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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01:35
베놈에디로
베놈은 어느 순간부터 에디를 보면 좀 불안한 마음이 있었음
주변에 사건사고가 터지면 대환장쑈를 하지만 평화로운 때 이따금 분위기 가라앉아서 창밖 보고 있는 모습 같은 걸 보면 ㅇㅇ
에디는 자기가 가질 수도 있었던 평범한 삶을 그리워했고 그 삶을 뺏은 건 다름 아닌 자신이지
잘 맞는 숙주이자 이래저래 깊은 정을 주게 된 에디와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에디가 자신이 있음으로 불행해진다면 베놈은 그것도 바라지 않았음
이 고민이 마틴 가족을 만나면서 최고점을 찍었고 베놈은 스스로 떠남으로써 에디를 지키고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기로 했음
자기 의지로 죽음을 선택한 베놈은 산성액을 맞고 거의 다 녹았지만 본능적으로 폐허를 지나가던 바퀴벌레에 달라붙어 생존하게 됨
그리고 질긴 생명력으로 끈질기게 살아남아 둘의 마지막 행선지였던 뉴욕으로 향했음
그렇게 도착한 자유의 여신상 앞에 무작정 죽치고 있다보니 운 좋게도 며칠만에 에디를 만날 수 있었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에디는 그새 살이 내려 마른데다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서 수척해보임
어떻게 지낸 거냐 말을 걸고 싶었지만 베놈은 에디의 삶에서 사라지기로 했기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그늘 속에 숨어 에디를 지켜보기만 했음
에디는 담담한 얼굴로 서서 자유의 여신상을 한참 바라보다 떠났는데 베놈이 뒤를 밟아보니 멀쩡히 집도 구하고 일도 다시 시작해서 일상을 꾸리고 있겠지
얼굴이 안 좋아보여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하는 베놈임
그치만 이대로 떠나기는 아쉬워서 계속 에디 주변에 머물며 한동안 에디를 지켜봄
에디는 종종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표정으로 서있곤 했음
브로드웨이에 가서 뮤지컬도 한 번씩 봤고 식료품점에 가면 초콜릿 매대 앞을 떠나지 못하다가 한 개씩 사들고 와서는 유통기한이 다 될 때까지 뜯지도 않고 갖고만 있다 그대로 버리기도 함
베놈은 누가 봐도 자신을 추모하고 추억하고 있는 에디를 보고 기분이 약간 좋아졌지만 그게 베놈의 결정에 영향을 주진 않았음
그런데 그 결심을 깨게 된 건 여느 때처럼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서 한참 서있던 에디가 갑자기 난간을 타넘더니 망설임 없이 그대로 물에 빠져버렸기 때문이었음
처음엔 수영하나 싶었는데 헤엄치기는커녕 발버둥도 없이 조용히 수면 아래로 잠겨서 공기방울만 올라오니까 베놈 안절부절 못하다가 몇십초 지났을 때 결국 물 속으로 뛰어듬
바로 바퀴벌레 버리고 탁한 물 속에 가라앉은 에디 찾아 달라붙어서는 억지로 물밖에 끌어올렸음
타의로 땅에 올라온 에디가 콜록거리다 놀라서 베놈? 살아 있었어? 하고 물으면 그랬지, 넌 죽으려고 한 것 같고 하고 화나서 낮은 목소리로 그르렁대겠지
아직 상황을 못 따라간 에디는 얼떨떨하게 베놈 바라보고 있고
베놈이 이 갈면서 내 말이 맞아? 자살하려고 한 거야? 하고 따짐
에디는 별말 못하다가 맥없이 고개 떨어뜨렸음
네 뜻대로 살라고 보낸 거야.
미안해.
그런데 이런 선택을 해?
미안해...
결국 눈물 터진 에디가 베놈을 끌어안고 줄줄 울면서 미안하다고 계속계속 사과함
에디에게서 느껴지는 놀람, 슬픔, 분노, 기쁨, 원망 여러 감정 중에 가장 큰 안도감을 엿본 베놈도 화 그만 내고 에디를 마주안고 쓰다듬어줌
그뒤로 베놈은 에디 혼자 두면 또 죽으려고 들까봐 숙주 옮겨타는 일도 거의 없고 항상 에디랑 붙어있겠지
평범하게 살라고 떠나줬더니 더 우울해하는 에디 때문에 늘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답답한 베놈 보고싶음
베놈은 어느 순간부터 에디를 보면 좀 불안한 마음이 있었음
주변에 사건사고가 터지면 대환장쑈를 하지만 평화로운 때 이따금 분위기 가라앉아서 창밖 보고 있는 모습 같은 걸 보면 ㅇㅇ
에디는 자기가 가질 수도 있었던 평범한 삶을 그리워했고 그 삶을 뺏은 건 다름 아닌 자신이지
잘 맞는 숙주이자 이래저래 깊은 정을 주게 된 에디와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에디가 자신이 있음으로 불행해진다면 베놈은 그것도 바라지 않았음
이 고민이 마틴 가족을 만나면서 최고점을 찍었고 베놈은 스스로 떠남으로써 에디를 지키고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기로 했음
자기 의지로 죽음을 선택한 베놈은 산성액을 맞고 거의 다 녹았지만 본능적으로 폐허를 지나가던 바퀴벌레에 달라붙어 생존하게 됨
그리고 질긴 생명력으로 끈질기게 살아남아 둘의 마지막 행선지였던 뉴욕으로 향했음
그렇게 도착한 자유의 여신상 앞에 무작정 죽치고 있다보니 운 좋게도 며칠만에 에디를 만날 수 있었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에디는 그새 살이 내려 마른데다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서 수척해보임
어떻게 지낸 거냐 말을 걸고 싶었지만 베놈은 에디의 삶에서 사라지기로 했기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그늘 속에 숨어 에디를 지켜보기만 했음
에디는 담담한 얼굴로 서서 자유의 여신상을 한참 바라보다 떠났는데 베놈이 뒤를 밟아보니 멀쩡히 집도 구하고 일도 다시 시작해서 일상을 꾸리고 있겠지
얼굴이 안 좋아보여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하는 베놈임
그치만 이대로 떠나기는 아쉬워서 계속 에디 주변에 머물며 한동안 에디를 지켜봄
에디는 종종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표정으로 서있곤 했음
브로드웨이에 가서 뮤지컬도 한 번씩 봤고 식료품점에 가면 초콜릿 매대 앞을 떠나지 못하다가 한 개씩 사들고 와서는 유통기한이 다 될 때까지 뜯지도 않고 갖고만 있다 그대로 버리기도 함
베놈은 누가 봐도 자신을 추모하고 추억하고 있는 에디를 보고 기분이 약간 좋아졌지만 그게 베놈의 결정에 영향을 주진 않았음
그런데 그 결심을 깨게 된 건 여느 때처럼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서 한참 서있던 에디가 갑자기 난간을 타넘더니 망설임 없이 그대로 물에 빠져버렸기 때문이었음
처음엔 수영하나 싶었는데 헤엄치기는커녕 발버둥도 없이 조용히 수면 아래로 잠겨서 공기방울만 올라오니까 베놈 안절부절 못하다가 몇십초 지났을 때 결국 물 속으로 뛰어듬
바로 바퀴벌레 버리고 탁한 물 속에 가라앉은 에디 찾아 달라붙어서는 억지로 물밖에 끌어올렸음
타의로 땅에 올라온 에디가 콜록거리다 놀라서 베놈? 살아 있었어? 하고 물으면 그랬지, 넌 죽으려고 한 것 같고 하고 화나서 낮은 목소리로 그르렁대겠지
아직 상황을 못 따라간 에디는 얼떨떨하게 베놈 바라보고 있고
베놈이 이 갈면서 내 말이 맞아? 자살하려고 한 거야? 하고 따짐
에디는 별말 못하다가 맥없이 고개 떨어뜨렸음
네 뜻대로 살라고 보낸 거야.
미안해.
그런데 이런 선택을 해?
미안해...
결국 눈물 터진 에디가 베놈을 끌어안고 줄줄 울면서 미안하다고 계속계속 사과함
에디에게서 느껴지는 놀람, 슬픔, 분노, 기쁨, 원망 여러 감정 중에 가장 큰 안도감을 엿본 베놈도 화 그만 내고 에디를 마주안고 쓰다듬어줌
그뒤로 베놈은 에디 혼자 두면 또 죽으려고 들까봐 숙주 옮겨타는 일도 거의 없고 항상 에디랑 붙어있겠지
평범하게 살라고 떠나줬더니 더 우울해하는 에디 때문에 늘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답답한 베놈 보고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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