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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0 23:49
버섯닭꼬치 끝부분이 살짝 타서 나오면 좋겠다. 무심코 먹으려다 탄 부분을 발견한 케이아는 그새 다른 음료를 만들고 있는 다이루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음. 요리를 태우다니 어르신 답지 않은 실수지만, 몇 분 전부터 술집에 손님이 떠들썩하게 들어차 바빠진 탓이겠지. ‘빈 틈이 생겼을 때 조금 놀려 볼까’하는 생각이 든 케이아는 다이루크가 음료를 다 만들기를 기다렸다가 탄 부분이 있는 버섯닭꼬치를 불쑥 내밀었음.
“저기, 사장님!”
음식을 이렇게 태워서 팔아도 되는 거냐며 끈질기게 따지는 진상 고객을 흉내내려 했던 케이아는 놀라서 입을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음. 자기가 내민 버섯닭꼬치를 다이루크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한 입 베어물었거든. 케이아가 굳어있으니까 다이루크는 그제서야 ‘이게 아니었나...’싶어 주위를 둘러보고, 천사의 몫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 장면을 보였다는 걸 깨닫고는 조용히 얼굴 붉히면 좋겠다. 사실 옛날부터 단둘이 있을 때는 별 의식 없이 서로 먹여주고 한 입씩 나눠 먹고 했던 터라 다이루크는 무의식적으로 케이아가 내미는 거 냠냠 먹어버린 거임... 케이아는 아무 일도 없었던 척 벽이나 쳐다보고 술 벌컥벌컥 마시는데 방금 장면을 봤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머릿속으로 ‘평소에도 저러나보네...’같은 생각 떠올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