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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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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카이

허니는 평소에도 많이 덜렁거려서 여기저기 크거나 작게 다치는 편이라 집에는 항상 밴드와 붕대가 준비되어 있겠지. 조지는 허니가 다칠 때마다 심장이 남아나지 않는 느낌이 들겠지. 그래도 허니가 항상 "항상 맥카이가 내 옆에 있어주니까!" 밝고 씩씩하게 답해서 본인도 웃으며 넘겼는데 오늘은 달랐어.

"혹이요?"
회사 선배가 이제 30대로 접어드니 정기검진을 받아 나쁠거 없다고 해서 월차를 내고 검진받으러 갔겠지.
"네, 아. 너무 걱정 마시죠 원래 장기는이 약하신분들이 가끔 이렇게 대장에 혹이 있긴한데. 수도 적고 검사를 좀더 해보면 밝혀지겠지만 걱정은 안하셔도 될듯 합니다."
이상한 기분과 함께 집에 돌아온 조지는 구두를 벗다가 부엌에서 "아얏!" 날카롭지만 짧은 비명소리에 바로 주방으로 달려가겠지.

"어? 조지 일찍왔네? 오늘은 가지그라탕이야!"
옅지만 선명한 핏자국에 결국 울컥해버린 조지가
"너 바보야?!"
"어.? 아니, 그게.."
조지가 이렇게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당황한 허니의 손목을 우악스럽게 잡고 소파에 앉히고 반창고와 연고를 들고오겠지.
"왜 맨날 다치는 거야? 내 생각은 안해?! 내가 너 이럴때마다..."
눈도 안 마주치고 손에 상처를 치료하다가 울컥해서 말도못하고 숨이 헉하고 막혔어.
"아.. 그게 항상 조심한다고는 하는데."
"내가 항상 이렇게 옆에서 못 지켜줘!"
"왜? 조지는 항상 내옆에 있잖아"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얼굴로 애교 부리듯 회사하게 웃는 허니를 보고 조지는 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겠지. 의사가 아무 문제 없다고는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으론 내가 없으면 우리 허니는 어떡하지 라는 마음과 평생 옆에서 늙어 죽을때까지 붙어 있을거라고 믿어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현실을 잠시 보고와서 그런지 조지는 가슴이 불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겠지. 그럼에도 허니는 걱정 시키기 싫어서 꼭 끌어안고 보지 못하게 조용히 숨죽여 눈물을 삼키겠지
"제발, 내가 없을때 다치지마. 너보다 내가 더 아파."
"응. 근데 조지가 일찍와서 이렇게 안아주니까 좋다."
허니는 무슨 일이 생긴것 같아 걱정이 됐지만 바로 다음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소의 조지로 돌아와서 그냥 '앞으로 내가 더 주의해야지'라고 막연히 생각했겠지. 실은 그날 저녁
"네, 미리 유언장좀 적어 두려고요."
"왜요? 도련님 혹시 어디 아프십니까."
"다행이도 그저 작은 혹일 뿐이더군요. 그래도 변호사님과 함께 미리 작성해두는 것도 좋을듯 해서요."
그리고 가장 첫 문장엔
'나의 모든 것은 허니 맥카이에게 상속한다. 자식의 유무, 이혼의 유무와 관계없이 전부.'
"도련님, 이혼의 유무 조항은? 그리고 허니양의 사망시의 조항도 포함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럴 일은 없지만 허니가 하고싶은대로 살거니까 나는. 그리고 허니가 죽었는데 내가 왜 살아있겠습니까? 사후에 관한건 관심 없으니까 자식들이 생기면 지들이 알아서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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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

"오늘도 소파인가?"
오늘도 허니는 침대가 아닌 소파에서 웅크려 얇은 담요 한장 두르고 자는게 보였어.
"허니, 아가."
조용히 무릎을 꿇고 조심히 잔머리를 귀뒤로 넘겨주며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지.
"..아저씨다아~"
혀가 풀린듯 눈은 몽롱한듯 그러나 정확히 그가 있을법한 곳을 향해 미소를 띄우며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아"
새벽의 어둠은 짙고 공기는 무겁고 차가워서 철옹은 약간 화가 났어.
"어두운것도 추운것도 싫으면서. 매번 이러면 어떡해."
"...근데, 들어왔는데 아무도 안 반겨주면 우리 아저씨는 쓸쓸해지잖아."
허니는 그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에 흠칫했지만 그가 들어왔을 때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싫었어.
"..."
아무 말 없이 허니를 안아들고 침실로 향하겠지. '또래를 만났더라면, 그랬다면 이렇게 혼자 있지도 않고 매번 기다리기만 하지 않았을 텐데.' 허니가 자기 같은 사람 때문에 눈이 부시게 사랑만 할 수 있는 때를 누리지 못해 미안했고 동시에 화가났어.
"발이 또 차갑네."
허니를 침대에 눕히고 발을 주므르며 그녀와 눈도 맞추지 않았어.
"오늘은 어땠어요?"
안부를 묻는 말에 저도 모르게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자기도 모르게 언성을 높히겠지.
"항상 똑같은 하루 듣는게 뭐가 즐겁지? 뭐가? 대체 뭐가 좋아서 주인 기다리는 개마냥 너보다 나를 위하는게 뭐가 좋아?"
자기도 알겠지 보기 추하고 멋없고 찌질하다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하루는 원래 매일 궁금해요. 그 하루가 어제와 정확히 똑같았어도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로 그 하루가 또 듣고싶어."
허니의 다정한 말에 결국 약간의 눈물이 흐르겠지. 본인도 실은 허니가 매일 자기만 기다리는게 너무나 좋았거든 근데, 허니의 무언가를 항상 뺏는 느낌이 들어서 자기의 이중성에 질린 철옹이었겠지.
"그러니까 들려줘요."
허니의 말에 그녀를 품에 안고 새벽이 아침이 될 때까지 그 날의 일을 전부 말하는 그이겠지.




두려워서 화를 내는 맥카이와
자낮해서 화를 내는 철옹이 보고싶어서
교주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