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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7 18:13
ㅂㄱㅅㄷ https://hygall.com/610480988
사웨의 보고서 https://hygall.com/610545184
어나더 https://hygall.com/610568252
사운드웨이브는 꽤 오랫동안 프라임의 집무실을 포함한 중요한 시설 몇가지를 감청하고 있었지만, 사실 프라임의 집무실이 감청당하고 있다는건 재즈도 알고있었어. 하지만 재즈와 다른 스페셜 오퍼레이션 팀의 실력으로도 완벽하게 차단은 불가능했음. 그도 그럴게, 대부분이 코그를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전직 광부들이었으니까. 그래도 꽤 뛰어난 실력의 멤버인데도 불구하고 사운드웨이브가 감청하는 곳마다 중요한 정보만 어느정도 필터링하는게 다였음.
굳이 말하진 않았지만 이걸 옵티머스도 이걸 알고는 있겠지 싶었는데, 프라임 집무실에서 생활하다시피 하면서도 당연히 오토봇들이 과하게 사생활을 침해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하는지 별 말이 없었지. 옵티머스는 애당초 거짓말에는 서툰 편이었고 그런걸 좋아하지도 않으므로, 밖에서 하는 말과 안에서 하는 말이 같아 누가 알아서 문제가 될 말은 아예 안하는 편이었고, 얼마 안가 곧 시스템을 업데이트 하고 나면 세세한 데이터를 들춰봐야 할 일은 없어질테니 그닥 큰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했음. 그리고 애당초 데이터에 남겨놔야 할 말은 옵티머스가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서 재즈는 바로바로 데이터를 삭제하는 편이었음.
재즈는 그날도 중요한 정보 몇가지만 빼놓고 보안 시스템에 쌓인 데이터를 제거하는 작업을 했고, 하운드는 반대쪽에서 데이터를 삭제하는 간단한 일은 도와주겠다며 프라임 집무실의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었지. 보통 프라임 집무실에선 그 엄숙한 이름과는 다르게 프라울과 옵티머스가 하루종일 데이터패드의 산에 쌓여 지친 얼굴로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나 프라울이 옵티머스에게 잔소리 하는 모습밖에 없었으니까. 물론 친구가 아닌 다른 외부메크에게 보이면 품위가 없다거나 감히 프라임 상대로 격의 없이 대한다거나 할 지도 모르겠지만 하운드는 같은 친구고 프라울과도 아는 사이이니 별 문제는 없겠다 싶었지.
"재즈, 잠깐 이리와봐."
하운드가 손짓으로 재즈를 부르곤 프라임 집무실의 데이터를 재생했음. 재즈는 별거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잘개 쪼갠 에너존 간식을 입에 넣고 듣기 시작했음.
[난 그냥 네가 다치는게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뿐이야.]
[...그게 네 방식의 '널 좋아해' 라는 뜻이야?]
[그래, 그런것 같아.]
[친구로서?]
[...모르겠어.]
재즈는 입에 넣었던 에너존 조각들이 튀어나올 뻔 했음. 언제? 밖에선 철저하게 상사 부관이였으면서? 기류는 커녕 서먹해보였는데? 같이 전술 짤때도 기싸움하는 것 같았는데? 기싸움이 아니라 사랑싸움이였던거야?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언제???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이제 확실히 알았다. 옵티머스와 프라울은 집무실이 감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알았다면 저런 대화를 집무실에서 하진 않았을테니까.
"사운드 웨이브도 들었을 것 같은데."
하운드가 찝찝한 표정으로 말했음. 재즈가 잠깐 계산을 해보더니 답했음. 곧 전체적 보안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시행하려 했지만, 집무실로 한정해서 보안을 더 높여야겠어.
"집무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사운드웨이브가 감청하지 못하게 해야겠어. 여태까진 문제가 없었지만 둘이 감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앞으론 모르니까. 사운드웨이브가 방법을 찾아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앞으로 걱정하고."
"둘이 저기서 인터페이싱 할테니까?"
"아니- 그,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재즈는 답하면서도 속이 복잡했음. 둘이? 그걸? 세상에서 인터페이스랑 제일 멀어보이는 둘이였는데 그 둘이?
"그런데 내 말은 지금까진 중요한 대화를 집무실에서 나눈적 없지만 앞으론 작전에 관한 대화를 나눌지도 모르잖아. 이젠 프라울이 전술 짜는 것도 도울 모양이고..."
"이건 바로 삭제하는게 좋겠네."
"당연하지."
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데이터를 파기했음. 이미 아는 사람이 꽤 되는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앞으로 모르게하는게 중요하지.
이 상황을 아는 다른 메크들이 이미 둘이 사귈거라고 확정을 지어버리는 동안 프라울과 옵티머스는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조용히 일하면서 보냈음. 가끔 새로운 전술 작전을 짜거나 복원된 전술서 데이터들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눴지. 그리고 그건 프라울에게 다행인 일이였음. 자기가 옵티머스에게 품는 감정이 뭔지 생각하면 그 뒤론 브레인모듈에 과부하가 걸릴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자기에게 그냥 빙그레 미소지어주는 옵티머스의 속은 더욱 모르겠고. 왜 늘 훤히 보이던 옵티머스의 감정이 왜 정작 가장 그의 감정을 알고 싶을땐 읽히지가 않는 걸까. 그 생각을 하면 몸의 시스템 전체에 과부하가 걸리고 머리의 브레인모듈이 뜨거워져서 쿨링시스템이 쉴새없이 돌아가는 것 같았지.
옵티머스는 프라울이 자길 한참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 결국 운을 떼었어.
"...하고 싶은 말 있어?"
프라울은 자기도 자각하지 못하는 새에 옵티머스의 얼굴만 빤히 바라보고 있던 이유를 재빨리 생각해냈어.
"디셉티콘쪽에서 물자 창고를 털어갔다는데, 에너존이나 전쟁물자가 아니라 비행에 관한 물건들을 가져갔다고 보고받았습니다. 휠잭의 발명품 몇가지도 가져갔다고 하고. 그런데 겨우 그걸 다시 찾아오자고 전면전을 벌이기엔 우리 상황이 적절하지 않지 않습니까?"
"응 그래서 휠잭의 발명품이 디셉티콘의 창고에서도 터지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아니, 그래서 프라임께선 디셉티콘 목적이 뭔지 알까 해서."
프라울은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가 잘 지어낸거 같다고 생각했음.
"언제 물어보나 했어, 안그래도 내가 자료를 찾아봤거든."
지어낸 말에 어째 대화가 풀려가는게 다행이긴 한데, 결국 이건 디셉티콘의 작전이 어떻게 우릴 망가트려놓을지에 대한 대화인데 옵티머스는 어딘가 신나보이기까지 했음.
"성간이동에 관한 자료야. 예전 프라임 시대때는 성간이동이 좀 있었던 모양인데, 센티넬이 집권하며 자료가 거의 사라졌잖아? 재즈가 그 자료를 복구했어. 그리고 디셉티콘이 가져간 물자들이 거의 성간이동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더라고. 내 생각엔 말이야, 디셉티콘들이 아이아콘을 포기하고 다른 행성을 노리는게 아닌가 싶어."
"멍청한 생각이네."
프라울은 회의적이였음. 굳이 에너존이 풍부한 사이버트론을 내버려두고? 다른 행성 정복보단 아직 내부가 혼란스럽고 쿠인테사와의 전쟁이 겨우 마무리되서 오토봇들이 제대로 정비가 안된 사이 아이아콘을 탈환하는게 더 확률이 높지 않나? 디셉티콘이 그런 멍청하고 비효율적인 사고를 할리가... 아니 애당초 전쟁이 비효율적인 일이니 또 모를 일인가?
"그렇게 칼같이 답하기 전에 내 생각을 물어주면 안될까?"
옵티머스가 약간 시무룩한 얼굴로 답하자 결국 프라울도 진지하게 답해줄 수 밖에 없었음.
"디셉티콘이 그렇게까지 군사력이 뛰어날지 잘 모르겠습니다. 디셉티콘도 이제 막 제대로 된 군사집단이 되어가는 중인데, 아이아콘 탈환이 아니라 다른 행성을 노릴 여력이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지상에도 에너존이 풍부하게 흐르는데 굳이요? 다른 행성엔 에너존이 이 정도로 풍부하진 않을텐데요. 그쪽엔 사운드웨이브랑 쇼크웨이브가 있으니 또 모르지만..."
"만약 내 생각이 맞으면 어떻게 할까 생각중인거야?"
프라울은 고개를 끄덕이고 잠시 계산을 해봤음. 아마 디셉티콘은 사이버트론만큼 무력이 뛰어나지 않고 지성체의 체구도 좀 더 작거나 약하고 기술도 뒤떨어지지만 물자는 풍부한 곳을 노릴지도 모르지, 같은 동족을 공격하는 것보단 더 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근데 그럴거면 차라리 휴전을 하는게 낫지 않나. 전쟁을 벌이는 놈들의 머리속은 비효율적이고 비논리적이라 이해하고 싶지가 않다. 다른 행성 문제가 되면 이제 사이버트론은 좀 편해지려나 하고 신경 꺼버리고 싶지만 그게 옵티머스가 바라는 답은 아니겠지. 그런데도 굳이 찾아가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하는건... 아, 메가트론이 더 멀리 타락하게 되기 전에 막고싶은거군.
"이미 결정을 내리고 물어보는거 같은데."
옵티머스의 의도를 깨닫자 프라울의 목소리가 차가워졌음. 그래도 옵티머스가 최대한 인내심 있는 표정으로 답했어.
"하지만 다른 행성의 지성체를 죽이게 둘순 없어. 게다가 그렇게 행동하게 내버려두면 사이버트로니안이 온 우주에 악랄한 종족으로 퍼지지 않겠어?"
"반대로 우리가 막으러가도 똑같이 이 행성 저 행성 다니며 전쟁만 일으키는 종족이 되는건 마찬가지야, 그리고 이 행성을 유지하는 프라임이 사이버트론에서 떠나면 남은 거주민은 어떻게 되겠어? 그걸 생각해."
"아니면 디셉티콘이 다른 행성에서 군사력을 더 키워와서 아이아콘을 확실하게 정복할 생각이면?"
"다른 행성 다니느라 군사력이 깎였으면 깎였지 더 커질 일이 있을까 싶은데... 디셉티콘이 타행성 메크를 받아들일것 같지도 않고. 조언자로서의 내 생각을 물었잖아. 확실해지기 전까진 우리도 경거망동해선 안돼. 우린 아이아콘을 수복하고 회복하고 쿠인테슨을 막는데도 벅차다는걸 기억해둬. 다른 문제까지 전부 감당하려고 하다간 이 행성만 다시 말려죽이는 짓이 돼. 네가 좋은 의도로 그런 마음을 먹은건 알아. 그런데 정의감과 선의가 전쟁을 끝내게 도와주진 않아."
옵티머스는 프라울의 이 한결같은 태도가 외려 편했어, 프라울은 자기가 프라임이건 뭐건 자기 생각을 곧이곧대로 말하는데 막힘이 없거든. 하지만 왜 다른 오토봇들이 그를 불편해하는지 이해할 수 밖에 없었지. 프라울은 적당히 돌려말하는 법을 모르니까.
"그럼 가만히 있자고?"
프라울은 옵티머스의 상처받은 듯한 눈동자를 한참 쳐다보곤 약간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어.
"아니 확실해지기 전까진 우리도 함부로 행동하진 말자는거야. 난 우선 디셉티콘이 우리가 쿠인테슨과의 전쟁이 마무리되고 오토봇들이 다시 재정비하는 동안 아이아콘을 탈환할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쪽이야. 그래도 우리도 항성간이동에 대해서 더 알아보는게 낫겠지, 만약을 대비해."
옵티머스는 이게 프라울식대로 고집을 꺾겠다는 표현이라는걸 눈치채고 씩 웃었지.
"고마워."
"뭐가?"
"나 생각해줘서 한 말이잖아."
"당연한 소리 하지마. 당연히 네 생각은 계속 하고 있지."
프라울은 경직했어. ...내가 방금 그걸 소리내서 입 밖으로 내뱉었나. 굳은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옵티머스의 표정을 살피니, 평소처럼 뭐든 다 안다는 여유로운 표정이나 짓고 있을 줄 알았더니 자기만큼이나 옵틱이 커져서 프라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음.
"...내 말은 그게 내 일이니까."
"그치, 네가 내 조언자니까."
"그렇지."
옵티머스의 웃는 표정이 어딘가 어색해보였지만, 프라울은 지금 자기도 그만큼이나 어색해 보일거라는 걸 자각 할 수 있었음.
결국 옵티머스는 재즈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갔음. 보안실에 갔는데 불이 다 꺼져있길래 불이 켜진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재즈의 뒤로 다가갔는데, 소음에 바로 반응한 재즈가 뒤돌아보는 바람에 가슴이 재즈의 바로 눈 앞까지 왔지. 옵티머스가 고개 숙여 모니터를 보는 바람에 재즈의 얼굴은 옵티머스의 가슴에 거의 눌리고 있었음.
"근데 여기서 뭐가 보여?"
"지금 당장은 가슴밖에 안보이는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일거 같은데, 어두워서 옵틱 나빠지는거 아니야?"
"매트릭스가 밝아서 옵틱이 시리긴 하네."
자기 가슴이 재즈 얼굴을 누르고 있다는걸 깨달은 옵티머스가 한발 물러서서야 재즈가 옵티머스의 가슴에 찌그러질뻔한 얼굴을 쓰다듬었음. 아무래도 옵티머스는 잠입임무는 못가겠네, 라고 생각하면서.
"근데 무슨 일로 왔어?"
한동안 우물쭈물하더니, 옵티머스는 힘겹게 말을 꺼냈어. 계속 말을 돌리긴 했지만 결국 요점은 동료인 누구를 좋아하는거 같고 그 메크도 어느정도 호감은 있는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였음. 보안실까지 고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찾아왔길래 긴장했더니만, 프라울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깨달은 재즈는 오히려 긴장이 탁 풀렸지.
"아 난 또... 너도 호감있고, 프ㄹ-...렌드도 너한테 호감있고, 됐네!"
재즈는 속으로 안심했지. 하운드랑 둘이 과연 인터페이스를 했을지 안했을지 내기했는데, 내가 이겼네. 역시 저 둘은 내가 안다니까.
"내가 그래도 되는걸지 모르겠어... 내 자신이 이기적에게 느껴져서."
무슨 뜻인지 바로 캐치한 재즈의 바이저 아래 옵틱이 가늘어졌지.
"왜? 니가 프라임이니까? 프라임이면 불행해야한다는 법이라도 있대? 내가 찾아본 바론 그런거 없거든."
옵티머스는 그래도 입을 꾹 다물고 고민에 빠졌지. 재즈는 한숨을 쉬고 팔자에 없던 연애상담까지 자기 할일목록에 추가했지. 앞으로도 자주하게 될거 같으니까.
"동료들끼리 감정이 생겨서 혼란스러울땐 말야... 차라리 인터페이스부터 먼저 하는건 어때?"
옵티머스가 동그랗게 뜬 옵틱을 깜빡였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러고나면 감정정리가 빨리 되거든. 그냥 몸이 끌렸던거든 진짜로 그게 스파크에 평생 새겨질거든."
보통은 전자지만 말이야, 너흰 후자같으니까 일단 사고부터 치고 봐라.
"근데 까놓고 이야기할게, 너 인터페이스 해본적 있어?"
없겠지. 옵티머스 프라임이 된 이후엔 누구랑 데이트 하는 장면을 못봤고, 코그리스들은 신체 트랜스폼이 안되서 인터페이스 자체가 힘드니까.
"있긴 해."
옵티머스의 대답에 재즈는 엔젝스를 뿜었음.
"언제?"
"내가 매트릭스 찾아다니던 시절에 말이야. 몰래 자료보관소에 침입하려다가 경비메크에게 붙잡힌적이 있어."
"뭐????"
"아니 놀라진마, 합의하에 했으니까. 날 봐주는 대신 하기로 한거니까. 자료보관소의 데이터를 보는 방법도 알려줬고, 감시자가 제일 없는 시간도 알려주고..."
코그리스와 코그드봇의 덩치차이와 신체 구조 차이를 생각해본다면 코그리스이던 오라이온이 코그드봇과 합의하에 했을리가 없는데 뻔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 재즈의 표정이 서늘해지자, 옵티머스가 약간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지.
"찾아내서 처벌한다거나 그러진 않을거지?"
"당연히 아니지, 그런짓 하면 나한테 니가 두 번 다신 속마음을 이야기하려고 안할거 아니야."
옵티머스가 재즈의 말에 맞아 네가 함부로 그럴 성격이 아니지, 라는 순진한 말을 하는 동안 재즈는 이걸 디셉티콘 쪽에 몰래 흘려서 디셉티콘들이 처리하게 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 그런 류의 족속은 메가트론이 더 싫어하니까. 그런데 처음에 한 경험이 그랬으면 가볍게 해보라고 하긴 좀 그렇고...
"그러면 말이야... 네 프라임은 불행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뒤틀린 책임감은 집어치우고 한결 편하게 다가가봐, 깨닫는데 시간이 걸릴 감정이라면 괜히 남이 서두르라고 했다가 망칠 수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한동안은 계속 연애상담을 해줘야하게 생겼군.
"네가 감정과 일을 분리 못할 성격도 아니고... 오히려 과해서 문제지. 난 괜찮을거라고 봐."
재즈의 답을 들은 옵티머스가 갑자기 쑥스러워졌는지 약간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말했음.
"미안해, 이런걸로 귀찮게 해서."
"두 번 다신 그런 소리 하지마."
재즈가 드물게 정색하며 답했음.
"나한테 네가 귀찮을 일은 없어."
너한테 빚진 목숨이 얼만데 당연한 일이지 이 정도는.
오히려 너한테서 생기있는 표정 보는게 오랜만이라 반가웠어. 넌 네가 프라임이 된 이후부턴 씁쓸한 미소말곤 짓지 않았으니까.
프라옵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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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https://hygall.com/610568252
사운드웨이브는 꽤 오랫동안 프라임의 집무실을 포함한 중요한 시설 몇가지를 감청하고 있었지만, 사실 프라임의 집무실이 감청당하고 있다는건 재즈도 알고있었어. 하지만 재즈와 다른 스페셜 오퍼레이션 팀의 실력으로도 완벽하게 차단은 불가능했음. 그도 그럴게, 대부분이 코그를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전직 광부들이었으니까. 그래도 꽤 뛰어난 실력의 멤버인데도 불구하고 사운드웨이브가 감청하는 곳마다 중요한 정보만 어느정도 필터링하는게 다였음.
굳이 말하진 않았지만 이걸 옵티머스도 이걸 알고는 있겠지 싶었는데, 프라임 집무실에서 생활하다시피 하면서도 당연히 오토봇들이 과하게 사생활을 침해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하는지 별 말이 없었지. 옵티머스는 애당초 거짓말에는 서툰 편이었고 그런걸 좋아하지도 않으므로, 밖에서 하는 말과 안에서 하는 말이 같아 누가 알아서 문제가 될 말은 아예 안하는 편이었고, 얼마 안가 곧 시스템을 업데이트 하고 나면 세세한 데이터를 들춰봐야 할 일은 없어질테니 그닥 큰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했음. 그리고 애당초 데이터에 남겨놔야 할 말은 옵티머스가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서 재즈는 바로바로 데이터를 삭제하는 편이었음.
재즈는 그날도 중요한 정보 몇가지만 빼놓고 보안 시스템에 쌓인 데이터를 제거하는 작업을 했고, 하운드는 반대쪽에서 데이터를 삭제하는 간단한 일은 도와주겠다며 프라임 집무실의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었지. 보통 프라임 집무실에선 그 엄숙한 이름과는 다르게 프라울과 옵티머스가 하루종일 데이터패드의 산에 쌓여 지친 얼굴로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나 프라울이 옵티머스에게 잔소리 하는 모습밖에 없었으니까. 물론 친구가 아닌 다른 외부메크에게 보이면 품위가 없다거나 감히 프라임 상대로 격의 없이 대한다거나 할 지도 모르겠지만 하운드는 같은 친구고 프라울과도 아는 사이이니 별 문제는 없겠다 싶었지.
"재즈, 잠깐 이리와봐."
하운드가 손짓으로 재즈를 부르곤 프라임 집무실의 데이터를 재생했음. 재즈는 별거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잘개 쪼갠 에너존 간식을 입에 넣고 듣기 시작했음.
[난 그냥 네가 다치는게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뿐이야.]
[...그게 네 방식의 '널 좋아해' 라는 뜻이야?]
[그래, 그런것 같아.]
[친구로서?]
[...모르겠어.]
재즈는 입에 넣었던 에너존 조각들이 튀어나올 뻔 했음. 언제? 밖에선 철저하게 상사 부관이였으면서? 기류는 커녕 서먹해보였는데? 같이 전술 짤때도 기싸움하는 것 같았는데? 기싸움이 아니라 사랑싸움이였던거야?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언제???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이제 확실히 알았다. 옵티머스와 프라울은 집무실이 감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알았다면 저런 대화를 집무실에서 하진 않았을테니까.
"사운드 웨이브도 들었을 것 같은데."
하운드가 찝찝한 표정으로 말했음. 재즈가 잠깐 계산을 해보더니 답했음. 곧 전체적 보안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시행하려 했지만, 집무실로 한정해서 보안을 더 높여야겠어.
"집무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사운드웨이브가 감청하지 못하게 해야겠어. 여태까진 문제가 없었지만 둘이 감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앞으론 모르니까. 사운드웨이브가 방법을 찾아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앞으로 걱정하고."
"둘이 저기서 인터페이싱 할테니까?"
"아니- 그,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재즈는 답하면서도 속이 복잡했음. 둘이? 그걸? 세상에서 인터페이스랑 제일 멀어보이는 둘이였는데 그 둘이?
"그런데 내 말은 지금까진 중요한 대화를 집무실에서 나눈적 없지만 앞으론 작전에 관한 대화를 나눌지도 모르잖아. 이젠 프라울이 전술 짜는 것도 도울 모양이고..."
"이건 바로 삭제하는게 좋겠네."
"당연하지."
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데이터를 파기했음. 이미 아는 사람이 꽤 되는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앞으로 모르게하는게 중요하지.
이 상황을 아는 다른 메크들이 이미 둘이 사귈거라고 확정을 지어버리는 동안 프라울과 옵티머스는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조용히 일하면서 보냈음. 가끔 새로운 전술 작전을 짜거나 복원된 전술서 데이터들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눴지. 그리고 그건 프라울에게 다행인 일이였음. 자기가 옵티머스에게 품는 감정이 뭔지 생각하면 그 뒤론 브레인모듈에 과부하가 걸릴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자기에게 그냥 빙그레 미소지어주는 옵티머스의 속은 더욱 모르겠고. 왜 늘 훤히 보이던 옵티머스의 감정이 왜 정작 가장 그의 감정을 알고 싶을땐 읽히지가 않는 걸까. 그 생각을 하면 몸의 시스템 전체에 과부하가 걸리고 머리의 브레인모듈이 뜨거워져서 쿨링시스템이 쉴새없이 돌아가는 것 같았지.
옵티머스는 프라울이 자길 한참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 결국 운을 떼었어.
"...하고 싶은 말 있어?"
프라울은 자기도 자각하지 못하는 새에 옵티머스의 얼굴만 빤히 바라보고 있던 이유를 재빨리 생각해냈어.
"디셉티콘쪽에서 물자 창고를 털어갔다는데, 에너존이나 전쟁물자가 아니라 비행에 관한 물건들을 가져갔다고 보고받았습니다. 휠잭의 발명품 몇가지도 가져갔다고 하고. 그런데 겨우 그걸 다시 찾아오자고 전면전을 벌이기엔 우리 상황이 적절하지 않지 않습니까?"
"응 그래서 휠잭의 발명품이 디셉티콘의 창고에서도 터지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아니, 그래서 프라임께선 디셉티콘 목적이 뭔지 알까 해서."
프라울은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가 잘 지어낸거 같다고 생각했음.
"언제 물어보나 했어, 안그래도 내가 자료를 찾아봤거든."
지어낸 말에 어째 대화가 풀려가는게 다행이긴 한데, 결국 이건 디셉티콘의 작전이 어떻게 우릴 망가트려놓을지에 대한 대화인데 옵티머스는 어딘가 신나보이기까지 했음.
"성간이동에 관한 자료야. 예전 프라임 시대때는 성간이동이 좀 있었던 모양인데, 센티넬이 집권하며 자료가 거의 사라졌잖아? 재즈가 그 자료를 복구했어. 그리고 디셉티콘이 가져간 물자들이 거의 성간이동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더라고. 내 생각엔 말이야, 디셉티콘들이 아이아콘을 포기하고 다른 행성을 노리는게 아닌가 싶어."
"멍청한 생각이네."
프라울은 회의적이였음. 굳이 에너존이 풍부한 사이버트론을 내버려두고? 다른 행성 정복보단 아직 내부가 혼란스럽고 쿠인테사와의 전쟁이 겨우 마무리되서 오토봇들이 제대로 정비가 안된 사이 아이아콘을 탈환하는게 더 확률이 높지 않나? 디셉티콘이 그런 멍청하고 비효율적인 사고를 할리가... 아니 애당초 전쟁이 비효율적인 일이니 또 모를 일인가?
"그렇게 칼같이 답하기 전에 내 생각을 물어주면 안될까?"
옵티머스가 약간 시무룩한 얼굴로 답하자 결국 프라울도 진지하게 답해줄 수 밖에 없었음.
"디셉티콘이 그렇게까지 군사력이 뛰어날지 잘 모르겠습니다. 디셉티콘도 이제 막 제대로 된 군사집단이 되어가는 중인데, 아이아콘 탈환이 아니라 다른 행성을 노릴 여력이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지상에도 에너존이 풍부하게 흐르는데 굳이요? 다른 행성엔 에너존이 이 정도로 풍부하진 않을텐데요. 그쪽엔 사운드웨이브랑 쇼크웨이브가 있으니 또 모르지만..."
"만약 내 생각이 맞으면 어떻게 할까 생각중인거야?"
프라울은 고개를 끄덕이고 잠시 계산을 해봤음. 아마 디셉티콘은 사이버트론만큼 무력이 뛰어나지 않고 지성체의 체구도 좀 더 작거나 약하고 기술도 뒤떨어지지만 물자는 풍부한 곳을 노릴지도 모르지, 같은 동족을 공격하는 것보단 더 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근데 그럴거면 차라리 휴전을 하는게 낫지 않나. 전쟁을 벌이는 놈들의 머리속은 비효율적이고 비논리적이라 이해하고 싶지가 않다. 다른 행성 문제가 되면 이제 사이버트론은 좀 편해지려나 하고 신경 꺼버리고 싶지만 그게 옵티머스가 바라는 답은 아니겠지. 그런데도 굳이 찾아가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하는건... 아, 메가트론이 더 멀리 타락하게 되기 전에 막고싶은거군.
"이미 결정을 내리고 물어보는거 같은데."
옵티머스의 의도를 깨닫자 프라울의 목소리가 차가워졌음. 그래도 옵티머스가 최대한 인내심 있는 표정으로 답했어.
"하지만 다른 행성의 지성체를 죽이게 둘순 없어. 게다가 그렇게 행동하게 내버려두면 사이버트로니안이 온 우주에 악랄한 종족으로 퍼지지 않겠어?"
"반대로 우리가 막으러가도 똑같이 이 행성 저 행성 다니며 전쟁만 일으키는 종족이 되는건 마찬가지야, 그리고 이 행성을 유지하는 프라임이 사이버트론에서 떠나면 남은 거주민은 어떻게 되겠어? 그걸 생각해."
"아니면 디셉티콘이 다른 행성에서 군사력을 더 키워와서 아이아콘을 확실하게 정복할 생각이면?"
"다른 행성 다니느라 군사력이 깎였으면 깎였지 더 커질 일이 있을까 싶은데... 디셉티콘이 타행성 메크를 받아들일것 같지도 않고. 조언자로서의 내 생각을 물었잖아. 확실해지기 전까진 우리도 경거망동해선 안돼. 우린 아이아콘을 수복하고 회복하고 쿠인테슨을 막는데도 벅차다는걸 기억해둬. 다른 문제까지 전부 감당하려고 하다간 이 행성만 다시 말려죽이는 짓이 돼. 네가 좋은 의도로 그런 마음을 먹은건 알아. 그런데 정의감과 선의가 전쟁을 끝내게 도와주진 않아."
옵티머스는 프라울의 이 한결같은 태도가 외려 편했어, 프라울은 자기가 프라임이건 뭐건 자기 생각을 곧이곧대로 말하는데 막힘이 없거든. 하지만 왜 다른 오토봇들이 그를 불편해하는지 이해할 수 밖에 없었지. 프라울은 적당히 돌려말하는 법을 모르니까.
"그럼 가만히 있자고?"
프라울은 옵티머스의 상처받은 듯한 눈동자를 한참 쳐다보곤 약간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어.
"아니 확실해지기 전까진 우리도 함부로 행동하진 말자는거야. 난 우선 디셉티콘이 우리가 쿠인테슨과의 전쟁이 마무리되고 오토봇들이 다시 재정비하는 동안 아이아콘을 탈환할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쪽이야. 그래도 우리도 항성간이동에 대해서 더 알아보는게 낫겠지, 만약을 대비해."
옵티머스는 이게 프라울식대로 고집을 꺾겠다는 표현이라는걸 눈치채고 씩 웃었지.
"고마워."
"뭐가?"
"나 생각해줘서 한 말이잖아."
"당연한 소리 하지마. 당연히 네 생각은 계속 하고 있지."
프라울은 경직했어. ...내가 방금 그걸 소리내서 입 밖으로 내뱉었나. 굳은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옵티머스의 표정을 살피니, 평소처럼 뭐든 다 안다는 여유로운 표정이나 짓고 있을 줄 알았더니 자기만큼이나 옵틱이 커져서 프라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음.
"...내 말은 그게 내 일이니까."
"그치, 네가 내 조언자니까."
"그렇지."
옵티머스의 웃는 표정이 어딘가 어색해보였지만, 프라울은 지금 자기도 그만큼이나 어색해 보일거라는 걸 자각 할 수 있었음.
결국 옵티머스는 재즈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갔음. 보안실에 갔는데 불이 다 꺼져있길래 불이 켜진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재즈의 뒤로 다가갔는데, 소음에 바로 반응한 재즈가 뒤돌아보는 바람에 가슴이 재즈의 바로 눈 앞까지 왔지. 옵티머스가 고개 숙여 모니터를 보는 바람에 재즈의 얼굴은 옵티머스의 가슴에 거의 눌리고 있었음.
"근데 여기서 뭐가 보여?"
"지금 당장은 가슴밖에 안보이는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일거 같은데, 어두워서 옵틱 나빠지는거 아니야?"
"매트릭스가 밝아서 옵틱이 시리긴 하네."
자기 가슴이 재즈 얼굴을 누르고 있다는걸 깨달은 옵티머스가 한발 물러서서야 재즈가 옵티머스의 가슴에 찌그러질뻔한 얼굴을 쓰다듬었음. 아무래도 옵티머스는 잠입임무는 못가겠네, 라고 생각하면서.
"근데 무슨 일로 왔어?"
한동안 우물쭈물하더니, 옵티머스는 힘겹게 말을 꺼냈어. 계속 말을 돌리긴 했지만 결국 요점은 동료인 누구를 좋아하는거 같고 그 메크도 어느정도 호감은 있는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였음. 보안실까지 고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찾아왔길래 긴장했더니만, 프라울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깨달은 재즈는 오히려 긴장이 탁 풀렸지.
"아 난 또... 너도 호감있고, 프ㄹ-...렌드도 너한테 호감있고, 됐네!"
재즈는 속으로 안심했지. 하운드랑 둘이 과연 인터페이스를 했을지 안했을지 내기했는데, 내가 이겼네. 역시 저 둘은 내가 안다니까.
"내가 그래도 되는걸지 모르겠어... 내 자신이 이기적에게 느껴져서."
무슨 뜻인지 바로 캐치한 재즈의 바이저 아래 옵틱이 가늘어졌지.
"왜? 니가 프라임이니까? 프라임이면 불행해야한다는 법이라도 있대? 내가 찾아본 바론 그런거 없거든."
옵티머스는 그래도 입을 꾹 다물고 고민에 빠졌지. 재즈는 한숨을 쉬고 팔자에 없던 연애상담까지 자기 할일목록에 추가했지. 앞으로도 자주하게 될거 같으니까.
"동료들끼리 감정이 생겨서 혼란스러울땐 말야... 차라리 인터페이스부터 먼저 하는건 어때?"
옵티머스가 동그랗게 뜬 옵틱을 깜빡였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러고나면 감정정리가 빨리 되거든. 그냥 몸이 끌렸던거든 진짜로 그게 스파크에 평생 새겨질거든."
보통은 전자지만 말이야, 너흰 후자같으니까 일단 사고부터 치고 봐라.
"근데 까놓고 이야기할게, 너 인터페이스 해본적 있어?"
없겠지. 옵티머스 프라임이 된 이후엔 누구랑 데이트 하는 장면을 못봤고, 코그리스들은 신체 트랜스폼이 안되서 인터페이스 자체가 힘드니까.
"있긴 해."
옵티머스의 대답에 재즈는 엔젝스를 뿜었음.
"언제?"
"내가 매트릭스 찾아다니던 시절에 말이야. 몰래 자료보관소에 침입하려다가 경비메크에게 붙잡힌적이 있어."
"뭐????"
"아니 놀라진마, 합의하에 했으니까. 날 봐주는 대신 하기로 한거니까. 자료보관소의 데이터를 보는 방법도 알려줬고, 감시자가 제일 없는 시간도 알려주고..."
코그리스와 코그드봇의 덩치차이와 신체 구조 차이를 생각해본다면 코그리스이던 오라이온이 코그드봇과 합의하에 했을리가 없는데 뻔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 재즈의 표정이 서늘해지자, 옵티머스가 약간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지.
"찾아내서 처벌한다거나 그러진 않을거지?"
"당연히 아니지, 그런짓 하면 나한테 니가 두 번 다신 속마음을 이야기하려고 안할거 아니야."
옵티머스가 재즈의 말에 맞아 네가 함부로 그럴 성격이 아니지, 라는 순진한 말을 하는 동안 재즈는 이걸 디셉티콘 쪽에 몰래 흘려서 디셉티콘들이 처리하게 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 그런 류의 족속은 메가트론이 더 싫어하니까. 그런데 처음에 한 경험이 그랬으면 가볍게 해보라고 하긴 좀 그렇고...
"그러면 말이야... 네 프라임은 불행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뒤틀린 책임감은 집어치우고 한결 편하게 다가가봐, 깨닫는데 시간이 걸릴 감정이라면 괜히 남이 서두르라고 했다가 망칠 수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한동안은 계속 연애상담을 해줘야하게 생겼군.
"네가 감정과 일을 분리 못할 성격도 아니고... 오히려 과해서 문제지. 난 괜찮을거라고 봐."
재즈의 답을 들은 옵티머스가 갑자기 쑥스러워졌는지 약간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말했음.
"미안해, 이런걸로 귀찮게 해서."
"두 번 다신 그런 소리 하지마."
재즈가 드물게 정색하며 답했음.
"나한테 네가 귀찮을 일은 없어."
너한테 빚진 목숨이 얼만데 당연한 일이지 이 정도는.
오히려 너한테서 생기있는 표정 보는게 오랜만이라 반가웠어. 넌 네가 프라임이 된 이후부턴 씁쓸한 미소말곤 짓지 않았으니까.
프라옵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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