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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21:48
보다가 존나 착잡해졌내.. 조동필놉 개큰 스포 있음

오프닝부터 촬영장에서 말이 받는 대우 보여주고 침팬지 고디가 촬영하다 사람 죽인 일 계속 보여주잖아

사람들은 그날 일을 끔찍한 헤프닝, 웃음거리 삼아 다양하게 소비하는데 그 누구도 고디가 '왜' 그랬는지 생각하려는 사람은 없더라ㅠ

카메라 앞에 선 고디는
그저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추측'해야 하고 그것에 착실히 응하는게 숙명이었음 세월이 흘러 ‘진 자켓'이라는 알 수 없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인간들은 그 존재에 두려움을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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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피식자가 된 공포를 느끼게 됨

진주작 깜빡이는 눈이 카메라 묘사라는 말이 있던데 난 이 장면이 카메라 앞에 선 고디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그대려 느껴보라고 하는 것 같았음 살아남으려면 그 공포 아래에서 진주작(인간)의 습성과 행동을 '추측'하고 움직여야만 함

다른 공포영화에서 집이 주는 안락함, 반드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클리셰완 다르게 이 영화는 홈 스윗 홈 같은 것도 별로 없어 그냥 집이건 밖이건 놈한테 안 먹히는게 급선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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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위로 놈이 먹은 사람들의 피가 쏟아지는데
주인공들은 그 안에서 벌벌 떠는 것밖에 못 함 보금자리기도 한 한정된 공간에서 동족의 죽음을 목격하는 일, 다음은 나일 수도 있다는 공포, 그리고 현장에 남은 짙은 흔적들

^ 이거 걍 식용동물의 일상이잔아 습습

그리고 집 안에서 인물 셋이 나누는 말 중에 “놈은 거대하고 포악하고 자의식도 강해.” 이것도 가축이나 식용동물의 입장에서 하는 말 같았음 (+자의식이 있으니 길들일 수 있겠다는 인간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대사도 바로 나오는..)

고디 등장 장면들 다 존나 무서웠는데 뒷 부분에 제프한테 손 내밀다 총 맞아죽었다는 거 알곤 너무 슬펐음 (좆간아ㅠ) 동양인 제프=그 당시 본인처럼 방송국 내 동물원 원숭이 롤이라 동질감을 느꼈다는 해석도 진짜 흥미로움

아무튼 보면서 떠오른 키워드들이 몇 개 있는데 동물권에 대해선 전혀 생각 못 하고 틀었던 거라 여운이 오래간다 펄럭 촬영 현장에서 말 죽었던 사건도 생각나고... 영화에서 진 자켓 잡는 미끼용 말들 엄청 희생된걸 아무렇지도 않게 언급하고 지나간 것도 이유가 있다고 봐 그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는 인간과 다른 동물의 위치겠지
마지막에 진주작 풍선 잘 못 먹어서 터져 죽는 것도 인간들이 만든 쓰레기 먹다 죽는 동물들 묘사 같아 묘했어


내가 또 가증하고 더러운 것들을
네 위에 던져 능욕하여
너를 구경거리가 되게 하리니

영화 다보고 나니까 오프닝 문구도 한낱 유희거리로 소비되는 동물들처럼 느껴지더라 소비와 식용의 주체였던 인간이 렌즈 앞에 서고 잡아먹히는 공포를 느끼게 되는 영화라니 인간과 동물의 관계, 육식 줄이고 동물원 소비 더더욱 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음... 비판하는 바 시사하는 바가 많은 영환데 여러 개 다 잘 버무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