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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닌거야? 지금 재선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이딴게 돌아다는게 말이 되냐고!!"

아침부터 방문을 미친듯이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는 자흐라 탓에 알렉스는 단잠을 방해받아 성가시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떴어. 겨우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열자 주위를 살핀 뒤 빠르게 방으로 들어온 자흐라가 가슴팍에 테블릿을 강하게 밀어 붙혔지.대체, 뭐라고 지금 아침 댓바람 부터. 잠도 덜깨 눈이 반쯤 감긴채로 쥐어든 테블릿 화면을 보자 알렉스는 미친놈 처럼 참을 수 없는 웃음을 터트렸을꺼야.

'퍼스트썬 알렉스와 영국의 헨리왕자가 긴 밤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와우. 이런걸 누가 언제 찍었데. 몰래 찍은 것 치고는 비율이 너무 완벽하게 잘 나왔네. 핀트가 완전히 잘못 꼽힌 알렉스의 말에 자흐라는 등짝을 내리쳤어. 빠르게 상황 설명을 하지 않는 다면 재선이고 뭐고 통채로 날리는거라며 알렉스를 압박했지. 알렉스는 마른얼굴 위로 손을 쓸어내린 후 대화만 나눈거라며 자흐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얘기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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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야? 확실해? 내가 분명 물었었지. 그 시간동안 정말 아무일도 없었다고 자신하는거 맞아?"

"당연하죠. 저도 엄마 일에 지장 주고 싶은 마음 하나 없어요. 뭐 그렇게 의심스럽다면 같이 만나서 얘기해볼래요? 아, 그러려면 우리가 영국으로 가야되려나?"

"나 이번건 절대로 그냥 안넘어가. 지금 왕자님이 아프다는것도 이 밤 이후고. 왕자님의 방 앞에 찍힌 니 사진도 영 찝찝하게 찍혔으니 무조건 짚고 넘어갈꺼니까 그렇게 알아."

"그럼요. 걱정마요."

알렉스는 자신에게 약점이 잡혀있는 헨리가 절대로 사실을 말하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었지. 뭐, 혹여나 정말 이상하게 흘러간다면 이것쯤이야 진짜 사랑으로 포장하는거 따위 어렵지 않다 생각하는 알렉스였어. 자흐라는 정말 작정이라도 한 듯 방법을 물색하며 헨리와의 만남을 진행시켰을꺼야. 이렇게 떠도는걸 왕실측도 모르지 않을테니 협조해줄거라 생각했지.

사실 알렉스는 헨리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부터 굉장히 그 모습을 보고싶어 했어. 자신의 밑에서 울며 괴로운 얼굴로 애원하던 헨리가 아직도 너무 선명했기 때문이였지. 이번 기사가 오히려 재미있는 방향으로 흘러갈것 같아 왠지 모르게 설레기도 했을꺼야. 빠르게 영국으로 가 헨리를 마주하여 자신을 보는 그 눈동자가 어떻게 흔들릴지 궁금해 미칠것 같은 알렉스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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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정말 아무일도 없었다고 얘기했을 텐데."

"수습을 위해 만나셔서 해결을 봐야합니다. 이미 물고 뜯을 가쉽거리가 퍼졌으니 사람들은 이것이 진실이라 믿고 있겠죠."

"다시 만나? 누구를, 알렉스를?"

"왕자전하. 이무일도 없었다면 당당하게 만나셔야합니다. 혹, 있었더라도 없었던 것 처럼 만나셔야 합니다."

헨리는 샤안의 단호한 말 끝에 자신의 선택지 따위는 없다는 걸 알았을꺼야. 겨우 그 지옥에서 도망쳐 나왔다 생각했어. 뜬 눈으로 지나갈것 같지 않은 밤들을 설치며 잠에 들지도 못했지만 다시 날이 밝아 올 때마다 자신이 있는 곳이 궁이라는 사실 하나로도 너무 안심했던 헨리였겠지. 그런데 다시 알렉스를 봐야한다니 헨리는 눈 앞이 빙빙 도는 것 마냥 어지럽고 숨이 찼어. 샤안이 모를 수 없을 만큼 불안해 보이는 헨리였지만 파격적인 스캔들의 수습이 먼저였을꺼야.

급속도로 퍼진 기사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어. 브로맨스의 시작이라느니 로얄 패밀리가 되는거냐느니, 둘의 사진으로 도배되며 외관으로 완벽한 커플, 퍼스트썬과 영국왕자의 위험한 관계. 등등 셀 수 없는 댓글들이 빠른속도로 달렸겠지. 물론 그 중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인 말들도 많았을꺼야. 헨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며 샤안에게 그렇게 하라 명령했어. 그리고 둘의 만남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을꺼야. 미국과 영국 기자들도 알렉스와 헨리의 만남이 초미의 관심사로 잡혀 빠르게 움직였겠지.

"오, 반가워요. 헨리는 어디있는거죠?"

"왕자전하는 지금 인터뷰 준비에 바쁘십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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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는 뭔가 기분 나쁜 티를 내는 샤안의 모습에 재미있다는 듯 웃었어. 샤안 또한 썩 좋지 않은 기분이였지만 시간이 없어 알렉스를 빠르게 헨리가 있는 곳으로 데려갔어. 벌써 준비를 마치고 고고하게 앉아 있는 왕자 그자체의 헨리 모습에 알렉스가 눈썹을 들썩였겠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여서 아쉽긴 했지만 반갑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옆에 앉는 알렉스였지. 하지만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헨리의 눈동자는 잔잔하게 일렁였어. 최대한 사적인 대화는 하지 않겠다 헨리는 속으로 곱씹었을꺼야.

인터뷰가 시작되고 알렉스와 헨리는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하게 응답했지. 이런일이 익숙한 둘에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의 연기는 별로 어렵지 않았어. 이따금씩 자신의 허벅지를 터치하는 알렉스의 손에 헨리는 움찔하며 얼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크게 띄지않을 정도였겠지.

"그렇다면 이 사진이 찍힌건 두 분의 명성에 스크레치를 내기 위함이였다는게 결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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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그럼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 시선 또한 감내해야하는 위치에 있으니 이렇게 인터뷰를 응한거지만 저희는 기가차서 웃었는걸요. 그렇지 헨리?"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까지 관심을 줬다는 거 자체가 어떻게 보면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앞으로는 더 조심해야 한다는걸요."

순조롭게 이어지는 헨리의 대답은 알렉스에게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알렉스는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선을 긋는 느낌이 들었을꺼야. 헨리의 대답에 바람이 빠지듯 웃는 소리를 내는 알렉스를 다들 쳐다보았어. 그 시선 속에 당연히 헨리도 포함 되었겠지. 알렉스는 평소에 서스럼없이 오랫동안 대화도 할 만큼 친한 사이인데 이렇게 단정한 대답을 들으니 절로 웃어버렸다며 무마했어.

알렉스의 대답으로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어.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던 헨리는 당장 방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였지. 다들 돌아가고 난 뒤 샤안이 헨리를 모시기 위해 다가갔지만 알렉스가 코를 찡긋 거리며 잠시 시간을 달라했겠지. 헨리는 눈을 지긋이 감으며 샤안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어. 알렉스 또한 에이미에게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 했을거야. 헨리는 알렉스와 닫힌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을거야. 처음 궁에 오는거냐 물으며 자연스럽게 밖으로 알렉스를 안내했지.

"오늘 아주 나이스 하던데? 생각보다 연기를 잘 해서 감탄이 나올정도였어 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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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이상 만나는 일이 없었으면 해. 이 일을 끝으로 너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

"헨리. 이제 우리는 메스컴에 너무나 노출 되었어. 물론 우리의 스캔들이 좋은 쪽으로 마무리 되겠지만 그로인해 서로가 얻어지는 것도 있을꺼야."

"무슨 얘기를 하고싶은거야."

"나는 엄마의 재선을 위해 널 최대한으로 이용하겠다는 뜻이야. 우리 둘의 모습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 미국의 퍼스트썬과 영국 왕자의 아름다운 우정. 뭐 그런거?"

"알렉스...., 넌 대체...."

"아. 헨리, 너도 나쁠 건 없을꺼야. 딱딱한 영국 왕실의 분위기를 반전시켜봐. 난 너를 오래 봐야겠거든. 꽤 좋았던 그 날의 밤을 기억해 보라구."

가까이 다가와 귓가에 속삭이는 마지막 말에 헨리는 닭살이 돋을 만큼 소름이 끼쳤어. 저절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게 되는 말이였지. 헨리의 눈동자가 도르륵 움직이며 알렉스를 치켜 올려보았겠지. 알렉스를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게 아니지만 헨리는 알렉스를 똑바로 응시했어. 헨리의 눈맞춤에 알렉스는 혀로 볼 안쪽을 한번 쓸고선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겠지. 이건 예상 밖인데 헨리.

"나는 그날 밤을 기억에서 지웠어.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라."

"와우. 그런 대답이라니. 좀 서운한데? 난 여전히 생생한데. 너의 그 귀여운 신음소리가. 그리고 벌써 또 널 안고싶지. 참아주는거야 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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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하게 표정이 식어버린 알렉스를 보며 헨리는 흠칫 어깨를 들썩였어. 알렉스가 멀어진 한걸음을 다시 채우며 앞에 섰을거야. 반가웠어, 다음에 또 봐 왕자전하. 손을 내미는 알렉스를 피해 헨리가 손을 피하며 다시 멀어졌어. 이미 모든것이 알렉스의 손아귀에 들어찬 것 같아 심장이 쿵쿵 요동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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