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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12:30
푸리나가 나간 다음 날 아침부터 업무 지시하고 보고 받고 서류 검토하고 심판청 다녀왔다가 수사 보고서 정리하는 등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소처럼 일하던 느비예트가 문득 낯선 정적을 느끼면서 눈 감고 가만히 쉬는 거 보고싶다
감정적으로 애틋한 동료 사이였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느비예트는 500년간 자신과 동격의 인외로 푸리나를 대한 것 같음. 호칭 보면 '그것'이나 '그 녀석'처럼 다소 막부르는 것도 있는데 느비예트 성격상 인간이나 자기보다 약한 존재한테는 그렇게 함부로 불렀을 것 같지 않거든ㅋㅋㅋㅋ 그런데 자신과 비슷한 격의 마신이라고 생각하고 서슴없이 대했던 존재가 사실은 불쌍하게 수명이 길 뿐인 연약한 인간이었고 그렇게 인식이 바뀐 채로 뭔가 만회할 여지도 없이 집정관-심판관의 관계가 끝나버렸다는게 마음에 걸릴 것 같음
혼자 남은 느비예트는 자기가 외로움도 아니고 슬픔도 아닌 그저 멜모니아궁이 사람 한 명 분 만큼 변한 걸 느끼면서 잠깐 쉬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외롭고 허전하고 미안한 마음 전부 다 갖고 있으면 좋겠다 본인이 모를 뿐

논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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