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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6 13:50

ㄵㅈㅇ 타싸에 올린적 있음. 
카일리스 부부의 입양해온 댄과 앤디에 대한 댄의 일기


* 사랑하는 나의 가족 소개

[제 이름은 제임스 대니얼 포레스터입니다.

저희 집은 저 대니얼과 제임스 리스 대디, 크리스 카일 파파와 세명이서 살고 있습니다.

대디는 저와 이름이 같아서 아빠들은 저를 화났을때가 아닌 이상 대니얼이나 댄이라고 불러요.

대디와 파파 둘다 군인인데, 대디의 직급이 더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파파가 저를 장난삼아 높이 던지거나, 칼싸움한다고 놀아주시다가 상처라도 나는 날이면 대디가 "중사!"라고 크게 외치면서 파파를 혼냅니다.

그래서 심한 장난이 아닌 이상 대디는 파파와 제가 장난치는걸 다 받아줘요. 

저는 호랑이 수인이라 이가 날카로운데, 대디는 제가 이가 간지럽거나 아직 손톱 조절을 못해서 손톱으로 상처를 내도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시지 혼내시진 않아요. 집에서 맛있는 밥을 해주는 것도 보통 대디 담당이예요. 파파는 위에서 잠깐 이야기했든 장난기가 심합니다. 비행기를 해준다며 저를 위 아래로 던지기도하고, 아이스크림을 한입만 먹겠다고 해놓고 반이상 홀랑 먹어서 저를 울린적이 많아요. 그래도 대디가 파병으로 집을 비울때, 천둥이 쳐서 무서울 때 저를 꼭 안아주면서 괜찮을 거라고 말하면서 안아주는 좋은 아빠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 소개"에 관한 숙제를 할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제임스 리스 대디는 그레즐리 베어, 크리스 카일 아빠는 코모도 도마뱀. 나 대니얼 포레스터는 호랑이. 종족이 이상하게 섞여 있는 집안이지만 그게 뭐? 곰과 도마뱀이 교배가 가능한지, 교배하면 호랑이가 나오는지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추울때 따뜻한 리스 대디의 품이나, 더울때 축쳐져 있으면 차가운 돌같은 카일 파파의 품으로 파고드는게 얼마나 좋은지 학급 친구들은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아빠가 두명이냐, 너 어디서 태어났냐. 하는 무래(무례인가? 단어가 발음대로 쓰는게 아닌거 같아서 어렵다. 저스틴 삼촌이 발음을 이렇게 했는데.)한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마침 이번주는 리스 대디도 집에 없어서 더욱 속상해진다.

아빠들이 그랬다. 가족의 범주는 넓고, 우리는 그 넓은 가족의 범주 중에 하나라고. 남들과 꼭 같은 가족 구성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면된거ㅏ고.

가끔 파파가 다치거나, 대디가 머리를 붙잡고 울때면 슬프고, 나도 아프지만 나는 아빠가 둘이라 굉장히 행복한데, 내 반 친구들은 그걸 모르는 바보들이다.

어서 대디가 건강하게 돌아와서, 내 작문 시험 점수를 보고 칭찬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친구들이 말한 헛소리는 들려주지 말아야지. 

대디가 그랬다. 이 일기는 나만의 비밀이라고. 그러니까 내 하루에 대해 적어두면 된다고. 속상한 이야기를 아빠들에게 할 수 없으니까 분풀이 삼아 적는거다. 아빠들에겐 말할 수 없는 비밀.

조금 더 어렸을때 대디한테 나는 왜 엄마가 없냐고 물어봤다가, 머리가 아프다고 붙잡고 계실때보다 더 슬픈 얼굴로 나를 바라본 대디라. 대디와 파파에게 상처 주고싶지 않다. 

 

* 카일 파파의 프로포즈

가족 소개 작문 이후에 친구들이 한 말을 아빠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파파가 나를 안은 상태에서 대디가 나를 입양했다는 사실에 대해 며칠전에 일기장에 적은적이 있따.

입양보다는 오다 주웠다. 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지만 알게뭐야.

우리 아빠 둘이 나를 선택해서 키워준건데. 다른 가족과 다른 형태라해서 우리 가족이 틀린거는 아니라 했다. 이것도 저스틴 삼촌이 해준 말이지만, 저스틴 삼촌은 모든걸 다 아는 삼촌이니까.

쨌든, 난 우리 아빠 둘이 결혼을 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파병 후에 잠시 집에서 쉬는 카일 파파가 나를 붙잡더니 리스 대디와 평생함께 살고싶다고, 서류로 뭉치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에게 했다. 서류로 뭉치는게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파파에게 물어봤더니,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부부란다. 현재 파파와 대디는 동거인이라 같은 집에살면서, 둘의 밑에 내가 자식으로 들어가 있는 동거인이라면, 둘이 결혼을 하면 법적으로도 부부가 된다고했다. 카일 파파는 아직도 리스 대디가 병원에 입원하면, 가장 먼저 연락가는 사람이 저스틴 삼촌인게 불만인듯 자기한테 가장 먼저 연락오게 하는 거라고도 했다.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아직 헷갈리지만, 결론은 리스 대디의 1순위가 되고싶다는 이야기 였다.

리스 대디의 1순위는 내가 되고싶었지만, 카일 파파의 얼굴이 너무 진지해서, 그러면 나는 대디와 파파의 2순위는 맞냐고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나의 말을 들은 카일 파파는 광대가 뽈록하게 올라오게 웃으면서 나를 껴안았다.

나도 파파 사랑해.

쨌든 파파라 나를 부른 이유는 식당에서 카일 파파 본인이 주기에 너무 창피하니(저스틴 삼촌이 쪽팔리다 라는 단어는 나쁜 단어라 했다.) 본인이 나에게 신호를 주면 반지와 꽃다발을 리스 대디에게 전해주라는 것이였다.

뭐 어렵겠냐만은, 굳이 머리에 이상한 젤을 발라서 머리를 넘기고, 어느 명탐정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 처럼 옷을 입어야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게 뭐야. 불편하고 이상해.

오늘은 리스 대디만 군에 출근한 상태라, 카일 파파가 리스 대디보고 자주 가는 레스토랑으로 오라고 전해두었단다.

카일 파파의 계획은 밥먹다가 내 다리를 툭툭치면 의자에서 폴짝 내려서 파파에게 가면, 파파가 꽃과 반지를 줄거고, 그걸 내가 한쪽 무릎을 꿇고 대디에게 전해주면 된다고 한다. 

뭔가 왕자님이 된거같아서 재밌을것도 같지만, 어쨌든 이 옷은 불편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일 파파의 계획은 원대했으나 실패했다.

4인용 식탁에 앉은 우리는 리스 대디 옆에 내가, 리스 대디 맞은 편에 파파가 앉았는데, 파파의 손이 내 다리에 닿기에는 너무 짧았다. 내가 파파 옆에 앉았어야 했는데.

그리고 어떻게 카일 파파의 표정을 보고 의자에서 폴짝 뛰어내리려 했지만, 달랑거리는 내 짧은 다리에 비해 의자는 높았고, 식탁과 의자의 간격이 좁아서 의자를 밀기도 힘들었다. 리스 대디는 내 모습을 보더니 화장실을 가고싶냐고 묻고는 나를 안아서 화장실로 가버리는 바람에 파파의 계획은 실패했다.

그저, 화장실을 다녀왔더니, 카일 파파가 손에 들고있는 장미만큼 빨개진 얼굴로 리스 대디가 앉기도 전에, 큰 목소리로 대디에게 말한것만 기억난다.

"제임스 리스. 나와 결혼해줘." 였나? 그 뒤에 내 1순위가 되어줘였나. 이상한 말이 붙었지만 기억 안난다.

리스 대디도 카일 파파마늠이나 얼굴이 붉어졌는데, 그 뒷 말을 듣고는 대디의 1순위는 대니얼. 즉 나라는 이야기를 하며 파파를 놀리고 말았다. 괜히 기분이 좋아 파파의 품에 얼굴을 파고 드는 사이, 리스 대디는 2순위도 괜찮다면 파파를 받아들이겠다고 하고, 파파는 그 덩치에, 그 힘으로 나와 대디를 힘껏 안아주었다.

 

우리 파파의 우여곡절 프로포즈 성공!

저스틴 삼촌이 다른 테이블에서 이 프로포즈 하는 거 찍는다고 했는데, 파파의 얼굴과 떨리는 목소리까지 잘들어갔는지 모르겠다.

매년 xx월 yy일 마다 파파 앞에서 봐야지.

 

* 리스 대디의 생일!

오늘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대디! 리스 대디의 생일이다!

파파는 대디의 생일이라 대디를 위한 저녁 상을 차린다고 오전에만 근무하고 집에와서 저녁을 차리느라 분주하다.

옆에서 파파를 보다가 나도 돕겠다고 팔을 들고 팔짝팔짝 뛰자, 파파가 의자를 가지고 와서 싱크대 앞에 나를 세워뒀다. 오늘의 저녁은 리스 대디가 잘 만드는 토마토 파스타와 버섯 스프!

버섯은 물컹해서 싫다고 했지만, 파파는 대디가 좋아한다고, 오늘은 내 입맛보다 대디의 입맛에 맞추는걸 용서해달라고했다. 그래도 대신에 디저트로 케익을 준비했다하니까 용서해야지 뭐.

어디서 사오신건지 처음보는 플라스틱 칼로 버섯과 토마토 등을 자르라고 하시는데, 손에 잡히는 대로 자르니 크기가 들쭉날쭉 어떤건 크고 어떤건 너무 작았다. 이게 맞나 싶어서 파파를 불렀지만, 파파는 핸드폰으로 레시피 검색하면서 내 야채들을 슬쩍보고는 잘했다고 머리를 대충 쓰다듬고, 순서도 지키지 않은체 후라이펜에 다 넣어버렸다. 

파파 옆에서 칼을 가지고 장난 치는 나를 확인하랴, 요리하랴 바쁘던 파파는 결국 루를 살짝 태웠다. 대디의 수프는 굉장히 부드럽고 물같았다면, 파파의 수프는 카레같았다. 안에들어간 야채도 크고, 되직한게. 처음보는 모양이였지만, 맛있을거 같다고 말해줬다. 안그러면 파파가 울것같았거든.

 

7시. 오늘도 정시에 퇴근한 리스 대디는 집에서 풍기는 버터 냄새에 둘이서 요리했냐고 기대된다고 하시더니, 배가 고프셨던건지, 나와 카일 파파의 저녁을 남기지도 않고 다 드셨다. 나도 먹어보고싶었는데. 그래도 평소에는 절대 못먹게하는 피자를 대신 저녁으로 주셔서, 오늘의 저녁은 특식인 피자와 케이크로 행복하게 보냈다.

 

* 이상한 소리가 난다.

가끔 밤만 되면 아빠드의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그리고 그런 소리가 날때 열번 중에 한번은 우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아빠들의 침대 다리가 부러지거나, 헤드가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어제는 그런 아빠들이 나를 두고 둘이서 뭘 하는지 너무나도 궁금해서 이상한 소리가 나길 기다리다가 평소와 다르게 문을 벌컥 열었다! 아니 열려고 했다.

나는 아빠들이 놀고 있으면 끼워달라고 할 생각으로 문고리를 돌렸지만, 평소와 다르게 문고리가 돌아가지 않았고, 나를 두고 둘이서 논다는 생각에 서러워져서 호랑이로 변한채 울고 말았다.

내가 낑낑대는 소리에 놀랐는지, 넘어지는 소리와 리스 대디가 파파를 카일아라고 부르는 소리가 나더니 한참을 지나서야 파파가 붉어진 얼굴로 나와서 나를 안아주었다. 파파는 평소와 달리 상의를 벗고있었고, 대디의 눈에는 눈물까지 살짝 맺혀있었는데, 파파가 대디를 괴롭힌다는 생각에 괜히 파파의 어깨를 앙! 물어버렸다.

우리 대디 괴롭히지 말라는 의미로.

평소와 달리 리스 대디가 당황하더니 파파에게서 나를 때어냈다. 

나를 안아준 리스대디가 아프지말라고 대디의 얼굴을 핥았으나, 내 혀에 가시가 돋아있는 것을 잊어버려서 대디의 얼굴에 흉터를 냈다. 미안해서 더 품을 파고 들자, 리스 대디가 괜찮다며, 오랜만에 셋이서 잘까? 하고 물어왔다.

파파는 살짝 화가난거 같지만, 파파가 눕고 내가 그 위에서 자리를 잡자 나를 쓰다듬어주었다.

가끔은 나랑도 같이 이렇게 셋이서 잤으면 좋겠다. 

 

*작은 곰인형? 아기? 앤디!

리스 대디가 파병을 다녀오시더니 작은 곰인형을 가지고 왔다.

나에게 주는 인형인 줄알고 손을 내밀었으나, 인형이 아니라고 이제 막 6개월 된 아기 곰이라고 하셨다.

앉아 있어야 아기 곰을 나에게 안겨준다는 이야기에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귀여운 아기 곰을 만지기 위해 현관에 털썩 주저앉자 리스 대디가 눈이 보이지 않게 웃으시더니 한손으로는 아기곰을 안고, 다른 한손으로는 내 손을 잡고 거실로 갔다. 쇼파에 나를 앉히고 아기곰을 간겨주셨는데, 조그맣고 귀여운 아기 곰은 대디 품에서는 잘 자더니, 내 품은 불편한지 자꾸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린다. 꼬물대는 아기가 귀여워서, 조금은 말 소리를 높여서 대화하고 있는 아빠들이 불편해서, 내 방을 소개시켜주기 위해 쇼파에서 아기 곰을 안은채로 간신히 내려왔다. 혼자 쇼페엇 내려올때는 폴짜 뛰면 되는데, 아기곰을 안고 있을 때는 그게 안돼서 쇼파에서 발을 버둥거리면서 겨우 내려왔다. 

생각보다 무거운 가기모의 다리를 조금은 질질끌듯 내 방으로 간 나는 그 짧은 거리가 힘들어서 숨을 힘들게 내쉬고 있었는데, 아기 곰은 끌리는 느낌에 잠에서 깼는지, 리스 아빠와 나를 닮은 나무잎 같은 파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 웃기 시작했다.

질질 끌리는 느낌이 재밌긴하지. 나도 가끔 심심하면 저스틴 삼촌한테 바닥에 붙은채로 끌어달라고 조르니까. 재밌어하는 아기곰때문에 내 방을 한바퀴 끌어준 뒤에는 너무 힘들어서 방에 엉덩이를 두고 털썩 주저 앉았다.

아기의 높은 목소리 때문에 안들렸던 밖의 소리가 그제서야 들리기 시작했다. 

저스틴 삼촌이 우리 집에 들른 것인지, 아니면 통화중인 것인지, 저스틴 삼촌의 목소리도 들렸다.

뭐라더라.  애들 주워오는 게 취미냐. 일하라고 보냈더니 왜 자꾸 수인들을 줍냐. 애들이 불쌍한건 알겠는데 감당이 가능하냐. 하는 리스 대디에게 화내는 듯한 음성과 말투에 놀라, 기껏 집으로 왔는데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욕먹는 아기 곰이 안쓰러워 괜히 귀를 막아주었다.

아빠들이 자주 파병을 나가시니 힘든건 알지만, 나도 이제 어엿한 초등학생. 아기 곰을 돌보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는데, 저스틴 삼촌의 화는 가시지 않는 듯 다른 아저씨 앞에서만 나오는 목소리로 더 뭐라고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아기 곰은 내가 귀를 막아 준 것이 불편한지 자꾸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지만, 너는 이런 이야기를 듣기엔 너무 귀엽고... 안쓰러운? 이 표현이 맞나? 안쓰러운 존재이니 못 듣게 다시 귀를 막았다.

내가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두툼하고 작은 인형 같은 손을 뻗어 내 귀도 막아주는 아기곰을 보자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웅웅 거리는 소리와 콩닥콩닥 뛰는 아기곰의 심장소리. 

그렇게 서로의 귀를 막아주고 서로를 관찰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카일 파파가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다행이라는 듯이 한숨을 쉬던 카일파파는 리스대디에게 우리가 여기있다고 알리더니, 아기 곰을 소개시켜줬다.

아기 곰의 이름은 앤디. 앤디 드와이어.

나의 동생이 집에 오게 된 첫날이다.
 

* 창고형 마트에서 아빠들이 사라졌다. 

리스대디와 카일파파는 직업이 직업이라 그런지 집중력이 좋은편이다. 그리고 그 집중력을 쇼핑에서 쓰기도하는데 이번이 그랬다.

보통은 유모차를 탄 앤디와 대디들 옆에서 걸어다니는 나. 대니얼의 손을 잡고 한 아빠가 정신을 못차리고 무언가를 찾고 있으면, 다른 아빠가 정신차리라고 어깨를 툭툭 치는 등의 행동을 한적이 많았다.

이번 사건은 대디가 나는 한번만 구경시켜준, 다시는 못들어가게 하는 대디의 보물창고에 떨어져가는 총알을 채우겠다고 총기쪽으로 걸어가면서 시작되었다.

보통은 카일 파파가 리스 대디를 막아서면서 다음에 보자할텐데, 카일파파도 거기서 같이 구경하면서 이 총알의 장점은 무엇이고, 뭐가 단점이고 하는 등의 얘기를 굉장히 심도있게 토론하면서 시작되었다.

잠시만 기다리라는 파파들의 말과 학교에서 부모님을 잃어버리면 그 자리에서 기다려야한다는 말에 바로 옆에 있는 의자로 가는 것도 자리를 벗어나는 거 같아서 유모차에서 하품이나 하는 앤디의 볼을 콕 찔러보기도하고, 잡아당겨보기도 하는 등 앤디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귀여운 앤디는 내가 팔을 잡던, 얼굴을 꼬집던 잠깐 칭얼거리다가도 웃거나, 안아달라고 손을 내밀기도했다.

안아달라는 걸 무시하고 계속 얼굴만 건들여서 일까. 울먹이기 시작하면서 그 커다란 목소리로 울려고하자, 냉큼 유모차에서 앤디를 빼서 안았다. 

우리 울보 곰. 사랑스러운 곰. 

그러고 있는 사이. 나한테는 1시간이 넘은 것 같은데, 파파들은 우리가 있는 곳으로 오지 않고 있다.

계속 기다리면 다시 오시려나? 하면서 조금은 무거워지는 앤디를 꼭 껴안고 있었다.

아마, 나와 앤디를 도와주겠다고 마트 옷을 입고, 이름표를 보여준 직원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나중에는 나까지 울고 있었을거다.

저스틴 삼촌이 아무나 따라다니면 안된다고 했지만, 저 사람은 신원?이 확실하니 괜찮지않을까?

그 직원이 안내 해준 곳은 미아를 찾기 위한 안내 방송실이였다.

아빠들 이름과 기다리는 우리의 이름을 또박또박 말하면서 이제는 무거워서 흘러내릴거같은 앤디를 더욱 꼭 껴안았다.

앤디는 아빠들이 보이지 않아도 아직은 괜찮은건지 그 작은 손으로 내 얼굴이나 만지면서 놀고있었다.

 

앤디 너까지 없었으면 어쩌지. 쓸데없는 생각들이 한참 머릿속을 괴롭히고 있을때, 문이 부서질듯 열리는 소리와 함께 우리의 덩치큰 파파들이 들어왔다.

파파들이 미안하다고 울면서 나랑 앤디를 안아주는데, 나는 분명 이제 초등학생이고 다 괜찮은데. 갑자기 앤디처럼 계속 울기시작했다.

최근에 나와 앤디를 가지고 저스틴 삼촌과 싸우던 파파들이라. 우리를 버리는 줄 알고. 다시 버려지는 줄 알고 리스 대디와 카일 파파의 옷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나 버리지 말라고, 말 잘듣겠다고, 앤디 두고가지 말라고 울기 시작했다.

파파들이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그날은 나도 앤디처럼 하루종일 파파들에게 안겨서 다녔다.

운게 너무 부끄럽지만, 파파들이 어릴때처럼 안아줘서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 필 형아와의 첫만남
파파는 내가 어엿한 초등학생이라는 점과 앤디가 파파와 대디가 말하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먹고, 만년 신혼인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카일파파가 외출했다가 집으로 들어와서 파파에게 안아달라고 손을 뻗으며 파파를 부르려는 앤디에게 입술 앞으로 검지를 내밀고 조용히하라는 제스처를 취할리 없기 때문인다.
보통 카일 파파가 저렇고 조심히 들어오면 5번 중 4번은 리스 대디한테 "이쁜 미인이여. 속옷을 벗어서 내 밑을 잠재워주지 않겠어?"같은 소리를 어린 우리가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말하곤 한다.
더한 것은 리스 대디도 카일 파파가 저러면 대부분 받아준다는 거다.
어렸을 때야 아무것도 모르고 파파들이 관계를 가질때 방문을 벌컥 열거나, 방문 앞에서 울면서 나도 같이자자고 얘기했다지만, 이제는 나도 초등학생인데, 부모님의 성행위를 지켜보는 건 너무 민망하다.
오늘도 조용히 입술이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에 앤디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갔다왔다.

저스틴 삼촌에게 가서 놀아달라고 하려다가, 저스틴 삼촌도 파병을 나갔다는게 생각나서 갈 곳을 잃고 잠시 집 앞에 서있었따.
앤디는 쨍한 햇빛에 눈을 찡그리면서도 나를 향해 팔을 뻗으며 칭얼댔다.
앤디가 울기 전에 어딘가에 들어가서 앤디를 안아줘야되는데. 그 생각에 발걸음을 바삐 옮겨서 눈에 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갔다.
앤디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여도 되는지, 안되는지 조금 헷갈리지만, 나만 먹으면 또 호두턱을 만들고 울 앤디인지라, 나 한입, 앤디 한입 한입씩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나중에 리스 대디한테 혼날까 걱정도되지만, 어쩌겠는가. 집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을 수도 없고, 저스틴 삼촌도 집에 안계시는걸.
자식들도 생각해주셨어야지.

아이스크림을 다 먹었는지 자꾸 손을 뻗는 앤디 때문에 파파들에게 오래 욕하지도 못하고 앤디를 안아주었다.
이럴땐 친구집에라도 가면 좋겠지만, 내가 앤디를 데리고 걸어다닐수 있는 반경으로는 친구 집이 없어서 괜히 입술이 툭 튀어나온다.
최소한 한시간 이상은 시간을 떼워야하는데, 앤디를 에어컨 밑에다 계속 둘수도 없어서 고민하던 사이 
우리 앞에 한 교복을 형이 앉았다.
굉장히 잘생기고 파란 눈을 가진 형이.

형을 보고 잘생겨서 처다보다가, 파파들의 경고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모르는 사람을 가까이하면 안됀다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그래서 괜히 벌벌 떨면서 앤디를 더욱 껴안고 있자, 푸른 눈이 이쁘게 휘어졌다.

[안녕. 나는 필립웨넥이야.]

저스틴 삼촌 옆집이라고 저스틴 삼촌의 집을 들락날락하는 꼬맹이인 나를 자주 봤다고 이야기를 덧붙였다.
자기 자신에 대해 소개하면서, 집 주소, 저스틴 삼촌에 대해 아는 것을 열심히 말하던 필립 형은 놀러나온 거면 자기 집에서 놀지 않겠냐는 말에 살짝. 아주 살짝 혹해서 가고싶었다. 
앤디는 추운지 잠깐씩 떨고있었고, 나는 이 더위에 무작정 밖으로 나와 앤디에게 걸쳐줄 옷이 없어서, 그렇다고 앤디를 다시 저 떼약볕 아래에 둘 수 없어서. 
그렇다고 파파들의 말마따라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뒤를 졸졸 쫓아갈수는 없어서 한참을고민하다가 고개만 좌우로 젖자 필립 형은 호탕하게 웃기만했다.
추워보인다고 자신의 가디건을 나와 앤디에게 덮어준 형은 다음번에 부모님의 허락을 맡고 놀러오라고 말하면서 사라졌다.
내가 가디건은 어쩌냐고 의자에서 내려가려고하자, 옷은 그때주면 된다고 웃었다.

잘생긴 필립 형 덕분에 아이스크림까지 하나 더 먹고, 앤디와 놀면서 시간을 때우다 집에 돌아왔다.
대디한테 저 가디건 보여주고 필립 형의 집에 놀러가야지.
​​​​​​​그리고 내일은 카일 파파에게 자리를 피해준 것에 대한 용돈을 요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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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꾸프랫
카일리스 필댄 
[Code: a8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