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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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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 회흐는 나쁜 남자아이들 가운데 있는 '착한 여자아이'였다. 이 말은 바로 베를린 다다이스트들의 비공식적인 대리인 한스 리히터가 그들의 모임 때마다 샌드위치를 대접한 한나를 묘사한 말이다. 그녀는 이런 꼬리표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왜나하면 모임에서 일자리를 가진 몇 명중 하나였던 그녀는 샌드위치뿐만 아니라 그룹의 유지 비용도 감당했기 때문이다. 한나는 레이스나 자수를 디자인하고 그것들로 상을 타기도 했지만 남자들은 한나의 상업적인 작품들이 그녀의 진짜 예술을 싸구려로 만든다고 생각했다.
 한나는 학교에서 예술가 라울 하우스만을 만났다. 그들은 단숨에 의기투합하여 모든 예술 전통에 도전(남성우월주의만 빼고)하고 부르주아 사회를 소란스럽게 하는 미술 사조인 다다이즘에 뛰어들었다. 한나는 미디어에 나오는 이미지들을 차용해 포토몽타주(사진의 단편들을 종이에 오려 붙여 만든 기법)를 제작한 최초의 예술가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러나 다다이스트들은 '엄마'는 더 이상 필요 없다며, 1921년 그들의 첫 번째 국제 전시회에서 한나의 참여를 거부했다. 이에 한나는 아내가 설거지를 하라고 했을 때 정신발작을 일으켜버린 남자 예술가를 조롱하는 정치극을 공연해 이에 항거했고, 그들은 결국 그녀의 참여를 받아들였다.

-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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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르 공화국의 맥주에 쩔은 시대문화의 배를 다다 부엌칼로 자르자,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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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댄서,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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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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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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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1927

전형적인 백인 남성 예술가
1. 1910년대 파리형
-카페를 전전하며 다락방에서 산 경험이 있다.
-능력이 허락하는 한 닥지는대로 많은 그림을 그리고, 많은 여자와 잤다.
-다른 남자들과 합세해 선언문을 쓰고 사조를 형성했다.
-돈이나 승인이 필요하면 거드루드 스타인을 찾아갔다.

2. 혁명기 모스크바형
-예술은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것이라고 믿었다.
-기술을 신봉했다. 회화는 죽었다고 생각했다.
-추상예술은 세상의 병폐를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부가 추상예술을 금지하고 예술가들을 총살했을때 충격받았다.

3. 두 세계대전 사이 독일형
-혁명기 모스크바형과 앞의 세 가지 면에서는 같지만 차림새는 더 깔끔했다.
-겉모양은 기능을 따르고, 여자는 남자를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4. 1940~1950년대 뉴욕형
-낮엔 줄곧 자고 밤새 술을 퍼마시다가 남은 시간을 이용해 작품 활동을 했다.
-바에서 여자들을 꼬셨다.
-바에서 싸웠다.
-바에서 예술을 논했다.
-이렇게 살 수 있었던건 일하는 아내와 여자친구를 둔 덕분이었다.

-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 p.110

페미니즘 미술사에 관심있으면 입문용으로 비묺 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 한번 봐봐라 200페이지도 안되는데 엄청 다양한 예술가들 다뤘고 글도 재미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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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걸스 자체가 익명의 예술가단체인데, 이 작품이 아마 제일 유명할거임.
메트로폴리탄 앞에 건 광고작품인데, "여자가 메트로폴리탄에 들어가려면 벗어야하나?'라는 문구임
밑엔 메트로폴리탄에 여성 작가는 고작 5%인데, 누드화의 85%는 여성누드라고 비꼬는 작품이었음.
저기 패러디한 작품도 앵그르의 그랑 오달리스크인데 '선정적인 동양 창녀' 이미지를 고착화시킨 대표적인 오리엔탈리즘 작품이었음ㅋㅋㅋ
작가단체니만큼 미술사 책이지만 글 형식도 다양해서 특히 인상깊었던건 타르실라 두 아마랄이라는 작가의 삶과 예술사를 1페이지짜리 요리 레시피 형식으로 소개한거였음!
이건 ㄹㅇ미술사학자가 아니라 작가니까 가능한 방식의 미술사였다고 생각함ㅋㅋㅋ
위에 한나 회흐는 원래도 좋아하던 작가인데 저 다다 국제전 에피소드는 처음 알았고 훨씬 더 좋아졌다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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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타르실라 두 아마랄 작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