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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8 01:55
루스터는 여태까지 연애는 그럭저럭 잘 했을것 같음. 유년시절에 가까운 사람들을 차례로 잃었던거? 그게 뭐. 여태까지 루스터가 만난 사람들은 루스터의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음. 그러니까 너무 소중해서 이 사람을 또 잃을까봐 두려운 적이 없었다는거지. 그렇게까지 소중하지 않으니까 집착 같은 것도 안 하고 적당한 관심을 주고 적당히 사랑을 하고 적당히 풀어주면서 연애 했을것 같음. 그래서 의외로 루스터가 차인 적은 별로 없겠지. 겉으로 보면 연애 잘 하고 문제 없어 보였으니까. 



그런데 그러다가 행맨을 만나게 됨. 루스터 인생 통째로 흔들어버린 행맨이 나타난거야. 흔들어버린 수준이 아니지 사실 루스터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지. 죽을 뻔 했던 루스터를 구해준게 행맨이니까. 하지만 정작 행맨은 그냥 수많은 미션 중 하나일 뿐이었고....격추기록 하나 더 생긴거? 그리고 뭐..,느려터진 수탉이줄 알았는데 할 땐 한다는거? 그정도의 감상밖에 없었겠지 행맨에게 루스터는 그냥 수많은 미션 중에 만난것 뿐이고, 물론 그 전부터 알고 있긴 했지만, 루스터의 목숨을 구해준걸 뭐 대단하게 생각하거나 그걸로 루스터에게 뭘 뜯어내려거나 하는 생각은 없었음. 물론 자랑은 많이 했지, 공평하게 모두에게. 촤하하 세이비어가 오셨다 뭐 이정도인데 그정도야 뭐 루스터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음. 그리고 그게 문제가 아니겠지



행맨은 루스터의 고백을 이해하지 못 할 것 같다 왜냐하면 행맨은 늘 누군가를 구하는 입장이었지 구해짐을 당한 적이 없거든ㅋㅋㅋㅋㅋ레이디스 앤 젠틀맨 하는 순간 머리속에서 딩 하고 종소리 울리는 경험? 못 해봤음 행맨은 구해진적이 없음ㅋㅋㅋ야 너 이거 흔들다리 효과야 이러면서 루스터 밀어내는데 행맨은 루스터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음 뭐야 수탉 왜저래; 어디 아픈가? 머리 부딪혔나? 이럴거 같음
루스터의 끈질긴 구애 끝에 사귀게 되도, 그건 행맨이 루스터에게 감겨서 그런거지 미션에서 있었던 일로 인한 감정은 아님. 

근데 루스터는 행맨이랑 다름 머리속에서 종소리가 울렸고 일단 쟤를 안 잡으면 내 인생 좆될거 같고 큰일날것 같아서 일단 붙잡고 매달려서 사귀게 됐어. 근데 행맨은 루스터랑 달리 루스터에게 천천히 빠진거였거든 그래서 루스터처럼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거나 그러지 않을것 같다. 그냥 이전 연인들과 마찬가지로 이 사람이 천천히 좋아진거지 첫눈에 반했다든가 머리속에서 종소리가 울렸다든가 하는 경험 없을것 같음. 행맨은 루스터랑 달리 건강한 연애 잘 했을거 같고...그래서 루스터가 조급증 환자마냥 구는게 좀 이해가 안 갔겟지. 얘 진짜 톰캣 콕핏 안에서 머리 씨게 박은거 아님? 안 그렇고서야 느려터진 수탉새끼가 이럴리가 없잖아? 맨날 안달나서 자기만 보면 꼬리 프로펠러 돌아가는 댕댕이마냥 구는게  좀 신기하기도 하고 그럴거 같다. 


반면 루스터는 여태까지 자기가 이전 애인들이랑 사귈 때 어땠는지, 어떻게 사귀었는지 다 까먹어버림. 이젠 연애마저도 못 하는 루스터가 되버림ㅋㅋㅋ행맨 따라 비질란테로까지 전출도 왔으면서 점심 때  밥 같이 먹자는 소리도 잘 못 해가지고 "행이, 밥...점심..." 이러는거지 그럼 행맨이 알아서 눈치껏 "점심 같이 먹자고? 알았어" 이러고 대답해줌 자기가 듣기로도 루스터는 연애 쉰 적도 없고 연애가 길듯 짧든 존나 선수였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자기랑 사귀는 루스터는 어쩐지 나사가 좀 빠진거 같음. 애가 남자는 처음이라 그런가?(아님) 하는데 행맨의 대찬 오해였고ㅋㅋㅋ

냅다 행맨이 있는 비질란테로 전출온 것도 행맨의 동의나 행맨에게 언질도 없이 온거였음. 롱디 하다가 자기가 죽을것 같아서ㅋㅋㅋ안 그래도 죽겠는데 롱디까지 하려니까 진짜 죽을거 같은거지 근데 그렇게 결단력 있는 놈이 행맨 앞에만 오면 입술이 폰 진동모드라도 한 것마냥 덜덜덜 떨리고ㅋㅋㅋ미취학 아동도 쟤보단 연애 잘 할것 같은데 싶은거지. 그렇다고 "야 너 연애 잘 한다던데 소문 다 거짓말이네ㅋ" 이럴수도 없잖음 그러니까 행맨은 그냥 루스터가 좀...자기 앞에서만 바보가 되고 그런가보다 생각함. 이유는 깊이 생각 안 해봤겠지. 루스터가 그럴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니까.




자낮삽질 하는 행맨이랑 본의아니게 다정시발탑 루스터 당연히  대존맛인데 반대로 좀 의외로 무심한 행맨이 보고싶었는데....근데 마냥 무심한건 아니고, 루스터가 자신의 과거 애기를 안 하니까 아예 유추나 상상조차 하지 못 하는거에 가까움. 루스터는 그동안 기계적인 연애는 잘 해왔을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옆자리가 비는게 싫어서, 계속 누군가를 채워넣어야 하니까 연애를 잘 하게 된거지. 세심하고 다정한 부분은 구스에게 물려받아서 내재되어 있는데, 그걸 쓰는 방법이나 상대가 다...올바르지 않았다고 해야되나? 누가 됐든 빈자리를 채워넣는게 루스터에게는 중요했고, 그 자리가 비지 않는게 중요했기 때문에 그냥 기계적인 연애만 계속 반복해왔던거지. 그리고 그 기계적인 반복이 연애스킬을 본의아니게 더 갈고 닦게 만들었던거고. 무심하려면 얼마든지 무심해질 수 있고, 다정하려면 얼마든지 다정해질 수 있는 루스터인데, 문제는 그게 행맨에게는 적용이 안 되는거지.

그래서 행맨은 연애 초기에 루스터 연애 드럽게 못 한다 생각했음. 애가 좀 어딘가 나사가 빠진것 같고, 눈치가 있는것 같으면서도 없는거 같고....여태까지 연애는 어떻게 해왔대? 전여친들 다 보살이었나? 이렇게 생각하면서 에휴 그래 내가 참아야지; 할 것 같은데 행맨은 루스터가 왜 그러는지는 자세히 모르고 있다가...점점 루스터에게 깊게 감기게 되고 루스터가 행맨에게 은연중에 흘리는 단어들 차곡차곡 모아놓고 마일리지마냥 적립해놨다가 어느날 은연중에 깨닫게 됨. 얘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그래서 잃기가 두려워서, 그런데 옆에 안 두면 죽을것 같아서 이런다는걸.

그리고 행맨이 루스터의 불안을 잠식시켜주고자 프로포즈 하면 좋겠네. 근데 루스터 약간 거의 통곡하면서ㅋㅋㅋㅋ 넌 왜 이러것도 빠르냐고, 이번주 주말에 나 반지 받으러 백화점 가는데 왜 이렇게 넌 뭐가 빠르냐고, 언제부터 준비한거냐면서 질질 울겠지 그와중에 행맨이 놀라서 입 벌리고 있으니까 행맨이 반지 안 끼워줄까봐 셀프로 껴버림ㅋㅋㅋㅋ 그래서 둘이 졸지에 반지 두개씩 끼고 다니게 됨 행맨은 해사 반지까지 도합 세개ㅋㅋㅋㅋㅋㅋ



루행


루스터행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