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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21:08
몬드에 혼자 남겨졌을 당시 케이아는 혼자 정처없이 헤매다가 다운 와이너리로 흘러들어갔으면 좋겠다. 그 시기의 포도밭은 한창 수확 시기에 접어들고 있었겠지. 케이아는 저택을 둘러싼 담벼락 아래에 숨어서 탐스럽게 익은 포도만 하염없이 바라봤을거임. 배가 고팠지만 남의 밭에서 자란 포도에 손을 댈 용기는 나지 않았으니까. 그러던 도중 일꾼들이 ‘이건 못 쓰겠다.’라며 포도 한 상자를 케이아가 있는 구석 쪽으로 밀었음. 상자 안에는 햇빛을 덜 받아 골고루 익지 않거나, 모양이 못났거나, 상처를 입어서 뭉그러진 포도가 쌓여 있었겠지. 그걸 본 케이아의 머릿속에는 갈등이 떠오를거임. 아무리 버리려고 내놓은 거라도 몰래 먹으면 도둑질이라는 생각과 그래도 이거라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 결국 허기에 못 이긴 케이아는 포도 상자를 향해 손을 뻗는데 등 뒤에서 빨간 머리의 소년이 불쑥 튀어나오면 좋겠다.
"그거 버리는 거 아닌데."
도둑질을 하다가 들킨 심정이 된 케이아의 얼굴은 순식간에 소년의 머리카락만큼이나 새빨개질거임. 하지만 다이루크는 혼내거나 흉을 보는 것도 아닌 평범한 말투로 케이아 옆에 털썩 앉아 조곤조곤 말을 이었겠지. 와인 생산에 쓰이지 않는 포도는 나중에 주스로 만드는데 그게 아주 맛있다고. 악의 없이 순수하게 그저 자기 집의 자랑거리를 소개하는 다이루크에게 휘말린 케이아는 어느새 수치심도 잊은 채 주스를 맛보고 싶냐는 질문에 홀린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이루크는 그럼 내일 포도 주스가 만들어질 때까지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면서 케이아 손잡고 클립스한테 허락 받으러 뛰어가면 좋겠다. 아들이 데리고 들어온 아이를 보고 눈치껏 상황을 알아챈 클립스는 아마 케이아가 하루보다 훨씬 더 오래 다운 와이너리에서 지내게 될 걸 예상하고 새 침실을 준비하는 그런 만남으로 시작한 다이케이 보고싶음
"그거 버리는 거 아닌데."
도둑질을 하다가 들킨 심정이 된 케이아의 얼굴은 순식간에 소년의 머리카락만큼이나 새빨개질거임. 하지만 다이루크는 혼내거나 흉을 보는 것도 아닌 평범한 말투로 케이아 옆에 털썩 앉아 조곤조곤 말을 이었겠지. 와인 생산에 쓰이지 않는 포도는 나중에 주스로 만드는데 그게 아주 맛있다고. 악의 없이 순수하게 그저 자기 집의 자랑거리를 소개하는 다이루크에게 휘말린 케이아는 어느새 수치심도 잊은 채 주스를 맛보고 싶냐는 질문에 홀린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이루크는 그럼 내일 포도 주스가 만들어질 때까지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면서 케이아 손잡고 클립스한테 허락 받으러 뛰어가면 좋겠다. 아들이 데리고 들어온 아이를 보고 눈치껏 상황을 알아챈 클립스는 아마 케이아가 하루보다 훨씬 더 오래 다운 와이너리에서 지내게 될 걸 예상하고 새 침실을 준비하는 그런 만남으로 시작한 다이케이 보고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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