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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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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메가오라 오라사웨



사운드웨이브는 그대로 메가트로너스를 찾아갔음 자기 숙소에서 연설을 준비하던 메가트로너스는 웬일로 연락 없이 찾아온 사운드웨이브에 살짝 당황한 듯 보였지만 가벼운 미소와 함께 물었음

"사운드웨이브, 어쩐 일이기에 이리 급하게 찾아왔지?"

사운드웨이브는 메가트로너스의 옵틱을 마주했음 저 타오르는 옵틱을 보고도 충성심과 동경, 우정만이 일렁일 뿐 스파크 깊은 곳에서 울리는 고동은 느낄 수 없는 걸 보니 제 마음이 이제 누구에게 있는지 확실해졌음 사운드웨이브는 바로 한쪽 무릎을 굽혔음 고개를 숙인 사운드웨이브가 메가트로너스에게 말했음

"고할 것이- 있음"

메가트로너스로부터 허락이 떨어지자 사운드웨이브는 지금까지 자신과 오라이온 사이게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털어놓았음 자신이 엔젝스를 먹고 오라이온과 인터페이스를 한 것부터 오라이온과 연애를 시작한 것, 결국 그를 사랑하게 된 것까지 전부 다

오라이온의 관한 내용보다는 자신에 대한 것, 그중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상세히 늘어놓았음 예전에 아무렇지 않게 오라이온의 정보를 재생했던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오라이온에 대해 자세히 밝히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음

"사운드웨이브- 메가트로너스가- 실망했다고 해도- 변명할 수- 없음"

사운드웨이브는 바이저 아래에서 옵틱을 질끈 감았음 연애를 도와주려 했으면서 대신 연애를 하고 사랑에 빠져? 아무리 생각해도 이만한 뒤통수가 없었음 사운드웨이브는 자신에게 어떤 질책이나 경멸이 던져지든지 온전히 감내할 준비를 마쳤음

그러나 사운드웨이브에게 들려온 건 으하하하하- 하는 거짓 없이 유쾌한 웃음소리였음

사운드웨이브는 옵틱을 크게 뜨고 고개를 들었음 메가트로너스로부터 즐거운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가 들려왔음

"오, 사운드웨이브, 넌 의외로 순한 구석이 있다니까..."

사운드웨이브의 옵틱이 흔들리기 시작했음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가 갑작스레 자신을 찾아오자 상당히 놀랐음 제 친우이자 충신은 찾아오기 전에 항상 연락을 남겼거든 게다가 평소보다 더 쭈뼛거리는 모양새도 그렇고 다짜고짜 무릎을 꿇는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평소와는 달랐음

고할 것이 있다는 사운드웨이브에게 흥미가 생긴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가 읊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음 이 유능한 녀석이 설마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반정도 날려 먹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라도 한 건가 했는데

날 도와주려다가 스스로 늪에 빠진 이야기라니, 이 얼마나 불쌍하고 애석한가?

"사운드웨이브- 메가트로너스가- 실망했다고 해도- 변명할 수- 없음"

메가트로너스는 자신이 지금 당장 퓨전 캐논을 쏴도 가만히 서서 비활성화를 받아들일 것 같은 진지한 사운드웨이브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음

"으하하하하!"

메가트로너스는 온갖 정보를 얻고 세상에 찌들었을 사운드웨이브의 사랑에 대한 순수한 관점을 재미있다고 생각했음 자신의 사랑이 순수하니 네 사랑도 그럴 것이라 확신하는구나, 누가 저 검은 껍질 아래에 지고지순한 마음을 가진 메크가 있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사운드웨이브의 표정이 예상이 갔음 분명히 당황해서 옵틱을 굴리고 있겠지 오랫동안 함께 했는데 이 정도는 모를 수가 없었음

"오, 사운드웨이브, 넌 의외로 순한 구석이 있다니까...."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에게 가르침을 주듯이 말했음

"세상에는 그런 부류의 애절한 사랑만 있는 게 아니지."

메가트로너스는 순하고도 올곧은 눈을 한, 약해 빠진 주제에 대의에 힘쓰고 싶다며 저를 올려다보면 오라이온 팩스를 떠올렸음 보기 드물게 특이하고 재미있었음 메가트로너스가 그를 아끼고 애정 하는 것은 분명 맞았으나 그 결은 사운드웨이브와 달랐음

"나는 그저 내가 바꾼 세상에서 프라임이 된 내 곁에 오라이온이 있으면 즐겁겠다고 생각한 거란다."

"......사운드웨이브- 현재- 오라이온과- 연인 상태, 메가트로너스- 화나지 않음-?"

"걱정하지 마. 사운드웨이브, 나는 너와 오라이온을 공유하는 걸 싫어하지 않을 거야."

메가트로너스는 아무렇지 않게 덧붙였음

"내 소중한 친우에게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메가트로너스의 광학이 날카롭게 빛났음 그는 사운드웨이브가 '공유'라는 단어에 굳는 걸 눈치챘지만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음 사운드웨이브는 그를 거역한 적이 없었음 그리고 애초에 사운드웨이브의 성향에 스파이크를 쓰진 않았을 테니까, 오라이온의 밸브는 새것일 게 분명하고

메가트로너스는 뒷짐을 지고 그의 숙소 안을 느릿하게 걸었음 메가트로너스가 사운드웨이브를 바라보았음

"네 사랑이 마침내 가망 있고 괜찮은 메크에게 정착해서 다행이구나. 마음껏 즐기도록 해."

메가트로너스는 아직 무릎을 꿇고 있는 사운드웨이브에게 다가갔음 그리고 제 손 아래 뻣뻣이 굳은 사운드웨이브를 천천히 일으켜 세우며 말했음

"사운드웨이브, 이만 네 숙소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군. 난 연설 준비를 마저 해야 해서 말이지."




메가트로너스의 숙소 밖으로 나온 사운드웨이브는 조용히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음 그는 지금 자신의 특출나게 뛰어난 오디오리셉터에 무슨 소리가 들어오는지도 잘 판단이 안 될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했음 회로가 꼬이는 것만 같았음

'순한 구석', '공유', '즐기도록 해'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에게 애정을 품고 있는 게 맞는데... 왜 이렇게 가볍게 넘어갔지? 프라임이 됐을 때 함께 하고 싶은 거면 콘적스 얘기가 아닌가? 내가 그냥 오라이온과 연애해도 상관없다고?

'메가트로너스는 어떤 식의 사랑을 하고 있는 거지?'

사운드웨이브는 두통을 느꼈음

'검투사 중에 연애나 사랑에 대한 인식이 독특한 메크들이 몇 있어. 메가트로너스도 그런 쪽인가? 자신이 친근하게 여기는 메크와 연인을 공유할 수 있는?'

사운드웨이브는 아까의 메가트로너스를 떠올렸음 평소와 같이 유쾌하고 역동적이었으며 그 속에 자신을 향한 분노는 없었음

'신뢰를 잃고 최악에는 오른팔 자리에서 배제될 거라 예상했는데, 이건...'

중간중간에 멈추어 아까 자신이 들은 말을 복기하다 보니 3분 거리를 15분에 걸려서 숙소에 도착했음 비밀번호를 2번 틀리는 헛손질까지 한 사운드웨이브는 숙소에 들어가 리차징 베드 위로 쓰러졌음

효율성을 생각하면 지금 잠들고 5시간 후에 깨어나서 업무를 시작하는 게 최적의 계획이었지만,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과 혼란은 그에게 잠을 허락하지 않았음

'공유라는 건, 오라이온과 셋이서 연애하자는 건가?'




사운드웨이브는 그 상태로 수십 분 동안 리차징 베드에서 뒤척거렸음

'오라이온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없겠네.'

울적한 기분이 들자 나중에는 그냥 제 따뜻한 애인의 품에 안기고 싶다는 마음만 들었음

'헤어진 지 얼마 안 됐는데, 보고 싶다...'

사운드웨이브는 자신이 돌아가려고 할 때 아쉬운 기색이었던 오라이온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음 상대의 곁에 머물고 싶고 리차징 베드의 빈자리에 누군가가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솟아올랐음

'주고받는 사랑은 이런 기분이구나.'

사랑에 서툰 사운드웨이브는 조급해졌음

'연인끼리 하는 일에는 뭐가 있더라.'

둘에서 셋이 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고려하고 나니 둘뿐인 달디단 순간을 조금 더 확실하게 만끽하고 싶어졌음 사운드웨이브는 통신장치를 켜고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작성했음

-사운드웨이브: 리차징할 준비완료. 현재 리차징 베드의 빈 공간이 크게 느껴짐. 오라이온이 보고 싶음. 편안한 숙면을 취하길 바람.-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야 뒤늦은 생각이 들었음

'혹시 이미 잠들었을까?'

아주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오라이온같은 바르고 올곧은 메크라면 이 시간에 잠들어도 이상할 게 없을 것 같았음 사운드웨이브가 끙끙거리고 있을 때 답변이 왔음

-오라이온 팩스: 나도 리차징할 준비를 마쳤네. 그리고 네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연락을 보내주어 기분이 몹시 좋아. 좋은 꿈 꾸고 다음에 또 만나도록 하지. 내 연인이 되어주어 고맙네.-

'...진짜 너무 좋다.'

사운드웨이브는 바이저를 사용해 메시지가 잘 보이도록 사진을 찍고 백업도 했음 신기하게도 그 익숙한 다정을 마주하자 안도감이 들었음 자신이 받을 애정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는 좋으면서도 도망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저 더 깊은 곳으로 잠수하고 싶었음

같은 메시지를 몇 번 더 읽고 나니 이제는 잠이 들 수 있을 것 같았음 사운드웨이브는 옵틱을 감았음


+


리차징 베드에 누워 오늘 사운드웨이브와 나눈 접촉을 복기하던 오라이온은 사운드웨이브의 메시지를 받았을 때 놀랐지만 곧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어 밝게 웃었음 애인이 보낸, 자신이 없어서 외롭고 보고 싶다 말하는 글은 더없이 사랑스러웠음

'갑자기 애교가 많이 늘었네.'

자신의 애인은 엔젝스에 취한 그날을 제외하고는 대놓고 애정을 드러내는 일이 없었음 그러나 오늘은 자신의 집에서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표현과 애교가 늘었음

'결국 본인이 귀엽다는 걸 인정한 거면 정말 좋은데.'

오라이온의 콩깍지는 두터웠음 뭐, 좋은 게 좋은 거였음















tmi 1. "네 사랑이 마침내 가망 있고 괜찮은 메크에게 정착" = 사실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가 자기 좋아했다는 거 알고 있었음 사운드웨이브는 우정이든 사랑이든 본인이 마음 연 메크한테는 감정이 꽤 잘 티가 나는 편이고 메가트로너스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데 선수임 다만 메가트로너스는 그들의 훌륭한 신뢰 관계에 과도하게 사적인 감정은 일이 틀어질 가능성을 늘리는 장애물일 뿐이라 판단해 무시했음

tmi 2.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가 오라이온이랑 연애하는 건 몰랐지만 둘 사이가 뭔가 있다는 건 대충 눈치챘음

tmi 3. 메가트로너스가 오라이온에게 가진 감정은 희귀하고 독특한 새를 자기 옆에 있는 새장에 넣어놓고 감상하고 싶어하는 소유적 애정에 가까움

tmi 4.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를 아끼고는 있음

tmi 5. 사운드웨이브가 메가트로너스 사랑했을 때는 그냥 메가오라 응원했지만 지금은 셋이서 함께하는 상상에 찝찝해하는 이유 = 그때는 메가트로너스에게 마음을 보답 받을 수 있다는 희망도 없었고 해줄 수 있는 게 행복을 바라는 것뿐이었지만 지금은 오라이온에게 애정폭격을 잔뜩 받은 채로 그를 사랑하게 돼서 애정이 없어지거나 옮겨가는 걸 두려워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