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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0 02:49
혹시 기다린 붕들 있다면 늦어져서 미안ㅠ
빌어먹을 혐생때문에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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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사나더








허니는 까만색의 단정한 드레스를 입은 자신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았어. 찰리의 권유에 까맣게 염색한 머리카락이랑 잘 어울렸지. 당장 이런곳에 갈 줄 알았다면 운동이라도 좀 할껄.... 근육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둥근 어깨라인에 허니는 조금 우울했음.

"여사님 저쪽으로 가실까요?"

디자이너의 말에 허니는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는 폭신한 의자에 앉았어. 올림머리를 하려나봐. 웨이브를 넣고, 동그랗게 말아 반짝거리는 큐빅이 수백개는 박힌 것 같은 큰 핀으로 고정했지. 그리고 앙증맞은 귀걸이들을 가지고와서는 골라보라고 했어. 허니는 그녀가 내미는 몇가지를 물끄러미 보았을거야. 평소에 쥬얼리를 하지않기도하고, 사실 관심이 그다지 없어서 뭐가 어울릴것같다는 단순한 생각조차 하지않아서 한참 걸렸겠지... 디자이너의 손이 무안해질때즈음, 찰리의 목소리가 샵 안을 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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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세번째걸로 부탁드립니다."
"아휴. 우리 의원님 안목도 좋으셔라. 안그래도 저도 이걸 추천해드리려 했어요."

허니는 거울속 반사된 디자이너를 보며 답지않은 미소를 지어보였어. 남편인 찰리와 가까워진건 좋았지만 뭐라고할까 점점 더 자유를 잃고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 바쁜 남편의 일정은 둘째치더라도 혼자서라도 어딜 나가면 쳐다보는 시선에 자주입던 운동복은 옷장에 쳐박혔겠지. 젊은 사람이라고 좋게 봐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남편이 속해있는 정당의 특성상 거의 대부분은 곧 있을 선거에 신경쓰라며 최대한 행동거지를 똑바로 하길 바랬으니까.. 아마도 새까만 머리카락으로 염색하길 원했던 남편의 요구 또한 당 내에서 개입한 건 아닐까 생각을 했어.

그러니까, 오늘처럼 타인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는 구설수가 생기지않게 더 각별히 조심해야했겠지. 허니는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굳이 찰리에게 말하지않았어. 이제 보름만 있으면 본격적인 선거철이였으니까 굳이 티를 내지 않아도 한 껏, 예민해져있었으니까.

허니는 아무도 모르게 짧게 숨을 내쉬었어. 그리고 드레스와 같은 색의 까만 구두를 신었어. 생각보다 굽이 너무 높아서 적응이 되지 않았지. 허니는 쇼파에 앉아있던 찰리를 보고는 화장실을 손으로 가리켰어. 그리고는 총총걸음으로 화장실로 갔어.

고객용 화장실은 이미 가득 차 있었어. 행사 시작까지 시간은 있었지만 찰리를 오래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겠지. 아까부터 자꾸만 시계를 보고 있는 찰리를 떠올리며 허니는 직원용 화장실로 갔을거야.

불편한 옷을 다시 껴 입고 심호흡을 하고 있을 때, 문고리를 열던 허니는 갑작스런 말소리에 잠시 멈췄어.


"봤어?"
"당연하지..진짜 배우도 아닌데 정치하는 사람이 그렇게 잘생겨도 되는거야..?"

허니는 살짝 미소를 지었어.

"근데 의원님 하는행동 보면 소문은 거짓같던데?"
"뭐? 아...앤??"
"응."
"야 너 입조심해. 여기니까 그런거 알 수 있지.."
"알지 그건, 팔려온것치고는 너무 정상적으로 보이지않았어? 무늬만 부부라면서 의원님도 생각보다 정성이던데?"
"나같아도 의원님이랑 겉으로만 부부라도 행복하겠다. 뭐...의원님은 보는 눈들이 있으니까 더 그러는거아냐?"
"그럴까?......아. 여튼 진짜 그 미술하는 여자 부럽다. 얼굴도 이쁘고 능력도 있고 의원님도 끼고 살고.."
"조용히 해! 누가 듣겠다"


허니는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어. 평소의 그녀라면 네. 잘 들었습니다. 하고 아무렇지도않게 문을 열고 손을 씻었겠지만 왠일인지 그러고싶지않았을거야. 뒷통수가 얼얼한 기분이 들었거든. 사실 그 날, 병원에서 앤을 본 후 다른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본인만 믿으라던 찰리의 말을 되새기며 살고 있었는데, 이렇게 은연중에 찰리의 오랜 연인이었던 작가의 이름을 무방비 상태에 듣게 되는건 예상에 없던 일이었겠지. 인정할수밖에 없었어. 찰리와 저의 사이에 앤은 이제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그건 잠시 잊은것뿐이었나봐. 찰리와 앤의 기나긴 관계를 없던일로 만들 수는 없는거니까. 근데 뭐라고할까. 저 두 사람 끝났어요! 이제 그는 저만 좋아해요. 라고 자신있게 말 하기엔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자신이없었겠지. 요즘들어 점점 작아져만가는 스스로가 미웠어.

두사람이 그 곳을 빠져나갈때까지 기다렸어. 그리고 멀어지는 목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을때쯤 마음을 다잡고 문을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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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어디 불편해?"
"아..아뇨. 긴장되서그런가봐요."

허니의 말에 찰리는 웃어보였어. 손을 내밀어 허니의 작은 손을 어루만졌지.

"의원님, 곧 도착합니다."

운전기사의 말에 허니는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며 숙이고있던 고개를 들었어. 그리고 호화롭게 지어진 호텔을 시야에 담았어. 여기 연회장에서 하는 행사라면 어디 내놔도 대접받는 사람들만 가득하겠지. 허니는 괜스레 움츠려드는 제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입술끝을 말아올렸어.


건물의 외관만큼 연회장도 호화스러웠어. 자국을 빛낸 예술가들을 위한 당국의 연회였기에 규모가 굉장했겠지. 찰리는 허니를 옆에 끼고 여기저기 인사를 다녔어. 뉴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정치인들 한명 한명 눈맞춤을 하며 미소를 지어야했지. 맞지않는 곳이라는 인상을 풍기면 안된다는 생각에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어. 긴장을 풀기 위해 그 어떤 노력도 할 수 없을만큼 경직된 채, 찰리에게 혹시나 나쁜 영향이 안되도록 노력했을거야.

높은 굽의 신발이 다리를 피곤하게 만드는 걸 눈치챌때는 이미 큰 연회장 두바퀴를 돌 때 쯤 이었어.

"허니, 미안한데.."
"괜찮아요 찰리, 전 여기 좀 앉아 있을게요."
"금방 올게."


찰리는 조금 하얗게 질린듯 한 허니의 안색을 걱정하면서도 저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당내 중진의원들의 성화를 차마 외면하지 못 했을거야. 시기가 시기였으니 말이야. 이미 자신의 지역구에 다시 공천이 되었으니 상관없다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의원님, 드러나는 연애경험이 전혀 없는 나름 지고지순한 과거의 남자였기에 아직 사랑하는 여자를 세심하게 대하는 기술은 고등학생보다 못 한 수준이었음. 뒤뚱거리며 걷는 허니의 뒷모습을 알아차리지도 못 하고 특유의 환한 웃음으로 자리를 떠버렸으니말이야.


허니는 비어있는 자리를 찾아 걸어가 힘겹게 앉았어. TV에서나 보던 배우들과 영화감독들 그리고 디자이너나 모델들까지 있었지. 그리고 한번쯤 들어봤을 노래를 불렀던 가수까지.
하체의 고통도 잊어버릴만큼 신기한 광경에 잃어버렸던 미소를 되찾았어. 친구는 커녕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엄마 손을 놓쳐버린 아이가 된 기분이었지만 찰리옆에 서서 인사를하며 못알아듣는 대외비를 이야기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눈치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아는척 다 알아듣는 척을 해대는 것 보다 훨씬 나았어.


의자에 등을 기댄채 두 눈을 이리 저리 굴리던 허니는 어디선가 자신에게 내밀어진 화이트와인이 담긴 잔을 물끄러미 쳐다보았어.

"마셔요. 팔 아프네."

하루종일 머릿속에 가득차서 자신을 괴롭히던 존재, 앤이었지. 그래. 그러고보면 앤 또한 이번 터키에서 성공적으로 전시회를 마치고 온 젊은 미술작가니까 초청 받았을거야. 허니는 당황했지만 얼른 표정을 거두고 잔을 받아들였어.


"오랜만이예요 작가님. 몸은 이제 괜찮으세요?"

허니는 그녀가 준 와인으로 긴장을 풀고 목을 축였어. 테이블 위에 잔을 올린채 여전히 화려하게 아름다운 앤을 바라보았지.

"지루하죠? 내가 이런거 하기싫어서 결혼한다고 안 한건데. 허니씨가 고생 많아요."
"아...."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어. 이럴땐 무슨말을 해야 저 오만방자한 입을 다물 수 있게 할까.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지. 발 뒷꿈치는 까졌는지 말할 수 없게 따가웠고, 발바닥도 끊어질듯 종아리도 터질듯 고통스러웠어. 공기도 탁하고 습하고... 그냥 이 곳을 빠져나가고만 싶었을거야. 하지만 찰리의 파트너는 앞에 앉은 이 아름답고 능력있는 이 아가씨가 아니지. 가진거없고 평범한 그저그런 소시민인 자신이 찰리의 아내로 있는 지금 절대 이 자리를 비울 수 없었어.


"그래서 지금 만족하세요?"
"네?"


허니는 숙이던 허리를 꼿꼿하게 폈어.

"이런곳에 저처럼 끌려다니지 않아서 행복하시냐구요."

허니는 경련이 오는 입술끝에 힘을 주며 미소를 지었어. 절대 물러나고싶지않았고, 절대 지고싶지않았어.

"작가님 말씀대로 힘들긴한데 뭐 어쩌겠어요. 지금까지 혼자 다니던 찰리였는데 저라도 옆에 있어야죠.."


말갛던 앤의 얼굴빛이 울그락불그락 열꽃이 피기 시작했어. 허니는 더 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어. 아무렇지도 않은듯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 앉아있는 앤을 내려다보았겠지. 그리고 고개를 조금 끄덕이며 인사를 했어. 뒤를 돌아 찰리를 찾았어. 오늘 여기서 묵는다고 했었으니까 혹시 먼저 방에 올라가도 되는지 묻고싶었어. 허니는 저 끝에 서서 사람들에게 둘러쌓인 제 남편을 향해 걸음을 옮겼지. 인파에 갇힌 찰리가 허니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타나길 반복했어. 살갗이 벗겨진 뒷꿈치의 고통이 제대로 걷지 못 할 정도였지만 저에게 꽂힌 수많은 시선들이 허니를 꼿꼿하게 만들었겠지. 그때 누가 허니를 뒤에서 불렀어.


"여사님."

가렛이었어.
















"이번에 허냄 의원에게 거는 기대가 참 커."
"자네 덕에 젊은 층의 당 지지도가 높아진다고."

찰리는 미소를 지었어.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는 듯 급하게 불러대서 오기는 왔는데, 자신의 딸이 찰리를 보고싶어한다고 불럿다는 이유에 황당했겠지. 그렇다고 지금 팔짱을 끼고 푹 파인 가슴에 찰리의 팔을 비벼대는 여자를, 그 여자의 아버지이자 당 대표앞에서 더러운 벌레인냥 떨쳐내긴 어려웠을거야.

"네. 감사합니다."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살짝 팔에 힘을 주고 거부의 의사를 밝히는게 다 였겠지.

"의원님 머리카락은 왜 자르셨어요? 전 길러서 이마뒤로 넘기신게 더 좋던데..."

풀어라는 팔은 안풀고, 영양가 없는 뇌속을 풀어대는 여자의 말에 잠시 인상을 굳혔지만 절대 드러내지는 않았어. 그 여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자신을 둘러싸고있던 사람들이 한마디씩 거들었지.


"제 아내가 원했습니다."


찰리의 말에 장난섞인 탄식소리와 야유가 잠시 연회장에 울렸을거야. 연회장 무대에 음향시설이 준비되는 걸 본 찰리는 서둘러 오늘 축하연설이 계획되어있는 문화부 소속 공직자를 찾아 시선을끌었겠지. 연설은 같이 들어야하는데...각자 파트너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을 보며 허니를 찾았을거야. 그때 저 끝에서 자신에게 걸어오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앤과 눈이 마주쳤겠지.


"허니 찾으세요 의원님?"


야살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찰리에게 슬쩍슬쩍 신체적 접촉을 해 왔어. 찰리는 아무 대답없이 허니를 찾았어. 하지만 허니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어. 무대에선 축하연설을 알리는 사회자의 멘트가 시작되었고, 무대앞 자리에 삼삼오오 참석자들이 앉을 자리를 찾아 모이느라 제일 앞에 서 있던 찰리는 제 아내를 찾기가 힘들었겠지. 결국 찰리의 옆 빈자리엔 앤이 앉았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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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님 들어가보셔야 합니다."

찬공기에 머리가 맑아지기를 잠시, 안에서 큰소리가 들려왔어. 허니는 가렛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퉁퉁 부어버린 발을 억지로 구겨 넣었지. 뒷꿈치에 피부가 벗겨져 혈장이 흐르는 걸 본 가렛은 서둘러 주머니에서 밴드 두개를 꺼내 허니에게 내밀었어.

"보좌관님이 이런걸 왜..."
"경호원들이 다칠 때가 있어서, 챙겨둡니다."
"아...감사해요. 진짜 너무 아팠는데..."

허니는 코끝이 찡해질만큼 감정이 너울거렸어. 바본가.. 왜이러지. 스스로 바보같다 생각하며 밴드를 붙혔지. 여전히 부어있는 발을 욱여넣긴 힘들었지만 뒷꿈치의 고통이 덜어지자 살것같았어. 허니는 가렛을 보며 고개를 한번 숙이고는 연회장 안으로 뛰어들어갔어.








이게 말로만 듣던 정치인의 높은 수준 농담이라는건가. 허니는 허탈한 미소조차 지어지지않는 썰렁한 농담에도 연회장이 떠나가라 웃음 소리가 커지는 게 전혀 이해가 가지않았어. 어디앉아있는거지...? 가식적인 미소를 지은채 두리번거리며 뒷통수들을 살피던 허니는 제일 앞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찰리와 앤의 뒷모습에 빠르게 움직이던 걸음을 멈췄을거야. 왜 저 여자가 저기에 앉았을까. 아니 찰리가 왜 저 사람을 앉게 했을까 의구심이 들었겠지. 사람들의 웃음소리, 연설은 이제 허니의 귓가에 전혀 들리지않았을거야.

여기서 마음 상해서 뒤를 돌아 나가버리면...? 이런 연회가, 선거가, 정치생활이 어린이들의 장난이 아닌데... 그래도 될까..? 허니는 잠시 생각했겠지. 그런 허니의 모습을 뒤에 선 가렛이 다 지켜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허니가 뒤돌아 나오면 어떻게하지 생각하면서. 한 손으로는 찰리에게 뒤를 돌아보라고 문자를 보내고 있었겠지...? 하지만 휴대폰 확인조차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는 중노년의 의원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는 찰리는 허니가 걱정스러웠지만 폰을 꺼내보지도 못 했을거야.








허니는 서러움 원망 부끄러움 온갖 감정이 뒤섞였지만 삭혀냈어. 그리고 짧은 심호흡을 하고는 허리를 숙여 앞으로 걸어갔지. 물론 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까지 가지 못 했지만 그 언저리에 비어있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어. 최대한 예의있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지. 네가 왜 여기있냐. 사람들이 되묻는것같은 시선으로 쳐다보았지만 애써 외면해야했지. 부끄러웠어. 하지만 잠시 인사한게 다 인 모르는 사람들 속에 허니는 박수를 치며 미소를 지었어. 그래야 할 것 같았으니까.


연설이 끝나고, 다시 음악이 흘러 나왔어. 혼자 이방인이 된 것 같은 기분에 허니는 자신을 향해 웃으면서 다가오는 찰리를 보면서도 함께 웃을수가 없었겠지. 찰리는 손을 뻗어 허니의 허리를 감쌌어. 울컥하고 차오르는 빌어먹을 눈물에 허니는 제 남편 손길을 거두고는 시선을 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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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있었어.. 찾았잖아."

그렇다고 앤을 옆에 두고 있었냐고 되묻고싶었지만 허니는 예전의 허니가 아니었어.

"머리가 아파서 잠시 나가 있었어요."
"많이아파?"
"찰리는 좀 더 있어야하죠?"

앤을 포함한 여자들이 혹시 추파를 던질까 옆에 서서 다른 파트너들 처럼 제 남자를 감시해야했지만 허니는 그렇게까지 하고싶지않았고, 그럴 체력도 없었어. 그리고 이미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조금 무심한것같은 제 남편에게 섭섭했겠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아있던 자존감이 확 떨어진 허니는 그냥 모든게 다 우울하게만 느껴졌을거야.

"같이갈까?"
"아뇨. 중요한 일이니까 끝까지 있다가 와요. 저 먼저 방으로 갈게요."
"괜찮겠어?"

아니요. 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저랑 같이 있어주세요.
하지만 허니는 그렇게 말 못 했겠지.

"괜찮아요"

물기어린 목소리로 말했어. 찰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저 끝에 서 있던 가렛을 불렀지. 그리고는 허니를 방까지 데려다주라고했을거야.

"허냄의원!"

뒤에서 찰리를 찾았어. 허니는 젊은 여성들이 가득한 한 무리가 찰리를 부르는걸 들었지.

"인사 못 드리고 간다고 말씀 잘 전해주세요 의원님."


허니는 먼저 뒤를 돌았어. 가렛과 함께 연회장을 빠져나갔지. 뭔가 잘못 되었다는걸 깨닫긴 했는데 행동으로 옮길 눈치는 없는 우리 의원님은 다시 자신을 부르는 무리쪽으로 내키지않게 걸어갔을거야.












훈남너붕붕 가렛너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