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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22:10
초반에 오라이온이 더 혁명가에 가깝고 디가 더 소시민처럼 그려졌던 건 어떤 의미로는 디가 오라이온에게 자기 오리진을 구성하는 캐릭터적 서사를 일부분 차용당하면서 자기 캐릭터성이 지워져서 그렇다고 생각함
차별받는 하급 계층인 광부 출신의 메크가 부패한 사회의 모순에 부딪히며 싸우다가 결국 메가트론이 센티넬 프라임을 죽이면서 사회가 뒤바뀐다->이건 트포원 플롯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메가트론 오리진의 플롯이기도 함 광부 출신이었지만 사회의 모순을 못 이기고 들고 일어난 혁명가
그리고 이 흐름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게 옵티머스와 오토봇이 선이고 메가트론과 디셉티콘이 악인 이상 전쟁을 시작해야 하는 건 메가트론과 디셉티콘이어야 하기 때문임 선한 진영이 먼저 전쟁을 시작했다고 하면 모양새가 이상하잖음... 그러니까 메가트론에겐 전쟁을 시작해야만 할 이유가 필요한 거임
그렇지만 냉전기에 만들어진 G1 설정에서는 디셉티콘과 메가트론이 절대악이기 때문이다! 라는 설명으로도 충분했지만 트랜스포머가 아동용을 넘어 성인에게도 어필하게 된 지금은 개연성과 핍진성을 챙기려면 단순히 절대악이기 때문에 디셉티콘이 전쟁을 시작했다!보다는 이래서 전쟁을 시작했구나 악인이 된 것과는 별개로 왜 시작했는지 납득이 갈 만한 이유를 줘야 했고 그래서 그런 시대적 변화에 맞춰서 메가트론에게 혁명가의 캐릭터성을 준 거라고 봐야겠지
그런데 트포원에서는 그 설정을 있는 그대로 이식하면 곤란해짐 디셉티콘과 메가트론은 후일 악인이 되더라도 자기 오리진에서만큼은 그렇게 행동해야 할 강력한 동기도 있고 정당성도 있기 때문임 차별받던 당사자들이 반발하는데 당사자성이 없는 타인이 그래도 너희는 너무 폭력적이야! 잘못된 혁명이야! 라고 외친다면 반발감만 불러일으킬 테니
그래서 트포원에서는 계급 구조를 코그드(시민)-코그리스(광부) 두 계급으로 단순화하고 메가트론의 오리진이었던 차별받는 광부라는 출신을 옵티머스에게도 나눠주면서 피억압 당사자가 아닐 경우 받게 될 비판을 피했고...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사이버트론 사회의 병폐였던 낡은 계급구조를 원인으로 짚는 대신 센티넬 1인에게 명백하게 이 병폐에 대한 책임을 몰아주면서 최대한 기간을 줄이고 죄인의 규모를 축소했음 그 모순이 계속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배계층 모두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코그드로 나온 캐릭터들에게도 비판적인 시각이 향하게 되고 그러면 상품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임 명백하게 광부들에게 가해자라고 할 만한 캐릭터들 면면만 봐도 보이잖음 보통 오토봇 내부에서 악역이 필요한 경우 차용되는 센티넬 제외하면 디셉티콘이어도 진영이 모호한 제3세력처럼 나오는 에어라크니드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다크윙 제외하면 거의 대량생산된 비콘 같은 봇인 것만 봐도... 오토봇 중 익숙한 캐릭터들을 광부로 배치한 것도 너희도 차별에 동참하지 않았냐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꽤 의도적인 장치라고 생각함
근데 오라이온이 원래 메가트론의 오리진이라고 할 법한 사회의 모순에 직면한 광부-혁명가의 캐릭터를 가져갔으니까 D-16은 상대적으로 얌전하고 순응적일 수밖에 없음 똑같은 캐릭터가 둘이나 있을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 보면 자기 오리진이라고 할 법한 부분이 다른 캐릭터한테 갔으니까 상대적으로 심심한 성격이 될 수밖에 없는 거임 자기 캐릭터가 없으니까... 그래서 초반부는 오라이온이 의구심을 갖고 행동하는... 주도하는 존재가 되는 반면 디는 여기에 끌려가다시피 따라가고 수습하는 캐릭터가 된 것이고
그렇지만 트포원은 어디까지나 오리진 이야기고... 오라이온의 첫 설정은 광부 출신 혁명가라는 옷을 (빌려) 입었지만 오라이온은 오라이온대로 이 오리진에서 자기 옷을 찾아가야 함 옵티머스 프라임이라는 가장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옷 말이지...
그리고 오라이온이 옵티머스라는 옷을 입으러 준비하는 과정에서 벗어둔 혁명을 바라는 광부, 전쟁을 시작한 도화선이 된 메크의 옷을 D-16이 입게 되고 그 순간부터 일견 급작스러울 정도로 디의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함
이건 어쩔 수 없는 게 처음부터 자기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고 있었으면 스스로 의문점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좀 더 원활하게 전환될 수 있었겠지만 디는 그동안 막혔던 분량의 감정을 빠르게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 혁명의 동인은 결국 분노일 수밖에 없으니 더 격정적이고 급작스럽게 감정이 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함...
반대로 오라이온은... 노동자 혁명 같은 구조를 가져왔을지언정 오라이온이 선역인 옵티머스 프라임이 되기로 결정된 이상 잘못된 사회를 부수고 억압자들을 다 죽인 다음에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는 없음 이건 미국적인 가치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임... 그러니까 처음에는 혁명을 이야기했더라도 그 혁명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기준으로는 너무 미온적인 대처처럼 보일 정도로 모두를 처형할 수는 없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거임 그걸 최대한 납득시키려고 센티넬에게 책임소재를 집중했지만 실제 사회가 그렇게 굴러갈 리도 없고 머리 좋았던 오라이온이 그걸 모르겠냐고 근데 그런 전개여야 하는 거임 계급이 이원화된 이상 이건 인종차별이나 식민지배의 메타포 외에도 부르주아-프롤레타리아의 구도로도 보이게 되는데 미국에서 백인/부르주아 다 처형하고 혁명해서 해결하자는 이야기를 긍정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반대로 메가트론은 악역이니까 복수심이라는 탈을 쓰더라도 좀 더 그런...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이상론적이지만 실현되지 못한 그런 주장을 가져오고 결국 그 이론을 달성하지 못하고 타락하는 서사를 사용하는 게 좀 더 자유로운 걸지도
아무튼 전체이용가 작품으로 냈는데도 생각할 거리도 많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함ㅋㅋㅋ
차별받는 하급 계층인 광부 출신의 메크가 부패한 사회의 모순에 부딪히며 싸우다가 결국 메가트론이 센티넬 프라임을 죽이면서 사회가 뒤바뀐다->이건 트포원 플롯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메가트론 오리진의 플롯이기도 함 광부 출신이었지만 사회의 모순을 못 이기고 들고 일어난 혁명가
그리고 이 흐름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게 옵티머스와 오토봇이 선이고 메가트론과 디셉티콘이 악인 이상 전쟁을 시작해야 하는 건 메가트론과 디셉티콘이어야 하기 때문임 선한 진영이 먼저 전쟁을 시작했다고 하면 모양새가 이상하잖음... 그러니까 메가트론에겐 전쟁을 시작해야만 할 이유가 필요한 거임
그렇지만 냉전기에 만들어진 G1 설정에서는 디셉티콘과 메가트론이 절대악이기 때문이다! 라는 설명으로도 충분했지만 트랜스포머가 아동용을 넘어 성인에게도 어필하게 된 지금은 개연성과 핍진성을 챙기려면 단순히 절대악이기 때문에 디셉티콘이 전쟁을 시작했다!보다는 이래서 전쟁을 시작했구나 악인이 된 것과는 별개로 왜 시작했는지 납득이 갈 만한 이유를 줘야 했고 그래서 그런 시대적 변화에 맞춰서 메가트론에게 혁명가의 캐릭터성을 준 거라고 봐야겠지
그런데 트포원에서는 그 설정을 있는 그대로 이식하면 곤란해짐 디셉티콘과 메가트론은 후일 악인이 되더라도 자기 오리진에서만큼은 그렇게 행동해야 할 강력한 동기도 있고 정당성도 있기 때문임 차별받던 당사자들이 반발하는데 당사자성이 없는 타인이 그래도 너희는 너무 폭력적이야! 잘못된 혁명이야! 라고 외친다면 반발감만 불러일으킬 테니
그래서 트포원에서는 계급 구조를 코그드(시민)-코그리스(광부) 두 계급으로 단순화하고 메가트론의 오리진이었던 차별받는 광부라는 출신을 옵티머스에게도 나눠주면서 피억압 당사자가 아닐 경우 받게 될 비판을 피했고...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사이버트론 사회의 병폐였던 낡은 계급구조를 원인으로 짚는 대신 센티넬 1인에게 명백하게 이 병폐에 대한 책임을 몰아주면서 최대한 기간을 줄이고 죄인의 규모를 축소했음 그 모순이 계속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배계층 모두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코그드로 나온 캐릭터들에게도 비판적인 시각이 향하게 되고 그러면 상품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임 명백하게 광부들에게 가해자라고 할 만한 캐릭터들 면면만 봐도 보이잖음 보통 오토봇 내부에서 악역이 필요한 경우 차용되는 센티넬 제외하면 디셉티콘이어도 진영이 모호한 제3세력처럼 나오는 에어라크니드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다크윙 제외하면 거의 대량생산된 비콘 같은 봇인 것만 봐도... 오토봇 중 익숙한 캐릭터들을 광부로 배치한 것도 너희도 차별에 동참하지 않았냐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꽤 의도적인 장치라고 생각함
근데 오라이온이 원래 메가트론의 오리진이라고 할 법한 사회의 모순에 직면한 광부-혁명가의 캐릭터를 가져갔으니까 D-16은 상대적으로 얌전하고 순응적일 수밖에 없음 똑같은 캐릭터가 둘이나 있을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 보면 자기 오리진이라고 할 법한 부분이 다른 캐릭터한테 갔으니까 상대적으로 심심한 성격이 될 수밖에 없는 거임 자기 캐릭터가 없으니까... 그래서 초반부는 오라이온이 의구심을 갖고 행동하는... 주도하는 존재가 되는 반면 디는 여기에 끌려가다시피 따라가고 수습하는 캐릭터가 된 것이고
그렇지만 트포원은 어디까지나 오리진 이야기고... 오라이온의 첫 설정은 광부 출신 혁명가라는 옷을 (빌려) 입었지만 오라이온은 오라이온대로 이 오리진에서 자기 옷을 찾아가야 함 옵티머스 프라임이라는 가장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옷 말이지...
그리고 오라이온이 옵티머스라는 옷을 입으러 준비하는 과정에서 벗어둔 혁명을 바라는 광부, 전쟁을 시작한 도화선이 된 메크의 옷을 D-16이 입게 되고 그 순간부터 일견 급작스러울 정도로 디의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함
이건 어쩔 수 없는 게 처음부터 자기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고 있었으면 스스로 의문점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좀 더 원활하게 전환될 수 있었겠지만 디는 그동안 막혔던 분량의 감정을 빠르게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 혁명의 동인은 결국 분노일 수밖에 없으니 더 격정적이고 급작스럽게 감정이 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함...
반대로 오라이온은... 노동자 혁명 같은 구조를 가져왔을지언정 오라이온이 선역인 옵티머스 프라임이 되기로 결정된 이상 잘못된 사회를 부수고 억압자들을 다 죽인 다음에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는 없음 이건 미국적인 가치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임... 그러니까 처음에는 혁명을 이야기했더라도 그 혁명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기준으로는 너무 미온적인 대처처럼 보일 정도로 모두를 처형할 수는 없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거임 그걸 최대한 납득시키려고 센티넬에게 책임소재를 집중했지만 실제 사회가 그렇게 굴러갈 리도 없고 머리 좋았던 오라이온이 그걸 모르겠냐고 근데 그런 전개여야 하는 거임 계급이 이원화된 이상 이건 인종차별이나 식민지배의 메타포 외에도 부르주아-프롤레타리아의 구도로도 보이게 되는데 미국에서 백인/부르주아 다 처형하고 혁명해서 해결하자는 이야기를 긍정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반대로 메가트론은 악역이니까 복수심이라는 탈을 쓰더라도 좀 더 그런...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이상론적이지만 실현되지 못한 그런 주장을 가져오고 결국 그 이론을 달성하지 못하고 타락하는 서사를 사용하는 게 좀 더 자유로운 걸지도
아무튼 전체이용가 작품으로 냈는데도 생각할 거리도 많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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