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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21:42
ㅇㅅㅈㅇ 
ㅇㅅㅍ
여공남수 먹음
여남박ㅈㅇ




그래서 녕원주가 답장을 보내려고는 했는데, 너무 밀려서 대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거지. 생각해보니까 이별한지 벌써 몇달 째이기도 하고. 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음. 여의가 그리우니까. 근데 그것도 할말은 아닌 거 같고.. 이도 저도 못하다가 꼭 여의가 쓴거마냥 요즘 군주부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황후는 어떠신지, 찹쌀이는 어떤지 이런 거만 써서 보냄. 

황후는 이동광 혼사 준비하는데 저번에 초월이랑 박살나고 둘이 어떻게 해보려고 헀더니 초월이가 이번에 전쟁이 끝나면 그럼 우십삼이랑 혼인한다고 해서 접었음. 그니까 초월이는 실패의 가능성을 염두에 안두고 있음..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부부가 되겠다고 하니 얘도 돌았구나 싶어서 포기한 거. 황후냥냥 머리도 좋고 눈치도 빠름. 될 자리에 다리를 뻗어야지.. 
이래저래 혼처를 찾는데 장경후가 능력은 좋은데 출신이 좀 그렇고 뒷배가 애매하고 그래서 어려울 듯. 너무 떨어지는 자리를 찾기도 그렇고 본인 성격도 보통이 아니니까 황후냥냥 근심이 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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녕원주 마음이 좀 그런거는 진심으로 여의가 보고 싶어서 그럼 
찹쌀이 낳고 난 후에 심경 변화 생긴 건 분명해 보였겠지. 근데 그게 어떤 이유에서인지 뭐가 계기였는지도 모르고, 솔직히 지금 여의 감정이 어떤지 녕원주는 확신 못함. 그냥 보여준 태도를 해석하는거고 본인한테 조금 더 호의적으로 대한다는 생각만 듦
함부로 좋아할 수도 없는게 자긴 이미 마음 줬는데 여의는 그냥 변덕이면 그땐 어떡함
한번만 더 그렇게 상처 받으면 죽어버릴지도 모름 

이렇게 될거였으면 정말 기를쓰고 도망쳐야 했나 싶기도함. 물론 녕원주가 지금이라도 독하게 마음 먹으면 도망 못갈 것도 아님. 육도당, 오국의 일 다 무시해버리고 도망치려면 그럴 수 있겠지만 형제들도 모자라서 이젠 자식도 있는데 전부 버리고 도망쳐봐야 뭐하나 싶은 거. 
이렇게 고민하다보니 한때 희망하던 은거하겠다는 그 포부 자체가 이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함
여의 때문에 인생의 근간이 다 흔들려서 벌써 이렇게까지 온 것도 몰랐음

참고로 찹쌀이는 딸인데 ㅎㅎ 눈이 정말 정말 예쁘고 귀여운 아기겠지. 처음엔 그렇게 낯가리고 녕원주가 안기만 하면 울어대더니 요즘은 옆에 찹쌀처럼 꼭 붙어서 초롱초롱 자길 올려다 보는 게 하루 일과겠지 
그래서 녕원주가 고민을 좀 덜함
마음이 무겁고 힘들고 그런 생각을 할때쯤에 찹쌀이가 옆에서 그렇게 쳐다보고만 있으면 다 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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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또 여기 삐약이 커플이 있는데.. 
얘네가 굳이 뭐 옆에서 염장질을 하는건 아니고 그냥 되게 예쁘게 연애함 

양영도 이제 철이 다 들어서 예전처럼 마냥 말랑말랑하지 않고, 원록이는 생각보다 좀 달관한 애라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양영 만나기 전이랑 후랑 많이 다를 듯. 양영이 원래 밤잠이 많았는데 요즘 둘이 툭하면 지붕에 올라가서 별 구경하고 달 구경하고 앉았음. 죽어도 여의랑 떨어지기 싫다고 해서 군주부 바로 옆에 사는데 사실 거의 여의네서 사는거나 마찬가지임. 그러니까 여의네 지붕을 점령하고 있는 이 연인.. 

아무리 봐도 양영이 그렇게 무턱대고 과감한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닌데, 둘이 손잡고 있는 건 당연하고 서로 다리 베고 누워있거나 함
군주부 내실에는 여의와 정말 가까운 사람들 아니면 아무도 못 들어오니까 거기서 편하게 노는 건데 솔직히 녕원주 둘이 뽀뽀하는 것도 봤음. 진짜 그냥 뽀뽀였긴한데.. 양영은 녕원주에게 너무 어린 동생이고 원록이 또한 비슷한 결로 어린 애였는데 애 둘이 애틋하고 너무 좋아서, 서로 손 꼭 붙잡고 얼굴 마주보고 간질간질 웃다가 그 감정을 못참아서 쪽쪽 하는 걸 봄
그러고 나서 베시시 웃는데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그 감정이 본인한테도 전달되는 수준이었단 말임 

그거 보고 나니까 그냥 약간 허탈하기도 하고 그런 생각이 들었음. 여의는 아마 앞으로 영원히 자기에게 저만큼 품을 내어주지 않을 거니까, 원록이 양영을 대하듯 양영이 원록을 대하듯 저렇게 간지럽고 다정하지 않을테니 어쩌면 너덜너덜한 마음을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거 
녕원주도 당연히 저렇게 서로 아끼고 귀여워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겠음 근데 임여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안 그랬어도 마음 줬긴 하지만. 
냉랭하고 사람 죽이는 걸 가장 잘 하는 살수였지만 동시에 잔정많고 자기 사람 배신하지 않고 굳건한 모습에 멋대로 마음 줘버렸긴 하지만 

양영이 팔괴고 원록이 빤히 쳐다보다가 귀여웠는지 원록이 손 붙잡아서 자기 뺨에 기대고 뭐라뭐라 대화하는데 그냥 저렇게 서로 꿀처럼 달아서 좋아서 미치겠어서 마주보는 순간 같은 건 자기한테 없을 거 같아서 좀 우울해졌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동시에 우울하기도 하고 

새벽까지 안자고 지붕에 붙어 있는 거 보고 결국 그만 내려오라고 역정을 내고 말았던 것임 
남의 연애는 1절만 할때가 참을 만한거니까 어쩔 수 없지 




이기러 간거고 이겨서 돌아왔는데, 그 휘황찬란한 승전보에 비해서 여의는 황후께만 예를 올리고 갑자기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고 급하게 군주부에 돌아왔음. 이 핑계 때문에 녕원주는 여의가 자기 보러 올 줄 알았는데 안옴...

그렇게 급히 떠나는게 예의가 아닐수도 있는데 어차피 우십삼 띄워줘야 하는 상황이라 공훈을 많이 밀어주고 이 기세로 황후가 안국 장군에 올려줘서 그 축하연 때문에 어느정도 묻혔음 
초월이도 아직 약혼도 안한 사이라 예비 약혼녀이제 미래의 부인 자격으로 참석해서 초월이 아버님도 드디어 구깃구깃하던 얼굴이 펴지기도 했고 

아무튼 이렇게 여의가 집에 돌아온다는 소리를 듣고 들떠있었는데, 돌아와놓고 자기한테 안오는 거 때문에 또 서운하고 
우울해서 앉아있다가 그러지 않기로 해놓고 또 기대한 스스로가 너무 웃기다고 탓함. 이건 정말 여의 탓이 아님. 여의는 원래 그런 사람이고 녕원주 본인이 자꾸 원하는게 생기니 서운한 마음이 드는거지.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찹쌀이 먹이고 재우고 하다가 새벽 다 되어서 금미낭이 찾아옴. 존상께서 아무 말씀 안하셨지만 그래도 하나 밖에 없는 부인이니 당연히 오시는게 맞다고 판단했다는 말에 홀린 것 처럼 따라나감

다른 건 없고 그냥.. 여의가 너무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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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여의 부상이 심각함 
외상도 외상인데 중독에 몸을 아예 못 돌봐서 회복을 못하고 있는 지경인 거. 그것도 승전기 휘날리며 돌아온 거라 오는 행렬 내내 숨겨서 더 난리도 아니었던거지. 그런데도 태의에게 진맥받지 못하고 주의위 의원에, 금미낭을 통해서 따로 찾아온 의원들 데려다가 비밀리에 치료 받으라 몇시간 동안 녕원주 얼굴도 못보러간거지 
게다가 거의 제정신도 아니어서 녕원주 얼굴보더니 내가 꿈을 꾸나 하고 울면서 웃음 

여의가 흐릿한 시선으로 올려다보는데 그 초점도 못 맞추는 거 보다가 정신차려보니 여의 껴안고 있었음
그것도 아플까봐 어떻게 꽉 안지도 못하고 부드럽게 감싸는 것처럼 있었는데, 여의가 손 들어서 녕원주 얼굴 만지작거리더니 꿈 치고는 따듯하네.. 하고 그 꼴을 하고 비실비실 웃음. 고통이 심한지 온몸이 가늘게 덜덜덜 떨리면서도 웃음
여의가 먼저 그랬음. 보고 싶었다고 
오는 길에 정말 죽을 뻔 했는데 보고 싶어서 죽지도 않더라고, 이렇게 목숨을 빚졌다면서 녕원주 안으려고 하는데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안았다기 보다는 그냥 팔을 걸친거만 됨 

네가 적잖이 나한테 원한이 있을텐데 이걸로 응분이 좀 풀리지 않냐고 웃다가 잠들고 아파서 다시 깨서 헛소리하고 이거 반복함 
여의는 진짜 녕원주 속을 뒤집는 법을 너무 잘 알고 있음..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까 우십삼이랑 여의랑 하루에 하루 건너서 그렇게 개싸움을 했다는데 우십삼이 내가 어쩌다 이런 형수를 들여서! 하면 여의가 매부다 이새끼야 하는 별 시덥잖은 개싸움이었음
우십삼 한번 죽을 뻔 한거 여의가 몸빵으로 살려줘서 안 그래도 여기저기 부상 많은데 더 다친거겠지 
동생이 다치면 우리 부인이 속상해서 어떡하냐고 도와줬다는데 솔직히 우십삼은 그때 여의 좀 멋있다고 생각했을거임 

새벽까지 같이 있다가 뭔가 여의 침상에 같이 눕기는 좀 그래서 돌아가려고 했는데, 여의가 녕원주 소매를 아예 둘둘 감아서 잡아 당겼음. 이것도 손아귀에 힘이 안들어가니까 이렇게 한거지.
왔으면 못 가. 이리와. 
그러고 당겨서 기어이 곁에 눕히고, 지금 도망치면 잡으러 갈 기력이 없으니 도망가도 내일 가보라고 하면서 중얼중얼함. 약기운에 상처에 제정신이 아닌 거 같아서 녕원주는 그저 실없이 웃었음 

가라는 것도 아니고 잡을테니 가보라는 게 뭐야 
그러니까 못간다는 거지.. 
왜?
내가 안 보내줄거니까.. 

녕원주는 좋아한다는 말이 듣고 싶은 건데 여의는 넌 영원히 아무데도 못간다는 말만 반복함 
어쩔 수 없지만 거기서 타협하기로 함 
심장에도 쇠방패를 하나 끼고 있는 게 분명한 이 여자를 먼저 사랑한 자기 탓이라고 여기기로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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