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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6 12:02
루스터 안 그래도 정밀타격 전공이니까... 센티넬이면 그쪽으로 감이 뛰어나서 저격수로 활동하는 거지. 행맨은 그런 루스터의 매칭 가이드였다가 연인이 된 거고.

근데 그러다가 행맨이 작전 중에 실종되는 거지.. 루스터 백업 해주다가 사라진 거라 루스터 죄책감에 미쳐버리려고 하는데 행맨이 작전 전에 썼던 유서에 나 따라올 생각 하지말고 느려터진 수탉 답게 느긋하게 오라고 적어놓았던 것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갈듯.

행맨이랑 동거하던 집 내놓고, 이사하면서 행맨 짐도 다 처분하고, 천천히 행맨을 떠나 자립할 준비를 하겠지. 루스터도 자그마치 5년을 얽매여 있었으니 알 거 아냐. 흔적이 남아있으면, 매일매일을 기억하면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그래서 너무 힘들고 마음이 아프지만..그래도 천천히 행맨을 마음에 묻고 혼자 살아갈 준비를 시작함.

아무튼 그렇게 살아가는 루스터인데... 평소처럼 어떤 암살 임무가 내려짐. 타겟만 죽이면 일단 성공인데 주변 경호원들도 견제 대상이니 가능하면 사살하라는데 그 말을 하는 상관의 표정이 좀 이상함. 루스터가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면 망설이다가 그 중에 CIA 사람이 하나 있대. 거기서 사람 하나를 심어놓았다는데 누구냐고 정보 요청해도 절대 안 된다면서 거절하더래. 루스터도 황당해선 그러면 어떻게 나머지를 사살하냐고, 내가 죽인 사람 중에 CIA 요원이 있으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헛웃음 치는데 상관이 그러겠지. 그쪽 사람들이 하는 말이.. 너는 알 수 있을 거라는 거임.

루스터를 콕 집어 작전에 넣은 것도, 루스터는 그걸 구별할 수 있을 거래서 그런 거라는데 뭐 루스터는 잠깐 인상 찌푸렸다가 자기 능력에 대한 얘기인줄 알고 일단 알겠다고 했음.

그리고 작전 당일.. 루스터든 그 말을 정확히 이해하게 됨. 행맨이 거기 있었거든. 까만 정장을 입은 채로, 타겟을 경호하며. 작은 스코프 사이로 늘 그리웠던 얼굴이 가득 들어차는데, 루스터는 아주 잠깐동안 작전도 잊은 채 행맨만을 쫓았음. 눈을 깜빡이면 사라질까봐 그러지도 못하도 핏발이 선 눈으로.


알고보니 행맨은 그때 CIA의 제안을 받았고 그쪽으로 넘어갔던 거임. 근데 그게 가이드 능력을 잃고 센티넬로 발현하면서 그렇게 된 거라...행맨은 루스터가 자기가 매칭 가이드니까 만나는 거라고 생각했어서 가이드 능력을 잃으면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겠지.

게다가 자기가 CIA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자기도 그렇고 루스터도 그렇고 이제 각자 가이드를 따로 둬야하는 처지에 놓였는데 행맨은 도저히 그럴 자신이 없었음. 가이드가 아니게 된 자신한테 이별을 고하고, 새 매칭 가이드와 연애를 하는 루스터를 보느니 죽고야 말지.

그래서 결국 행맨은 숨어버린 거임. 행맨은 그날 작전에 나가며 자신은 돌아오지 못할 걸 알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가이딩이 담기지 않은, 정확히는 이제는 가이딩을 담을 수 없는, 키스를 루스터와 나누고는 떠나온 거지. 루스터에게 CIA에 대한 얘기는 입에 담을 수도 없었음. 당연한 일이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재회하는 루행 보고싶다.. 루스터 작전 끝나자마자 행맨부터 찾아가는데 행맨은 미안하다는 말 말고는 아무 것도 못하는거. 근데 루스터는 행맨한테 화도 안 내고는 행맨 덥썩 끌어안더니 살아있었냐고, 그거면 됐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한참을 중얼거리겠지. 그 말에 행맨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떨리는 루스터의 등을 토닥여주지도 못하고, 가만히 안겨있기만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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