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83233718
view 7333
2024.02.05 22:29
지루해져만가는 똥 ㅁㅅ을 기다린붕이 있다면 늦어져서 미안!
가렛은 사라지지않았어. 난 한없이 다정하고 완벽한 섭남이 좋다고...



이전편

1:https://hygall.com/581680117
2:https://hygall.com/581772855
3:https://hygall.com/581896605
4:https://hygall.com/582006943
5:https://hygall.com/582104013
6:https://hygall.com/582196532
7:https://hygall.com/582308222
8:https://hygall.com/582418548
9:https://hygall.com/582577296
10:https://hygall.com/582777597


11:https://hygall.com/582932420







십이나더




"오늘도 잘 다녀와요."

허니는 활짝 웃으며 찰리를 배웅했어. 내일이면 찰리의 부모님을 처음 뵙는 날이라 계속 긴장상태에 있었을거야. 휴가를 마치고 집에 온 사라가 허니에게 괜찮을거라 안심시켜줬지만 쉽사리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겠지. 왜냐면 집으로 출퇴근하는 어린 사용인들이 찰리의 부모님과 앤의 돌아가신 부모님끼리 아주 친했다고 했던 말을 들어버렸거든. 거기다가 허니는 지금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 했던 가장 중요한 것 때문에 말 못 할 고민이 더 커졌을거야.

너무 빨리 결정하고 진행해버린 찰리와의 결혼에서 그 도화선이 된 가장 중요한것. 그러니까 아버지 회사 자금조달 문제였지. 허니는 어제 오후 계속 괴롭히던 문제를 집에 전화해서 조심스럽게 물어봤지. 하지만 자신이 한 예상이 맞다는걸 알고선 더 복잡해졌어.

'그게. 앤 재단으로 주식을 전부 사 들였더라고. 경영권은 그대로 가지기로 약속 되어 있으니까 그건 걱정할 거 없어. 허니 네 덕분이야.'

찰리는 알고 있을까. 허니는 목끝까지 차오른 그 말 한마디를 결국 하지 못했어. 오늘은 앤의 퇴원일이라는걸 알면서도 허니는 아무것도 묻지 못 한 채 차고로 향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그저 보고만 있었겠지. 스스로 무능력한 자신의 모습을 탓하면서 말이야.











IMG_4961.jpeg

"비밀로 해달라 했는데 역시 어디든 네 손이 뻗지 않는 곳이 없구나?"

짐을 싸고 있는 앤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찰리를 보지도 안은 채 말을 이어 나갔어.

"나 보러 왔어?"
"..그래"

찰리의 목소리는 그 어느때보다도 낮았고 왠지 슬프게 들렸어. 앤은 웃으며 뒤를 돌았지. 나머지는 담당자에게 맡기고는 먼저 병실을 나갔어. 찰리는 한숨을 쉬고 앤을 뒤따라 나섰어.



"흉터는 없을거라고 하던데.. 잘 모르겠어"


붕대로 감겨 있는 제 오른 손목을 어루만지며 앤은 조용히 말했어. 자연스럽게 손을 들던 찰리는 저의 멍청한 행동에 당황하고 다시 손을 거둬들였어. 그런 모습을 씁쓸하게 지켜보던 앤은 짧은 숨을 내쉬었어. 찰리는 어차피 자신을 떠나지 못 해. 그걸 알지만 지금 스스로 어떻게든 떠나려고 하는 찰리의 모습에 상처를 받았지.


"네 집에 있는 내 짐은 다 뺐어"
"꼭 이렇게 까지 해야하겠어?"
"허니 때문이 아니야"
"그럼...?"
"지쳤어"
"뭘"
"네가 원하는대로 움직이는거. 네가 원하는대로 생각하고, 네가 원하는대로 사는거.."
"난 네가 평범하게 살길 바랬어."
"그래. 너랑 우리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은건 내가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 뿐이잖아. 그치?"





찰리의 부모는 찰리의 전공을 달가워 하지 않았어. 찰리가 학부를 졸업하기까지 전적으로 지원한건 찰리의 부모가 아니라 유일하게 찰리를 믿고 지원해 준 그의 조부모였겠지. 학부를 졸업할때즈음 앤은 찰리에게 요구했어. 그만두라고. 당연히 찰리는 자신의 말을 들을거라 생각했겠지만 앤에게 모든 걸 책임지겠다고 말하던 찰리는 그것 하나만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았어. 정확한 이유는 아마도 돌아가신 할머니 때문일거라 생각한 앤은 찰리의 생각을 꺾을 수 없다는 걸 인정했겠지.


"그래서..?"
"그만하자 우리"
"뭐?"

언젠가 이야기 할거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흔들림 없이 말을 해 오는 찰리를 보며 앤은 적지않게 놀랐을거야.


"내가 결혼을 결정한 그 순간부터라도 우린 정리 했어야 했어"
"무슨 소리야"
"아내가 있는데 다른 사람을 마음에 담고 있는건 난 못 해"
"그 아내는 내가 만들어 준-"
"그게 잘못된 일이잖아. 바로잡는 것 뿐이야"
"내가 그때 말했던 것 처럼 이번 선거만 끝나고 그 여자랑 헤어지면 되잖아.. 미안해. 내가 전부 다"


찰리는 제 손으로 이마를 짚었겠지. 앤의 말의 뜻을 모르는 건 아니었어.


"네가 결혼하자고 했을때, 그냥 했어야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너한테 상처만 준것 같아. 알아, 안다고"
"그래서"
"그러니까 다시 바로 잡아, 그 여자 없을때 처럼 그때로 돌아갈 수 있잖아 우리."
"앤"
"넌 옛날부터 책임감이 강해서. 그래서 그 여자가 마음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아니잖아. 그건 사랑이 아니고-"
"사랑이야."
"뭐?"
"너랑 한게 사랑이 아니지.. 알잖아 앤."

찰리는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매달리는 앤을 안쓰럽게 쳐다 보았어. 헤어지면서 이유를 갖다대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앤의 모습은 스스로 뭘 잘못 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아 보였기에 참고 참았던 말을 내 뱉을 수 밖에 없었어. 허니에게도 정확하게 말 하지 못 했던 그 말을, 앤에게 먼저 해 버렸지. 이십여년의 시간이야. 그 시간이 소중한건 찰리도 마찬가지였어. 정말 많이 좋아했고, 사고 난 이후부터는 그 감정이 죄책감으로 변질되긴 했지만 그래도 앤은 제 첫사랑이자 순정이었으니까. 찰리는 결국 눈물을 떨어뜨리는 앤의 작은 몸은 한 팔로 감싸 안았어. 그리고 등을 토닥였어.


앤은 마지막 찰리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을거야. 찰리는 책임감으로. 앤은 찰리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그저 자신을 반짝반짝 빛나게 해 줄 상대로만 생각한게 맞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사랑의 한 부분이잖아.

"사랑해 찰리"
"앤"
"사랑해."


재생다운로드IMG_0508.gif

찰리는 당황했어. 지난 5년동안 찰리는 앤에게 단 한번도 사랑한다는 소릴 들어본 적 없었으니까. 찰리는 제 품에 안긴 앤을 떼어놓았어.

"지난 시간동안 내가 널 사랑하지 않은 적은 없어"
"......뭐?"
"네가 없는데 그림이 무슨 소용이야.. 오른손 따위.. 아무것도 아니야"



두 눈이 빨개진 채 붕대가 감겨 있는 오른속목을 들어 보였어. 찰리는 혼란스러웠어. 앤이 하는 말이 전부 다 낯설었으니까. 하지만 찰리는 이미 지쳤어.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보고 그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사랑을 하고, 서로에게 안식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관계를 알아버렸으니까. 앤의 잘못된 사랑을 이겨낼 자신도, 감정도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어. 찰리는 한숨을 쉬었지.

늦었다고 모든건 너의 잘못이라고, 스스로를 후회하게끔 만들고 싶지 않았어. 찰리는 적어도, 자신의 지난 시간이 이렇게 끝맺어지는걸 원하지 않았어. 두 손으로 앤의 어깨를 토닥였지. 그리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어. 찰리의 뒷모습을 올려다보던 앤은 다시 한번 물었어. 단단하게 두 다리로 서 있는 찰리를 결혼 전 그때의 찰리로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 지나버렸다는걸 알았겠지.



"우리가 함께 한 세월이 얼마인데...이렇게 끝내자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정말 헤어지냐고 다시 생각할 수 없냐고. 차마 내 아버지를 죽게 한 죗값을 평생 옆에서 치루라는 그 말까지는 할 수 없었겠지. 앤도 찰리에게 최악으로 남겨지기는 싫을 테니까.

"그 세월을 소중하게 여겼다면, 나한테 결혼하라고는 하지 말았어야지"
"찰리"
"난 네 장난감이 아니야 앤. 그리고-"

찰리는 뒤 돌아섰어. 방금 전의 안타까운 그 얼굴도 이제 보이지 않았어. 싸늘하게 식어버린 찰리의 얼굴을 올려다보는 앤은 마음이 터질 것 처럼 아팠어.

"재단에서 들어간 돈은 정산해서 나한테 보내줘. 정리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넣어줄게."
"찰리 허냄...!"
"재단 후원은.. 부모님이 알아서 하실 일이니까 난 더이상 관여하지 않을게"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하며 자신을 노려보는 앤을 보며 찰리는 착찹했어. 넌 어떻게 나한테 지난 십수년간 그렇게 대했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 괴롭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 그저 고개만 두어번 끄덕이고는 그 공간을 먼저 빠져 나왔겠지.














비 소식이 없었는데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했어. 사라와 함께 장을 보고 온 허니는 식자재를 선반 위에 올려 놓았어. 찰리는 우산 가지고 갔을까. 창 밖을 보며 한 숨을 쉬던 허니는 거실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휴대폰이 울려 전화를 받았겠지.

엄마였어.

"어 엄마."
-회장님이 쓰러지셨어. 병원에 올 수 있겠어?
"왜? 어쩌다가..? 어디로 가면 되는데?"

허니는 바로 차키를 들고 집을 나섰어.

원인은 급성심근경색. 엄마도 연락받고 가는 중 이라고했지. 허니는 찰리에게 문자 한 통을 남기고 출발했을거야. 생물학적인 아버지이긴하나 그다지 살가운 부녀지간은 아니었기에 허니는 그저 덤덤하게 운전했겠지. 어찌됐든 딸인 허니보다는 회사가 우선인 사람이었으니까. 회사에 큰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왜 무슨일이지.



"엄마..?"

작은 몸으로 로비를 서성이고 있는 중년의 여성을 보며 허니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었갔어. 쓰러진 회장님을 비서여직원이 바로 신고하고, 응급소생을 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지금 검사중이라고 했지. 아마도 스텐드 시술까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는 소리에 허니는 고개를 끄덕였어.

생명에는 지장 없다는 의료진의 말에 다리에 힘까지 풀려 주저앉는 엄마를 부축하고, 병실 앞 쇼파에 앉혔겠지. 허니는 엄마를 안쓰러운 얼굴로 쳐다보았어.

"엄만, 아빠가 그렇게 좋아...?"
"응? 그게 무슨 말이니?"
"난 아빠가 싫은데..."

엄마는 딸이 지금 무슨 생각으로 이 말을 하는지 알았겠지.



"난, 엄마랑 나 외면하고 살았던 아빠가 싫어."
"그건 이미 결혼을"
"엄마가 먼저잖아. 제 아이를 임신한 여자를 버리고. 총각행세하며 결혼한 남자가 뭐가 좋다고 지금까지 따라 살아."
"어쩔 수 없었겠지. 그래도 회장님 덕에 널 이렇게 훌륭히 키웠잖아"
"뭐가 훌륭한데. 회사 살려서? 난 아빠때문에 이 결정 한거 아니야."



허니는 세월이 느껴지는 엄마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았어.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차가워진 손을 주물거리며 엄마를 달랬어.



"엄마 이제 편해지라고. 더 이상 그 집에서 눈치보지마라고. 엄마가 낳은 아빠 딸이 어떻게든 회사 지켜냈으니까 이제 죄인처럼 살지 마라고. 응?"
"알지..다 알지.. 넌, 행복하니? 의원님이 잘 해줘?"
"네.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장모님."


재생다운로드IMG_6189.gif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바로 달려왔는지 세차게 내리는 비에 옷이 젖은채 서 있는 찰리가 보였어. 허니는 그가 와줬다는 반가움도 잠시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걱정됐겠지. 방금 허니가 엄마에게 한 말은 찰리도 전혀 모르는 허니의 속마음이니까.
찰리는 당황한 듯 자리에서 선 허니의 어깨를 어루만지고는 장모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어. 찰리의 뒤로 이 병원에 의료진들이 뛰어와 찰리에게 인사를 건넷어.

"어머님 모시고 먼저 들어가 있어. 허니"


















"허니, 부모님이 선거 이후로 오신대."
"무슨일있으시대요?"
"몰라. 뭐, 원체 멋대로 하는 분들이시니..."
"오늘 와줘서 고마워요."
"찢어버린 계약서에도 양가 부모에겐 최선을 다 하는걸로 적혀있다고"
"전 아직 뵙지도 못 했잖아요."
"괜찮아."


집으로 가는 차 안, 운전석에 앉은 찰리는 허니의 오른손을 살며시 쥐었어. 따뜻함에 허니는 왠지 부끄러웠을거야. 찰리의 사촌형이 있는 병원으로 전원시키고 병원까지 같이 가서 입원 수속을 마치는것까지 바쁜 찰리가 도맡아서 했지. 허니의 엄마는 이전과는 다른 딸네부부의 모습에 조금이나마 마음을 놓았을거야.


"운전하면서 할 말은 아니기는한데..."
"네?"
"우리가.. 그... 요즘 있잖아 허니.."

허니는 답지않게 더듬거리는 찰리를 쳐다보았어. 얼굴이 조금 붉어진 것 같기도 한 찰리의 모습이 귀여워보였어. 무슨 소릴 하고싶어서 저러시나. 허니는 미소를 지은채 제 남편을 보고 있었음.

"그.. 콘돔을 내가 안끼고.."

아, 허니도 당황했지. 생각해보면 나름의 분위기에 휩쓸려 첫 관계를 가진 이후 지금까지 몇번의 관계동안 '피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않았어. 계약으로 시작된 결혼이라도 결혼인가. 너무 제 스스로의 몸을 신경 쓰지 못 했다는 현실에 조금 우울했겠지.

"음...미안해요 찰리, 내가 생각이 없었네요."



찰리는 허니의 말에 놀랐겠지. 콘돔을 끼지않은건 전데, 왜... 갓길에 차를 세우고는 몸을 틀어 허니를 봤을거야. 입은 웃고있지만 눈은 아니었겠지.



"허니, 그게 아니라.."
"네..?"
​"허니가 혹시 아이를 원하는거면"
"아, 아니예요! 찰리 일도 바쁜데 무슨..."
​"조금만 미뤄도 될까?"
"다..당연하죠! 당신한테 짐 되고싶지않아요!"
"음...허니랑 우리 사이에 태어날 아이가 내 짐이 되진 않아. 다만-"
"네?"
"우린 결혼한지도 얼마 안됐고, 선거까지 또 많이 바쁠거라 둘만 같이 있을 시간도 줄어들텐데.. 신혼이니까 조금 더 즐기다가 천천히 가져도 좋을것같아서."
"ㄴ..네네! 그렇죠!"
"이제 내가 피임할게"
"네네"


허니는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었음. 부부사이라 가족계획을 세우는건 일반적이고 정상적이지만 아직 허니는 찰리와 부부라기보단 연애에 소꿉놀이하는 기분이었을거니까. 물론 오늘 장인의 입원소식에 한달음으로 달려와준것부터 전부 든든한 남편으로서의 경험이었음.

"사라한테 말 해서 조금 늦겠다고 할까?"
"어디 가시게요...?"
"내일 나 부모님 오신다고 일정 다 비워놨거든. 신혼여행도 못 갔으니까 가까운대로 짧게 여행이나 다녀오자. 어때? 아.. 장인어른 입원하셨는데 좀 그런가?"
"아뇨. 시술 안해도 된다 했으니까 금방 좋아지시겠죠~"


아빠는 무슨.. 저야 늘 좋죠.. 찰리가 하는 거라면.



"저 근데 옷도 없고, 찰리도 지금 정장차림이잖아요."
"사면 돼. 내가 옷 골라줄게. 나도 이런건 처음이라 설레네."
"네? 처음이요?"
"허니가 나보다 연애경험 많을껄?"

찰리는 눈썹을 들어 짓궂은 표정을 지어보였어. 그리고 폰을 들어 사라에게 연락하고서 차량 뒷자석에 있던 두툼한 담요를 허니에게 내밀었어.


"피곤할텐데 좀 자"
​"찰리랑 대화할래요."
"나 괜찮은데.."
"커피 사올까요?"
"좋아! 나 설탕 많이!"



허니는 가슴이 두근거리다 못 해 터질것같았어. 둘을 태운 차가 출발하고, 제일 먼저 보이는 카페앞에서 쏜살같이 뛰어가 커피 두 잔을 포장했지. 찰리의 주문대로 그의 것엔 설탕을 듬뿍 넣어서말이야.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할지 전혀 중요하지않았을거야. 찰리와 허니 둘 다 얼굴에 미소만이 가득했지.


"허니, 허니 이야기 해 줄 수 있어?"
"뭘 말이예요?"
"아까 장모님이랑..."

아. 허니는 찰리가 들었다고 생각했어. 사실 허니의 가정사는 찰리가 어느정도 알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않았겠지. 정말 찰리는 허니에 대한건 전혀 모르는 채 결혼을 했으니까. 허니의 배경은 아마도 앤이 다 알았을거야.
허니는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마셨어. 그리고 잠시 생각하고는 말을 이어 나갔지. 언제까지 숨길 수 있는 일들은 아니었으니까.
​아버지의 존재를 모를 때 부터, 아버지의 아내가 자식없이 죽고난 이후 그때서야 연락이 와서 본가에 들어가서 살게된 이후랑, 그리고 회사에 들어가 일을 배우다가 결혼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 된 때까지말이야. 그리고 허니가 어머니를 얼마나 걱정하고 염려하는지도 전부.

"그럼 지금은 장모님이..."
"지금은 대우가 좀 나아진 것 같더라구요. 사실 결혼 전까지만해도 제가 그냥 엄마 데리고 나가서 살려고 했거든요.. 근데 그것도 내가 뭐라고, 그냥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사는게 맞단 생각이 들어요. 엄마는 아빠를 많이 사랑하시니까."




재생다운로드IMG_9766.gif

찰리는 턱에 힘을 주었어. 허니도 나름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는게 마음이 아팠겠지.

"에이. 재미없죠? 안그래도 아빠를 좀 더 좋아해보려구요. 살갑게는 못 해도 아빠니까요."
"그래 허니, 잘 생각했어. 내가 도울 수 있으면 좋을텐데.. 나도 뭐 부모님이랑 친하지않으니까 조언도 못 해주겠네"
"우리 둘 다 진짜 웃긴다 그쵸?"




허니는 웃었어. 곧 찰리도 따라 웃었겠지. 모두가 활동하는 저녁 시간, 막히던 교통체증은 풀리고, 런던 근교 조용한 시골 마을로 향했어.














"네. 아버님.. 이번 서민원 선거 끝나고 와주셨으면 해서요......네. 그래도 찰리가 아주 잘 하고 있어요.....네......그...아버님, 제가......네네...부탁드릴게요.........자금 융통이.....네 맞아요.......감사합니다.....저희 아버지도.........네.... 분명 좋아하실거예요........."




앤은 긴 통화를 끝내고 쇼파에 앉았어. 속옷 한장 남겨놓지않고 다 빼버린 찰리의 짐 때문인지, 아니면 최악의 길로 걸어가고있는 스스로에 대한 연민인지 알 수 없지만 마음은 공허하고 우울했어.
​고개를 끄덕이면서 결국 떠나버린 찰리의 뒷모습이 낙인처럼 새겨졌지. 앤은 입술을 깨물며 실연의 아픔을 참았어. 어차피 선거까진 2개월보다 조금 더 남았으니까.. 그 시간만 견디면 될거라 생각하면서말이야.



















훈남너붕붕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