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고를 친 건 닉 리버스 카잔스키였음.
대뜸 제 콘서트 스탭 알바를 하러 온 청년을 임신 시켰다는 거야. 슈슈는 이 일을 알았을 때 이런 날이 오지 않길 바랐다며 독일제 권총을 꺼내들었지. 내 배로 낳았으니 내가 거두겠다며 길길이 화를 내는 슈슈와 이를 말리는 시니어 사이 치열한 몸싸움이 진행되던 가운데 폭탄을 터트린 건 스테판이었지. 어디서 오해를 했는지 몰라도 스테판이 기꺼이 아이를 지우겠다고 담담하게 말했거든. 그는 환영 받지 못할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어.

스테판이 터트린 폭탄에 넝마가 된 건 닉이었음. 닉은 아니라고 무슨 소리냐고 스테판과 아이는 집안과 절연을 해서라도 지킬거라고 말야. 절연 얘기가 나오기 무섭게 시니어가 닉의 뒤통수를 갈겼지. 절연은 무슨 절연이냐고.



동생이 벌인 한편의 희극 같은 생쇼를 보면서 톰 카잔스키 주니어는 생각했어. 내 인생에 절대 혼전 임신은 없다고 말야.


시간이 흘러 스테판이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를 품에 안고 나온 닉의 머리는 정말 엉망으로 뜯겨 있었지. 톰이 차마 말을 잇지 못할 때 닉이 웃으며 말했어. 우리 스테피가 운동을 해서 그런지 손 힘이 엄청 좋아. 톰은 그저 말없이 수긍했지.



톰은 슈슈를 닮아 강직하고 원리원칙을 다부지게 지키는 성격이었어. 닉의 다사다난한 결혼 과정을 보며 톰은 절대 닉처럼 사고를 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


하지만 그도 카잔스키였어.


톰이 피트 미첼을 임신 시켜 데려왔을 때 슈슈의 권총이 다시 불을 뿜었지. 피트는 아이를 지우겠단 말은 안 했어. 대신 슈슈를 응원했음 ㅋㅋㅋㅋㅋ 쟤가 나 임신 시켰다고, 나쁘다고.

그런데 그날 콘돔 없이 안 한다는 톰을 노콘으로 덮친 사람이 피트임. 매버릭 닉값...



어찌 되었건 동생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은 톰은 열 달이 지나 피트의 산실로 들어갔음. 피트가 답지 않게 잔뜩 겁을 먹고 진통이 올때마다 너무 아파, 나 죽으면 어떡해… 하는 걸 톰이 손을 꼭 잡아주었음.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내가 항상 곁에 있을 거라고 말야. 그리고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됐을 때 피트는 눈물을 대롱대롱 매단 채로 악을 쓰며 톰의 잔디 머리를 죄다 뽑기 시작했지. 아파, 너무 아파! 다 너 때문이야 카잔스키! 왜 나만 아파!


소리를 지르는 힘과 아이를 낳는 힘은 서로 비례했던 모양이야. 괴성을 지르던 피트는 엄청나게 빠른 순산에 성공했고, 톰이 산실 밖으로 나왔을 때 닉은 말없이 톰의 머리에 제가 스테판 출산 끝나고 난 뒤 얼마간 쓰고 다녔던 모자를 씌워줬지.



그렇게 아빠들의 머리털을 거름 삼아 태어난 아이들은 자라서 닉네 딱복이와 톰네 캐피가 되는데...


같은 얘기가 ㅂㄱㅅㄷ




#아이스매브 닉스테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