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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0:14
오스본가 비공식 꼭대기인 거 bgsd
ㅅㅈㅈㅇ
일나더 https://hygall.com/605200824
어나더 https://hygall.com/605223231
삼나더 https://hygall.com/605316482
사람들은 해리보다 레오를 더 무서워 했음. 행동이 크고 즉흥적이며 정도라는 게 없어서. 뉴트는 레오보다 해리를 대할 때 까다로워 했음. 레오는 그가 지은 '레오 오스본의 궁전'만 건드리지만 않으면 상관하지 않았음. 레오는 아름다운 것과 오스본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 둘을 모두 갖춘 동생들에 관대했음. 해리는 오스본의 부와 권력을 사랑했음. 자연히 레오보다 형제들에 대해 냉담했음. 바꿔 말하자면 레오와 달리 해리는 형제들에게도 계산적일 수 있었음. 그래서 뉴트는 명성이 자자한 레오가 아닌 해리에 대해 더 디테일한 설계가 필요했음.
해리가 민호에게 전화를 한 것은, 집까지 찾아온 것은 해리가 잃어야 하는 최소한 이었음. 해리는 딱 거기까지만 자존심을 내어주고 필요했던 해독제와 피터를 챙겨 갔음. 반성이나 민호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음. 신선하지 않은 해리의 행동에 실망했고, 그 천성에 모순되는 사랑이 흥미로웠음. 뉴트를 웃게 한 민호의 무반응이나 해리가 오자마자 달려 나간 피터만 아니었으면 해독제를 주지 않았을 것임. 한 번은 운 좋게 민호와 피터 덕분에 기회를 얻었을지 몰라도 두 번은 없을 것임.
뉴트는 해리를 잘 알았음. 그랬기에 지금까지 자신을 사랑하게끔 만들 수 있었음. 뉴트는 해리가 늘 그래왔듯 타격감 없이 끝나지 않길 원했음. 오스코프와 피터를 양손에 쥐고 싶어 하는 해리가 모두 놓치길 원했음. 해리가 완전히 무릎 꿇길 원했음. 그럼으로써 자신에게서 민호를 앗아가려 한 대가가 무엇인지 몸소 깨닫길 원했음. 오스코프의 존속, 그건 뉴트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 했음.
피터가 오스코프의 연구원이 될 때 온 매스컴은 두 기업과 두 오너의 얼굴 사진을 가리키며 흥분해 떠들었음. 스타크의 귀하디 귀한 외동 아들이 스타크가 아닌 오스코프를 택했기 때문임. 전 세계 모두가 지켜본 유명한 기자회견이 있었음. 거기서 스타크의 오너가 자진해 사회적 기업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음. 그 거울 반대편과 같은 기업이 바로 오스코프였음. 사회도덕적 규율은 애초에 머릿속에 없었고 이용가치가 있다면 법까지 주무르려 들며 온갖 비열한 수법은 모두 사용했으니까. 그런 오스코프 기밀이 스타크에 들어가면 외아들 피터가 의심받을 것이 분명했고, 그를 회사에 입사시키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한 오랜 지기, 전날 회사 시스템을 전부 열람한 해리가 다음 타겟이 될 것이었음. 그리고 스타크에 어마어마한 이익을 가져다 준 배신자 낙인이 찍히겠지. 피터를 감싸기 위해 오스코프를 버리는 것과 오스코프를 지키려 피터를 사지로 던지는 것 중 어느 것을 택할지, 뉴트는 무척 기대됐음. 매스컴을 타기 전까지 시간이 별로 없었음. 빠른 시간 내에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할 것임. 게다가, 안 그래도 아들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는 중인, 스타크타워에 들어앉아 모든 것을 보고 있을 그 여우같은 양반이 가만히 있을리 없잖음. 해리와 상극인, 해리가 가장 만나기 싫어하는 인물. 이 사태를 해결할 사람은 토니뿐이고 그러려면 저 자신과 한몸이나 다름없는 오스코프를 스타크 앞에 무릎 꿇려야 할 것임. 참 볼만하겠다. 뉴트는 비집고 올라가는 입꼬리를 숨기지 않았음.
베일은 사정이 조금 달랐음. 뉴트가 막 민호를 만났을 무렵, 크리스는 여러 번 시도 끝에 딱 한 번 목숨을 끊는데 성공한 적이 있음. 번번히 레오에게 걸려 더 큰 고통으로 되돌려 받았던 경험이 축적되어 그 단 한 번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음. 뉴트는 크리스에게 동그랗고 귀여운 어떤 동양인 남자아이 이야기를 하려 집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음. 만약 그때 뉴트가 수없이 많은 화려한 방들 사이에서 먼지만 쌓인 창고 문을 열지 않았다면 크리스는 추억으로만 만나야 했을 것임. 베일에서는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하고 병원으로 옮긴 뉴트를,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그 오스본의 아이를 신뢰하기 시작했음. 베일은 오직 '뉴트' 오스본에게서 나온 오스본의 입장을 받아들였고 뉴트가 있는 저택에 머물겠다는 크리스의 의사를 더이상 꺾지 않았음. 뉴트는 굳이 베일의 심사를 뒤틀어 레오를 들쑤시거나 쓸데없는데 신경 쓰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음. 그래서 크리스에게 했듯이 베일에도 친절했음.
지난 밤 레오는 조작된 정보를 파헤쳤음. 해리는 애초에 민호의 신상따위에 관심이 없었음. 그냥 좀 우리 집에서 꺼져줬으면 싶었던 거지. 피터와 해독제만 구하면 나머지는 레오가 알아서 깽판을 쳐줄테니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음. 레오는 약간 흥분됐음. 이정도로 치밀하고 이정도로 열받게 하는 상대는 오랜만이었음. 깔아뭉개고 싶은 욕구가 치밀었음. 모니터 속 수십 개의 분할 화면을 응시했음. 화면은 각기 다른 구도였으나 모두 같은 집을 비추고 있었음.
집 앞 길가부터 건물 주변에 위압적인 검정색 차와 검정색 수트를 입은 가드들이 늘어섰음. 지나가는 사람마다 흠칫거리며 놀라거나 차를 돌렸음. 하여간 남 이목따위 신경 안 쓰는 성격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임. 뉴트는 낮게 한숨을 쉬었음. 단지 요란한 등장인 걸 다른 뜻으로 오해했으면 어쩔 뻔 했음. 자칫 크리스가 위험할 뻔 했잖음. 이럴 수 있는 자신감도 레오 오스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해리가 빠른 협상을 원했다면 레오는 성격처럼 강렬했음. 뉴트는 민호가 돌아와서 먹을 과일주스를 만들고 있었음. 민호와 함께 살기 시작한 이후 매일 아침 하는 일이었음. 과일을 넣고 믹서를 돌리는 사이 구두 굽 소리가 현관을 넘어섰고 뉴트는 옅게 웃었음. 왔다.
레오는 뉴트 앞에 놓인 잔을 들어올려 허락없이 한 모금 마신 후 선홍색 액체가 담긴 유리잔을 바라봤음. 신선하고 달콤하고 시원한, 마치 뉴트와 민호 저 어린 것들이 우린 이렇게 행복해요, 라고 말하는 듯한 그런 맛. 식탁을 돌아 거실로 나가며 잔을 뒤로 던졌음. 유리잔과 그 속에 담겼던 액체는 뉴트가 보는 앞에서 호를 그려 날아가 바닥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음. 민호에게 줄 몫이었는데. 뉴트는 액체와 뒤섞여 흩어진 잔해를 보다가 레오를 따라 거실로 나섰음.
첫째로 레오는 크리스의 짐을 챙겼고, 둘째로 달리고 있는 민호를 비추는 화면을 보여 주었음. 셋째로 민호의 조작된 신상에 대해,
"덕분에 애 좀 먹었어."
뉴트를 칭찬했음. 레오의 인맥이라면 최고 중의 최고였을 것임. 그럼에도 레오가 늦게 찾아온 이유는 덧씌워진 민호의 신상을 모두 벗겨 내는데 꼬박 밤을 샜기 때문이고, 두 사람의 생활 패턴을 시간 단위까지 알아낸 후, 뉴트가 혼자 남길 기다렸기 때문임. 그래서 민호가 운동을 나가고 크리스가 전화를 받고 잠시 집을 비운 후에야 현관문을 열었음. 민호의 신상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번 수정되었고 그때마다 알리바이가 명확해 어떤 게 진짜인지 분간하기 어려웠음. 업계 최고라는 전문가도 소름끼칠 정도의 집념이라고 말했음.
쇼파에 마주 앉아 서로를 응시하는 형제의 시선이 차갑고 날카로웠음. 역시 오스본, 이라고 레오는 생각했음. 목숨이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도 이정도 애티튜드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레오뿐일 거라고 뉴트는 생각했음. 대단해. 형제는 서로를 그렇게 생각했음.
레오 역시 반성의 기미나 민호에 대한 사과는 없었음. 의외로 레오는 민호와 함께 꺼져준다면 자신도 신경을 끄겠다고 나왔음. 크리스와 해독제를 너희 추잡한 연애와 바꾸어 주겠다고 선심 쓰듯 제안했음. 레오라면 필요에 따라, 주저없이, 무력을 행사할 것이고 크리스의 신변을 확보할 계책도 마련해두었을 것이었음. 그러려고 뉴트가 꼼짝할 수 없도록 가드를 깔고 민호에게서 분리시켜 놓았겠지. 나와 크리스가 잘못되면 그 즉시 민호도 끝이다, 경고하려고. 그 배짱과 오만에 박수를 치고 싶었음. 예상대로 정면으로 나오는 레오에 뉴트는 기뻤음. 레오는 거의 본능적으로 우위를 점할 줄 알았으나 그 밑에서 자라다 보니 그런 레오 오스본을 뒤집어 놓을 수 하나쯤 가지게 되었음. 뉴트가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 하나가 오는 타이밍이었음.
"손님을 초대했는데 너도 반가울 거야."
뉴트의 말에 레오는 내내 띄우고 있던 미소를 지웠음. 네가 가하는 폭력에 속수무책 맞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이쪽도 대비를 해야지, 라고 말하듯 뉴트는 한쪽 어깨를 으쓱이며 손목 시계를 보았음. 기시감에 레오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음. 뉴트는 참으려 해도 입가로 웃음이 걸렸음. 레오가 무기력하게 당하는 것을 보고 싶었음. 어린 시절 멍청하게 크리스의 뒷모습이나 보고 있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었음. 다시 한 번 크리스를 잃기를 원했음. 레오 세상의 전부인 크리스를 잃고도 그 고고한 오스본의 콧대가 무너지지 않을지 궁금했음.
"크리스가 쓰러지는 게 먼저일까, 베일가가 도착하는 게 먼저일까?"
뉴트가 주머니에서 작은 약병을 꺼내 흔들었음. 두 개의 약이 유리벽에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냈음. 정성을 보이지 않은 대가야.
"아니면, 네가 무릎을 꿇는 게 먼저일까."
곱게 미친 뉴트가 보고 싶었는데 ㄱㅈㅅ이라 ㅁㅇ
뉴트민호 레오베일 해리피터 오스본
ㅅㅈ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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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해리보다 레오를 더 무서워 했음. 행동이 크고 즉흥적이며 정도라는 게 없어서. 뉴트는 레오보다 해리를 대할 때 까다로워 했음. 레오는 그가 지은 '레오 오스본의 궁전'만 건드리지만 않으면 상관하지 않았음. 레오는 아름다운 것과 오스본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 둘을 모두 갖춘 동생들에 관대했음. 해리는 오스본의 부와 권력을 사랑했음. 자연히 레오보다 형제들에 대해 냉담했음. 바꿔 말하자면 레오와 달리 해리는 형제들에게도 계산적일 수 있었음. 그래서 뉴트는 명성이 자자한 레오가 아닌 해리에 대해 더 디테일한 설계가 필요했음.
해리가 민호에게 전화를 한 것은, 집까지 찾아온 것은 해리가 잃어야 하는 최소한 이었음. 해리는 딱 거기까지만 자존심을 내어주고 필요했던 해독제와 피터를 챙겨 갔음. 반성이나 민호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음. 신선하지 않은 해리의 행동에 실망했고, 그 천성에 모순되는 사랑이 흥미로웠음. 뉴트를 웃게 한 민호의 무반응이나 해리가 오자마자 달려 나간 피터만 아니었으면 해독제를 주지 않았을 것임. 한 번은 운 좋게 민호와 피터 덕분에 기회를 얻었을지 몰라도 두 번은 없을 것임.
뉴트는 해리를 잘 알았음. 그랬기에 지금까지 자신을 사랑하게끔 만들 수 있었음. 뉴트는 해리가 늘 그래왔듯 타격감 없이 끝나지 않길 원했음. 오스코프와 피터를 양손에 쥐고 싶어 하는 해리가 모두 놓치길 원했음. 해리가 완전히 무릎 꿇길 원했음. 그럼으로써 자신에게서 민호를 앗아가려 한 대가가 무엇인지 몸소 깨닫길 원했음. 오스코프의 존속, 그건 뉴트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 했음.
피터가 오스코프의 연구원이 될 때 온 매스컴은 두 기업과 두 오너의 얼굴 사진을 가리키며 흥분해 떠들었음. 스타크의 귀하디 귀한 외동 아들이 스타크가 아닌 오스코프를 택했기 때문임. 전 세계 모두가 지켜본 유명한 기자회견이 있었음. 거기서 스타크의 오너가 자진해 사회적 기업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음. 그 거울 반대편과 같은 기업이 바로 오스코프였음. 사회도덕적 규율은 애초에 머릿속에 없었고 이용가치가 있다면 법까지 주무르려 들며 온갖 비열한 수법은 모두 사용했으니까. 그런 오스코프 기밀이 스타크에 들어가면 외아들 피터가 의심받을 것이 분명했고, 그를 회사에 입사시키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한 오랜 지기, 전날 회사 시스템을 전부 열람한 해리가 다음 타겟이 될 것이었음. 그리고 스타크에 어마어마한 이익을 가져다 준 배신자 낙인이 찍히겠지. 피터를 감싸기 위해 오스코프를 버리는 것과 오스코프를 지키려 피터를 사지로 던지는 것 중 어느 것을 택할지, 뉴트는 무척 기대됐음. 매스컴을 타기 전까지 시간이 별로 없었음. 빠른 시간 내에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할 것임. 게다가, 안 그래도 아들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는 중인, 스타크타워에 들어앉아 모든 것을 보고 있을 그 여우같은 양반이 가만히 있을리 없잖음. 해리와 상극인, 해리가 가장 만나기 싫어하는 인물. 이 사태를 해결할 사람은 토니뿐이고 그러려면 저 자신과 한몸이나 다름없는 오스코프를 스타크 앞에 무릎 꿇려야 할 것임. 참 볼만하겠다. 뉴트는 비집고 올라가는 입꼬리를 숨기지 않았음.
베일은 사정이 조금 달랐음. 뉴트가 막 민호를 만났을 무렵, 크리스는 여러 번 시도 끝에 딱 한 번 목숨을 끊는데 성공한 적이 있음. 번번히 레오에게 걸려 더 큰 고통으로 되돌려 받았던 경험이 축적되어 그 단 한 번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음. 뉴트는 크리스에게 동그랗고 귀여운 어떤 동양인 남자아이 이야기를 하려 집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음. 만약 그때 뉴트가 수없이 많은 화려한 방들 사이에서 먼지만 쌓인 창고 문을 열지 않았다면 크리스는 추억으로만 만나야 했을 것임. 베일에서는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하고 병원으로 옮긴 뉴트를,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그 오스본의 아이를 신뢰하기 시작했음. 베일은 오직 '뉴트' 오스본에게서 나온 오스본의 입장을 받아들였고 뉴트가 있는 저택에 머물겠다는 크리스의 의사를 더이상 꺾지 않았음. 뉴트는 굳이 베일의 심사를 뒤틀어 레오를 들쑤시거나 쓸데없는데 신경 쓰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음. 그래서 크리스에게 했듯이 베일에도 친절했음.
지난 밤 레오는 조작된 정보를 파헤쳤음. 해리는 애초에 민호의 신상따위에 관심이 없었음. 그냥 좀 우리 집에서 꺼져줬으면 싶었던 거지. 피터와 해독제만 구하면 나머지는 레오가 알아서 깽판을 쳐줄테니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음. 레오는 약간 흥분됐음. 이정도로 치밀하고 이정도로 열받게 하는 상대는 오랜만이었음. 깔아뭉개고 싶은 욕구가 치밀었음. 모니터 속 수십 개의 분할 화면을 응시했음. 화면은 각기 다른 구도였으나 모두 같은 집을 비추고 있었음.
집 앞 길가부터 건물 주변에 위압적인 검정색 차와 검정색 수트를 입은 가드들이 늘어섰음. 지나가는 사람마다 흠칫거리며 놀라거나 차를 돌렸음. 하여간 남 이목따위 신경 안 쓰는 성격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임. 뉴트는 낮게 한숨을 쉬었음. 단지 요란한 등장인 걸 다른 뜻으로 오해했으면 어쩔 뻔 했음. 자칫 크리스가 위험할 뻔 했잖음. 이럴 수 있는 자신감도 레오 오스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해리가 빠른 협상을 원했다면 레오는 성격처럼 강렬했음. 뉴트는 민호가 돌아와서 먹을 과일주스를 만들고 있었음. 민호와 함께 살기 시작한 이후 매일 아침 하는 일이었음. 과일을 넣고 믹서를 돌리는 사이 구두 굽 소리가 현관을 넘어섰고 뉴트는 옅게 웃었음. 왔다.
레오는 뉴트 앞에 놓인 잔을 들어올려 허락없이 한 모금 마신 후 선홍색 액체가 담긴 유리잔을 바라봤음. 신선하고 달콤하고 시원한, 마치 뉴트와 민호 저 어린 것들이 우린 이렇게 행복해요, 라고 말하는 듯한 그런 맛. 식탁을 돌아 거실로 나가며 잔을 뒤로 던졌음. 유리잔과 그 속에 담겼던 액체는 뉴트가 보는 앞에서 호를 그려 날아가 바닥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음. 민호에게 줄 몫이었는데. 뉴트는 액체와 뒤섞여 흩어진 잔해를 보다가 레오를 따라 거실로 나섰음.
첫째로 레오는 크리스의 짐을 챙겼고, 둘째로 달리고 있는 민호를 비추는 화면을 보여 주었음. 셋째로 민호의 조작된 신상에 대해,
"덕분에 애 좀 먹었어."
뉴트를 칭찬했음. 레오의 인맥이라면 최고 중의 최고였을 것임. 그럼에도 레오가 늦게 찾아온 이유는 덧씌워진 민호의 신상을 모두 벗겨 내는데 꼬박 밤을 샜기 때문이고, 두 사람의 생활 패턴을 시간 단위까지 알아낸 후, 뉴트가 혼자 남길 기다렸기 때문임. 그래서 민호가 운동을 나가고 크리스가 전화를 받고 잠시 집을 비운 후에야 현관문을 열었음. 민호의 신상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번 수정되었고 그때마다 알리바이가 명확해 어떤 게 진짜인지 분간하기 어려웠음. 업계 최고라는 전문가도 소름끼칠 정도의 집념이라고 말했음.
쇼파에 마주 앉아 서로를 응시하는 형제의 시선이 차갑고 날카로웠음. 역시 오스본, 이라고 레오는 생각했음. 목숨이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도 이정도 애티튜드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레오뿐일 거라고 뉴트는 생각했음. 대단해. 형제는 서로를 그렇게 생각했음.
레오 역시 반성의 기미나 민호에 대한 사과는 없었음. 의외로 레오는 민호와 함께 꺼져준다면 자신도 신경을 끄겠다고 나왔음. 크리스와 해독제를 너희 추잡한 연애와 바꾸어 주겠다고 선심 쓰듯 제안했음. 레오라면 필요에 따라, 주저없이, 무력을 행사할 것이고 크리스의 신변을 확보할 계책도 마련해두었을 것이었음. 그러려고 뉴트가 꼼짝할 수 없도록 가드를 깔고 민호에게서 분리시켜 놓았겠지. 나와 크리스가 잘못되면 그 즉시 민호도 끝이다, 경고하려고. 그 배짱과 오만에 박수를 치고 싶었음. 예상대로 정면으로 나오는 레오에 뉴트는 기뻤음. 레오는 거의 본능적으로 우위를 점할 줄 알았으나 그 밑에서 자라다 보니 그런 레오 오스본을 뒤집어 놓을 수 하나쯤 가지게 되었음. 뉴트가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 하나가 오는 타이밍이었음.
"손님을 초대했는데 너도 반가울 거야."
뉴트의 말에 레오는 내내 띄우고 있던 미소를 지웠음. 네가 가하는 폭력에 속수무책 맞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이쪽도 대비를 해야지, 라고 말하듯 뉴트는 한쪽 어깨를 으쓱이며 손목 시계를 보았음. 기시감에 레오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음. 뉴트는 참으려 해도 입가로 웃음이 걸렸음. 레오가 무기력하게 당하는 것을 보고 싶었음. 어린 시절 멍청하게 크리스의 뒷모습이나 보고 있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었음. 다시 한 번 크리스를 잃기를 원했음. 레오 세상의 전부인 크리스를 잃고도 그 고고한 오스본의 콧대가 무너지지 않을지 궁금했음.
"크리스가 쓰러지는 게 먼저일까, 베일가가 도착하는 게 먼저일까?"
뉴트가 주머니에서 작은 약병을 꺼내 흔들었음. 두 개의 약이 유리벽에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냈음. 정성을 보이지 않은 대가야.
"아니면, 네가 무릎을 꿇는 게 먼저일까."
곱게 미친 뉴트가 보고 싶었는데 ㄱㅈㅅ이라 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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