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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6:30
장편영픽 발견 -> 미친듯이 읽음 -> 다 읽고 뽕이 차오름 -> 다른 영픽 찾아다님 -> 장편영픽 발견
의 굴레를 반복하다가 힘들어져서 정리할겸 ㅊㅊ글 쓴다
몇년전 글들이라 읽을 사람 다 읽었겠지만 덕질은 모르는 거니까... 나도 2024년에 치일 줄 몰랐음

다 아오삼 논컾 코너중심이고 장편 위주로 씀. 기울인 글씨는 영업을 위한 일부 번역



Christmas, 2038
https://archi☆veofourown.org/works/14942165/chapters/34620956
논컾 M등급 25챕터 79k
마커스&코너, 행크&코너

평화로운 안드 혁명이 어찌저찌 끝나고 의원들과 중요인사들 다 모이는 회의를 앞두고 있는 마커스. 코너는 행크랑 DPD에서 수사를 계속하면서 제리코도 돕는 중. 행크와 코너는 특이한 살인사건을 수사하게 되고, 단서들이 안드인권활동과 연결된 훨씬 큰 사건으로 이어지는데... 마커스 시점이 많이 나오고 마커스와 코너 관계를 비중있게 다룸. 사이먼은 스트랫포드에서 사망한 루트.
나의 최애 영픽임. 재미도 재미고 캐릭터를 진짜 잘 살렸음. 여기 코너 존나 유능해. 작가님이 냉정한 선택지들 꽤 골랐지만 결국 불량품 된 루트를 기반으로 했다가 중간에 캐해 고민했다는 note가 있었는데, 결론은 그대로 '그는 개자식은 때려눕히지만 물고기는 구해줄 거예요.' 행크도 유능함. 똑똑한 인물 묘사할 때 쾌감 느껴짐. 마커스 노스 개빈 캄스키 카라 다 매력있게 나옴. 
인물들 사이 관계도 존맛임... 행크&코너는 이미 더없이 안정적이고 친밀한 가족 그 자체임. 티키타카 개잘됨. 마커스&코너는 신뢰와 애정이 깔려있지만 코너가 불량품이 되기 전에 대해서 마커스에게 말하지 않는 것들, 그 중심에 있는 사이먼의 죽음에 대한 갈등에서 오는 긴장감, 그 긴장이 해소되는 과정과 사건이 커지면서 둘이 함께 일하는 방식 등등 다 너무 좋음. 

"내 피는 대체 언제 검사한 거야?" 행크가 소리를 질렀다.
"침이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는 여기로 끌려왔을 때 의식이 없었을 거예요." 코너는 행크가 앞에 서 있지 않은 것처럼 말을 이었다. "이미 사망했거나 거의 그랬던 거겠죠."
"염병할-" 행크는 마커스를 돌아보았다. "-그런 거 아니야!"
"경위님, 저희는 같은 집에 살고, 경위님은 설거지를 안 하시잖아요."



Alternative Humanity
https://archi☆veofourown.org/works/15204935/chapters/35265482
논컾 T등급 11챕터 75k
행크&코너 중심

아포칼립스 AU인데 지구 인구가 너무 줄어서 인간 한 명당 보호 안드로이드 하나씩을 의무화하는 정책이 시행된 상태. 행크는 전직 경찰 현직 사립탐정/용병이고 코너가 불량품 사냥 임무를 받아서 행크한테 보내짐. 망한 세계관이라 국가간 인신매매, 안드로이드 검투장 등 존나 꿈도 희망도 없는데 그 설정으로 안드로이드와 인간성에 대한 원작 큰흐름 따라가는 게 진짜 재밌음.
이 작가님이 쓰신 Random Acts of Deviancy도 재밌음. 이건 좀 짧은데 행크가 사이버라이프에서 60코너 만난 이후로 코너랑 헤어졌다가 다시 만날 때마다 불안해해서, 코너가 자기는 진짜 코너고 불량품이라는 걸 증명하려고 다양하고 뜬금없는 바보짓을 하는 내용. 난 이거 먼저 읽고 너무 좋아서 다른 작품 찾았던 건데 Alternative Humanity 말고는 없더라... 그래도 읽으면서 행복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요, 앤더슨 씨?" 캄스키가 말했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안드로이드는 우리처럼 생겼고, 우리처럼 말하고, 우리처럼 행동하고, 이제는 우리와 같은 감정까지 느끼죠. 유일한 차이는 우리가 부여하는 가치뿐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인류의 소중한 생명을 대신할 소모품으로밖에 보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은 다르죠." 캄스키는 열정적으로 행크를 가리켰다. 행크는 불편한 기색으로 몸을 움직였다. "우리가 모두 당신처럼 그들을 가치있게 본다면, 마지막 장벽이 제거되는 겁니다. 그럼 그들은 인간이나 다름없어요." 행크는 그저 캄스키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점점 흥분하고 있었다. "모르겠어요? 더 이상 멸종의 공포도 없고, 일대일 정책도 없어요. 안드로이드는 우리 인간의 일부가 될 거고, 그들의 수만큼 인구를 늘려줄 겁니다. 우리는 비로소 다시 온전해질 수 있겠죠."


Sanction for a Ghost
https://archi☆veofourown.org/works/29882838/chapters/73538442
논컾 등급없음 14챕터 29k
행크&코너 중심

코너가 불량품이 됐지만 마커스가 코너를 믿지 못하고 죽인 다음, 새로 깨어난 코너가 옥상에서 행크를 만나고 다시 불량품이 됐다는 설정. 행크는 내막을 모르고 옥상에서 코너와 헤어졌는데, 안드로이드 실종 신고를 받고 조사하다가 코너를 다시 만나게 됨. 코너는 사이버라이프와 안드로이드 양쪽에 쫓기는 형편이고 상태는 안 좋은데 갈 곳이 없음. 마커스가 코너를 죽인 뒤에 안드로이드 사이에 왜곡된 소문도 퍼짐. 코너를 살리고 오해를 풀기 위해 행크와 마커스가 움직이는 내용. 
코너가 최첨단 프로토타입이라 수리하려고 할 때 부품이 없거나 안맞는거 항상 꼴포인데 이것도 그런 설정을 잘 풀어서 좋았음. 총 3작품짜리 시리즈의 첫 작품이고 뒤에 두 개도 재밌음. 코너가 옥상 이후 며칠동안 칼 만프레드 집에 머물렀다는 설정인데, 이 다음 작품이 그거 다루는 외전임. 코너가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그린 그림들이 나온다.

마커스는 몸을 기울여 유리창에 이마를 눌렀다. 차가운 유리창이 머릿속에 있는 장면을 얼릴 수 있기라도 할 것처럼. 차분하고, 체념한 듯한 갈색 눈. 총성이 울리기 직전 스쳤던 두려움. 시작한 지 21시간 18분 53초 만에 끝난 생명. 
그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스의 방식을 따랐다면. 노래 대신 폭력과 공포로 자유를 얻어냈다면. 코너의 피가 다른 무수한 이들의 피에 섞여들었다면, 그래도 그 얼굴이 마커스의 악몽이 되었을까?



Protect/Serve
https://archi☆veofourown.org/works/31610318/chapters/78218954
논컾 T등급 6챕터 62k
행크&코너 중심

역할반전 AU. 행크랑 코너가 역할은 반대인데 성격은 그대로임. 몇 년 전 교통사고 때 깨어난 이후 줄곧 불량품이었던, 서류 업무로 썩으면서 우울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행크. 불량품 문제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DPD에서 일하는 코너의 파트너로 파견됨. 행크는 이렇게 로봇 같은 인간은 처음 봄. 코너는 매일 똑같은 단정한 옷을 입고, 식사는 에너지 쉐이크로 때우고, 표정도 말하는 것도 기계 같고, 대단히 유능하지만 일 중독임. 
큰 흐름은 원작과 비슷하게 따라가는데, 딱 안드/인간만 반전시키고 성격은 거의 그대로 가져오면서 생기는 이상한 점들과 긴장감이 재밌음. 인간보다 인간 같은 기계와 기계보다 기계 같은 인간의 파트너쉽. 아만다가 코너의 양어머니, 구백이는 코너랑 쌍둥이라는 설정(구백이 등장은 안함). 환각과 패닉, 트라우마 묘사가 꽤 나옴. 

코너의 경직된 침묵은 그가 더 밀어붙이도록, 빌어먹을 자식에게서 어떤 반응이든 끄집어내려고 하도록 만든다. 그의 심리학 소프트웨어는 기쁘게 이전의 추측에 기반한 대화 추천 사항들을 쏟아낸다.
"너는 기계처럼 말하고, 기계처럼 행동하는데, 하지만 그 밑에, 진짜 너는 뭐지? 한심하게 징징대는 어린애야. 한밤중에 약 먹고 엄마 찾아서 울기나 하는!" 행크는 조롱의 한 단어 한 단어를 톱니 달린 칼날을 비틀듯이 내뱉는다. 그리고 코너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드는 모습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March of Progress
https://archi☆veofourown.org/works/15089036/chapters/34987121
논컾 M등급 18챕터 60k
행크&코너, 마커스&코너, 노스&코너

평화엔딩 이후 자유의지와 감정을 가지고 사는 것에 익숙해지려고 애쓰는 코너. 행크와 함께 지내고,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제리코 일도 도우러 다님. 하지만 뭐든 뜻대로만은 되질 않음. 자기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실패하거나 상처 주는 것을 두려워하고, 선의로 하려던 일도 꼬일 때마다 괴로워하는 코너를 보면서 내내 고통받다가 막판에 건져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작품. 우울 묘사가 비중이 상당해서 재미는 있는데 꽤 읽기 힘들었음. 존나 고통스러웠지만 인기작인 덴 이유가 있다. 

코너는 그것들을 보고, 책들을 보고, 그 자신을 보고, 궁금해한다. 그것들은 손상되었기 때문에 사랑받는 걸까, 사랑받기 때문에 손상된 걸까?


When I Wake Up
https://archi☆veofourown.org/works/16958505/chapters/39853017
논컾 T등급 53챕터 195k
행크&코너, 마커스&코너

평화엔딩 이후 아만다의 명령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구백이가 등장. 코너는 리셋을 피하려다 옥상에서 떨어져서 죽음. RK800 기체가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이게 마지막이어야 했지만, 후임자에게 업로드하도록 설정된 코너의 데이터가 RK700 미완성품에게 전달됨. 코너는 낯선 몸에서 기억을 잃은 채로 깨어나고, 구백이는 불량품 안드로이드들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임무를 시작함. 코너는 어떤 사람이나 상황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기시감과 함께 일어나는 사건들을 해결해야 함. 길지만 어렵지는 않고 재밌음. 
개취로 기억상실이나 외모변화처럼 캐릭터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키워드를 잘 못보는데, 코너가 기억을 잃고 몸도 바뀌었지만 성격은 그대로라 좋았음. 민간인 신분인데 사건 일어나면 바로 뛰쳐나가고,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동전 굴리고, 자기보다 남의 안전 신경쓰고, 코너 특유의 방식으로 말할 때마다 주변인들이 이상한 기분 느끼는 게 재밌다. ㅅㅍ지만 나중에는 원래 몸으로 돌아옴! 
난 구백이가 비중있게 나온 장편은 이게 처음이었는데 캐릭터 매력적으로 잘 만들었다고 느낌. 캄스키랑 개빈이 형제거나 뭔가 연관 있다는 설정의 픽이 꽤 많던데 여기서도 형제로 나옴. 둘 관계가 비중이 크지는 않고 중간중간 언급되는 정도.

작별 인사는 하고 싶지 않았다.
"경위님?"
[행크라고 부르라고 몇 번을 말해야 하는 거냐?]
코너는 미소를 지었다. "...좋은 아침 되십시오, 행크."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좋은 아침, 얘야.]
통화는 거기서 끝났지만, 왜인지 그 세 단어가 모든 것을 더 낫게 만들었다.
- 00:00:11 후 기능정지 - 




장편 영픽들 끝까지 읽는거 존잼인데 많이 길면 시작할 엄두가 안나고 영어다보니 훑어보고 고르기도 어려워서 아쉬움... 그래도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