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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12:38
어느날부터 갑자기 정말 하루아침에 디의 분위기가 변했음 처음에는 안 좋은 꿈이라도 꾼 건가 했는데 디는 웃으면서(그렇지만 이조차 평소와는 달랐음) 아니라고만 했음 일은 평소처럼 잘 하나? 싶은데 순전히 몸을 잘 쓰니까 평소에 하던 만큼 하는 거지 언제나와 달리 열정이랄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의문스럽고 걱정스러웠음 성실한 성격이니 매사에 열심이겠다 나랑 달리 승진 걱정도 하겠다 항상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서 채굴 작업에 임했는데 그날부터 어쩐지 몸만 움직이지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없어보이는 거임
그리고 자기가 막 사고치고 돌아다녀도 평소같았으면 일단 도와주고 난 다음에 하여튼 한 번만 더 그러면 내 손에 죽어 라고 하든가 반대로 이게 맞고싶어서 환장했나 하다가고 설득에 못 이겨서 툴툴거리면서 알겠어 도와줄게! 했을텐데 그날 아침부터는 전혀 달라졌음 아무런 불평 없이 능숙하게 뒤를 봐주고 사고 치고 돌아와도 다친 데는 없냐고 물어보고 직접 다친 곳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난 후에는 다행이네. 하면서 웃기만 해...처음에는 디도 내 생각에 흥미를 가진 건가 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색은 없어보였음 그냥 오라이온이 무슨 얘기를 하든 내용은 하나도 안 듣고 그 목소리와 말을 자아내는 얼굴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이 변화가 제법 노골적이어서 같은 채굴조/구역의 메크들도 대부분 디씩스틴이 최근에 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을 하고 다녔겠지 그렇지만 어쩐지 직접 물어볼 용기는 안 나서(디가 나쁜 애도 아니고 오히려 상냥한 편이고 지금이라고 딱히 그런 태도가 변한 것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오라이온한테 물어봤겠지 프라울과 썬스트리커와 아이언하이드가 너네 싸웠냐? 물어봤고 재즈와 알씨와 사이드스와이프는 반대로 너네 드디어 사귀냐? 같은 질문을 했겠지 답은 둘 다 아니라는 거기는 했는데 하다하다 엘리타까지 디씩스틴한테 무슨 일 있었냐고 자기한테 귓속말로 물어봤을 때는 드디어 걱정에 불이 붙었을 거임 부정적인 방향성의 변화도 아닌데 이상하게 불안한 거 있잖아
매일같이 친구의 급작스러운 태도랄까 분위기랄까 그런 변화가 왜 일어난 건지 고민하느라 오라이온이 사고를 치는 빈도가 줄었음 이러다보니까 이번에는 디가 밤에 리차징도 안 하고 옥상 구석에서 고민하던 오라이온에게 찾아왔음 팩스 요즘에 고민이 많은 것 같은데...하면서 어깨에 손을 얹는데 오라이온은 그 순간 원래도 힘이 세고 남들보다 체격도 커서 오히려 행동은 섬세하게 조절하던 디의 손길이 최근에는 더욱 부드러워졌다는 사실을 알았겠지 마치 쥐면 부러지는 물건을 대하는 것 마냥...시선은 늘 무슨 일을 하고 있든(심지어 오라이온을 보고 있을 때도)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그리고 보고 있는 것처럼 아득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음 오라이온의 표정이 절로 우울과 혼란과 걱정으로 물들었지
근데 그 표정 보자마자 디가 순식간에 무릎 꿇고 오라이온이랑 시선 맞추면서 왜 그러는데. 하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을 거임 속삭임인데도 목소리가 너무 무게감 있고 저릿거리는 감각을 유발할 정도였겠지 오라이온은 당황해하면서도 드디어 디의 옵틱이 저 너머의 다른게 아니라 자기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일시적으로 안도했다가 그 옵틱에 희미하게 붉은 빛이 도는 걸 보고 또 희미하고 불확실한 공포에 사로잡혔을 거임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직감으로 아는 거지 디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고 이 변화의 원인도 좋은게 아닐 것 같다는...
왜 그런 표정을 하고 그래. 라고 말하는 디의 얼굴은 다소 절박하면서도 슬퍼보였음 오라이온은 솔직하게 네가 요즘에 조금...변한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게 막 나쁘게 변했다는 건 아니지만...모르겠어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에 네가 어딘가를 볼 때마다 여기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가 않아. 어딘가로 사라져버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라고 대답하는데 갑자기 디가 웃음을 터뜨리는 거임 그런데 이건 기뻐서나 웃겨서 하다못해 어이없어서 나오는 웃음도 아니었음 오라이온은 디가 언제 어떻게 웃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으니 이번에도 알 수 있었음 이건 슬프면서 화가 나서 웃는 거야...어떻게?
디는 일그러진 웃음을 한동안 뱉어내다가 겨우 다시 안광이 돌아온 옵틱을 오라이온의 얼굴에 고정시키고 제 얼굴을 오라이온에게 가까이 들이대면서 이마를 이마에 맞대고 대답했겠지 난 네가 어딘가로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매일 죽을 것 같은데...
당연히 디는 아무래도 회귀한 메가트론이 맞다...그것도 수천 년 동안 내전하다가 쿠인테슨 때문에 일시 휴전>이러고도 일이 잘 안 풀렸는데 갑자기 유니크론이 나타난 탓에 사이버트론이 멸절 직전까지 갔다가 옵티머스 프라임이 유니크론과 동귀어진해서 남은 사이버트로니안들이라도 살린 세계선에서 수백만 년 동안 후회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다른 메크들은 수백만 년만에 드디어 프라임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만큼 행성이 회복됐다고 하는 와중에도 모든게 뼈저리게 무의미했음에 짓눌리고 있던 상태의 메가트론임 유니크론과 동귀어진 할 때 옵티머스는 절대 안된다는 메가트론을 저 아래로 떨어뜨린 다음에 메가트론의 눈앞에서 말그대로 산산조각나버렸거든 메가트론은 자신이 저질렀던 일에 대한 후회 이상으로 옵티머스 프라임, 그러니까 오라이온을 잃었다는 후회가 너무 참담해서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였겠지 이것봐 팩스 이조차 무의미했어 난 언제나 내 배신감이 가장 중요한 글러먹은 놈이어서 나를 남은 사이버트로니안들의 보호에 헌신하게 하려던 네 희생이 무색하게 오직 너에 대한 후회만 하고 있다고 여전히 반성이라고는 없는 것 같아 너에 대한 후회가 너무 커서...
그래도 저질렀던 일들에 대한 반성이 없는 건 아니었고 오라이온이 자기를 추락시킨 마지막 이유는 후회와 함께 가슴에 박혔기에 수백만 년 동안 속죄하고 사이버트론을 재건하는데도 헌신했겠지만...누가 봐도 잘못 건드리면 먼지처럼 스러져버릴 만큼 아슬아슬했겠지 그런데 그 상황에서 진짜 하루아침에 회귀해버린 거임 운명적이었던 그 아이아콘5000이 개최되기 3사이클 정도 전의 한도끝도 없이 평화...그러니까 모든 추악한 진실의 존재도 모르고 멍청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시기로
수백만 년 동안 후회만 하면서 산 탓에 어지간한 모든 일에 무감각해져버린데다가 살아있는 오라이온에 대한 애정이 수백만 년의 미련과 결합된 탓에 이제 감히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만큼의 사랑을 품은 상태인 것도 있지만 메가트론으로 살아온 시절이 압도적으로 길어서 공포스럽고 위험한 존재가 된 것도 사실임 일단 디가 저러고 있는 와중에도 계획은 차근차근 세워서 진행 중이었을 것 같음 지상에 나가서 하이가드 잔당과 접촉하고 사운드웨이브에게 마음을 읽게 만든 다음에 그들이 알파 트라이온을 위시하여 아이아콘으로 쳐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인데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게 알파 트라이온의 생존이었겠지 프라임에 대한 존경심이나 신앙심 그런 건 조금도 없었지만 중요한 건 오라이온이 프라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거였음 그건 희생의 가능성을 너무 높이잖아 내가 다 알아 수천 년 동안 봐왔고 수백만 년 동안 곱씹어왔어 넌 프라임일 때 조금도 행복하지 못했어 물론 거기에는 내 탓도 있었지만...이번에는 널 배신하지 않을 거야 애초에 배신할 일이 생기지도 않게 해버리자고...
근데 오라이온이 걱정하면서 잊을 수도 없는 그날과 같은 표정...그러니까 센티넬을 죽이려던 자기를 저지하려다가 캐논에 맞았을 때와 같은 표정을 지어버린 탓에 수백만 년 동안 갈린 마음이 갑자기 요동쳐서 살짝 급발진한 거였겠지 울어야 할 상황에 우는게 아니라 웃었던 건 디셉티콘을 이끌던 시절에 약한 모습을 감추려고 울고 싶은 상황마다 감정을 억누르고 분노와 헛웃음으로 억눌렀다가 울어야 할 상황에 비뚤어진 폭소를 쏟아내게 된 탓이고...
하여튼 회귀한 디는 팩스 난 너의 기대와 달리 그리고 너와 달리 애초에 나 자신만 중요한 놈이었어 애초에 내가 센티넬에 분노한 이유도 결국 사적인 배신감이었고 수천년 간 내전을 벌였던 이유도 너에 대한 사적인 감정 때문이었다고 그러니까 이번에는 그걸 인정하고 널 구하는데만 집중하겠어+어리고 살아있는 오라이온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사랑스러움+그외의 모든 감정이 전자에 지는 바람에 과도하게 메마르고 초연해보임...상태였겠지 옥상에서의 저 일은 너 맨날 내가 눈을 떼면 어디로 사라진 건지 말도 안 해주고 그러니까 불안해서. 같은 오라이온도 안 믿은 거짓말로 넘겼을테지만 그날 이후로 오라이온에 대한 애정 표현만은 아주 확실해졌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냐면 오라이온이 내가 그렇게 좋아? 라고 무거운 분위기(둘이 느끼기에만 무겁고 남들이 보기에는 좋을 때다~ 싶은 괴리감이 있음)에서 물어봤더니 한도 끝도 없이 너에게라면 내 스파크를 바칠 수 있을 만큼. 이라고 다른 메크들 다 있는 와중에 당당하고 덤덤하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다들 어머어머 대박이다 이러고 있는데 오라이온만 더 불안함 진짜로 어쩌면 이 디는 내가 알던 디가 아닐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거의 확신이 되어가고 있어서
회귀는 했는데 멀쩡하지 못한 상태인 것도 맞아서...대의에 쏟을 만큼의 열정까지 죄다 사적인 부분에 투자하는 메가트론임 알파 트라이온이 작전 도중에 전사하거나 아니면 알파 트라이온이 살아있는데도 프라이머스가 다시 오라이온을 선택해서 매트릭스를 준다면 이 메가트론은 드디어 다시 터져서 자기희생 따위에 그런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젠장맞을 행성에 열불이 터져서 행성 파괴 계획 같은 거 세울 지도 모르겠다...
트포원 디오라디 메가옵티메가
그리고 자기가 막 사고치고 돌아다녀도 평소같았으면 일단 도와주고 난 다음에 하여튼 한 번만 더 그러면 내 손에 죽어 라고 하든가 반대로 이게 맞고싶어서 환장했나 하다가고 설득에 못 이겨서 툴툴거리면서 알겠어 도와줄게! 했을텐데 그날 아침부터는 전혀 달라졌음 아무런 불평 없이 능숙하게 뒤를 봐주고 사고 치고 돌아와도 다친 데는 없냐고 물어보고 직접 다친 곳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난 후에는 다행이네. 하면서 웃기만 해...처음에는 디도 내 생각에 흥미를 가진 건가 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색은 없어보였음 그냥 오라이온이 무슨 얘기를 하든 내용은 하나도 안 듣고 그 목소리와 말을 자아내는 얼굴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이 변화가 제법 노골적이어서 같은 채굴조/구역의 메크들도 대부분 디씩스틴이 최근에 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을 하고 다녔겠지 그렇지만 어쩐지 직접 물어볼 용기는 안 나서(디가 나쁜 애도 아니고 오히려 상냥한 편이고 지금이라고 딱히 그런 태도가 변한 것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오라이온한테 물어봤겠지 프라울과 썬스트리커와 아이언하이드가 너네 싸웠냐? 물어봤고 재즈와 알씨와 사이드스와이프는 반대로 너네 드디어 사귀냐? 같은 질문을 했겠지 답은 둘 다 아니라는 거기는 했는데 하다하다 엘리타까지 디씩스틴한테 무슨 일 있었냐고 자기한테 귓속말로 물어봤을 때는 드디어 걱정에 불이 붙었을 거임 부정적인 방향성의 변화도 아닌데 이상하게 불안한 거 있잖아
매일같이 친구의 급작스러운 태도랄까 분위기랄까 그런 변화가 왜 일어난 건지 고민하느라 오라이온이 사고를 치는 빈도가 줄었음 이러다보니까 이번에는 디가 밤에 리차징도 안 하고 옥상 구석에서 고민하던 오라이온에게 찾아왔음 팩스 요즘에 고민이 많은 것 같은데...하면서 어깨에 손을 얹는데 오라이온은 그 순간 원래도 힘이 세고 남들보다 체격도 커서 오히려 행동은 섬세하게 조절하던 디의 손길이 최근에는 더욱 부드러워졌다는 사실을 알았겠지 마치 쥐면 부러지는 물건을 대하는 것 마냥...시선은 늘 무슨 일을 하고 있든(심지어 오라이온을 보고 있을 때도)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그리고 보고 있는 것처럼 아득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음 오라이온의 표정이 절로 우울과 혼란과 걱정으로 물들었지
근데 그 표정 보자마자 디가 순식간에 무릎 꿇고 오라이온이랑 시선 맞추면서 왜 그러는데. 하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을 거임 속삭임인데도 목소리가 너무 무게감 있고 저릿거리는 감각을 유발할 정도였겠지 오라이온은 당황해하면서도 드디어 디의 옵틱이 저 너머의 다른게 아니라 자기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일시적으로 안도했다가 그 옵틱에 희미하게 붉은 빛이 도는 걸 보고 또 희미하고 불확실한 공포에 사로잡혔을 거임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직감으로 아는 거지 디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고 이 변화의 원인도 좋은게 아닐 것 같다는...
왜 그런 표정을 하고 그래. 라고 말하는 디의 얼굴은 다소 절박하면서도 슬퍼보였음 오라이온은 솔직하게 네가 요즘에 조금...변한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게 막 나쁘게 변했다는 건 아니지만...모르겠어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에 네가 어딘가를 볼 때마다 여기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가 않아. 어딘가로 사라져버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라고 대답하는데 갑자기 디가 웃음을 터뜨리는 거임 그런데 이건 기뻐서나 웃겨서 하다못해 어이없어서 나오는 웃음도 아니었음 오라이온은 디가 언제 어떻게 웃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으니 이번에도 알 수 있었음 이건 슬프면서 화가 나서 웃는 거야...어떻게?
디는 일그러진 웃음을 한동안 뱉어내다가 겨우 다시 안광이 돌아온 옵틱을 오라이온의 얼굴에 고정시키고 제 얼굴을 오라이온에게 가까이 들이대면서 이마를 이마에 맞대고 대답했겠지 난 네가 어딘가로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매일 죽을 것 같은데...
당연히 디는 아무래도 회귀한 메가트론이 맞다...그것도 수천 년 동안 내전하다가 쿠인테슨 때문에 일시 휴전>이러고도 일이 잘 안 풀렸는데 갑자기 유니크론이 나타난 탓에 사이버트론이 멸절 직전까지 갔다가 옵티머스 프라임이 유니크론과 동귀어진해서 남은 사이버트로니안들이라도 살린 세계선에서 수백만 년 동안 후회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다른 메크들은 수백만 년만에 드디어 프라임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만큼 행성이 회복됐다고 하는 와중에도 모든게 뼈저리게 무의미했음에 짓눌리고 있던 상태의 메가트론임 유니크론과 동귀어진 할 때 옵티머스는 절대 안된다는 메가트론을 저 아래로 떨어뜨린 다음에 메가트론의 눈앞에서 말그대로 산산조각나버렸거든 메가트론은 자신이 저질렀던 일에 대한 후회 이상으로 옵티머스 프라임, 그러니까 오라이온을 잃었다는 후회가 너무 참담해서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였겠지 이것봐 팩스 이조차 무의미했어 난 언제나 내 배신감이 가장 중요한 글러먹은 놈이어서 나를 남은 사이버트로니안들의 보호에 헌신하게 하려던 네 희생이 무색하게 오직 너에 대한 후회만 하고 있다고 여전히 반성이라고는 없는 것 같아 너에 대한 후회가 너무 커서...
그래도 저질렀던 일들에 대한 반성이 없는 건 아니었고 오라이온이 자기를 추락시킨 마지막 이유는 후회와 함께 가슴에 박혔기에 수백만 년 동안 속죄하고 사이버트론을 재건하는데도 헌신했겠지만...누가 봐도 잘못 건드리면 먼지처럼 스러져버릴 만큼 아슬아슬했겠지 그런데 그 상황에서 진짜 하루아침에 회귀해버린 거임 운명적이었던 그 아이아콘5000이 개최되기 3사이클 정도 전의 한도끝도 없이 평화...그러니까 모든 추악한 진실의 존재도 모르고 멍청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시기로
수백만 년 동안 후회만 하면서 산 탓에 어지간한 모든 일에 무감각해져버린데다가 살아있는 오라이온에 대한 애정이 수백만 년의 미련과 결합된 탓에 이제 감히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만큼의 사랑을 품은 상태인 것도 있지만 메가트론으로 살아온 시절이 압도적으로 길어서 공포스럽고 위험한 존재가 된 것도 사실임 일단 디가 저러고 있는 와중에도 계획은 차근차근 세워서 진행 중이었을 것 같음 지상에 나가서 하이가드 잔당과 접촉하고 사운드웨이브에게 마음을 읽게 만든 다음에 그들이 알파 트라이온을 위시하여 아이아콘으로 쳐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인데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게 알파 트라이온의 생존이었겠지 프라임에 대한 존경심이나 신앙심 그런 건 조금도 없었지만 중요한 건 오라이온이 프라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거였음 그건 희생의 가능성을 너무 높이잖아 내가 다 알아 수천 년 동안 봐왔고 수백만 년 동안 곱씹어왔어 넌 프라임일 때 조금도 행복하지 못했어 물론 거기에는 내 탓도 있었지만...이번에는 널 배신하지 않을 거야 애초에 배신할 일이 생기지도 않게 해버리자고...
근데 오라이온이 걱정하면서 잊을 수도 없는 그날과 같은 표정...그러니까 센티넬을 죽이려던 자기를 저지하려다가 캐논에 맞았을 때와 같은 표정을 지어버린 탓에 수백만 년 동안 갈린 마음이 갑자기 요동쳐서 살짝 급발진한 거였겠지 울어야 할 상황에 우는게 아니라 웃었던 건 디셉티콘을 이끌던 시절에 약한 모습을 감추려고 울고 싶은 상황마다 감정을 억누르고 분노와 헛웃음으로 억눌렀다가 울어야 할 상황에 비뚤어진 폭소를 쏟아내게 된 탓이고...
하여튼 회귀한 디는 팩스 난 너의 기대와 달리 그리고 너와 달리 애초에 나 자신만 중요한 놈이었어 애초에 내가 센티넬에 분노한 이유도 결국 사적인 배신감이었고 수천년 간 내전을 벌였던 이유도 너에 대한 사적인 감정 때문이었다고 그러니까 이번에는 그걸 인정하고 널 구하는데만 집중하겠어+어리고 살아있는 오라이온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사랑스러움+그외의 모든 감정이 전자에 지는 바람에 과도하게 메마르고 초연해보임...상태였겠지 옥상에서의 저 일은 너 맨날 내가 눈을 떼면 어디로 사라진 건지 말도 안 해주고 그러니까 불안해서. 같은 오라이온도 안 믿은 거짓말로 넘겼을테지만 그날 이후로 오라이온에 대한 애정 표현만은 아주 확실해졌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냐면 오라이온이 내가 그렇게 좋아? 라고 무거운 분위기(둘이 느끼기에만 무겁고 남들이 보기에는 좋을 때다~ 싶은 괴리감이 있음)에서 물어봤더니 한도 끝도 없이 너에게라면 내 스파크를 바칠 수 있을 만큼. 이라고 다른 메크들 다 있는 와중에 당당하고 덤덤하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다들 어머어머 대박이다 이러고 있는데 오라이온만 더 불안함 진짜로 어쩌면 이 디는 내가 알던 디가 아닐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거의 확신이 되어가고 있어서
회귀는 했는데 멀쩡하지 못한 상태인 것도 맞아서...대의에 쏟을 만큼의 열정까지 죄다 사적인 부분에 투자하는 메가트론임 알파 트라이온이 작전 도중에 전사하거나 아니면 알파 트라이온이 살아있는데도 프라이머스가 다시 오라이온을 선택해서 매트릭스를 준다면 이 메가트론은 드디어 다시 터져서 자기희생 따위에 그런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젠장맞을 행성에 열불이 터져서 행성 파괴 계획 같은 거 세울 지도 모르겠다...
트포원 디오라디 메가옵티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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