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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2 00:54
내용 수정하려다 버튼 잘못 눌러서.... 그김에 내용 바꾸고 다시 ㅈㅇㅁㅇ
"자 선배."
"뭔데?"
"오늘.. 빼빼로 데이라고..."
"너 이거 다 상술이야. 안그래도 얼마 안 들어 있는 과자인데 거기다 리본 쪼가리 하나 더 붙여서 몇 배나 비싸게 받고 경영학과라는 애가 이런 상술에 넘어가서 돈이 아주 남아나..."
"아 쫌! 그냥 얌전히 받아주면 어디가 덧나나?"
"뭐?"
"무슨 사람이 버석버석 낭만이 없어 낭만이"
"...."
페리 그렇게 밀어내던 선배가 못 이긴척 자기 마음 받아준 후부터 무슨 무슨 날이라고 하면 들떠서 바비랑 약속 잡겠지. 마음 같아서는 온 세상 기념일 다 챙기고 분위기 잡고 싶은데 쉽게 협조 안해줄 뿐더러 분위기 와장창 깨는 말만 하는 선배가 야속함. 나는 아주 조그마한 핑계 대고서라도 시도때도 없이 얼굴 보고싶은데 맨날 바쁘대. 아니 내가 무슨 빼빼로를 만들어 달라고 했어 사달라고 했어 기껏 준비했더니 받아주는 것도 어렵냐고. 꿍얼꿍얼 거리면서 입만 불퉁하게 나왔는데 그런 페리 반응에 자기도 모르게 말부터 나가 놓고 아차 하는듯한 바비임. 페리 씩씩대면서 바비 얼굴 안보고(얼굴 보면 기분 풀릴 것 같아서) 괜히 운전대 잡고 앞만 바라보는데 와그작 소리 들려서 옆자리 보니까 바비가 자기가 준 빼빼로 두개씩 막 먹고 있음.
"어.. 그거..."
"뭐 맛은 있네."
"거기 적혀 있는건 봤어?"
"어? 뭐가 적혀 있었어?"
"아니 선배 너는 선물을 뭐 살펴보지도 않고 냅다 먹기부터 하는데? 내가 얼마나 개고생을 해서 만든... 됐다."
"이거 니가 만든..거야?"
페리 바비 준다고 며칠전부터 유1투브에서 빼빼로 만드는 영상 여러개 보면서 개비싼 초콜렛 녹여가지고 빼빼로 만들고 식용펜으로 그 위에 삐뚤삐뚤 한땀 한땀 장인 정신 발휘해서 글씨까지 썼음. P♡B나 I love you 이런거 ㅋㅋㅋㅋㅋ 이런짓까지 하는 자기가 존나 쑥스럽고 낯간지럽긴 한데 또 바비가 이거 보고 조금이라도 웃어주는 상상하니까 웃음 실실 나와서 힘든줄도 모르고 포장했겠지. 근데 바비가 그거 보지도 않고 먹어버려서 또 눈물날 것 같음. 내가 이 존나 큰 손으로 저기에 글씨 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줄 아냐고 개힘들게 만든건데 사람 맘도 모르고... 바비는 페리 기분 풀어주려고 칭찬하려고 먹은건데 페리가 또 울컥하니까 식은땀 흘리면서 눈치만 볼듯. 페리 앞만 보고 안 울려고 ㅋㅋㅋㅋ 숨 고르다가 "아니 근데!" 하고 화내듯이 바비 쪽으로 고개 돌리는데
"미안 급했어 내가"
"뭐?"
"친구 아닌... 사람한텐 처음 받는건데 얼른 먹고 싶었단 말이야."
"...."
"앞으론 글씨 잘 보고 먹을게."
페리 그 말 듣고 다시 앞으로 고개 돌리는데 "선배 안그래 보이는데 성격 엄청 급한거 알아?" 하고는 "다음이 어딨어 다음이 이거 만드느라 몇 시간이나 걸렸는데 이걸 또 만들란거야?" 이러고 입으로는 엄청 투덜거리면서도 귀까지 다 빨개져 있을듯. 바비 애인이라고도 못하고 친구 아닌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것만으로도 바비가 얼마나 표현하려고 노력한건지 아니까 페리 기분 금새 풀릴 것 같음. 근데 자존심이 있지 바로 기분 좋아졌다는 티는 못내고 바비한테 삐진듯 얼굴 굳히고는 자기가 준 빼빼로 다시 가져가려고 하는데 바비 절대 안 뺏기려고 온몸으로 사수하면서 고개 젓는거 보고 페리 이제는 광대까지 솟아올라갈듯. 그렇게 남은건 더이상 안먹고 바라만 보겠다는(?) 약속 받아내고 둘 다 하루종일 약간 들뜬 분위기에서 데이트 했겠지. 그러고는 서로 집으로 갔는데 한 한시간 정도 있다가 바비 집에 누가 문을 두드리는거. 바비 과제하고 있다가 깜짝 놀라서 나가보니까 페리임. '뭐 두고 갔나?' 하고 문 열어주는데 페리 어색하게 쭈뼛대면서 들어오더니 뭘 내밀듯.
"이거..."
"이게 뭔데?"
"앞으로 글씨 잘 보겠다며"
페리가 건네주는거 보니까 빼빼로인데 빼빼로 위에 아까처럼 얼기설기 뭐라고 적은 빼빼로겠지. 페리 괜히 이거 준다는 핑계로 바비 얼굴 본다고 바비 집 찾아온거일듯. 이거 주려고 지금 이 시간에... 바비 받아들면서 괜히 "뭐야 이거 무슨 글씬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이러는데 페리가 멋쩍게 "이건 좀 급하게 만들어서... 아깐 진짜 예뻤다고 선배가 냅다 입에 넣기전까진." 이러고 또 툴툴댈듯 둘이 그렇게 약간 어색하게 서 있는데 페리가 무슨 생각인지 씩 웃더니 "무슨 글씬지 몰라도 아까보다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지." 하고는 자기 입에 빼빼로 하나 입술에 치덕치덕 바르더니 바비한테 돌진하듯 다가와서 키스하겠지. '뭐야?' 하던 바비 버거운듯 페리 키스 받아내면서 입술에 묻은 초콜렛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핥아댈듯. 그리고 마음 속으로 '입에 들어간건 별로 없지만 뭐 맛은 더 있네.' 했을 것 같다.
페리한테는 절대 직접 못할 말 혀 안에 숨겨내고 괜히 페리 목에 감은 손만 간지러운듯 쥐었다 피는 바비와 자기가 예상한대로 흘러간게 없는 엉망진창 빼빼로 데이지만 그래서 더 완벽하다고 생각할 페리.
슼탘 학식 페리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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