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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00:10
베놈3 ㅅㅍ



자주 싸웠고 주로 불만을 쏟고 투덜거리는 쪽은 에디 자신이었어. 베놈은 그의 음식을 원했고 좀 더 자유롭게 지내길 바랐고 에디는 뭘 원했더라. 그래 네가 없는 삶. 1년 전에 네가 빼앗은 나의 일상. 그런데 그가 없는 지금 나는 어떻지?

눈 감으면 자꾸만 눈 앞에서 죽어가던 베놈이 보였고, 어쩌다 작은 상처가 나면 그걸 바로 고쳐줄 수 있었던 베놈이 생각났어.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 불쑥 튀어나오던 목소리,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또 불쑥 모습을 드러내던 검은 얼굴. 버디? 하고 불러보지만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는 적막한 집안에서 에디는, 그가 없는데도 사라지지 않는 두통과 현기증이 고통스러웠어.

가끔은 위험한 상황으로 뛰어들까 고민도 했겠지. 빗 속에서 바이크를 타고 미친 듯이 달려볼까. 건물 옥상에서 무작정 뛰어내려볼까.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항상 보호하던 베놈이 그리웠지. 베놈이 없던 1년 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에디는 그가 없음에도 절대 평범해질 수 없었어. 지난 1년보다 훨씬 더 많이 베놈을 생각했어. 어제와 다를 것 없이 하루종일 베놈을 그리워하고 저도 모르는 사이에 흐른 눈물을 닦으며 에디는 마침내 깨닫고 인정했어. 자기는 베놈을 사랑했다고.


베놈이 사라진 뒤에야 자기가 베놈을 사랑했단 걸 깨닫지만 이젠 없어서 더 괴로워하는 에디가 보고 싶다.. 자다가 베놈 꿈을 꾸고 비명을 지르며 깨기도 하고, 몸 웅크린 채 끙끙 앓다가 번쩍 눈 뜨기도 하고. 식은땀에 절어서 추워하면 베놈의 팔이 어디선가 담요나 가운을 가져다주곤 했는데, 생각하며 바닥에 떨어진 이불 끌어올려 덮으며 또 우는 에디 보고 싶다. 베놈 생각에 수시로 숨이 턱 막혀서 주저 앉았으면 좋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