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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14:11
한창 소도시 구경 중인데 안일하게 창문 깨진 줄 모르고 파밍하다가 머리 물렸다
이틀 동안 마을 샅샅이 뒤져도 백신 든 놈이 코빼기도 안 비치더라
결국 병들었음까지 뜨고 저기 아래 마을에서 밤에 출발했음
밤새 차 한 대로 쉴틈없이 달려서 위쪽 빨간 점까지 도착할 때까지 길목에 좀비는 많은데 백신 들고 뛰는 놈이 아예 없더라
결국 북쪽 호숫가까지 다다라서 휴게소 서랍에 담배 스무 개비 나와서 그거라도 쥐고 달렸다
날 다 밝고 어딘지도 모를 후미진 곳에 목재 컨테이너 두 칸, 짓다 만 공사장 부지가 있어서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라이터가 있었음
골초 특성 찍었는데 뒤지기 전에 세이프하우스에 모든 짐 다 내려놓고 백신 찾아 뛴 거라 라이터도 담배도 없이 출발해서 이렇게 하나 달랑 있는 게 너무 고마웠다ㅋㅋㅋㅋ
스무 개비 다 원없이 줄담배 피워 주고
존엄하게 인간으로 죽도록 표백제 먹이기 전 보니까 얘가 따끈하게 모닥불 쬐고 있었음
손도 바삭바삭 비비고
와이셔츠 한 장바람으로 밤새 비맞고 달리니까 추웠겠지 그래도 따뜻하게 마지막 배웅해 줄 수 있어서 좋았음
죽음의 위험이 점점 커진다길래 고이 아껴 놓은 음료 한 잔 하고 보내 줬음
이제 부캐 만들어서 저기까지 달려가지고 양지 바른 곳에 묏자리 하나 파 줘야지
오늘은 명복 빌고
아무튼 좀보이드 하셈 꿀잼임
희노애락이 다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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