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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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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키드, 50바퀴 뛰는데 어떻게 2시간이나 걸려”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겨우 붙잡고 겨우 보고하러 갔더니 고작 이런 소리나 하는 에이전트 록웰때문에 맥이 빠져버리는 허니겠지 유명한 파트너 킬러라더니 제대로 잘못걸렸다 생각한 너붕붕이었는데 이정도 굴리면 알아서 떨어지겠지 싶었던 샘은 너붕을 보면서 녀석봐라…싶었겠다


에이전트 록웰의 이 허무맹랑한 훈련인듯 직장내 괴롭힘인듯 알 수 없는 3개월간의 트레이닝이 끝나고 신입생들끼리 바에서 작은 축하파티가 열렸어
허니는 이 트레이닝만 끝나면 이제 에이전트 록웰이랑은 영원히 끝이다 를 속으로 외치며 그동안 버텨왔겠지 록웰요원은 파트너 없이 임무에 나간다는건 유명했으니까

“뭐? 너희 요원님은 무기고도 보여줬어?”

“허니 너네 요원님은 안보여줬어?”

“야 허니 록멍청이한테 잘못걸렸잖아”

“마셔 마셔 그동안 고생했다”

스텔스기를 운전해 유럽상공을 비행했다거나 고층빌딩을 줄 하나로 오르내렸다거나 생활용품을 이용한 폭발물을 만든다거나 하는 훈련을 받았다는 동기들 사이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너붕이었어

트레이닝 후 일주일간은 휴가를 갖고 그 다음주부터 신입요원들은 그동안의 트레이닝 점수와 영상으로 심사를 받고 현역 요원들에게 합류해서 실전에 투입되는 일정이었어 에이전트 록웰은 당장 내일부터 런던 시의회에 설치된 폭탄을 제거하는 임무가 있다는 얘기를 미리 들어서 적어도 록웰요원이랑은 다시 만날일 없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있었지 다음날 아침 눈을 뜨기 전까지는…


“키드, 일어나셨어? 꾸물거릴 시간 없어. 얼른 와서 이중에 골라봐“

창밖으론 빨간 이층버스가 지나가고 너붕은 홀딱 벗은채로 이불 속에서 눈을 떴는데 눈앞에는 앞으로 영영 볼 일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특히나 이런꼴로 같은 방에 함께 있을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사람이 침대 맡에 서있는거야
너붕은 이불을 목까지 꽁꽁 두르고 빼액 소리를 질렀어

”여기서 뭐하는거에요 샘!!!! 당장 안나가요??!!!!!!“

”샘이라니. 훈련생 졸업했다고 바로 호칭 떼는거야? 언더커버엔 소질이 보이네. 여기 방음 잘되니까 에이전트 붙이라고, 키드”

”당장 나가요!!!!!“

어쩔수 없다는 듯이 양손을 올려보이며 뒷걸음질로 느릿느릿 나가면서도 문틈으로 입만 빼꼼히 내놓고 자기 넥타이 색은 파랑이라며 외치는 에이전트 록웰이겠지

문이 완전히 닫힌 후 방 안에서 잠금장치를 걸어잠그고도 허니는 문에 귀를 딱 붙힌채 록웰요원의 걸음소리가 멀어지는걸 확인하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방을 천천히 둘러봤을거야
록웰요원이 내려다보던 너붕의 침대끝에 가지런히 펼쳐진 드레스들이 눈에 들어왔어

괴짜이긴해도 이런식으로 겁탈을 할 사람은 아닌것 같고 아무리 취했다고 너붕이 록웰요원한테 달려들었을거같진 않은데 어제 7번째 잔을 마신 뒤로는 기억이 나질 않아
우선 진정하고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허벅지 안쪽에 드레스와 함께 놓여진 권총을 차고 노란색 드레스를 집어들었어.

허니는 문 안쪽에 ‘로비로 내려와’라고 쓰여진 쪽지를 떼서 한손으로 구겨버리고 시동이 걸린채 입구에서 허니를 기다리던 검은 승용차에 탔어. 평소 자다깬것같은 부스스한 머리와 요상한 무늬의 티셔츠 차림이 아닌 멀끔한 턱시도 차림에 런던의 야경이 비춰져서 은은한 광택이 나는 코니쉬블루 색상의 넥타이를 맨 록웰요원이 운전석에 앉아있었어


“헤에이…파란색이라고 했잖아. 지금 신발이랑도 컬러가 안맞는데?“

록웰요원은 한손으론 운전을 하면서 다른 한손으로 자신의 넥타이를 풀어서 뒷좌석에 휙 던졌어.

”어떻게 된거에요 에이전트 록웰? 제가 왜 여기있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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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간다고 했잖아, 프린세스. 이런 고급 호텔에 묵는건 흔치 않으니까 즐기도록 하라구. 아참 넌 하루종일 잠만 잤지“

”에이전트 록웰이 런던에 가는건 아는데 왜 저도 런던에 있는건데요!!! 저 오늘부터 휴가예요. 다음주부터 발령받는단말이에요”

“좀 일찍 시작하면 좋지 왜그래. 벌써부터 휴가갈 생각 하는거야? 프린세스, 우리 일에 쉬는날은 없어. 선배님의 심오한 충고다. 새겨듣도록.”

“제가 입고있던 옷은요? 설마…”

“뭐??? 내가??? 널???“

심드렁하게 대충 대꾸하며 운전하던 록웰요원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서 너붕을 쳐다보고 급정거를 했어. 좁은 런던 시내 한복판에서 하마터면 앞차를 들이 받을뻔했지

”취해서 엎어져있는거 끌고오느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방도 두개나 잡아야했다고. 지져쓰…역시 혼자 다니는게 낫다니까. 그러니까 진정해 너 내취향 아니야”

진정 못하고 질색팔색 하는건 오히려 샘이면서 이 상황이 황당하고 억울한건 오히려 이쪽인데 허니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안도감에 조수석 시트에 등을 완전히 기댔어

“요원님 취향이 뭔데요”

“양파같은 사람”

“양파같은 사람이 뭔데요”

“보기만 해도 눈물나게 만드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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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에이전트 아니에요 요원님. 집에 가고싶어요“

“에이전트 록웰, 여기서 천천히 몸도 회복하면서 기억 찾아보는거예요. 알겠죠? 의료진분들이 잘 도와주실거에요. 저도 자주 올꺼구요“

마지막 임무에서 허니가 혹시모를 사고에 대비해 동기 요원들에게 지원요청을 싹 돌려놓은 상태라 샘은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거의 반년을 혼수상태로 병원에서 보냈어. 아이처럼 칭얼거리며 떼를쓰는 모습이 너붕은 영 익숙해지지 않을거다.





에이전트 록웰의 기억을 되찾아주려고 너붕과 샘 사이의 기억을 되짚는 너붕붕ㅂㄱㅅㄷ

샘록웰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