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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스스로 말리지 못하게 된 그 시작은, 웃기게도 허니 본인 탓이였다



시설에서 구드씨에 제일 많이 후원받던 아이가 처음으로 그 구드씨와의 독대에 성공했고 그날 당장 그 분 사무실로 곧장 연결되는 연락처를 받았다. 시설에서 누군가 괴롭히거든 그정도야 내가 혼내주마 하는 식의 장난섞인 말과 함께 건네진 연락처였음

“근데 이걸로 제가 아저씨를 괴롭히게 되면요?”

“뭐 얼마든지” 하며 정말로 대수롭지 않은듯이 반응해주는 어른의 반응에 허니는 이미 속으로 과하게 동요하여 고마워했다. 매튜 구드가 콕 찝어 말해줬듯 허니가 접한 최초의 어른은 ‘나쁜사람’이였고 시설의 어른들은 묘하게 선을 긋는탓에 눈치보는일이 몸에 뱄으니까.

아주 아주아주 몇년뒤에나,
아 사실은 그런 전화같은거 귀찮으면 돌려버릴수도 있었겠구나 깨달았다.



물론 그러지 않을 어른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결혼이후에 겪은 매튜구드는 뼛속까지 사업가였기때문에 어린애 전화를 붙들고 시덥잖은 눈싸움 얘기같은걸 매번 들어줄수있을 성격이 아니였음.










-목소리가 유난히 안좋은데




“어제요, 눈이 너무 많이 왔잖아요, 그래서 시설에 있는 어린애들이랑 진빠지게 놀아주다가, 씻고 나서요- 머리도 하나도 못말리고 기절했다니까요”





당시 이미 성인이 되기까지 몇년안남은 시점에 가뜩이나 혼자서만 매튜구드와 직통으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어 솟은 어깨가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만. 전날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어린애들이랑 놀아주다가 진이 빠져서 머리도 다 못말리고 잠들어 감기를 얻은, 어린애

제설 작업이 더뎌져 차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짜증스러웠던 구드가 듣기에 그저 기운빠지게 웃기기만 했다면, 그사람 머릿속이 아주조금만 평범했다면 이뒤에 무슨 결혼생활이 치명적으로 해로울일은 시작도 안됐을거다





-그거 꽤, 산만하게 느껴지는구나


감기를 얻은 이유에 대해 잠겨서 갈라지는 목소리로도 열심히 설명하다가 터진 웃음이 어정쩡하게 잦아들때까지도 단 한마디 대꾸도 않더니. 낮게 깔린 저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차분하게 넘어왔다. 심장이 내려앉는다는 느낌을 말로만 말고 진짜로 느낀 날이였다. 발밑이 꺼지는 느낌이 들어서 불안했다.



“아저씨, 저기, 제가, 죄송해요”


어째서인지 꽤 허겁지겁 사과를 하고 있었다 이사람한테 미움받을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덜컥 들었다




그 통화 뒷날부터 이주간 출장이라 연락받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당시 허니에게는 절망 그자체였겠지.





이주가 지난뒤 출장 다녀온 지역의 무슨 특이한 차 같은걸 시설 사람들에게 직접 전하러 온 뒷모습에 허니는, 비정상적일만큼 불안해 하며 그 근처를 맴돌았다.

어른들끼리의 대화 중간중간 시선이 스친게 오히려 꽤나 지옥같았다

















#







오늘 로펌에서 꽤 재밌는 얘기가 돌게 뻔해

스완아를로가 사무실 비서자리에서 휴지를 챙겨가는일이 발생했다



그것도 처음에 몇장을 조용히 뽑더니 뭔가 작정한듯 굳은 얼굴로 통으로 챙겨서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심지어 나갔던 의롸인을 자기가 다시 주섬주섬 데리고 들어오기까지 했다고. 오는 상담 엄청나게 거르고 가는 의뢰인 안막기로 유명한 미치도록 대쪽같은 프랑스인 변호사가, 의뢰인을 도로 데리고 들어가더니 휴지를 몽땅 챙겨갔다고.







스완은 이사람 이야기의 그... 본론에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뭔가 엄청난 것에 짓눌려있는거 같긴한데, 그래서 또 틈을 주면 도망칠게 뻔했음
그런데 이번에 도망치면 다시 잡아오기 쉽지않을거 같았지.




....아니 내가 왜 지금 다시 잡아올 일을 미리 걱정해






갑자기 다시 나가서 티슈를 몽땅 챙겨 들어오더니 그걸 제 앞에 밀어서 놔주고는, 이 변호사가 한동안 아무말이 없어서 허니는 하마터면 또 불안해지려던 참이였다.



다만 좀 다른게있다면 분명히 할말이 있기는 있는얼굴로 저를 빤히 보면서, 턱을 괴고있다가 팔짱을 꼈다가 의자를 조금 당겨서 앉았다가 하는동안에도 저를 빤히 보면서 말을 고르고 있다는게 느껴졌고.


“결혼, 하셨.. 해본적 있으세요?”


그덕에 이쪽에서 질문이 먼저 나갈수있었다. 울지도 않고 말이지.




“아뇨. 난 그런게, 내 성격이랑 영 안맞는거 같아요”



스완이 망설임없이 대답하며 덩달아 약간 하고 있던 긴장이 풀린듯 눈을 내리깔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잠깐만” 하며 다시금 일어나더니 문을 빼꼼열고 바깥에 앉은 사람에게 오늘 몇시쯤에 잡혀있는 상담을 다시 날짜를 잡아달라며 손까지 바삐 써가며 따박따박 설명하는게 조금 들렸음








평소같으면 민폐끼치는 중일거 뻔히 느껴져 당장 이자리에서 사라져줬을수도 있는데
상대가 남편이 아니여서 그냥 의자에 앉아서 눈만 껌뻑이고 기다려도 불안해지지않는거 같다고 시작부터 거하게 착각할 허니 보고싶다








매튜좋은너붕붕
스완아를로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