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07230376
view 43283
2024.10.06 15:44
게리 교수님 똥차 전남친들때문에 후려쳐지고 그래서 자존감도 낮고 그래서 루디 같은 사람이 왜 저를 좋아하는지 잘 이해 못 하는거지. 주변에 예쁘고 멋있는 배우들이 즐비할텐데 왜 나를? 그래서 처음에 영화제작 때문에 컨설팅 해달라는게 핑계였다고 생각했음. 첫눈에 반했다니 너무 거짓말 같잖아? 그런 사람이 왜 나를? 이러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함(루디를 의심하기엔 미안해서) 내가 뭔가 그 사람의 마음에 들만한 요소가 있었나? 뭐가 있었을까? 이런식으로 계속 스스로 의심함. 그러다가 결국 이상한 결론에 다르게 되는데, 사실 처음부터 반해서 심리학 자문 했다는 말은 그냥 립서비스에 불과하고 그냥 자꾸 일적으로 만나다보니 자연스럽게 감정이 싹텄다고 생각함. 심리학게 관심이 있어서 나를 만나는거라는 이상한 결론을 내림. 그렇지 않으면 나를 만나줄리가 없으니까.


이상한 결론을 내린 게리는 당장 집 근처 가장 큰 서점으로 달려가서 베스트셀러 섹션별로 훑어보겠지. 그 중에 심리학관련 된 책들 몽땅 사가지고 와서 읽기 시작하는 게리겠다. 그거 말고도 학교 도서관에서 인기 있었던 심리학 관련 책들도 대출받고...그렇게 집에 심리학 관련 책들이 한무더기 쌓이겠지. 안 그래도 바쁜데 책까지 읽느라 바쁜 게리는 데이트 할 시간은 절대 뺄 수 없으니까 잠 쪼개서 책 읽고 메모하고..이건 이래서 추천해야겠다, 저건 저래서 추천해야겠다, 줄거리 대충 파악해놓고 요약까지 해놓느라 몸이 다섯개도 모자람ㅠ




한편 루디는 요즘 점점 말라가는 애인 보고 걱정되겠지. 요즘 일이 많아요? 요즘은 학회도 안 가는거 같던데. 한동안 한가하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러고 걱정함. 걱정해주는 루디가 고맙고 또..미안하겠지. 시키지도 않은 뻘짓 혼자서 하느라고 힘들고 바쁘고 잠 못 자서 야위어가는건데 자기 걱정해줘서 또 고맙다고 생각하는 게리임. 그리고 얼추 루디에게 추천할만한 책 리스트 다 작성한 게리임. 다음 데이트 때 루디에게 책 한 권 안겨주면서 책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선물이라고 말함. 루디야 당연히 애인이 선물로 줬으니까 읽어봐야지ㅎ 하고 읽었고. 그런데 책 다 읽고 나서 다음 데이트 때 책에 관해서 간단히 대화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게리 눈이 반짝반짝 한거야. 이때 루디는 순진하게도 착각을 했음. 게리가 자신의 직업적 적성을 살려서 그냥 책을 추천해주는거라고. 겸사겸사 다음 프로젝트 또한 이전작의 시리즈라 여전히 심리학에 관한 영화라 시나리오를 쓰는데 도움이 되라고 말이지. 


시간을 쪼개 책을 다 읽으면 게리는 또다른 책을 추천해줬고, 책을 다 읽으면 또 추천을 해줬음. 책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화수분 같았지. 책을 읽고 나서 책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것도 좋았음.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점점 데이트의 주된 방향이 독서토론처럼 변해갔다는 점이었음. 처음에야 좋았지. 연인이 바쁜 시간 쪼개서 제 다음 시나리오 작업 스케치도 도와주고 참 성실하고 좋은 연인이야. 이렇게 생각했는데 점점...데이트가 독서토론회장으로 변질되는거 같은 기분임. 

처음에야 잘 읽었지. 바쁜 애인이 저를 위해서 선별해준 책인데. 선물해준 뒤 일주일 뒤에는 책 얼마나 읽었냐고 문자 오고 그 다음주에 데이트 하면 독서토론회가 열림. 그리고 이젠 책이 아니라 이젠 논문도 줌. 학회나 심포지엄에서나 볼법한 자료들 넘겨주면서 구하는데 힘들었대. 루디는 점점 조교로써 교수님 만나는 기분 들겠지 좀 있으면 애인이랑 심리학 세미나 가도 이상할게 없을거 같음. 뭔가 이상함을 느낀 루디가 중간에 몇 번인가 떠봤지만 이상한 점은 없었음. 예를 들어 루디가 생각한것처럼 데이트를 일부러 파투를 내려는 느낌이라든가, 자신과의 데이트가 싫어서 일부러 기행을 한다든가 하는것들. 데이트에 아예 젬병인가 생각도 해봤지만 처음엔 안 그랬단 말이지. 근래 들어서 이렇게 변한거고 그럼 뭔가 이유가 있을텐데 생각함. 

그런데 도저히 이 대학원생 조교 같은 더 이상 할 수 없는거지 일단 살면서 이렇게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책을 읽어본 것도 처음이고 논문? 평생 살면서 읽어볼 일 없을줄 알았음ㅋㅋㅋㅋㅋ중학생 이후로 써본적 없는 독서감상문 데이트 할 때마다 쓰는 기분임. 그래서 물어보겠지. 요즘 왜 나만 보면 심리학 관련 책을 주고 논문을 보내주고 영화도 심리관련 영화를 보고 영화도 추천해주냐고. 그럼 게리가 눈 깜빡깜빡까암빡 하더니....



"심리학에 관심 있어서 나 만나는거 아니었어요?"


이래가지고 루디씨 딱 이 표정으로 뒷목 잡았으면 좋겠다ㅋㅋㅋㅋㅋㅋㅋ


재생다운로드루디 (4).gif
하....심리학...그...내가 말하지 않았나요? 첫눈에 반했고 그건 그냥 핑계였다고? 






재생다운로드히트맨-게리-(68).gif
...그게 아니면 당신 같은 사람이 저랑 만날 이유가 없잖아요.




게리 말에 어디서부터 해감을 시켜야할지 감이 안오는데, 그래도 루디씨 불도저처럼 밀고 나갈거 같음. 그날밤 자기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사랑고백 하면서 세시간 내리닫이 게리 교수님 호로록 잡아먹겠지 게리 교수님이 나중에 울면서 히끅거리는채로 다시는 당신 앞에서 심리학의 심자도 안 꺼내겠다 약속할 때까지ㅋㅋㅋㅋㅋㅋ 근데 게리도 억울한게 제딴엔 루디가 자길 만날 때는 이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조금이라도 자기랑 더 오래 만나려면 뭔가 해줘야겠다고 나름 머리 굴려서 낸 결론이 그거였던거지. 

게리도 나중에 자기가 오해한거 알고 루디의 진심도 알게 됐는데, 그거랑 별개로 루디가 순수하게 자길 사랑한다는 사실이 아직 안 와닿아서 좀 어리벙벙했음 좋겠다 근데 루디는 그동안 이 사람이 자신의 의도를 곡해하고 자기의 사랑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 했다는게 너무 안타까움ㅠ 그래서 그냥 사랑을 퍼붓다시피 해서 완전히 해감시키리라 다짐함. 








루스터행맨 루행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