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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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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가 타고 온 말을 타고 그대로 내리 달렸어. 쉼 없이 뛰고 또 뛰어서 도착한 공작가에 마크는 거침없이 침실로 달려 들어갔어. 곤히 잠들어 있는 메이저를… 마크는 믿을 수 없었지. 찰리가 다가와 아직도 의식이 없다고 말하고 있었어. 그리고 마크는 충격적인 말을 들어야만 했어.


“아이를… 가졌다고?”
“예…회임하셨습니다.”


마크는 침대 맡에 무릎을 꿇고 메이저의 얼굴을 쓸었어. 메이저. 내사랑. 속삭이듯 말을 이었지. 찰리는 그런 마크의 뒤에서 말을 이었어.


“복중 아기씨도 이렇게 의식이 없음에도 건강하다고 합니다.”
“태어나야 할 아이니까…”


하지만, 지금 왜… 마크는 메이저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어. 왜? 지금인 거지? 마크는 이해할 수 없었어. 아직 시기가 아니었어. 찰리는 조용히 침실을 나갔지. 마크는 메이저의 얼굴을 감싸며 입을 맞췄어.


“메이저, 내가 왔어요. 눈을 뜨고 날 반겨줘야죠.”



~~~



메이저는 오랜만에 휴일을 보내며 책을 읽었어.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참으로 신기한 이름을 가진 공작부인이었다. 곱슬거리는 브라운 톤의 헤어. 둥글고 큰 푸른 눈. 둥근 얼굴만큼 둥근 코를 가진 마크 레이놀즈의 아내.]


메이저는 소설 속의 이 내용을 정말 좋아했거든. 메이저 레이놀즈. 메이저는 홀로 이름을 말해보겠지. 그리고 소설을 마저 읽어 내렸어. 해피엔딩인 소설의 끝엔 마크가 등장하지 않았어. 검은 머리와 에메랄드빛 눈동자. 웃으면 깊게 파이는 보조개. 메이저. 낮으면서 듣기 좋은 소리로 부르는 목소리. 메이저는 멍하니 책의 엔딩을 바라보고 있었지. 그리고 한 장을 더 넘기니 작가의 후기가 적혀있었어.


[이 편의 후속은 마크 레이놀즈의 이야기를 쓸까 합니다. 이미 원고는 작성이 끝나 교정 중에 있어요. 곧 후속작으로 만나겠습니다.]


메이저는 이 내용을 처음 보았지. 그러고 보니 소설을 한번 읽고 언제나 메이저의 몇 줄 나오는 내용만 읽었던 터라 메이저는 엔딩 이후의 작가 후기를 읽지 않았어. 메이저는 시계를 확인하고 서점으로 달리기 시작했지. 가까운 서점에 소설책의 제목 후속작이 있냐고 물었고, 딱 한 권 남았다며, 메이저에게 책을 내밀었어. 메이저는 책을 계산하고 나와 다시 집으로 달렸지. 그리고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쳐 들었어.




-



마크 레이놀즈는 욕심 따위 없었다. 그가 처음으로 욕심을 내었던 것은 단 하나였다.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그의 인생 처음으로 그를 ‘마크’로만 바라봐 준 아이. 그래서 욕심이 났다. 그가 마크 세러신에서 마크 레이놀즈가 된 이유는 그의 머리색이었다. 태어나서부터 박탈된 자격. 저주받은 핏줄. 쌍둥이로 태어난 마크와 제이크 중 황족의 특징을 보이는 금발은 제이크뿐이었다. 언제나 쌍둥이가 태어나면 하나는 죽어야 하는 운명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품어 태어난 아이 그 누구도 죽게 둘 수없다는 황후에 황제는 두손을 들었다. 황후는 마크도, 제이크도 모두 똑같은 사랑을 내어주었고, 마크가 기억도 못할 나이 황궁을 나서 ‘레이놀즈’가의 공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가 저주받은 황자라는 소문은 귀족들 사이에 퍼져있었고, 모두들 레이놀즈 공자를 멀리 했다. 그런 레이놀즈에게 아무렇지 않게 손을 내민건 메이저였다. 마크를 하인으로 착각한 것 같았지만 말이다.

“다리가 아푸다.”
“그럼 안기시겠습니까?”
“어서 나를 안아줘.”

그 첫 만남 이후 마크와 메이저는 자주 만남을 가졌다. 메이저는 집안의 생활을 더욱 사랑하는 아이였다. 모형배를 만들거나,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어린아이. 그날 장미 정원에서 길을 잃은 것도, 산책조차 나가지 않았던 메이저가 집 정원의 길을 몰라 일어난 일이었다. 마크는 메이저를 품에 안아 자주 산책을 해주었다. 어린 메이저의 세계가 마크로 가득 차도록…



메이저의 혼기가 찼을 때, 마크는 황실에서 정해놓은 황자비 후보에 메이저가 들어갔음을 알았을 때. 그는 황실로 달려가기 보다, 메이저 가문에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청혼서를 보낼 테니 제발 메이저를 자신에게 달라는 말이었으나, 메이저 가문은 어린 메이저를 시집을 보낼 생각이 없다며 거절했다. 황실에서 날라온 청혼서도 거절을 할 수 있냐는 물음에 메이저 백작 부부는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은 마크는 황실을 찾아갔다. 물론 마크 레이놀즈는 그가 마크 ‘세러신’임을 알지 못했기에… 제 어머니를 숙모라 부르며 고개를 숙였다. 황자비 후보에서 메이저를 제외해달라는 부탁. 황후는 마크의 부탁을 쉽게 들어주었다.



마크의 세상은 메이저였다. 마크는 메이저에게 새롭게 생긴 친구를 경계했으나, 그는 제이크의 첫사랑이었다. 말 그대로 짝사랑 상대. 플로이드 공자. 마크의 눈엔 서로 사랑을 함에도 불구하고 만나면 으르렁 거리기 일수였다. 눈치가 없다는 메이저도 로버트가 제이크를 좋아함을 알았고, 마크에게 도와주자는 말을 했다. 결국 메이저는 사교 파티에 관심이 없거니와, 가고 싶지 않아 했기에. 마크에게 파트너로 로버트를 밀어붙였고, 마크는 로버트와 동행을 했으며, 자주 제이크와 부딪쳤다.



북부 국경지대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 전장은 황자를 필두로 군이 꾸려졌고, 작은 소란은 전쟁으로 이어졌다. 승리를 했으나 승리의 깃발을 들고 온 이는 황태자가 아니었다. 황태자의 실종과 메이저의 출산.

“공작부인이 피를 너무 많이 흘려요!”
“공작부인이…!”
“공작님은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마크 레이놀즈의 세상이 무너졌다.



레이놀즈 공작부인의 장례식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크는 황실로 불려갔고, 마크는 전장으로 향해야만 했다. 마크 레이놀즈로써 그는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었고, 그곳에서 죽었다.



“레이놀즈 공작…!”
“한 번에 알아보는군.”

로버트는 마크를 바라보며 울음을 참아내려 애를 썼다. 황자비로써 궁에 들어온 로버트가 마주한 현실은 가혹했다.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어. 메이저의 아이를…”

로버트는 배위에 손을 올리고 마크를 바라보았다. 마크는 그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마크 레이놀즈는 제이크 세러신이 되어 황태자의 삶을 살아야 했다. 그는 가면을 완벽하게 쓰고 모두를 속였다.



제이크 세러신은 살아돌아왔다.



마크는 북부로 돌아갔다. 메이저와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황궁에서 지냈으며, 마크는 추운 북부를 지키며 메이저를 그리워했다. 다시 만나길, 다시 메이저를 만날 수 있기를…



마크 레이놀즈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둥근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푸른 눈으로 마크를 바라보던 어린 메이저는 마크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그는 다시는 자신의 세상을 잃지 않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시작이다.


-


소설을 읽던 메이저는 마지막 구절을 읽고 다시 전편의 책을 읽어 내렸어. 집착광공이라고 생각했던 서브 남주. 짧게 등장했던 공작부인. 그리고 마주한 본편의 스토리. 그가 집착했던 건, 제이크와 로버트의 해피엔딩 결말. 그리고 그 사이에 숨겨진 메이저의…


“마크…”


메이저는 꿈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귓속에 울리던 목소리. 너무나도 익숙하게 그려졌던 그의 얼굴. 메이저는 울음을 터트렸어.


‘메이저, 내게 돌아와요. 제발… 눈을 떠요. 내 사랑.’


어떻게 내가 마크를 잊을 수 있어요? 내가 왜 여기에 다시 돌아온 거예요? 내가, 다시 마크를 볼 수 있어요?


“마크, 나도… 나도 돌아가고 싶어요.”








일단 메이저가 후편의 존재를 몰랐고, 후편의 내용이 본편의 시간보다 앞임. 중간중간 ...은 중략. 마크는 메이저를 잃었고, 제이크는 전쟁 중 실종. 황실은 쌍둥이로 태어난 마크를 제이크로 둔갑시켜 로버트와 결혼을 시켰고, 전쟁을 나가기 전 제이크는 로버트와 처음으로 마음을 확인하고 역사를 썼음. 그때 로버트 한방에 임신... 마크는 다시 인생을 시작하며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모두 쳐내겠지. 물론 메이저가 빙의하면서 메이저의 개입으로 제이크로버트의 관계도 빠르게 진행됨.

메이저가 현실로 돌아온 시점은 제이크의 죽음이자, 실종 상태가 된 상황을 마크가 막기 위해 출전한 것인데 메이저가 쓰러지면서 사건이 꼬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