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8300680
view 382
2024.06.26 21:02
닼니스 중후반까지만 해도 칸은 커크한테 의외로 호의적이었음. 커크를 해치려고 한 적도 없고, 오히려 커크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칸이 도와주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옴.



dcae1e8ec6e714fe4fefd461b8aa9fd7.jpg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6).gif

커크가 클링온한테 말 그대로 밟히고 있을 때는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50).gif

칸이 나타나서 구해줬고,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4).gif

커크가 칸을 두들겨팰 때도 저항 없이 맞고만 있었고

(만약 이때 칸이 저항했으면 커크는 죽은 목숨)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23).gif

칸이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이 함선에 있는 모두가 죽는다" 라고 겁을 주면서 커크한테 털어놓은 온갖 이야기들도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9).gif

커크가 직접 확인해봤더니 전부 다 진실이었고

(칸은 놀랍게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25).gif

"...네 도움이 필요해."

마침내 엔티호가 몰살 위기에 처했을 때, 커크가 칸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하니까



재생다운로드6C5F2F04-8E82-4E6B-8471-1018561DAEBD.gif

(비록 태도는 엄청 재수없긴 했지만) 결국 커크의 부탁을 들어줬음.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2) (1).gif

벤젠스호를 향해 우주를 비행하던 도중에, 커크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깨져서 비행 경로를 잃어버렸을 때도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5).gif

"내 디스플레이는 기능한다. 그대는 내 1시 방향 200미터 전방에 있다. 좌측으로 몇 도 틀어서 나를 따라와라."

칸이 나타나서 구해줬음. 이때 칸이 안 도와줬으면 커크는 꼼짝없이 죽었을 거라서 이건 생명의 은인임.



그리고 내가 제일 놀란 건 사실 이 장면이었는데,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112_222259082.gif

커크 "페이저는 기절 모드로 고정이야."

칸 "적들의 페이저는 그렇지 않을 거다."

커크 "그럼 페이저에 맞지 말던가."

이때 칸이 커크에게 아무런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순순히 따라준다는 거였음. 웬만하면 스타플릿 요원을 살해하고 싶지 않았던 커크와 달리, 칸은 스타플릿에 아무런 애정이 없기 때문에, 충분히 커크한테 "미쳤나? 페이저는 살상 모드여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강하게 나갈 수도 있었을텐데. 칸은 그냥 커크가 하자는 대로 해줬음.

그 뒤에도 벤젠스호 브릿지까지 내내 칸이 앞장서서 싸우면서 버스 태워줬음. 칸이 없었다면 커크의 벤젠스호 공략은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정도로.



이런 여러 장면들을 보면 난 칸이 커크를 꽤나 좋아했다고 생각함.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커크는 마커스 제독한테 칸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도, 칸을 죽이지 않고 체포해서 정당한 재판을 받게 하려 애썼고, 심지어 칸의 말에 귀를 기울여준 유일한 스타플릿 장교였음. 지난 1년간 스타플릿의 부패한 제독에게 시달려온 칸 입장에서는, 커크를 보니까 "그대는 양심이 있군" 이라는 대사가 나오는 거지.

그래서 칸은 스타플릿과 마커스 제독에게 피맺힌 원한이 있는 것과 별개로, 짐 커크라는 개인에게는 아무런 원한이 없었음. 오히려 커크에 대해서는 자기 편이라고 생각해서 여러모로 챙기려는 태도를 보여 왔음.



근데 이 상황이 돌변한 것은,

커크 "스코티, 브릿지에 도착하면 칸을 기절시켜."

스코티 "네? 하지만 칸은 우리를 돕는 거 아니었어요?"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112_222259082_02-ezgif.com-webp-to-gif-converter.gif
(브릿지 도착. 아무 의심 없이 등 돌리고 서 있는 칸)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3) (1).gif
(탕!)

커크가 스코티를 시켜서 칸을 쏘아 쓰러뜨린 사건임.


난 사실 커크의 이 결정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음. 어쨌든 칸은 이미 사람을 여럿 죽인 범죄자였고, 칸이 죽인 피해자들 중에는 커크가 아버지처럼 따랐던 파이크 제독님도 계셨으니까, 아무리 많은 도움을 받았다지만 커크가 칸을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겠지. 그리고 칸이 마커스 제독에게 가진 원한을 생각하면 앞으로 무슨 미친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상황이었잖아. 커크는 함장으로서 그 상황에서 나름대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내렸던 거임.

하지만 칸의 입장에서는, 커크의 이 행동을 "배신" 으로 받아들였을 거라고 봄. 이제까지 커크가 하자는 대로 전부 다 해줬고, 커크의 목숨을 구해주기까지 했는데, 그걸 고마워하기는커녕 자기 목적이 달성되자마자 날 등 뒤에서 쏘아버렸네? 그동안 스타플릿에게 이용당해온 칸 입장에서는, 역시나 커크도 다른 스타플릿 놈들과 똑같이 날 이용한 거였다고 분노할만한 상황임.

나는 상대방을 믿고 목숨을 구해줬는데, 상대방이 날 뒤에서 찌를 때의 배신감이 어떤 건지는, 이 영화 내에서도 대사를 통해 언급된 적이 있음.

재생다운로드tumblr_e96467435b8b1d70e80b73054326a9a6_b82d3559_400-ezgif.com-webp-to-gif-converter.gif

커크 "누가 네 목숨을 구해주면, 그 사람을 등 뒤에서 찔러서는 안 되는 거야!"

커크는 스타플릿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스팍의 목숨을 구했는데, 스팍은 그 규칙 위반을 보고해서 커크가 징계당하게 만들었음. 그 배신감 때문에 커크는 내내 스팍한테 빡쳐 있었고. 그런데 지금은 반대로 커크가 자기 목숨을 구해준 칸을 등 뒤에서 쏘았으니 상황이 역전된 거임.



칸은 커크의 "배신" 행위에 머리 끝까지 화가 났음. 이 사건을 기점으로 칸은 더 이상 커크를 자기 편이라고 생각지 않게 되었고, 다른 스타플릿 놈들과 다를 바 없는 "적" 으로 인식하게 되었음.

그래서, 처음으로 칸이 커크를 공격하기 시작함.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6) (1).gif
재생다운로드ezgif.com-gif-maker (11).gif

커크를 마구 두들겨패고,


마침내 흠씬 맞은 커크를 인질로 내놓으면서, 엔티호의 임시 함장인 스팍에게 자기 크루들을 내놓으라고 요구함.

tumblr_o4tdx5f5551uufwa1o2_500-ezgif.com-webp-to-png-converter.png


그러자 스팍이 칸에게 한 말:

tumblr_334fde0b1f2bbd166c89e5851fab8798_f60d947c_400.png

"우리를 배신한 겁니까?"


....난 이때만큼은 칸이 진심으로 억울했을 거라고 생각함. 내가 배신한 거 아니거든? 느그 함장이 날 배신했거든?!


그래서 분노한 칸은 "쉘 위 비긴?" 하고 커크와 엔티호 전체를 상대로 싸우기 시작했고... 이렇게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꼬여가는 모습에 칸커크칸러의 심장은 박박 찢겼다고 한다ㅠㅠㅠ




팡니커크 베니칸 존해리슨
2024.06.26 21:17
ㅇㅇ
모바일
이런 분석글 존잼 칸 캐릭터 진짜 입체적인듯 커크랑 칸 관계도 일반적인 히어로-빌런이 아니라서 넘 흥미로움ㅋㅋ
[Code: 0832]
2024.06.26 23:45
ㅇㅇ
모바일
와 덕분에 알아간다
[Code: 8de9]
2024.06.27 02:39
ㅇㅇ
모바일
파이크가 커크한테 어떤 의미인지 알았다면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듯 커크한테는 파이크가 가장 가족에 가까운 한 사람이었응께...
[Code: e43d]
2024.06.27 10:22
ㅇㅇ
모바일
헐 그러네... 보통은 주인공이 악역한테 이용당하고 뒤통수 맞는 전개인데 이건 반대라서 특이하다. 악역을 이용한 다음 목적이 달성되면 쏴버리는 주인공이라니
[Code: fd06]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