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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3 00:11
원래 섀글메는 섀글옵의 스승이 아니라 황태자의 스승이었음. 황태자는 섀글옵이 별 세력도 없이 조용히 황제가 주는거만 받고 지낸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권력구도에서는 살아남는 자가 승자라는거 알아서, 섀글옵 죽이려고 계략 씌우는데, 이걸 섀글메가 발견하고 누명 벗겨줌. 그렇지만 스승으로서 이 일을 황태자가 꾸몄다고 할 순 없어서 본인이 했다고 거짓으로 자백함. 거짓으로 자백하는거 훤히 보이지만, 황제도 섀글메가 황태자를 보호하려 한다는 거 알고 일단 섀글메 옥에 가두라고 하겠지. 그리고 그 날 저녁에 섀글옵이 감옥으로 찾아옴.
"돕지 말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이리 될거라고 저는 말씀 드렸습니다."
"..."
꽤나 매정하고 차가운 답에도 섀글메는 빙그레 웃었음. 저는 그냥 제가 옳다 생각하는 것을 한 것 뿐입니다. 그 말에 섀글옵은 입술을 조금 삐죽거리다가 최대한 저도 뭔가 해보겠습니다. 하고 감옥을 떠남.
그리고 섀글옵이 섀글메를 만나는 동안, 황제는 황태자를 혼내고 있었음. 무슨 일을 하려면 끝까지 완벽하게라도 해라. 이번엔 섀글메를 봐서 그냥 넘어가지만 한번 더 이런 어설픈 뒷마무리를 한다면 그땐 오늘의 일까지 네가 햇음을 고하며 네가 모두 책임지게 할 거다. 하면서. 황태자는 두려움을 느끼고 황제의 집무실에서 물러나고, 섀글옵이 떠난 감옥에 찾아가서 왜 그 애를 구했느냐고 물음. 섀글메는 황태자의 말에 담담히, 저는 태자마마께 권모술수를 가르친 적은 없는데, 태자마마께서 배우셨으니 그 책임을 지는 것 뿐이라고 함. 그 말에 황태자의 집착버튼도 눌러버리는 걸 모르고...
며칠 후 섀글옵의, 감형해달라는 탄원서를 받아든 황제는 그제야 섀글메를 풀어줌. 물론 감옥에 있다고 해서 간수들이 섀글메에게 거칠게 대하지는 않았음. 황제의 친우인거 알고 있고 곧 나갈 것도 알고 있어서 그냥 공손히 대함. 쨋든 감옥 나오자마자, 섀글메는 섀글옵의 처소로 찾아감. 권력구도에 직접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다고는 해도 그래도 황자인데, 지나치게 소박한 처소와 정말 몇 없는 궁인들, 그리고 제대로 교육받지도 못하고 겨우 구색만 갖춘걸 보고 섀글메 아찔해짐. 그리고 섀글옵이 펼쳐놓은 책에 손자국 나 있는거 보고 이 구절이 어려웠구나 유추해서 구절 의미 가르쳐줌. 섀글옵 빠릿빠릿하게 배우고 받아들이니까 애가 얼마나 지식욕에 목말라했는지 안쓰럽기까지 해서... 매일 황태자 수업 끝나면 섀글옵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겠지. 섀글옵 그냥 다 같이 듣던 성의 없던 수업에서 1대 1로 밀착 과외 해주니까 쏙쏙 받아들임.
그러다보니 당연히 소문이 안 날 수 가 없음. 황태자의 스승이 황태자 말고 다른 애를, 그것도 권력에서 한참 밀려나있는 황자를 가르친다고. 다들 섀글메가 미친거 아니냐고 하는데... 섀글메는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학자 출신이어서 정치감각은 살짝 떨어졌으면 좋겠음. 그래서 황제가 섀글메 불러다가 잘 배우는 제자는 언제나 소중하기 마련이지. 그러나 자네가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그 애도 권력다툼에 참여하게 된거야. 하고 경고함. 그제서야 섀글메 자기 행동에 아차 싶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인데 권력 싸움에 휘말리기 싫다고 갑자기 섀글옵 수업을 중단하는건 섀글메 선택지에 없었음. 섀글메는 수업을 중단하지 않음. 황태자에게 자신은 황태자를 지킬거라고 충성맹세 거의 매일 같이 하고 매일 황태자가 내리는 술 마시고 섀글옵에게 가야했음.
그러나 섀글옵은 제 삶에 빛 처럼 와준 섀글메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음. 나날이 강해져가는 집착욕을 섀글메에게는 그저 지식욕으로 포장해보이면서 잘 지내다가... 기어코 황제의 견제도 굴하지 않고 황태자 제거에 성공함. 황제는 황태자가 죽었다는 소식에 황태자에게 무지 실망햇음. 그래도 황태자라고 아비가 밀어주며, 옵티머스도 섀글메에게 가르침 받았으니 만만히 보지 말라고 수차례 경고했는데 한치앞도 못 보고 있다가 결국 목숨을 잃어? 너를 밀어주었던 내 시간이 아깝다, 이런 생각이어서, 바로 섀글옵을 황태자로 봉함.
섀글옵은 질책받을 줄 알았는데 그런 질책 없이 황태자가 되어 어안이 벙벙함. 한번도 자상했던 적 없던 황제는 자신은 그저 뛰어난 자에게 후일 보위를 물려줄 거라고 하면서, 섀글옵을 적극 밀어주겠지. 섀글옵은 황제에게 인정받아 기쁜데... 이 소식을 섀글메에게 전하려고 했는데... 섀글메가 낙향해버림. 섀글메는 그래도 자신은 황태자의 스승이었는데, 황자 가르치는것에 빠져서 황자가 황태자 죽게하는걸 막지 못했으니 다 그만두고 낙향해버린거임. 섀글옵이 섀글메가 낙향했다고 하니까, 황제는 그럴 줄 모르고 저지른 일이었냐고 비웃듯 말함. 그의 직책이, 네 스승이었느냐? 그는 죽은 태자의 스승이었잖느냐? 태자가 죽었으니, 스승도 사라지는게지. 하는데 이때 1차로 섀글옵 각성함. 아. 뭔갈 얻으려는 게 되려 그것과 멀어질 수 있구나. 하고. 섀글옵이 깨닫는 장면을 보고 황제는 만족스러워함.
그래서 섀글옵은 밤중에 일부러 자신이 궁 밖으로 외출한다는 정보를 흘려가며 섀글메의 집으로 감. 어차피 섀글메 없이 지내야할 거면 그냥 섀글메 눈 앞에서 죽어버리겠다는 생각이어서. 섀글메는 그런 속내까지는 짐작 못하고 섀글옵을 그저 황태자이고 자신은 떠난 신하로서만 대하는데... 정치에 대한 감은 좋지 못해도, 생에 대한 감은 있어서 뭔가 수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떠나는 섀글옵 뒤를 몰래 밟음. 당연히 습격당하는 섀글옵 보고-섀글옵이 모아온 정적이긴 함- 섀글메 더 생각할 겨를 없이 뛰쳐나가 섀글옵이랑 등 맞대고 싸웠을 거임.
그러면서 섀글옵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겠지. 섀글옵은 섀글메 마음에 틈이 생긴걸 놓치지 않고 궁에서 저를 지켜달라고 간청함. 섀글메 결국 수락해서 들어가고. 그러다보니 낮에는 황제가, 밤에는 섀글메가 섀글옵을 지키는 모양새였음. 암살 위협 수위가 점점 더 높아져서 섀글메가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때 황제가 앓는 섀글메랑, 안절부절 못하고 그 옆을 지키는 섀글옵에게 찾아와서 조용히 말함. 이 자리는 못 지키는게 많은 자리라고. 그 말에 섀글옵 숙였던 고개 들고 황제 바라보면서
...아바마마께서도 못 지킨 이가 있었습니까...?
하니까, 황제 설핏 웃으면서 말해줌. 나의 형님이셨다. 하겠지. 황제는 섀글 알파트라이온으로 생각했음. 그 형님은 섀글 메가트로너스. 알파, 틈새로 햇빛이 들 때가지는 절대 함을 열어선 안된다, 하고 저를 꽁꽁 숨기고 뛰쳐나갔던 섀글 메가트로너스의 뒷모습을 기억했기 때문에 황제는 뼈아픈 충고를 해준 거였고. 그 태도에 섀글옵 생에 처음으로 아주 조금 황제를 이해함.
그리고 나서 정식으로 빈으로 책봉해달라고 해서 황제의 허가 아래 둘이 혼인하게 되는데... 대신들 다 전 황태자 죽일 때 섀글옵 얼굴을 알아서 대놓고 반대 안함. 아니 못함. 반대했다가는 그 날 밤 잠 못들 것 같거든. 근데 태자빈 나이가 좀 많지 않냐 후사 제대로 챙길 수 있겠느냐 하는데 혼인한지 얼마 안되서 애 생겼을 듯. 이 애가 섀글쓰. 섀글쓰는 메가카랑 똑 닮은 얼굴로 섀글옵의 사랑을 받았지만, 메가카랑 똑 닮은 성격으로 인해 후계자는 안 된다고 권력에서는 멀어졌을 듯.
처음엔 섀글옵이 섀글메 말고 다른 메크 내명부에 들이기 싫다고 해서 아무도 안 들였는데, 황후로서 할 일이 어마무시하니까 섀글메가 매일 지쳐서 아무것도 못하고 쓰러져자고 피곤해하는게 눈에 보이니까, 최대한 정치적인 이유 + 그래도 제 안목에 맞춰서 후궁 몇몇 들였을 듯. 섀글옵 후궁들이 후궁들끼리 총애경쟁하는거는 크게 신경 안쓰는데 그게 황후에게 향하는 순간 분노 폭발함. 그치만 이걸 그냥 이 일로 끝낼 수는 없지... 하고, 갇혀서 떨고 있는 후궁에게 가서 거래함. 내가 치우고 싶은 대신에게 사주받았다고 해라. 그럼 너와 네 아이들의 목숨은 살려주겠다. 하고. 그럼 아이들만이라도 살리려고 후궁이 급하게 고개 끄덕일 거임. 그래서 그 말대로 후궁이 말하면... 대신들은 황후 살해하려고 햇다는 죄 쓰고 형장 가고, 그 후궁은 더 이상 고문이나 옥살이 없이 폐서인되서 내쳐지는 거임. 이때까지 받은 고문 치료는 없이. 어쨋든 목숨은 살아있잖아... 하고.
그 다음 아이가 섀글비였는데... 섀글비 외향은 섀글메 닮지 않아서 처음엔 그냥 ㅇㅇ 내 자식 이었는데 성격이 딱 저같아서 어 얘가 다음 황제다 하고 섀글옵이 섀글비 빡세게 교육하기 시작함. 섀글비는 이게 훈련인건지 죽으라 내모는건지 잘 모르겠는 훈련을 받으면서 피폐해지고... 섀글메도 일이 많아져서 오롯이 섀글비 케어만 할 수 가 없었음. 그러다가 섀글메가 오랫동안 궁 생활하면서 약해진 몸 때문에 마지막을 고하게 되는데... 아 드디어 보고싶은거 나왔다
메가트론의 얼굴에서는 더 이상 강인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겨울 나뭇가지처럼 앙상해진 팔, 짙은 피로함이 가득한 옵틱과 마른 파츠들은 곧 깨질 것 만 같았다. 옵티머스는 메가트론의 얼굴을 하나하나 새기듯 바라보았다.
"나라에서 가장 존귀하신 분이 되신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이리 눈물이 많으셔서야."
메가트론의 서보가 옵티머스의 옵틱 바로 아래에 닿았다. 페이스파츠를 타고 흐르던 세척액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메가트론의 서보로 옮겨갔다. 옵티머스는 제 얼굴을 어루만지는 서보를 잡아 얼굴에 더 깊이 대며 간절히 바랐다. 내 온도와 생기를 나누어 줄 수 있다면... 하지만 그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돕지 말라고, 이리 될 거라고 하셨잖습니까. 저는 도왔고, 이리 된 거 뿐입니다."
"내 말을 너무 잘 기억하시는 거 아닙니까, 황후."
메가트론의 말에 옵티머스는 살짝 웃었다.
"신첩이 폐하에 대해서 무엇인들 잊겠습니까."
그 웃음에 안도된다는 듯, 메가트론이 웃는 얼굴에 옵티머스는 마주 웃어주었다. 그도 이렇게 버티고 웃어주는데, 내가 감히 그의 앞에서 우는게 가능한가. 끊어질 듯 위태로운 숨결이 간격을 좁혔다. 옵티머스는 생이 사그라드는 몸을 품에 끌어안았다. 더는 놓치고 싶지 않은데. 더는 메가트론에게 저는 아무것도 줄 수 없었다. 메가트론의 마지막은 자신이 보아도, 자신의 마지막은 메가트론이 볼 수 없을 거라는 사실에 그저 슬프기만했다.
이렇게 섀글메 떠나보낸 섀글옵이 그날부터 더 빡시게 섀글비 훈련시키는데... 섀글비는 이제 섀글쓰도 섀글메도 없는 궁이라서 더더욱 외로워지고. 어찌어찌 섀글바리케이드 만나고 나서야 겨우 숨통 트이는데, 준비 되지 않았을 때 성큼 황제위 받아버려서 섀글비 외롭기만 한 것도 보고싶다.
황제의 집무실의 의자는 자신이 앉기에는 너무 컸다. 아직 너는 여기 앉을 자격이 없다는 듯, 어디 한번 네가 이 자리에 맞춰보라고 압박하는 것 같았다. 비단 의자 뿐 아니라 어느 것 하나 제 신체에 맞는 게 없는 것 같았다.
고개를 살짝 돌려 집무실을 천천히 눈에 담았다. 테이블 한 쪽에는 오래 전 세상을 떠난 그의 캐리어인 메가트론이, 그의 사이어인 옵티머스에게 손수 깎아 선물해준 조각상이 하나 있었다. 이 넓은 책상에, 유일한 장식품인 조각상을 조각하던 그의 어머니의 얼굴은 온화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아니, 그랬을 것이다. 캐리어는 저와 사이어에게 항상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셨으니까. 그분께서... 어떻게 웃으셧더라? 사이어는 이걸 받고 어떻게 웃으시면서 캐리어 끌어안으셨더라...?
이 집무실은 차갑고, 무서웠다. 이 곳에서 황제는 자신의 서툰 계획을 꾸짖으면서도 여기까지 온 건 잘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것들은 대부분 동시에 와서, 뭘 잘 했고 뭘 못 했는지 명확하게 알 수 가 없었다. 이곳에서는 어느 것 하나 명확히 주어지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가르침 조차 없었다. 이 곳은 정말 뚝 떨어져있는 장소였다.
트포 섀글옵티메가
"돕지 말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이리 될거라고 저는 말씀 드렸습니다."
"..."
꽤나 매정하고 차가운 답에도 섀글메는 빙그레 웃었음. 저는 그냥 제가 옳다 생각하는 것을 한 것 뿐입니다. 그 말에 섀글옵은 입술을 조금 삐죽거리다가 최대한 저도 뭔가 해보겠습니다. 하고 감옥을 떠남.
그리고 섀글옵이 섀글메를 만나는 동안, 황제는 황태자를 혼내고 있었음. 무슨 일을 하려면 끝까지 완벽하게라도 해라. 이번엔 섀글메를 봐서 그냥 넘어가지만 한번 더 이런 어설픈 뒷마무리를 한다면 그땐 오늘의 일까지 네가 햇음을 고하며 네가 모두 책임지게 할 거다. 하면서. 황태자는 두려움을 느끼고 황제의 집무실에서 물러나고, 섀글옵이 떠난 감옥에 찾아가서 왜 그 애를 구했느냐고 물음. 섀글메는 황태자의 말에 담담히, 저는 태자마마께 권모술수를 가르친 적은 없는데, 태자마마께서 배우셨으니 그 책임을 지는 것 뿐이라고 함. 그 말에 황태자의 집착버튼도 눌러버리는 걸 모르고...
며칠 후 섀글옵의, 감형해달라는 탄원서를 받아든 황제는 그제야 섀글메를 풀어줌. 물론 감옥에 있다고 해서 간수들이 섀글메에게 거칠게 대하지는 않았음. 황제의 친우인거 알고 있고 곧 나갈 것도 알고 있어서 그냥 공손히 대함. 쨋든 감옥 나오자마자, 섀글메는 섀글옵의 처소로 찾아감. 권력구도에 직접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다고는 해도 그래도 황자인데, 지나치게 소박한 처소와 정말 몇 없는 궁인들, 그리고 제대로 교육받지도 못하고 겨우 구색만 갖춘걸 보고 섀글메 아찔해짐. 그리고 섀글옵이 펼쳐놓은 책에 손자국 나 있는거 보고 이 구절이 어려웠구나 유추해서 구절 의미 가르쳐줌. 섀글옵 빠릿빠릿하게 배우고 받아들이니까 애가 얼마나 지식욕에 목말라했는지 안쓰럽기까지 해서... 매일 황태자 수업 끝나면 섀글옵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겠지. 섀글옵 그냥 다 같이 듣던 성의 없던 수업에서 1대 1로 밀착 과외 해주니까 쏙쏙 받아들임.
그러다보니 당연히 소문이 안 날 수 가 없음. 황태자의 스승이 황태자 말고 다른 애를, 그것도 권력에서 한참 밀려나있는 황자를 가르친다고. 다들 섀글메가 미친거 아니냐고 하는데... 섀글메는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학자 출신이어서 정치감각은 살짝 떨어졌으면 좋겠음. 그래서 황제가 섀글메 불러다가 잘 배우는 제자는 언제나 소중하기 마련이지. 그러나 자네가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그 애도 권력다툼에 참여하게 된거야. 하고 경고함. 그제서야 섀글메 자기 행동에 아차 싶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인데 권력 싸움에 휘말리기 싫다고 갑자기 섀글옵 수업을 중단하는건 섀글메 선택지에 없었음. 섀글메는 수업을 중단하지 않음. 황태자에게 자신은 황태자를 지킬거라고 충성맹세 거의 매일 같이 하고 매일 황태자가 내리는 술 마시고 섀글옵에게 가야했음.
그러나 섀글옵은 제 삶에 빛 처럼 와준 섀글메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음. 나날이 강해져가는 집착욕을 섀글메에게는 그저 지식욕으로 포장해보이면서 잘 지내다가... 기어코 황제의 견제도 굴하지 않고 황태자 제거에 성공함. 황제는 황태자가 죽었다는 소식에 황태자에게 무지 실망햇음. 그래도 황태자라고 아비가 밀어주며, 옵티머스도 섀글메에게 가르침 받았으니 만만히 보지 말라고 수차례 경고했는데 한치앞도 못 보고 있다가 결국 목숨을 잃어? 너를 밀어주었던 내 시간이 아깝다, 이런 생각이어서, 바로 섀글옵을 황태자로 봉함.
섀글옵은 질책받을 줄 알았는데 그런 질책 없이 황태자가 되어 어안이 벙벙함. 한번도 자상했던 적 없던 황제는 자신은 그저 뛰어난 자에게 후일 보위를 물려줄 거라고 하면서, 섀글옵을 적극 밀어주겠지. 섀글옵은 황제에게 인정받아 기쁜데... 이 소식을 섀글메에게 전하려고 했는데... 섀글메가 낙향해버림. 섀글메는 그래도 자신은 황태자의 스승이었는데, 황자 가르치는것에 빠져서 황자가 황태자 죽게하는걸 막지 못했으니 다 그만두고 낙향해버린거임. 섀글옵이 섀글메가 낙향했다고 하니까, 황제는 그럴 줄 모르고 저지른 일이었냐고 비웃듯 말함. 그의 직책이, 네 스승이었느냐? 그는 죽은 태자의 스승이었잖느냐? 태자가 죽었으니, 스승도 사라지는게지. 하는데 이때 1차로 섀글옵 각성함. 아. 뭔갈 얻으려는 게 되려 그것과 멀어질 수 있구나. 하고. 섀글옵이 깨닫는 장면을 보고 황제는 만족스러워함.
그래서 섀글옵은 밤중에 일부러 자신이 궁 밖으로 외출한다는 정보를 흘려가며 섀글메의 집으로 감. 어차피 섀글메 없이 지내야할 거면 그냥 섀글메 눈 앞에서 죽어버리겠다는 생각이어서. 섀글메는 그런 속내까지는 짐작 못하고 섀글옵을 그저 황태자이고 자신은 떠난 신하로서만 대하는데... 정치에 대한 감은 좋지 못해도, 생에 대한 감은 있어서 뭔가 수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떠나는 섀글옵 뒤를 몰래 밟음. 당연히 습격당하는 섀글옵 보고-섀글옵이 모아온 정적이긴 함- 섀글메 더 생각할 겨를 없이 뛰쳐나가 섀글옵이랑 등 맞대고 싸웠을 거임.
그러면서 섀글옵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겠지. 섀글옵은 섀글메 마음에 틈이 생긴걸 놓치지 않고 궁에서 저를 지켜달라고 간청함. 섀글메 결국 수락해서 들어가고. 그러다보니 낮에는 황제가, 밤에는 섀글메가 섀글옵을 지키는 모양새였음. 암살 위협 수위가 점점 더 높아져서 섀글메가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때 황제가 앓는 섀글메랑, 안절부절 못하고 그 옆을 지키는 섀글옵에게 찾아와서 조용히 말함. 이 자리는 못 지키는게 많은 자리라고. 그 말에 섀글옵 숙였던 고개 들고 황제 바라보면서
...아바마마께서도 못 지킨 이가 있었습니까...?
하니까, 황제 설핏 웃으면서 말해줌. 나의 형님이셨다. 하겠지. 황제는 섀글 알파트라이온으로 생각했음. 그 형님은 섀글 메가트로너스. 알파, 틈새로 햇빛이 들 때가지는 절대 함을 열어선 안된다, 하고 저를 꽁꽁 숨기고 뛰쳐나갔던 섀글 메가트로너스의 뒷모습을 기억했기 때문에 황제는 뼈아픈 충고를 해준 거였고. 그 태도에 섀글옵 생에 처음으로 아주 조금 황제를 이해함.
그리고 나서 정식으로 빈으로 책봉해달라고 해서 황제의 허가 아래 둘이 혼인하게 되는데... 대신들 다 전 황태자 죽일 때 섀글옵 얼굴을 알아서 대놓고 반대 안함. 아니 못함. 반대했다가는 그 날 밤 잠 못들 것 같거든. 근데 태자빈 나이가 좀 많지 않냐 후사 제대로 챙길 수 있겠느냐 하는데 혼인한지 얼마 안되서 애 생겼을 듯. 이 애가 섀글쓰. 섀글쓰는 메가카랑 똑 닮은 얼굴로 섀글옵의 사랑을 받았지만, 메가카랑 똑 닮은 성격으로 인해 후계자는 안 된다고 권력에서는 멀어졌을 듯.
처음엔 섀글옵이 섀글메 말고 다른 메크 내명부에 들이기 싫다고 해서 아무도 안 들였는데, 황후로서 할 일이 어마무시하니까 섀글메가 매일 지쳐서 아무것도 못하고 쓰러져자고 피곤해하는게 눈에 보이니까, 최대한 정치적인 이유 + 그래도 제 안목에 맞춰서 후궁 몇몇 들였을 듯. 섀글옵 후궁들이 후궁들끼리 총애경쟁하는거는 크게 신경 안쓰는데 그게 황후에게 향하는 순간 분노 폭발함. 그치만 이걸 그냥 이 일로 끝낼 수는 없지... 하고, 갇혀서 떨고 있는 후궁에게 가서 거래함. 내가 치우고 싶은 대신에게 사주받았다고 해라. 그럼 너와 네 아이들의 목숨은 살려주겠다. 하고. 그럼 아이들만이라도 살리려고 후궁이 급하게 고개 끄덕일 거임. 그래서 그 말대로 후궁이 말하면... 대신들은 황후 살해하려고 햇다는 죄 쓰고 형장 가고, 그 후궁은 더 이상 고문이나 옥살이 없이 폐서인되서 내쳐지는 거임. 이때까지 받은 고문 치료는 없이. 어쨋든 목숨은 살아있잖아... 하고.
그 다음 아이가 섀글비였는데... 섀글비 외향은 섀글메 닮지 않아서 처음엔 그냥 ㅇㅇ 내 자식 이었는데 성격이 딱 저같아서 어 얘가 다음 황제다 하고 섀글옵이 섀글비 빡세게 교육하기 시작함. 섀글비는 이게 훈련인건지 죽으라 내모는건지 잘 모르겠는 훈련을 받으면서 피폐해지고... 섀글메도 일이 많아져서 오롯이 섀글비 케어만 할 수 가 없었음. 그러다가 섀글메가 오랫동안 궁 생활하면서 약해진 몸 때문에 마지막을 고하게 되는데... 아 드디어 보고싶은거 나왔다
메가트론의 얼굴에서는 더 이상 강인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겨울 나뭇가지처럼 앙상해진 팔, 짙은 피로함이 가득한 옵틱과 마른 파츠들은 곧 깨질 것 만 같았다. 옵티머스는 메가트론의 얼굴을 하나하나 새기듯 바라보았다.
"나라에서 가장 존귀하신 분이 되신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이리 눈물이 많으셔서야."
메가트론의 서보가 옵티머스의 옵틱 바로 아래에 닿았다. 페이스파츠를 타고 흐르던 세척액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메가트론의 서보로 옮겨갔다. 옵티머스는 제 얼굴을 어루만지는 서보를 잡아 얼굴에 더 깊이 대며 간절히 바랐다. 내 온도와 생기를 나누어 줄 수 있다면... 하지만 그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돕지 말라고, 이리 될 거라고 하셨잖습니까. 저는 도왔고, 이리 된 거 뿐입니다."
"내 말을 너무 잘 기억하시는 거 아닙니까, 황후."
메가트론의 말에 옵티머스는 살짝 웃었다.
"신첩이 폐하에 대해서 무엇인들 잊겠습니까."
그 웃음에 안도된다는 듯, 메가트론이 웃는 얼굴에 옵티머스는 마주 웃어주었다. 그도 이렇게 버티고 웃어주는데, 내가 감히 그의 앞에서 우는게 가능한가. 끊어질 듯 위태로운 숨결이 간격을 좁혔다. 옵티머스는 생이 사그라드는 몸을 품에 끌어안았다. 더는 놓치고 싶지 않은데. 더는 메가트론에게 저는 아무것도 줄 수 없었다. 메가트론의 마지막은 자신이 보아도, 자신의 마지막은 메가트론이 볼 수 없을 거라는 사실에 그저 슬프기만했다.
이렇게 섀글메 떠나보낸 섀글옵이 그날부터 더 빡시게 섀글비 훈련시키는데... 섀글비는 이제 섀글쓰도 섀글메도 없는 궁이라서 더더욱 외로워지고. 어찌어찌 섀글바리케이드 만나고 나서야 겨우 숨통 트이는데, 준비 되지 않았을 때 성큼 황제위 받아버려서 섀글비 외롭기만 한 것도 보고싶다.
황제의 집무실의 의자는 자신이 앉기에는 너무 컸다. 아직 너는 여기 앉을 자격이 없다는 듯, 어디 한번 네가 이 자리에 맞춰보라고 압박하는 것 같았다. 비단 의자 뿐 아니라 어느 것 하나 제 신체에 맞는 게 없는 것 같았다.
고개를 살짝 돌려 집무실을 천천히 눈에 담았다. 테이블 한 쪽에는 오래 전 세상을 떠난 그의 캐리어인 메가트론이, 그의 사이어인 옵티머스에게 손수 깎아 선물해준 조각상이 하나 있었다. 이 넓은 책상에, 유일한 장식품인 조각상을 조각하던 그의 어머니의 얼굴은 온화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아니, 그랬을 것이다. 캐리어는 저와 사이어에게 항상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셨으니까. 그분께서... 어떻게 웃으셧더라? 사이어는 이걸 받고 어떻게 웃으시면서 캐리어 끌어안으셨더라...?
이 집무실은 차갑고, 무서웠다. 이 곳에서 황제는 자신의 서툰 계획을 꾸짖으면서도 여기까지 온 건 잘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것들은 대부분 동시에 와서, 뭘 잘 했고 뭘 못 했는지 명확하게 알 수 가 없었다. 이곳에서는 어느 것 하나 명확히 주어지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가르침 조차 없었다. 이 곳은 정말 뚝 떨어져있는 장소였다.
트포 섀글옵티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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