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07773357
view 522
2024.10.11 15:47
칼럼은 황제고 오스틴은 칼럼의 동생인데 칼럼이 오스틴을 무척 아끼겠지. 어머니는 어릴 때 돌아가시고 아버지인 선황도 서거한데다 칼럼은 정략결혼으로 맞이한 황후가 있긴 했지만 자식은 없어서 오스틴은 칼럼과 피를 나눈 유일한 혈육일거임. 입는거, 먹는거, 자는 처소, 심지어 시중 드는 노예까지 칼럼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고. 몇몇 사람들은 황제가 아우를 지나치게 구속하는 것이 아니냐 수군거렸지만 몇몇은 하나뿐인 친동생이니 그럴 수 있다고도 했을듯. 오스틴은 거의 궁에 갇혀 살다시피 했고 답답했겠지. 그런 동생 맘을 달래려는건지 칼럼은 한 원로원 의원의 아들을 오스틴이 검술 수업 때 함께 수련을 할 친구로 궁에 데려왔을거임. 둘은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의원의 아들은 검술 뿐 아니라 승마, 음악 등의 교양 수업 때에도 곁에 있게 되었고. 유일한 친구를 통해 바깥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스틴은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였을거임.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오스틴과 그 친구가 점점 서로를 사랑하게 되면서 둘 사이가 연인으로 발전했다는거고. 친구는 의원 아들이라지만 애초에 가문이 한미해서 황실과의 결혼은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처지였음. 이렇게 황제의 아우와 친구가 된 것만 해도 가문의 영광이었지. 오스틴은 친구와 도망쳐서 로마를 벗어나기로 했음. 야만인이 있다는 게르마니아로 가도 함께라면 행복할 것 같았지. 근데 몰래 계획을 엿들은 시종이 밀고하는 바람에 칼럼에게 들켰을듯. 떠나기로 한 날, 아침부터 친구가 보이지 않아서 불안해하던 오스틴에게 한 시종이 달려와 소식을 전했을거임. 원로원의 한 의원이 역모죄로 잡혀갔고 가족들도 처형장으로 끌려갔다고. 그 의원은 오스틴 친구의 아버지였지. 그날 이후로 오스틴은 정신을 처리지 못했을듯. 눈만 뜨면 울고 슬퍼하고 기운도 없이 시들시들했음. 그러던 어느날 칼럼이 오스틴을 콜로세움으로 부른거임. 검투 경기를 개최한다면서. 시종들은 폐하가 황자님 기분을 풀어주시려고 재미난 경기를 보여주시려나보다 하면서 호들갑 떨며 오스틴 데리고 콜로세움으로 갔을듯. 오스틴은 겨우 칼럼한테 인사하고 경기를 보는데 내내 얼굴엔 그늘이 가득했을거임. 그러다 한 검투사가 등장했는데 너무 익숙한 사람인거임. 바로 죽은 줄 알았던 오스틴의 애인이었을듯. 놀라서 벌떡 일어나려는걸 칼럼이 옆에서 붙들겠지. 충격이 가득한 눈으로 돌아보는 오스틴한테 "감히 내것을 훔쳐가려고 한 대가는 치뤄야지. 네가 있을 곳은 내 옆이야, 오스틴." 하고 속삭이는 칼럼 보고싶다. 피투성이로 죽어가는 애인 보면서 억지로 칼럼 품에 안긴채 눈물만 흘리는 오스틴 보고싶다









칼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