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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7 08:00
따끔? 그 별거 아닌 감각이 불러올 참상을 알았다면 로건은 제 뒷목을 한번 쓱 문지르고 넘겨버리지 않았을거고 웨이드는, 아마 조금 더 귀찮게 했을거야 별거 아닌 일도, 별거인 일도 웨이드는 로건에 관한 일이라면 집요했거든

일상을 침범하는 의외는 원래 그렇듯 불시에 다가오는 법이라 누가 보기에는 늘상 있는 치댐과 환장이 누군가에게는, 머리가 터질것 같은 경보음이 시끄럽게도 울려대는지라

"자기야?"
"네 지랄은 끝이 어디냐?"

내 지랄이야 끝이 없지 내 지랄은 끝이 없는데 왜 자기의 사랑은, 바닥나 버렸지? 밀쳐낸다고 똑같이 밀쳐내는게 아니고 밀려난다고 똑같이 밀려나는게 아니야

"울버린을 미아보호소에서 찾는 불상사는 막아야지."

빨라 지나치게 빨라서 정말 일어나고도 남을 촌극이었지 누가? 언제? 어디서? 급하지만 세세하게 기억을 들쑤셔보면 딱 한번, 로건이 뒷목을 쓱 문지르던 그때가 떠오르지

"내가 병신이 되면 멱살이라도 잡고 끌어다 놔."
"자기야, 에스코트는 내 전문이잖아. 기억하지? 내가 자기를 곱게 모셔온 거?"

슬쩍 한번 떠보니 아직 거기까지 먹히진 않았나봐 떠오른 기억에 찌푸려지는 미간을 보고 있으니 그나마 안심이 돼 하지만 자기야, 이렇게 손을 떨면 꼭 안고 놔주고 싶지가 않잖아 찾아올게 내가 그 많은 삽질끝에 자기를 찾아냈듯이 뭉텅 썰려나간 기억도, 사랑도, 내가 다시 찾아올게

빨라 하룻밤 사이에 로건은 몇달간의 기억을 갉아먹혔어 그 빌어먹을 벌레가 하루를 기한으로 기억을 파먹는지 배가 고파 더 날뛸지 알게 뭐야 이 사지를 찢어죽일 새끼 깨우고 쑤시고 깨우고 터트리고 깨우고, 뭐가 됐든 곱게 살지도 못하겠지만 곱게 죽지도 못하게 해줄 생각이야 아득 깨물리는 잇새가 쓰디 쓰지

사실 기억이야 잃은들 무슨 상관이야 죽는것도 아닌데 한번을 꼬셨으면 두번도 가능해 고작 내가 쏟은 정성따위가 아까워서 발을 구르는게 아니야 잊혀지면 다시 새겨주면 돼 사라지면 다시 나타나면 돼 하지만 내가 잊혀지면, 내가 사라지면 로건은, 어디에 있을까? 어디서, 혼자, 자기야 이 모든 기억을 나 혼자 끌어안고 내가 천국을 뒹구는 동안 이 모든 기억을 혼자 빼앗기고 지옥을 구르는 꼴은, 봐주지 않을테니까 너무 멀리 가지만 마



"괜찮을것 같았다고?"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고 눈동자를 들여다 보면 다 보여 무섭구나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두렵고 목숨이 아까워 겁이 나는구나 킬킬킬 이런 눈을 들여다 볼때마다 난 더 유능해져 죽이지 않아도 저승 구경을 시켜줄 방법이 얼마나 많은데, 네 숨이 꺼질때 죽는걸 감사하게 만들 방법이 얼마나 많은데, 병신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구충제만 얻어 달려가는 중이야 걘 그냥 멍청한 과학자일 뿐이었으니까 그런 인간들이 있잖아 숭고한 사명을 들먹이며 뒤로는 구린내나 풀풀 풍기는것들 걘 자기가 죽지 않는 실험용 쥐래 걱정마 난 참았어 이건 사랑의 힘이야 응 사랑이지 하지만 자기야, 히어로는 좆같아 역시 난 소질이 없나봐 난 그냥, 이 구충제 한알로 내 사랑이나 지킬래



풀버린 덷풀로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