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85447477
view 6378
2024.02.24 11:16
내한교주들 볼때마다 부럽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울분터지고
훈남아 넌 언제 와서 떡밥을 줄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는 붕들 댓글들 다 고마워.






이전편

1:https://hygall.com/581680117
2:https://hygall.com/581772855
3:https://hygall.com/581896605
4:https://hygall.com/582006943
5:https://hygall.com/582104013
6:https://hygall.com/582196532
7:https://hygall.com/582308222
8:https://hygall.com/582418548
9:https://hygall.com/582577296
10:https://hygall.com/582777597


11:https://hygall.com/582932420
12:https://hygall.com/583233718
13:https://hygall.com/583730675
14:https://hygall.com/584973475






십오나더




재생다운로드IMG_5303.gif

"보좌관님, 바쁘시죠?"
"아닙니다."

허니는 객실문을 열다 말고 뒤를 돌아 가렛을 응시했어. 지금 이런 기분으로 들어가면 꼭 결혼식을 올린 그날 밤 보다 더 끔찍할것같았거든.

"그럼.. 저기 저랑 맥주 한 잔 하실래요? 아니다. 그냥 제가 마실때 옆에 있어주시면..... 아니네... 보는 눈이 많아서 문제 생길 수도 있겠다. 아니예요 보좌관님. 얼른 의원님께 가 보세요"

허둥지둥 말을 이어나가는 허니를 가렛은 내려다보며 착찹한 마음이 들었을거야. 먼저 올라온 허니도, 지금 연회장에서 늙은이들 비위 맞춰주고 있을 찰리도 전부 이해가 됐으니까. 그저 허니가 지금 생활을 하루 빨리 적응하고 이겨낼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지. 같이 있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허니 말대로 여긴 호텔안이고, 찰리와 앤의 관계를 알고있는 사람들이 몇몇 있는 것 같았으니 좀 더 조심해야했어. 그래서 가렛은 마음을 애써 갈무리 한 채 인사를 했어.

"저기 보좌관님"
"네. 여사님"
"의원님은 지금 하시는 일을 많이 좋아하시죠...?"


vip룸이 즐비한 호텔 맨 윗층 복도에서 할 말은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허니는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삭히고 이겨내야 할 이유가 필요했을거야. 그건 남편을 사랑해서만 되는 게 아니라, 남편을 이해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가렛은 결혼 하기 전, 점심시간에 브런치를 먹으며 친구들과 큰소리로 수다를 떨던 과거의 허니가 지금 제 앞에서 눈치를 보며 쭈뼛쭈뼛 말을 이어나가는 허니 위로 겹쳐보였어. 몇달만에 확연히 달라진 허니의 모습이 마음 아팠지. 그런 가렛의 마음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억지미소를 짓고 서 있던 허니는 가렛의 어두운 표정을 보며 괜한걸 물었다 오해했어.

"앗. 죄송해요. 내가 왜 이러지..."
"의원님은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정치를 시작하신 겁니다. 그걸 끝내야 멈추실겁니다."
"ㄴ...네?"
"자세한 이야기는 의원님께 들으십시오."












재생다운로드IMG_6834.gif

몇몇 남지않은 연회장을 둘러보던 찰리는 긴장이 풀린건지 머리가 아파왔어. 시간은 10시를 향해가고있었지. 이제 슬슬 인사를 하고 허니가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생각하며 휴대폰을 꺼냈을거야.


'뒤를 좀 돌아봐 옆에 왜 저여자가 있어?'

가렛이 보낸 문자를 확인하던 찰리는, 아까 축하연설을 들을 때 받은 문자임을 알았겠지. 뒤에서 혹시, 허니가 보았을까...?생각없는 행동에 혹여나 상처를 받은건 아닐까. 걱정이되었어.

"의원님 아까전에 작가님이랑 서 있을때 샷이 너무 예뻐서 하마터면 셔터 누를뻔했습니다~"

너스레를 떨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M사 기자의 말을 들으며 언짢아졌어. 안그래도 세심하지 못 했던 제 행동을 힐난하던 중에 이런 소리는 반갑지않았지.

"어머나. 그러셨어요? 사진 한장 찍어주시지"

앤은 제 무리를 이끌고 와서는 찰리의 팔을 감싸며 말을했어. 찰리는 바로 팔을 풀었을거야. 더이상 바보같은 짓은 삼가야했으니까. 분명 저 기자는 자신과 앤의 지난 과거를 알고 있어. 곧 있을 선거에 치명적인 약점을 찾느라 혈안인 그가, 찰리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건 보수당 내에 공공연한 비밀이었겠지. 한번 떠보듯이 말을 하는데 거기에 보기좋게 걸린 꼴을 하고있는 앤이 바보같았어.

과거가 어떻든, 과거일뿐이야. 찰리는 굳어있던 입술을 풀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어.


재생다운로드IMG_4960.gif
"우리 기자님 무서워서 제가 어디 여성분과 대화라도 나누겠습니까?"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너무 과거가 깨끗해서요. 아님 잘 숨기셨나....? 지금도...?"


다 알면서도 툭툭 내뱉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정치기자들에게 시달린게 한 두해는 아니었기에 찰리도 익숙했겠지. 뭐라고 말해야하나. 찰리는 고민 했어. 앤을 포함한 모두가 당황할 정도로 분위기가 나빴을거야. 주변에 서 있던 몇몇 인사들도 그들을 힐끗거릴정도였으니까...

그때였지. 아까 올라갔을때와 같은 모습의 허니가 찰리에게 다가왔어. 한 손엔 반입이 금지되어있는 사진기를 들고 있는 기자와 딱딱하게 굳은 찰리가 마주보고 있는 이 삭막한 분위기를 눈치가 빠른 허니가 알아차리지 못 할리 없었겠지? 거기다가 찰리의 옆엔 앤과 그녀와 함께 있던 무리들이 서 있고... 허니는 고개를 조금 끄덕였어. 그리고 더 가까이 다가가며 말을 했어.

"여기 있었네요. 한참 찾았어요"

허니는 또각 거리는 구두소리를 내며, 살랑거리는 몸짓으로 찰리에게 깍지를 꼈어. 자연스럽게 찰리 곁에 서 있던 앤은 뒷걸음질쳤지.

"제 남편이 어딜가든 참 눈에띄는데 도저히 안보여서 어디갔나싶었더니 꽃밭에 있었네요."







허니는 기자를 등지고 서서 찰리와 마주했어. 찰리는 허니의 흔들리지않는 눈을 바라보며 손에 힘을 줘 당겨안았겠지. 공식적인 파트너가 왔다며 여기저기서 장난스러운 야유가 들리고, 그제서야 기자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두손을 들었어. 허니는 찰리의 품에서 벗어나 팔짱을 낀채 기자를 바라보았어.

"제가 앤 작가님보다 외모는 훨씬 더 뒤떨어지지만, 저희 둘 이렇게 서 있는것도 볼 만 하지 않나요...?"

허니의 뼈있는 농담에 주변인들은 웃음을 참지 못 했지. 찰리에게 한 그 기자의 말은 누가 들어도 예의에 어긋나는 비아냥이었으니까. 앤은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나버렸어. 그런 앤을 감정없는 눈빛으로 보던 허니는 시선을 돌려 기자를 응시했어.

"사진 한 장, 멋들어지게 찍어주실래요...?"

IMG_6833.jpeg

허니의 기세에 눌린 기자는 반입금지의 카메라를 가슴팍에서 주섬주섬꺼내 사진을 찍었을거야. 그리고 이 일은 같은 자리에 있던 또다른 신문사 정치사회부 기자가 그 다음날 짧은 기사로 내기 위해 메모장에 부지런히 메모를 하고 있었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지...."

찰리는 허니를 세신배드 위에 앉혀놓고 퉁퉁 불어버린 발을 씻기면서 미안한듯 낮게 말을했어. 뒷꿈치 밴드를 가렛이 줬다는걸 알고는 세심하게 허니를 챙기는 그에게 못난 감정까지 들었지만 고마워해야했지. 따가운듯 미간을 찌푸리며 발을 빼는 허니에게 너무 미안했어.

"앞으로 더 많이 바빠질거야 허니."
"네.. 그래서 말인데요."
"응?"

찰리는 따뜻한 물 안에 발을 담그고 주물거리며 고개를 들었어. 나른함에 굴복한 허니는 다음번에 물어볼까 싶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묻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었어.

"의원님은 왜 이 일을 하세요?"

찰리는 허니에게 그 질문을 받고서도 한참 답을 하지 못 했어. 전에 부모님에 대해 물어볼때도 결국 말 안터니 오늘도 안 할 생각인가.. 허니는 자신의 발만 만져대는 찰리의 정수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어. 지금이 아니면 들을 수 없을 것 같은데, 한번 더 물어봐야 하나 그 생각이 들때 즈음, 찰리가 입을 힘겹게 열었으면 좋겠다.


"꼭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이 있었어. 그걸 하면 나같은 사람이 없어질거라 생각했거든"
"........."
"동의가 절실한데, 내가 더 오랫동안 일을 해야 발의라도 할 수 있는 법이야. 근데.."
"근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
"무슨 소리예요 그게?"
"나도 죄를 저질렀으니까."


재생다운로드IMG_9766.gif


허니는 지금 찰리가 무슨 소릴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었어. 허니의 발을 씻기는 찰리의 길고 아름다운 손 끝이 떨리는 것 처럼 느껴질만큼 찰리는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았어. 허니는 손을 뻗어 그런 찰리의 얼굴을 어루만졌지.

"괜찮아요. 말해봐요.."









허니는 찰리가 깨지않게 조심히 그의 팔을 풀고 일어났어. 슬립위에 가운을 걸치고 방문을 닫고 나왔지. 답답한 마음이 밤새 괴롭혀대서 누워있는 것 조차 힘들었겠지. 테라스 문을 열었어. 물기를 가득 머금은 찬 바람을 맞으며 난간에 기댔어. 자정이 훨씬 넘은시간이니 누가 보지 않겠지만, 지금은 누가 보더라도 상관없을만큼 마음이 복잡했을거야.



찰리는 열여덟까지 지금의 어머니를 친어머니라 생각하고 살았대. 사랑만 주는 친구들의 엄마랑은 조금 달랐지만 아기때부터 함께 있는 사진들때문인지뭔지 알 수 없어도 의심할만한건 전혀 없었겠지. 단지, 조부모와 있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았고, 해외로 나가는 부모와는 정이 두텁지않은 그 정도의 관계였다고 했어. 하지만, 할머니의 오래된 사진첩에서 아버지의 다른 여자와의 결혼사진을 보았고 그때 나이든 할머니에게서 모든걸 들었겠지.
결혼 후 아이를 가진 몸으로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되고 끔찍한 시간을 견디다 출산 후 자살해버린 여자. 아내가 죽자마자 불륜 상대였던 더 젊은 여자를 집으로 데려온 남자.
젖먹이 손자가 어느정도 성장 할 때까지 한 지붕아래 정상적인 가정인것처럼, 아기가 상처받지않게 아들이 부모로서 최선을 다 하면 아들에게 재산의 일부를 바로 증여하겠다는 조부모의 조건을 수락한 남자와 불륜녀.

찰리는 힘들었다고 했어. 새어머니의 친구부부 그러니까 불륜을 부추긴 사람들 사이에서 난 앤을 이미 좋아하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조부모가 탐탁치않아했구나 생각을 했대. 불이 난 그 날도, 할머니는 그 미술학원에 가지말길 바라셨다고 했거든.. 어린 나이의 찰리는 얼굴모를 생모에 대한 그리움보다는 아들의 잘못을 감싸주지않고 새로 온 며느리와 함께 둘 다 내치려고 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원망스러웠어. 하지만 하루하루 말라가는 찰리의 생모의 변화에 수십번 수백번 아들을 타이르고 달래보아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 할머니의 아들에 대한 배신감과 며느리와 뱃속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했지. 그러면서 지갑속에서 오래된 사진 하나를 허니에게 내밀었을거야. 정말 자신을 낳아 준 생모 사진을.



이제 이해가 갔어. 아들의 직업을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부모님이, 결혼식에도 오지않았던 이유를. 그리고 찰리가 발의하려고 한 법은 지금 이 시대에 맞지 않는 구닥다리 법안이니까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


거기다 지난날의 찰리는, 허니의 입장에서, 아니 사실을 아는 모두가 보더라도 자신이 경멸하는 불륜을 저질렀으니 복잡했겠지. 허니도 당장 찰리에게 용서하고 괜찮다는 그런 소리는 안 나왔을거야. 아직까지 앤 이라는 존재는 허니를 괴롭게 만들고 있으니까. 모든걸 알고 결혼을 했고, 다 죽어가는 회사를 살려준 대가도 충분히 받았기에 자신이 용서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는것을 인정하지만 그냥 지금 허니는 그런 과거가 있는데도 결혼이라는걸 하고, 앤과의 만남을 지속하면서 아이까지 키워줘야 할 수도 있다는 그 공증받았던 계약서가 잊혀지지 않았을거야.


'앤 작가님은 알아요?'
'몰라. 가렛이랑. 이제 너. 이렇게 아는 이야기야 '



허니는 말 해줘서 고맙다고 하고는 그저 제 눈치를 보는 남편을 안았어. 등을 토닥이고는 함께 나란히 침대에 누웠지. 그리고 심란함을 애써 감추고 눈을 감았어.












지끈거리는 두통이 찬바람을 맞고 잦아들었어. 허니는 복잡한 마음을 애써 갈무리했지. 뒤를 돌아 테라스를 나왔어. 잊어버리자. 이해하자. 용서하고 넘어가자. 불행한 가정 내에 살았던 사람이니까 포용해보자 다잡았지. 잊는건 시간이 걸리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니까. 자신에게 모든걸 드러내고 용서를 구하고 후회하는 찰리에게 더이상의 죄책감은 지우지말자고 다짐하고는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갔어.


























그날 이후 찰리는 개인 지역구 내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하기보다는 의사당이 있는 곳으로 가렛과 함께 출근을 했어.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만 집에 들어왔지. 당 내 공천이 끝나고 얼마지나지않으면 바로 선거운동개시일이라고했어. 삼일정도 시간이 비는데 그때 가지 못 했던 신혼여행을 짧게라도 다녀오자고 찰리는 말했어. 실제로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시일 전에 단 몇일이라도 찰리를 쉬게 해주고싶었던 허니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겠지.



오늘도 어김없이 찰리는 집에 들어오지 못 한다고 했어. 이미 저녁을 먹은 허니는 찰리와의 짧은 통화를 끝내고 침실로 들어왔어. 요즘들어 통 입맛도 없고, 더운 날씨가 아닌데 땀도 많이 났지. 어지럽기도하고.. 가끔 아랫배 한쪽이 당기는 듯 한 불편함에 마음도 안좋았을거야. 마음도 널뛰기하듯 이랬다저랬다, 즐겁다가 우울하다가 꼭 계절을 타는 것 마냥 제어하기가 힘들었어. 허니는 낮에도 한시간 잤는데 또 일찍 잠에 드는 제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 하품을 크게 하고 먼저 잔다는 문자를 찰리에게 보낸 그때, 문득 비교적 규칙적이던 주기가 한참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다는걸 깨달았을거야. 허니는 반쯤 소리를 지르며 튕기듯 침대에서 튀어 올라 앉았지.

설마. 휴대폰을 다시 켜고 앱을 실행시켰어. 분명 2주전에 했어야했는데, 뭐지.
심장이 터질듯이 뛰었어. 아직 아닌데... 뭐지? 분명히 그 날 이후로.. 그날? 언제였지. 출장 갔었던 날인가. 그래서, 나 임신 맞아...? 허니는 시간을 확인했어. 옷을 대충 주워입고, 방문을 열고 튀어나갔지.













​아....

+모양이 희미하게 보이는 테스트기 세개를 손에 쥐고 한숨을 쉬었어. 한참 바쁜 시기이기도하고, 사실 아직 아이를 가질만큼 견고한 관계도 아닌데..... 인간적으로 반갑지만은 않았겠지.
허니는 아랫배에 손을 올려보았어. 확실하지도 않은 존재에 미안함이 들었을거야. 건강한 성인 남녀가 그 흔한 프로텍션도 없이 관계를 했으니 안생기는게 이상한건가. 무슨 배짱으로 아이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은걸까.
무식하고 멍청한 허니 비. 바보같네...

허니는 침대위로 비적거리며 기어 올라갔어.
​선거 끝날때까지 한달정도 남았으니....우선 말 하지 말고 혼자 병원에 가서 확인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을 청했을거야.












훈남너붕붕 가렛너붕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