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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2 21:30
헤어지고나서
신부님이 평생을 괴로워하고 또 괴로워하는거 ㅂㄱㅅㄷ
엳 플리백2 결말스포ㅈㅇ 신파주의 캐붕주의
신부님은 플리백이 자기 사랑한단 말 듣고 계속 그 이후로 마음이 진정이 안 되어서 (아니 그냥 마음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녀와 하느님 모두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당직 맡아서 거기서 숙식 해결하겠지. 기도하고 고해성사 봐주고 미사드리고 낮이고 밤이고 하느님 곁에 있으면 그녀를 단념할 수 있을거라 믿었어. 그리고 매일 자기 전 조용히 울었음. 버스정류장에서 울먹거리던 얼굴이 잊혀지질 않아서. 숫기는 없어도 신자들과 만나면 항상 밝게 웃으며 인사 나누던 신부님이 넋 놓은 사람처럼 아무 표정 없이 나다니자 다들 무슨 일이 났구나 하고 짐작했지만 아무도 선뜻 묻지는 못했음. 끼니도 거르고 사람들과 필요한 대화 이외 말도 않고. 걱정이 된 나이 지긋한 수녀님께서 면담 요청했지만 아무 이상 없다며 그냥 좀 피곤하다고 둘러댔음. 그 말을 하는데 눈빛이 말이 아니야.... 십자가 아래에서 바친 세월이 몇 년인데 그 거짓말을 못알아보겠음? 탐탁치 않았지만 그저 손을 꾹 잡고 넘어가주셨음. 신부님은 또 한 번 이렇게 죄를 짓는구나 싶어 자괴감에 빠졌어. 이렇게 마음 아파도 사람은 죽지 않고 숨쉬고 살아지는구나! 지금 이 고통이 차라리 자신의 속을 다 할퀴어 상처까지 들어내버리고 없어지기를 바랄 뿐이었어. 플리백은 끝까지 성당에 한 번도 오지 않았음. 신부님은 기니피그 카페에서 야외 테라스에 있는 손님에게 커피를 가져다 주는 플리백을 얼핏 본 적이 있어. 사실 일부러 마주칠 수 있을 기대감에 가본거였는데 막상 보니 그렇게 떨렸음. 저도 모르게 건널목을 지나 카페로 들어가려다가 멈칫하고 얼른 뒤돌아 성당으로 다시 향했지. 바깥으로 커피 들고 나올 때부터 맞은편 도보에 신부님이 걸어가는걸 곁눈질로 알아챈 플리백은 끝까지 뒤돌아보지 않고 서있다가 멀어지는 신부님의 뒷모습 잠깐 지켜보다가 안으로 들어갔음. 플리백 눈가에 금방 눈물이 맺혔지만 얼른 손등으로 닦아냈음.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차츰 잊어갔어. 팔 계절의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얼굴을 떠올려도 마음이 꾹 짓누르는 느낌이 많이 옅어짐. 어느 날 행정실에서 신부님 앞으로 편지가 왔다면서 전해줌. 교구에 공식 전달하는 문서말고는 사적인 전갈이나 편지 올만한게 없는데.... 가족의 부고인가해서 얼른 봉투를 뜯어 읽어내려간 신부님 눈시울이 붉어지는듯 하더니 얼른 안색을 다시 바꾸고서 하던 일을 마저 처리하고 귀가했음. 신부님은 집 현관문에 들어가자마자 그 동안 꾸역꾸역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아이처럼 흐느꼈음. 자신의 곁에는 아무도 없다는게 뼈가 저리게 실감이 났어. 이 순간에는 하느님도 저를 외면했어. 심장을 누가 쥐어짜는 것처럼 고통스러워 죽고 싶어졌음.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 날을 의미없이 보내며 그저 살아가던 신부님은 가끔... 아주 가끔. 아무도 없는 밤중에, 그 때처럼 플리백이 제 말을 어기고 불쑥 찾아와 주었으면 해서 모두 돌아간 서늘한 예배실 사제단상에 촛불만 켜고 털썩 무릎 꿇고서 오래도록 기도하는 신부님이겠지. 그리고 하느님께 죄를 고했음. 아직도 그 여자를 하느님보다 더 사랑합니다. 평생 갚지 못할 죄를 지었습니다.....
편지 내용은 플리백이 다른 남자랑 결혼한다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기 마음 길게 써서 보낸거....... 플리백도 항상 신부님 마음 깊은 곳에 심어두고 영영 그리워하겠지 보고 싶어도 괜히 긁어부스럼 만들어서 신부님 종교인으로서 앞길 막을까봐ㅠㅠㅠㅠ
쑥갓피비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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