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ㅌㅁㅇ

지인은 그렇게 특별한 사람은 아니었음. 연예인 스타일로 기가 센 것도 아니고, 무당 집안 사람도 아니고, 영적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딱히 기가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사람임. 그런데 얘가 구하는 원룸마다 하나같이 귀신이 붙어있었던 거임,


첫번째 원룸은 밤마다 시커멓게 웃고 있는 귀신이 화장실에서 엉금엉금 기어나왔고, 

두번째 원룸은 밤마다 천장 모서리에서 고양이 귀신이 몸 위로 뛰어내려서 가위에 눌렸으며,

세번째 원룸은 자고 있으면 눈동자에 흰자가 없고 검은자만 있는 남자귀신이 발목을 잡고 침대에서 끌어내렸다고 함.


얘가 나쁜 애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마음도 선하고 평생 남한테 원한 살 짓따위 하지 않은앤데, 왜 유독 얘가 구하는 집마다 귀신이 나오는지 얘 포함 모든 사람이 다 궁금해했음.


나중에는 살이 10키로도 넘게 빠지더라. 원래도 늘씬했던 앤데 얼마나 시달렸으면 살이 다 빠져서 뼈만 남았더라고. 그도 그럴것이 구하는 원룸마다 귀신이 나와서 개지랄을 떨고 물건 다 버리고 옷 다 태우고 새로운 원룸으로 이사하면 귀신이 또 나오고, 또 나오고, 또 나오고, 계속 그랬던거임...그러니까 단 한순간도 공포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던거. 그리고 매번 전혀 다른 귀신이 나오는걸 보면 원래 있던 귀신이 이사까지 따라오는건 아닌거 같았음. 


그렇게 시달리고 시달리다 견디다 못해 무당한테 찾아갔음. 도대체 왜 내가 가는곳마다 귀신이 있냐고. 무서워서 살 수가 없다고.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냐고. 내가 사람이 자살하거나 살인이 일어났거나 하는 집만 골라서 들어간게 아닌데, 어떻게 구하는 집마다 귀신이 나올수가 있냐고.


그랬더니 무당이 하는 말이, 혹시 그 집에 벌레가 있냐는거야. 


지인은 자기가 벌레 공포증이 있어서 곤충이란 곤충은 다 극혐이라 벌레 안나오는 원룸만 고르고 골라서 갔다고 말함. 이게 ㄹㅇ인게 얘는 진짜 파리 한마리만 봐도 경기 일으키는 애라 정신병 수준으로 벌레를 무서워해서 원룸 구할때마다 귀신도 귀신이지만 벌레가 있는지 없는지 존나 까다롭게 따져서 벌레 없는 집들만 골라서 들어갔다고 함.


그러니까 무당이, 벌레가 없다는 건 생명체가 살 수가 없는 환경임을 뜻한다고. 지독한 악귀가 씌인 집일수록 쥐새끼 한마리, 벌레 한마리도 없다고. 벌레들도 악귀 씌인 집은 알아서 피해간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벌레가 한마리도 없는 집이라면, 매우 비정상적인 집이므로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한다고...


즉, 지인이 구했던 원룸은 전부 다 벌레 한마리 안나오는 집이었는데 그게 다 지독한 악귀가 씌여서 그랬던거. 벌레 없는 집만 고르려니 당연히 악귀 씌인 집만 골라서 들어갔던 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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