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09586429
view 1123
2024.10.28 03:09
(다이케이다이)

”나를 안은 소감이 어때?“
침대에 당당하게 늘어진 다이루크의 나신은 작품 같았다. 조금 전까지 홀린듯이 그 몸을 탐하다 이성의 끈을 붙잡고 겨우 바깥에 처리한 케이아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실토했다.
“엄청 흥분되고, 뭐랄까... 소중히 하고 싶은 느낌.”
케이아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헐떡이며 신음하던 의형의 잔상이 떠다녔다. 태어나서 그렇게 사랑스러운 생물은 본 적이 없었다. 다이루크는 손을 번쩍 들어 케이아의 팔을 낚아챘고 케이아는 저항 없이 그의 품으로 풀썩 쓰러졌다. 한바탕 격하게 움직인 몸이 아직 따뜻해서 끌어안기에 좋았다.
“알면 됐어.”
알면 됐다. 내가 너를 안을 때마다 어떤 기분이었을지 너도 이제 알아주길 바란다.


(탐카베탐)

“오늘은 내가 아래야.”
누가 무슨 역할을 할 지 제대로 정한 적은 없었다. 둘 다 어느 쪽이든 가능성의 문을 열어 두고 있었으나 막상 할 때는 항상 알하이탐이 넣는 쪽이었고 카베가 받아내는 쪽이었다. 반대의 경우가 궁금한 적도 분명 있었지만 카베는 평소에 하는 것만으로도 감당하기 벅찬 쾌감을 느끼고 있었고 알하이탐은 그다지 변화를 원치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알하이탐이 먼저 말한 것이다. 오늘은 자신이 뒤를 내주겠다고.
엎드린 알하이탐의 등과 엉덩이가 제 시선 아래에 놓여있었다. 난생 처음 보는 앵글에 카베는 심호흡을 하며 손을 뻗었다. 두 손으로 허리를 잡힌 알하이탐은 얕게 신음하며 움찔거렸다.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알하이탐의 뒤가 민감하게 조여든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카베는 사춘기 소년처럼 성급한 절정에 다다르고 말았다. 안에 퍼지는 감각을 알아챈 알하이탐은 고개를 뒤로 돌리고 조소했다.
“알기 쉬운 녀석.”


(느비라이느비)

“닦아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
그의 한마디에 고상한 물의 용은 얌전히 다리를 벌린 채 기다렸다.
“죄송합니다... 여태껏 이런 부담을 당신에게만 전가하고 있었군요...”
“그러니까 난 익숙해서 괜찮다고 몇 번을 말해?”
느비예트는 박히는 쪽의 입장을 알고 싶다며 저번과 반대로 하기를 청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라이오슬리도 앞을 못 쓰는 사람은 아니었으니. 문제는 무경험자의 뒤를 길들인 경험은 없었고 넣을 것이 평범한 크기도 아니었기에 박히는 쪽이 피를 보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주시지 않아도 저는 금방 낫습니다.”
“내 마음이 불편해서 안 돼.”
미지근하게 적신 면포로 아래를 닦아낸 라이오슬리는 느비예트의 주장을 가볍게 묵살하고 손가락에 약을 짜냈다. 안쪽까지 꼼꼼히 바르는 데는 꽤나 많은 정성이 들었다. 길쭉하고 굳은살이 박힌 손가락이 내벽을 휘저을 때마다 느비예트는 입술 안쪽에서 신음을 참았다. 스스로 무릎 뒤를 붙잡은 채 치부를 내보이고 있는 자세는 아무리 감정에 서툰 용족이라도 상당히 부끄럽다는 것을 이 남자는 어떻게 해야 알아줄까.


(토모카즈토모)

“오늘도 하자.”
카즈하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어제 머문 숙소에서도 똑같은 말을 들었고 그저께 머물렀던 배에서도 똑같은 말을 들었다. 그리고 번번이 휘말렸다. 매일같이 몇 번이고 해댄 결과 혹사당한 구멍이 아프기 시작했고 특단의 조치로 카즈하는 ‘오늘 일찍 잘 거야.’라고 선언한 뒤 이불로 누에고치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이불을 통째로 끌어안고 주인을 깨우는 대형견처럼 굴었다.
“카즈하, 혹시 여기가 아파서 그래?”
카즈하는 이불 위로 엉덩이를 더듬는 손을 기겁하며 찰싹 쳐냈다. 덕분에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밀게 되자 그가 기회를 잡았다는 듯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속삭여왔다.
“이번에는 네가 넣게 해줄게.”
그는 거절하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