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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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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ébé. Maman, Papa, Où? ... Je ne parle pas français. uh, numéro?"

 아가. 엄마, 아빠, 어디? ... 나는 프랑스어를 못해. 어, 번호?



반묶음머리를 높게 올려묶은 동양인 여자가 울고있는 남자아이 앞에 쪼그려 앉아 짧은 프랑스어로 더듬더듬 묻고 있었다. 핸드폰을 가리키며 부모님 번호를 물어보는 것 같았는데, 아이는 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고개만 절레절레 내저었다. 여자는 이내 뭔가 결심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아이의 손을 잡고 벤치로 가서 앉아 제 옆에 앉혔다. 



"eau?"
물?



가방에서 생수를 꺼내더니 끄덕거리는 아이에게 빨대까지 꽂아서 물을 먹였다. 나쁜 사람일까봐 지켜보고 있었는데, 가방 속에 있던 작은 젤리까지 꺼내먹이고 손수건으로 눈물까지 닦아주는 걸 보니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부채로 부채질까지 해주네... 가방에서 대체 뭐까지 나오는 거야. 이사 다니나. 아이는 경계심을 풀었는지 여자의 무릎에 앉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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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필요한가요?"



"어, 영어를 할 줄 아세요?"



"네."



"아, 다행이다. 아이가 부모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요. 저는 프랑스어를 잘 못해서 아이랑 말이 안 통해요. 미아방지용 팔찌가 있나 봤는데 그런 것도 없고요. 혹시 시간 되시면 경찰서까지 같이 가주실 수 있나요?"



아이는 어느새 여자의 품에 안겨 저를 낯선 눈초리로 쳐다봤다. 아이에게 이름을 묻자 우물쭈물하다가 루이라고 대답했고, 통역해주자 여자도 자기 이름은 허니라고 말했다. 발음이 잘 안되는 아이에게는 미엘이라고 불러도 상관 없다며 웃었다. 경찰서로 가는 내내 루이는 여자의 품에서 내려오질 않았고, 덕분에 허니는 내내 더운 날씨에 뜨끈뜨끈한 아이를 안고 있어야 했다.



루이의 부모는 울면서 경찰서에 뛰쳐들어왔고, 루이를 건네받고 몇번이고 고맙다며 인사했다. 스완은 옆에서 얼떨결에 같이 인사를 받았다. 허니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제 짐을 주섬주섬 챙겨들었다. 진짜 짐 많다. 소매치기가 지갑을 털려고 해도 가방에서 지갑을 못 찾아서 못 털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스완은 허니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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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디 가요?"



"어어, 저녁 먹고... 숙소 들어가요. 원래 오르세 가려고 했는데, 너무 늦어서 내일 가려고요. 내일은 목요일이라 야간개장도 한댔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 가방에 들어있는 게 다 뭔지 궁금해졌다. 저 여자를 알아가고 싶었다. 파리 물가는 미쳤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알지도 못하는 어린애를 도와주느라 선뜻 하루를 날리다 못해 이제는 저녁이 되어가니까 가방에서 주섬주섬 겉옷을 꺼내는 것조차도 웃겨서 스완은 웃어버리고 말았다.




"나 파리 토박이에요. 생각해놓은 식당 없으면 내가 맛집 데려가줄게요."



"A 식당보다 맛있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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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관광객 등쳐먹는 식당이에요. 혼자 가면 자리도 안 좋은 데 줄 거구요."



한껏 쳐지는 눈썹과 비죽 나오는 입술이 실망감을 나타내는데, 왜 그걸 보고도 신이 났는지 모를 일이다. 이 관광객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이름 뿐이지만, 꼭 알아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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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같이 갈래요?"





아를로 부부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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