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10511774
view 81746
2024.11.06 16:37
https://hygall.com/610428497



재생다운로드파월3.gif
재생다운로드풀먼댄 (40).gif




놀란 토끼눈을 마주한 행맨의 녹안은 뻔뻔하게 번뜩였음


"들켜버렸네. 그런데 난 거짓말한 적 없어, 베이비. 오늘 난 네 맞선을 파토내러 나간거였는데 그 멍청한 녀석이 하필 늦어버렸고 네가 맘대로 오해를 해줬잖아?"

"그렇지만..."


끼익- 행맨이 급하게 갓길에 차를 세운 뒤 밥에게 몸을 기울이며 몰아붙였음


"그럼 여기서 내릴래? 아님 아까 죽상을 하고 앉아있던 그 맞선 자리로 다시 돌려보내줄까? 자기가 얼마나 귀한 기회를 가진줄도 모르고 이런 날부터 지각하는 성의없는 자식 얼굴을 굳이 꼭 확인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


사정없이 올라가는 입꼬리와 달리 행맨의 녹안은 시커멓게 내려앉고 있었음 밥은 자신이 도망칠 수 없는 덫에 걸렸음을, 아니 제 발로 여우굴에 걸어들어온 토끼임을 깨달았음 


"아니."


그런데 도망칠 생각도 없는..


"나 배고파, 행맨. 치즈버거 사준다며? 빨리 다이너로 가."

"Roger that."


그러니까 애초에 버거를 사준다며 꼬신것부터 그 자리를 벗어나기 위한 꼼수였다는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그렇다고 밥의 결정이 달라지는건 없었음 다시 차를 출발시킨 행맨은 여유만만한 얼굴과 달리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것처럼 오른발로 힘껏 엑셀을 밟았고 밥은 울려대는 문자 알림소리를 무시한채 앞만 보고 있었음 그 소리가 신경에 거슬린 행맨은 자기가 대신 전화 걸어서 해결해주겠다고 오늘 준비해온 기가 막힌 선자리 파토 시나리오를 써먹을 기회라며 입을 터는데 밥이 굳게 결심한듯 토독토독 문자를 보내더니 답장은 확인하지도 않고 전원을 꺼버리겠지


"사실은 나도 말이야.. 이미 준비했던 거절 멘트가 있었거든."

"..어?"

"전개가 이렇게 흘러갈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뭐 중요한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럼 자기가 그렇게 나쁜짓한 것도 아니지 않냐며 오히려 너의 세이비어였네? 하고 씨익 웃는 행맨과 그런 행맨을 밉지 않게 흘겨보고 따라서 웃는 밥이겠다 그리고 밥이 원래 정해진 맞선상대에 보냈던 문자 내용은


[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지금 그 사람과 도망치는 중입니다. 죄송해요.]


였음 첫번째와 마지막 문장은 미리 준비했던것, 그리고 가운데 문장은 갑자기 끼어든 내용이겠지 생각지도 못한 행맨이 그의 맞선 자리에 끼어든것처럼 













행맨밥 파월풀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