 라쳇의 손을 꼬집으며 "정신차려요 아빠." 라며 장난스럽게 대꾸했어. 다행스럽게도 버진로드의 중간까지 너붕을 무사히 데리고 가는 역할을 완수한 라쳇은 십년감수했다는 표정으로 자리에 착석하고는 연신 손수건으로 식은땀을 훔쳤을거야.

그리고 아이들이 뿌려주는 꽃비 속에서 너붕의 손을 살며시 잡은 스모크스크린이 함께 입장하고, 축복의 선서를 해 주기 위해 전직 프라임이자 너붕과 스모크스크린의 고용주이기도 한 옵티머스가 단상에 올랐지. 남녀가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경사스러운 날을 축복하는 역할을 맡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다는 이야기와 함께 두 사람은 사랑의 맹세를 할 준비를 했어.

프로포즈를 할 때 끼워주었던 반지와는 별개로, 두 사람이 각자 준비한 반지를 서로의 손가락에 끼워주었지. 그리고 이어지는 옵티머스의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더라도, 평생 함께 할 것을 맹세합니까?" 라는 이야기에 스모크스크린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이며 호쾌하게 대답했어. 그리고 그 모습을 가만히 미소지으며 바라보던 너붕은 살며시 미소를 짓더니 작은 목소리로 스모크스크린에게 이렇게 속삭였을거야. 

"나는 이번 생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는데."

그 말에 스모크스크린은 별 걱정을 다 한다는 듯이, 호쾌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이렇게 대답했어.

"언제든지 찾아내줄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 말에 너붕은 말은 잘 한다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발돋움을 하여 스모크스크린의 입술 위에 가볍게 자신의 입술을 부딪혔어. 그 모습에 잠시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뜨던 스모크스크린이었지만 이내 너붕의 허리에 팔을 감고 강하게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며 깊게 입맞춤을 남겼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다른 이들의 환호와 박수소리가 마을의 작은 성당 안에 울려퍼졌을거야.

입맞춤을 끝내고 이 세상에 둘만 남은 것처럼,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던 너붕은 이 순간이 꿈이 아니기를,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랑하는 이와의 영원한 행복이 지속되기를 빌었고, 스모크스크린은 자신의 존재가 너붕에게 있어 이 세계의 안식처가 될 수 있기를 빌었어. 두 사람의 영원한 사랑의 결속을 증명하는 증표는 왼손의 약지에서 빛나고 있고, 수많은 이들의 환호 속에서 이렇게 너붕의 기나긴 이야기가 막을 내리게 되었지.

그렇게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라는 흔해빠진 뻔한 옛날 이야기들처럼 말이야. 
 
---完---

이게 뭐라고 여기까지 질질 끌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걸로 정말 끝!
뭔가 쓰고싶었던건 많았는데ㅋㅋㅋㅋ 나온게 고작 이거라니...
뻔하디 뻔한 클리셰 범벅인 글이라 지루했을텐데도 끝까지 달려준 천사 트포비들 너무 고맙다!
올해 트포원 개봉때까지 다들 어디 가지말고 함께 달리자!


트포, 트포너붕붕, 스모크스크린너붕붕
2024.05.10 10: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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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라뇨ㅠㅠㅠㅠ센새ㅠㅠㅠㅠㅠㅠ애네들 이제 임육하는거 써주실거죠???????네??????
[Code: 845e]
2024.05.10 10: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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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어.......마지막까지 너무 재미있었다....ㅠㅠㅠㅠㅠㅠㅠ
[Code: c4c7]
2024.05.10 10: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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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더라니 제목 보고 울면서 들어옴 선설리개추ㅠㅠㅜㅠ
[Code: fab9]
2024.05.10 10: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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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전혀 지루하지 않고 아름다운 이야기였어요.... 스모크스크린이 너붕붕에게 항구고 정박할 수 있는 닻이 되어 Happliy ever after 엔딩을 맞이하다니, 클리셰가 클리셰인 이유는 다이아몬드가 빛나는 것만큼 영원히 존잼이기 때문이다
[Code: fab9]
2024.05.10 10: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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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작 무순 완결이라니 파도처럼 차오르는 덕심과 함께 마음이 허전해지는데 센세 이제 루트별 외전! 외전! 외전! 외전!
[Code: fab9]
2024.05.10 20: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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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자기야 센세덕분에 n개월동안 너무 행복했어 센세 끝까지 써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투르별로 외전 1억편 기대할게
[Code: 1cb4]
2024.05.10 22: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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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 크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Code: b45c]
2024.05.13 01: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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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고마워
[Code: cb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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