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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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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님의 손에 태어나 마나님의 사랑으로 살아왔던 제가 마나님이 없으신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크롤리는 붉게 물든 자기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며칠을 꼬박 울었음. 그러다 다정하게 제 뺨을 어루만지던 마나님의 손을 그리워 마나님이 어루만져줬듯 제 손으로 제 뺨을 어설프게 쓸어내렸음. 전에는 그래도 마나님의 것과 비슷했던 것 같은데... 악마가 되면서 전보다 서늘해진 손바닥은 더이상 마나님과 닮지 않았음.

얼마나 지났을까. 천국과 지옥 사이에 전에 없던 회담이 열리게 됐음. 말마따나 우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천사와 악마가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는 하는데 두 쪽 모두 이해할 수 없었지. 그나마 천사들은 그저 이 모든 것이 형용할 수 없는 위대한 마나님의 뜻이려니 이해하려 노력했고 타락해서 떨어진 낮은 자리에서 마음을 갉아먹힌 대부분의 악마들은 잘나신 윗선들의 서열 정리 차라 단정지었음.

사실 화합이고 단합이고 다 제쳐두고 마나님의 진짜 뜻은 크롤리를 보기 위해서였음. 마나님은 24/7 cctv 마냥 제 곁에 화면으로 띄워둔 크롤리 지켜보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는거랑은 다르니까. 수많은 천사와 악마들 한데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마나님의 온 신경은 크롤리에게 가있었음.

"지옥은 너무 습해요! 우리 애들 피부병이 장난 아니라니깐요? 천국이랑 지옥이랑 자리 바꾸면 안돼요?"
"마나님! 천사들 몸에 새기는 의식, 그거 금 말고 빨간 물감도 되나요? 전 빨간색이 좋은데..."

얼떨결에 만들어진 자리라 회담은 제대로 안돌아가고 걍 불만 제기의 장이었음. 어디까지나 의례적인 회담이 끝나고 천사들과 악마들은 각자 하룻밤 쉴 자리로 갔음. 금방 가질 않고 그곳에 하룻밤 머무르게 된건 천국이랑 지옥으로 돌아가는 각각의 문은 내일 아침에 열리게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는데 회담 도중에 탈출하려는 놈이 있을까 싶어 그리한거라고 하지만 이것도 크롤리 때문이었겠지.

"크롤리야."

마나님은 혼자 밤산책을 하던 크롤리를 찾아갔음.

"보고싶었단다."
"그러셨구나."

애처롭게 말하는 마나님에게 시큰둥하게 말하는 크롤리는 이미 상처받을대로 상처받은 상태였음. 제 삶의 지표이자 전부나 다름없는 마나님한테 버림 받았으니까. 마나님은 크롤리에게 천천히 걸어갔고 크롤리는 삐딱한 자세로 가만히 서있었음. 조심스럽게 크롤리의 머리카락을 넘겨주고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이마에 입을 맞췄음. 그리고 제 품에 크롤리를 끌어안았지.

"크롤리..."

마나님은 오늘이 오기까지 지옥문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자기를 바라보던 아프고 시린 크롤리의 눈빛이 잊혀지질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영원히, 크롤리에게 닿지 못할까봐 겁먹었고 두려웠었음. 막상 제게 안겨주는 크롤리가 고맙기도 하면서 서늘해진 크롤리의 육체 때문에 가슴이 시리고 슬퍼서 크롤리를 더 꽉 끌어안았음.

"왜 가만히 있는거냐."

마나님은 빨갛게 변해버린 크롤리 머리카락에 코를 박고 얼굴을 부볐음. 예전에 크롤리가 마나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내가 밉지 않아? 내가 싫어진거 아니야?"
"...마나님이시잖아요. 제가 어찌 마나님을 미워할 수 있겠어요. "

그 말에 마나님은 글썽글썽 해져선 한참동안 크롤리의 머리를 싸다듬없음. 길게 내려진 붉은 머리카락이 꼭 그날 크롤리가 흘리던 피눈물이 떠올라서서 고통스러웠음. 크롤리는 살짝 마나님을 밀어서 아무말없이 마나님을 바라봤음.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워두면 의심을 사실거에요."

그렇게 말한 크롤리는 마나님만 그 자리를 떠났음. 마나님은 가능하다면 크롤리랑 아침까지 같이 있고 싶었지만 꾹 참고 돌아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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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모두 자리로 돌아가기 전 또 의례적인 절차로 천사랑 악마랑 다같이 모였음. 크롤리 쳐돌이 마나님은 금방 크롤리를 찾았는데 크롤리가 날개뼈를 넘게 길러온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음. 마나님은 처음 보는 모습에 조금 놀랐지. 크롤리 옆에선 한 악마가 크롤리에게 머리 잘랐냐며 아는체를 했음.

"어젯밤에 때가 타서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크롤리는 마나님을 바라보고 있었음. 그 악마는 크롤리에게 이미 악마인 녀석이 때타고 말고 할게 뭐있냐며 껄껄 웃었지만 마나님은 웃을 수가 없었음. 크롤리가 말한 "마나님이시잖아요."라는게 어찌 제가 사랑하는 마나님을 미워할 수 있겠어요? 가 아니라 니가 마나님인데 내가 미워해서 되겠냐? 라고 비꼬는거였음. 평상시 마나님이라면 금방 알아차렸을텐데 크롤리한테 눈이 멀어서 잠시 판단력도 흐려졌던거겠지. 크롤리가 근처에 시큰둥하게 서 있던 벨제붑에게 물었음.

"이 회담, 다음 차례가 언제인가요?"
"글쎄, 정기적으로 하려는 것 같긴 하던데. 왜 그러지, 크롤리?"

천국으로 가는 문과 지옥으로 가는 문이 각각 열리고 마나님에게 다시 바라보며 말했음.

"그냥... 다신 없었으면 하네요."
"번거롭고 짜증나긴 하지."

그러더니 벨제붑은 건너편에 서있던 가브리엘에게 난데없이 손가락 욕날리고 별안간 욕먹은 가브리엘은 그게 무슨 해괴망측한 손동작이냐며 (ο´・д・)?? 하고 있었지만 무시하고 열린 지옥문을 향해 걸어갔음. 크롤리는 마나님 잠깐 보다 벨제붑의 뒤를 따라갔음. 그제서야 마나님은 크롤리가 완전히 자기한테 등 돌려버렸단걸, 크롤리에게 버림받았다는 것을 깨달았음.

멋징 마나님크롤리 철옹테넌
2019.09.21 14: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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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라니 사랑해 센세...우리 천년만년 함께 하는거야 크롤리 제대로 상처받아가지고 마음 닫고 마나님한테 등돌린거 내가 다 맴찢ㅠㅠㅠㅜㅜ
[Code: c50e]
2019.09.21 14: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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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보자마자 네 발로 날아왔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a80]
2019.09.21 14:33
ㅇㅇ
아니 ㅠㅠㅠ 센세 ㅠㅠㅠㅠㅠㅠㅠ 너모 조아ㅏㅏ 이건 마나님이 잘모태써! 때찌다 때찌 ㅠㅠㅠㅠ
[Code: 3c6e]
2019.09.21 15: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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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미친..사약이에요
[Code: 9a14]
2019.09.21 15: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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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센세 나 너무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아 정말이야...
[Code: f28f]
2019.10.01 03: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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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야..
[Code: 02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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