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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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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설정과 지명, 단위는 내맘대로 막 여기저기서 뽑아 아무럭개나 섞어찌개 만들엇으니 엥 이거아닌데;; 싶어도 양해바람 ㅠㅋㅋ;;
한동안 간부회의를 술렁이게 했던 제트파이어의 이탈건은 단순 실종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가 날아간 궤도를 수만번 시뮬레이션 해봐도 디셉티콘에 반기를 들기위해 이탈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사적 비밀을 유출하려 했다는 단서도 없었고 내통하는 적대세력의 사주를 받은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그저 망망대해의 우주를 유영하기로 한 것에 어떤 죄목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그는 그의 콘적스를 배신했을지언정 디셉티콘을 배반한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결론이 나자, 급하게 본부로 돌아온 DJD의 리더는 아쉬운듯 어깨를 으쓱 하며 회장을 나섰다. 그가 스파크 반쪽을 잃은듯 멍한 스타스크림을 지나 회장을 나서는 사운드웨이브와 걸음을 같이 하며 말했다.
- 어쩌면 이참에 오토봇 전리품을 취한 이들을 전수 조사해야할 수도 있겠습니다, 정보참모.
사운드웨이브는 바이저를 붉게 빛내며 그를 바라보았다. DJD의 리더가 감히 자신을 탐색하려 들고 있었다.
- 이번 건이야 단순 이탈이지만 오토봇 전리품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면 더 큰 사건이 터질수도 있습니다.
- 네 주제넘은 월권행위를 허용할 만큼 디셉티콘의 기강이 해이해지는 않았다.
- 제 임무는 배반자 처형과 불온자의 색출 및 처벌입니다. 전리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운드웨이브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 탄
- 정보참모님.
- 내 전리품은, 완벽히 내 지배와 통제하에 있다. 네가 본부로 돌아오자마자 전리품을 가진 이들의 쿼터를 해킹했던것을 안다. 물론 내 것은 실패했지.
- 그러게 말입니다. 굉장한 비밀이라도 숨겨져있을까 궁금하던 참입니다.
- 너는 메가트론을 섬기지만 나는 디셉티콘의 대의를 섬긴다.
- 메가트론님이 곧 디셉티콘의 대의입니다.
- 메가트론은 널 내칠 수 있지만 디셉티콘은 나를 내치지 않는다. 내가 그렇듯이.
- ...
그는 음산하게 눈을 빛내는 DJD의 리더를 뒤로 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일련의 사건으로 스타스크림이 관리하기로 한 루나-II의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 참이다. 그가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쿼터로 돌아오자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재즈는 철창 안에서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복부플레이트가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른 이후 앉아있거나 가만히 누워있는편이 더 불편하다는 이유였다. 사운드웨이브는 그 춤이라는 행위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재즈는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구경하는것도 나쁘지 않았다.
- 일단 춤을 추다 보면 춤 출 이유는 저절로 떠오르는 법이지!
동의를 구하는듯 자신을 돌아보는 재즈를 사운드웨이브는 그저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다. 오토봇 포로에게는 춤 출 이유가 별로 없는게 맞다고 지적해주고 싶었지만 어째서인지 입이 떨어지진 않았다. 그의 발재간을 멍하니 바라보던 찰나, 재즈가 휘청이며 주저앉았다. 복부가 무거운 탓인지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기에 철창을 열고 그를 일으켜 세우려던 순간 재즈의 다리 사이로 묽은 액체가 주륵 흐르는것이 보였다. 재즈가 말했다.
- ...사출이 시작되는것 같아.
사이버트로니안이 직접 스파클링을 품고 사출하는것은 아주 희귀해진 일이기에, 디셉티콘 기지 내의 메디 스테이션에도 사출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넉아웃은 흔쾌히 스테이션을 프라이빗 모드로 폐쇄하고 재즈와 사운드웨이브를 들였다. 그는 메크의 사출을 직접 목격하게 된 것에 흥분한듯 했다. 재즈는 비스듬히 세워진 의료용 베드에 몸을 고정했다. 내부 에너존의 흐름이 고통스러울정도로 빨라졌고, 제스테이션 챔버 안에서 강한 꿈틀거림이 느껴졌다. 오래된 문헌에 따르면 챔버 내에서 충분히 발달한 스파클링은 캐리어의 밸브를 통해 사출된다고 적혀있긴 했지만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지 아는 이는 없었다. 의사인 넉아웃조차도. 재즈는 덮쳐오는 사출에 대한 두려움에 몸을 잔뜩 긴장시켰다. 그가 알던 래비지는 꽤 거대했고 날카로운 클로를 가지고 있었다. 도저히 재즈의 밸브를 통해 나올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재즈는 점점 안쪽에서 바깥으로, 정확히는 그의 밸브 밖으로 가해지는 낯선 압력에 앓는 소리를 냈다. 고통보다는 너무나 낯선 감각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사운드웨이브는 데이터패드에 연신 무언가를 입력하며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두어번 무언가 강하게 밀고나오듯 압력을 가하자 재즈는 다리를 벌리고 최대한 그것을 내보내기 위해 뒤척였다. 이어지는 기이한 감각에 소리를 빽 지르자 순식간에 무엇인가 밖으로 쏟아지듯 밀려나왔다. 넉아웃은 잠시 놀라운듯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준비해뒀던 은빛 보온담요로 그것을 감쌌다.
- 너무 작아... 뭔가 잘못된거 아니야?
어느새 그의 한 손을 마주잡고 있던 사운드웨이브에게 재즈가 말했다. 대부분의 메크들은 지난 수백만년간 올스파크의 우물에서 자연적으로 태어나 발달해 현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로 삶을 시작했기에 미숙하고 작은 메크를 보는것은 아주 낯설었다.
-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었어.
넉아웃이 감탄하며 보온담요로 감싸인 스파클링을 사운드웨이브에게 건냈다. 그 보온담요는 재즈의 한쪽 서보보다도 작았다. 사운드웨이브는 그 안을 확인하고 보조 체어에 털썩 주저 앉았다.
- ...래비지.
곧 끼잉거리는 작은 소리가 담요안에서 울려퍼졌다. 재즈는 그 광경을 마지막으로 과부화된 모듈을 식히기 위해 자발적으로 오프모드에 들어갔다. 그는 그렇게 래비지를 사운드웨이브에게 돌려주었다.
다행히 사출 자체가 동체에 큰 무리를 주지 않았기에 재즈는 곧장 쿼터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만 정신적인 피로도가 상당했다. 지난 하프 사이클간 애써 외면했던 사실을 직시하는 일은 브레인 모듈에 큰 과부하를 안겼다. 패전 후 사운드웨이브의 미친 계획에 따라 그와 인터페이스를 하고 스파클링, 그러니까 래비지를 사출하게 되었다는 사실 말이다. 심지어 래비지의 사출은 계획의 가장 첫번째 파트였을 뿐이다. 재즈는 자신의 리차징 베드에서 에너존을 섭취하며 멍하게 허공을 응시했다. 프라이머스시여.
사운드웨이브는 그의 동체에 비해 우스꽝스러울정도로 작은 래비지를 담요에 싸 안고 그에게 에너존 튜브를 물렸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자니 비현실감이 엄습했다. 그는 정성스럽게 작은 래비지의 몸을 씻기고 손수 마련한 리차징베드에 눕히고 에너존을 먹였다. 아직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미숙한 상태였기에 래비지의 낑낑대는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대응해야 했다. 재즈는 철장 안에서 말했다.
- ...나도 안아보고 싶어.
- Negative. 재즈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재즈는 사운드웨이브가 래비지를 두고 자신을 경계한다는것을 눈치챘다. 비록 사출까지의 과정에 재즈의 동의나 자유의지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재즈가 하프 사이클동안 품었던 여리고 미숙한 스파클링의 목을 조르고 싶어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재즈는 약간의 서운함을 느낀다. 디셉티콘은 디셉티콘의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는거겠지.
- 난 하프 사이클동안 걔를 품고 있었는데 이제와서 안아보지도 못하게 하는거야?
- ...
- 그냥... 안아보는것 정도는 괜찮잖아.
사운드웨이브는 품에 안고있던 래비지를 간이 베드에 내려놓고 철창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는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로 재즈를 바라보았다. 거절의 표현이라 생각해 재즈는 팔을 축 늘어뜨리고 입을 삐죽였다. 그러나 곧 철창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사운드웨이브는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에게 이끌려 래비지가 놓인 베드로 다가가자 담요에 싸인채 꼬물대는 형체가 보였다. 재즈가 알던 래비지보다는 좀 더 밝은 잿빛의 바디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날카로운 클로도 갖고있지 않은 채였다. 재즈는 그를 조심스래 안아들었다. 캐리어를 알아챈건지 래비지는 끙끙대며 그의 품을 파고들었다. 그 간지러운 움직임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한참을 그렇게 보고 있자니 래비지는 곧 뒤척이며 리차징을 졸랐다. 사운드웨이브가 그를 받아들고 새로 마련한 스파클링 룸의 리차징 베드에 그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재즈에게 돌아와 그를 세척실로 데려갔다. 사출때 미처 다 배출되지 못한 배양액이 다시 재즈의 다리 사이를 흐르고 있었다.
그동안 젖은 천이나 마른 천으로만 플레이트를 닦아냈기에 흐르는 물을 맞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재즈는 천장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물줄기를 느끼며 기분좋게 눈을 감았다. 미온수가 플레이트를 톡톡 건드리며 떨어지는 소리가 감미로웠다. 곧 뒤따라 들어온 사운드웨이브가 세척용 스펀지로 재즈의 몸을 닦아내렸다. 그가 래비지도 이런식으로 닦고 말렸을 생각을 하니 작게 웃음이 나왔다. 스펀지가 다리 사이를 흐른 배양액의 자국을 지워나갈때 재즈가 말했다.
- 클론다이크 해안의 전투를 회상했어.
사운드웨이브의 손이 멈췄다.
- 너는 그곳에서 래비지를, 나는-
사운드웨이브가 위협적으로 재즈를 돌려세워 벽에 밀어붙이고 말했다.
- '그'의 이름 : 허용하지 않음.
- ...
시끄럽게 쏟아지던 물줄기가 멈추고, 사운드웨이브는 그에게 마른 천을 건네주며 말했다.
- Operation : Recovery.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다. 재즈는 다음을 준비해야한다.
그가 세척실을 나가자 재즈는 천천히 천으로 몸을 닦아냈다. 사출로 인해 약간 열이 오른 밸브와 뜯겨져 나간지 오래된 밸브 패널이 그의 처지를 다시 상기시켜주는듯 했다. 지긋지긋하게 치열했던 클론다이크의 전투에서 그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넥케이블을 물어뜯으러 돌진하는 래비지를 캐논으로 쐈다. 그러나 그것이 전세를 역전시키지는 못했다. 그 전투에서 재즈는, 오토봇은 옵티머스 프라임을 잃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같기도 하고 바로 어제의 일같기도 했다. 옵티머스 프라임을 잃은 그 전투에서 오토봇은 패배했다. 디셉티콘들이 상실의 슬픔에 젖은 오토봇들을 생포하거나 학살하는동안 그 광경을 바라보며 한손에 축 늘어진 래비지를 들고있던 사운드웨이브의 모습을 떠올렸다.
재즈는 그가 낳은 스파클링, 카세티콘들이 절대 그런 일에 쓰이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트포 사웨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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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간부회의를 술렁이게 했던 제트파이어의 이탈건은 단순 실종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가 날아간 궤도를 수만번 시뮬레이션 해봐도 디셉티콘에 반기를 들기위해 이탈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사적 비밀을 유출하려 했다는 단서도 없었고 내통하는 적대세력의 사주를 받은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그저 망망대해의 우주를 유영하기로 한 것에 어떤 죄목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그는 그의 콘적스를 배신했을지언정 디셉티콘을 배반한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결론이 나자, 급하게 본부로 돌아온 DJD의 리더는 아쉬운듯 어깨를 으쓱 하며 회장을 나섰다. 그가 스파크 반쪽을 잃은듯 멍한 스타스크림을 지나 회장을 나서는 사운드웨이브와 걸음을 같이 하며 말했다.
- 어쩌면 이참에 오토봇 전리품을 취한 이들을 전수 조사해야할 수도 있겠습니다, 정보참모.
사운드웨이브는 바이저를 붉게 빛내며 그를 바라보았다. DJD의 리더가 감히 자신을 탐색하려 들고 있었다.
- 이번 건이야 단순 이탈이지만 오토봇 전리품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면 더 큰 사건이 터질수도 있습니다.
- 네 주제넘은 월권행위를 허용할 만큼 디셉티콘의 기강이 해이해지는 않았다.
- 제 임무는 배반자 처형과 불온자의 색출 및 처벌입니다. 전리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운드웨이브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 탄
- 정보참모님.
- 내 전리품은, 완벽히 내 지배와 통제하에 있다. 네가 본부로 돌아오자마자 전리품을 가진 이들의 쿼터를 해킹했던것을 안다. 물론 내 것은 실패했지.
- 그러게 말입니다. 굉장한 비밀이라도 숨겨져있을까 궁금하던 참입니다.
- 너는 메가트론을 섬기지만 나는 디셉티콘의 대의를 섬긴다.
- 메가트론님이 곧 디셉티콘의 대의입니다.
- 메가트론은 널 내칠 수 있지만 디셉티콘은 나를 내치지 않는다. 내가 그렇듯이.
- ...
그는 음산하게 눈을 빛내는 DJD의 리더를 뒤로 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일련의 사건으로 스타스크림이 관리하기로 한 루나-II의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 참이다. 그가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쿼터로 돌아오자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재즈는 철창 안에서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복부플레이트가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른 이후 앉아있거나 가만히 누워있는편이 더 불편하다는 이유였다. 사운드웨이브는 그 춤이라는 행위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재즈는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구경하는것도 나쁘지 않았다.
- 일단 춤을 추다 보면 춤 출 이유는 저절로 떠오르는 법이지!
동의를 구하는듯 자신을 돌아보는 재즈를 사운드웨이브는 그저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다. 오토봇 포로에게는 춤 출 이유가 별로 없는게 맞다고 지적해주고 싶었지만 어째서인지 입이 떨어지진 않았다. 그의 발재간을 멍하니 바라보던 찰나, 재즈가 휘청이며 주저앉았다. 복부가 무거운 탓인지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기에 철창을 열고 그를 일으켜 세우려던 순간 재즈의 다리 사이로 묽은 액체가 주륵 흐르는것이 보였다. 재즈가 말했다.
- ...사출이 시작되는것 같아.
사이버트로니안이 직접 스파클링을 품고 사출하는것은 아주 희귀해진 일이기에, 디셉티콘 기지 내의 메디 스테이션에도 사출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넉아웃은 흔쾌히 스테이션을 프라이빗 모드로 폐쇄하고 재즈와 사운드웨이브를 들였다. 그는 메크의 사출을 직접 목격하게 된 것에 흥분한듯 했다. 재즈는 비스듬히 세워진 의료용 베드에 몸을 고정했다. 내부 에너존의 흐름이 고통스러울정도로 빨라졌고, 제스테이션 챔버 안에서 강한 꿈틀거림이 느껴졌다. 오래된 문헌에 따르면 챔버 내에서 충분히 발달한 스파클링은 캐리어의 밸브를 통해 사출된다고 적혀있긴 했지만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지 아는 이는 없었다. 의사인 넉아웃조차도. 재즈는 덮쳐오는 사출에 대한 두려움에 몸을 잔뜩 긴장시켰다. 그가 알던 래비지는 꽤 거대했고 날카로운 클로를 가지고 있었다. 도저히 재즈의 밸브를 통해 나올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재즈는 점점 안쪽에서 바깥으로, 정확히는 그의 밸브 밖으로 가해지는 낯선 압력에 앓는 소리를 냈다. 고통보다는 너무나 낯선 감각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사운드웨이브는 데이터패드에 연신 무언가를 입력하며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두어번 무언가 강하게 밀고나오듯 압력을 가하자 재즈는 다리를 벌리고 최대한 그것을 내보내기 위해 뒤척였다. 이어지는 기이한 감각에 소리를 빽 지르자 순식간에 무엇인가 밖으로 쏟아지듯 밀려나왔다. 넉아웃은 잠시 놀라운듯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준비해뒀던 은빛 보온담요로 그것을 감쌌다.
- 너무 작아... 뭔가 잘못된거 아니야?
어느새 그의 한 손을 마주잡고 있던 사운드웨이브에게 재즈가 말했다. 대부분의 메크들은 지난 수백만년간 올스파크의 우물에서 자연적으로 태어나 발달해 현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로 삶을 시작했기에 미숙하고 작은 메크를 보는것은 아주 낯설었다.
-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었어.
넉아웃이 감탄하며 보온담요로 감싸인 스파클링을 사운드웨이브에게 건냈다. 그 보온담요는 재즈의 한쪽 서보보다도 작았다. 사운드웨이브는 그 안을 확인하고 보조 체어에 털썩 주저 앉았다.
- ...래비지.
곧 끼잉거리는 작은 소리가 담요안에서 울려퍼졌다. 재즈는 그 광경을 마지막으로 과부화된 모듈을 식히기 위해 자발적으로 오프모드에 들어갔다. 그는 그렇게 래비지를 사운드웨이브에게 돌려주었다.
다행히 사출 자체가 동체에 큰 무리를 주지 않았기에 재즈는 곧장 쿼터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만 정신적인 피로도가 상당했다. 지난 하프 사이클간 애써 외면했던 사실을 직시하는 일은 브레인 모듈에 큰 과부하를 안겼다. 패전 후 사운드웨이브의 미친 계획에 따라 그와 인터페이스를 하고 스파클링, 그러니까 래비지를 사출하게 되었다는 사실 말이다. 심지어 래비지의 사출은 계획의 가장 첫번째 파트였을 뿐이다. 재즈는 자신의 리차징 베드에서 에너존을 섭취하며 멍하게 허공을 응시했다. 프라이머스시여.
사운드웨이브는 그의 동체에 비해 우스꽝스러울정도로 작은 래비지를 담요에 싸 안고 그에게 에너존 튜브를 물렸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자니 비현실감이 엄습했다. 그는 정성스럽게 작은 래비지의 몸을 씻기고 손수 마련한 리차징베드에 눕히고 에너존을 먹였다. 아직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미숙한 상태였기에 래비지의 낑낑대는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대응해야 했다. 재즈는 철장 안에서 말했다.
- ...나도 안아보고 싶어.
- Negative. 재즈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재즈는 사운드웨이브가 래비지를 두고 자신을 경계한다는것을 눈치챘다. 비록 사출까지의 과정에 재즈의 동의나 자유의지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재즈가 하프 사이클동안 품었던 여리고 미숙한 스파클링의 목을 조르고 싶어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재즈는 약간의 서운함을 느낀다. 디셉티콘은 디셉티콘의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는거겠지.
- 난 하프 사이클동안 걔를 품고 있었는데 이제와서 안아보지도 못하게 하는거야?
- ...
- 그냥... 안아보는것 정도는 괜찮잖아.
사운드웨이브는 품에 안고있던 래비지를 간이 베드에 내려놓고 철창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는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로 재즈를 바라보았다. 거절의 표현이라 생각해 재즈는 팔을 축 늘어뜨리고 입을 삐죽였다. 그러나 곧 철창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사운드웨이브는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에게 이끌려 래비지가 놓인 베드로 다가가자 담요에 싸인채 꼬물대는 형체가 보였다. 재즈가 알던 래비지보다는 좀 더 밝은 잿빛의 바디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날카로운 클로도 갖고있지 않은 채였다. 재즈는 그를 조심스래 안아들었다. 캐리어를 알아챈건지 래비지는 끙끙대며 그의 품을 파고들었다. 그 간지러운 움직임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한참을 그렇게 보고 있자니 래비지는 곧 뒤척이며 리차징을 졸랐다. 사운드웨이브가 그를 받아들고 새로 마련한 스파클링 룸의 리차징 베드에 그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재즈에게 돌아와 그를 세척실로 데려갔다. 사출때 미처 다 배출되지 못한 배양액이 다시 재즈의 다리 사이를 흐르고 있었다.
그동안 젖은 천이나 마른 천으로만 플레이트를 닦아냈기에 흐르는 물을 맞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재즈는 천장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물줄기를 느끼며 기분좋게 눈을 감았다. 미온수가 플레이트를 톡톡 건드리며 떨어지는 소리가 감미로웠다. 곧 뒤따라 들어온 사운드웨이브가 세척용 스펀지로 재즈의 몸을 닦아내렸다. 그가 래비지도 이런식으로 닦고 말렸을 생각을 하니 작게 웃음이 나왔다. 스펀지가 다리 사이를 흐른 배양액의 자국을 지워나갈때 재즈가 말했다.
- 클론다이크 해안의 전투를 회상했어.
사운드웨이브의 손이 멈췄다.
- 너는 그곳에서 래비지를, 나는-
사운드웨이브가 위협적으로 재즈를 돌려세워 벽에 밀어붙이고 말했다.
- '그'의 이름 : 허용하지 않음.
- ...
시끄럽게 쏟아지던 물줄기가 멈추고, 사운드웨이브는 그에게 마른 천을 건네주며 말했다.
- Operation : Recovery.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다. 재즈는 다음을 준비해야한다.
그가 세척실을 나가자 재즈는 천천히 천으로 몸을 닦아냈다. 사출로 인해 약간 열이 오른 밸브와 뜯겨져 나간지 오래된 밸브 패널이 그의 처지를 다시 상기시켜주는듯 했다. 지긋지긋하게 치열했던 클론다이크의 전투에서 그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넥케이블을 물어뜯으러 돌진하는 래비지를 캐논으로 쐈다. 그러나 그것이 전세를 역전시키지는 못했다. 그 전투에서 재즈는, 오토봇은 옵티머스 프라임을 잃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같기도 하고 바로 어제의 일같기도 했다. 옵티머스 프라임을 잃은 그 전투에서 오토봇은 패배했다. 디셉티콘들이 상실의 슬픔에 젖은 오토봇들을 생포하거나 학살하는동안 그 광경을 바라보며 한손에 축 늘어진 래비지를 들고있던 사운드웨이브의 모습을 떠올렸다.
재즈는 그가 낳은 스파클링, 카세티콘들이 절대 그런 일에 쓰이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트포 사웨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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