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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6 04:59
처음엔 단순히 신발끈 풀린 단테 보더니 선뜻 자세 낮춰서 신발끈을 대신 묶어주는 일로 시작했음. 고맙다는 의미로 째깍째깍 뭐라고 말하면 빨리 내려서 할 일이나 하고 오라고 고맙단 말도 다 안 듣고 보내버림. 이 일 이후로도 묘하게 소매 걷어서 접어준다든가, 넥타이를 대신 묶어준다든가, 셔츠 목깃을 정리해준다든가... 그런 자잘한 구석을 먼저 나서서 챙겨주는 베르랑 얼떨결에 그런 배려나 챙김을 받게 된 단테 보고 싶다.
왜 챙겨주는 거야? 라고 묻자니 묻고 난 뒤로는 안 해줄까봐 괜스레 아무것도 모르는 척 챙겨주는 걸 받아먹기만 하고 있음. 단테도 분명 싫진 않거든, 옆에서 누가 자질구레한 걸 챙겨주면서 손이 닿고 시선이 닿는 게 꽤나 좋아서. 기억이 날아간 관리자가 못 미더워서 챙겨주는 건가 싶다가도 그냥 입으로만 넥타이가 삐뚤어졌다고 말해주는 것도 아니고 왜 성심성의껏 대신 묶어주기까지 하냐고 씨근덕거림. 사람 맘만 어지럽게! 자꾸 자잘하게 챙겨주니까 내적 친밀감 차곡차곡 쌓여서 단테는 베르길리우스한테 미묘하게 물러지고 있는데 베르길리우스가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서 자꾸 고뇌함. 설마 자기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못하고 내가 너무 못미덥고 허접하고 엉망이라 이런 것까지 챙겨주는 건가 싶어서 괜히 쪼그라들기도 함. 근데 매번 챙김 받던 부분 괜히 먼저 스스로 체크하고 말끔하게 하고 다니니까 베르길리우스가 내심 아쉬워했음. 아쉬워한다는 기색을 눈치챈 단테는 은근슬쩍 셔츠 소매 단추 같은 걸 혹시 채워줄 수 있냐면서 손목 내밀어보고 그랬음. 그런 권유도 거절하지 않고 이것도 스스로 못합니까, 같은 꼽을 주긴 주는데 단추는 다 채워주고 감. 그러니까 단테는 다시 슬금슬금 한 곳 두 곳 챙길 구석도 덜 챙김. 자다 깨거나 수감자들 되살리거나 임무하느라 뛰어다니다 보면 실제로 챙길래야 챙길 수 없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사심도 좀 채울 겸... 그렇게 매일까지는 아녀도 종종 베르길리우스의 손길을 받고 고마워, 라고 인사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남.
그런데 버스 안에서 머리가 터져 죽고 죽는 수감자한테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 관리자의 풀린 신발끈, 흘러내린 소매, 삐뚤어진 넥타이, 잘못 접힌 옷깃 따위를 왜 유심히 보고 알아채고 챙겨주겠냐... 다 관심과 애정의 연장선임. 처음엔 이런 것까지 못 챙기고 다니나, 칠칠맞게… 기억을 잃었다고 이것도 못해? 정도의 불쾌한 시선이었는데 자꾸 눈길 가고 챙겨줬을 때 고맙다고 멋쩍은 듯 째깍거리고, 가끔은 웃는 듯한 소리도 내는 게 꽤 귀여워 보였고, 버스 창문에 기대어 잠든 걸 보면 어깨에 머리 기대게 해주고 싶고… 계속 시선이 가고 챙겨주고 싶고 신경쓰이는 지경이 되면, 인정하고 싶지 않으나 인정하게 될 듯. 사내연애를 이 수감자들 사이에서는 하고 싶진 않았지만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러던 어느 날은 반대로 단테가 베르길리우스 셔츠깃이 구겨져있길래 빤히 보다가 옷깃 구겨졌다고 째깍째깍, 하는데 못 알아들으니까 단테가 먼저 손 뻗어서 정리해주는 것도 보고 싶음. 단테도 챙김 받다보니 자연스레 베르한테도 작은 구석까지 시선이 가서 알아챘던 거고, 그걸 또 직접 매무새를 고쳐주고 보니까 꽤 낯뜨겁다~ 생각했지만 시계 머리라 내색하지 않을 수 있었음. 현관에서 넥타이 묶어주는 신혼부부같은 느낌이 든다고. 물론 단테는 기억을 잃어서 그게 어디서 나오는 뭔 클리셰인지 제대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여하튼 그렇게 둘이 이것저것 챙겨주다가 나중 가서 단테가 '여기도 챙겨줄 수 있어?' 라고 물으면서-물론 말이 통하진 않았으나- 우물쭈물 자기 아래에다 베르길리우스 손을 가져가는 게 보고 싶었음. 갈라진 틈새가 있을 부근에 손 닿으면 자기가 만지게 해놓고도 긴장해서 고개 옆으로 돌림. 거긴 아무래도 단테 혼자서 가득 채우기엔 역부족이니까 베르길리우스가 도와주면 딱 될 것 같음. 색욕공명 하려면 적어도 둘은 필요하잖아.
림컴 베르단테
왜 챙겨주는 거야? 라고 묻자니 묻고 난 뒤로는 안 해줄까봐 괜스레 아무것도 모르는 척 챙겨주는 걸 받아먹기만 하고 있음. 단테도 분명 싫진 않거든, 옆에서 누가 자질구레한 걸 챙겨주면서 손이 닿고 시선이 닿는 게 꽤나 좋아서. 기억이 날아간 관리자가 못 미더워서 챙겨주는 건가 싶다가도 그냥 입으로만 넥타이가 삐뚤어졌다고 말해주는 것도 아니고 왜 성심성의껏 대신 묶어주기까지 하냐고 씨근덕거림. 사람 맘만 어지럽게! 자꾸 자잘하게 챙겨주니까 내적 친밀감 차곡차곡 쌓여서 단테는 베르길리우스한테 미묘하게 물러지고 있는데 베르길리우스가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서 자꾸 고뇌함. 설마 자기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못하고 내가 너무 못미덥고 허접하고 엉망이라 이런 것까지 챙겨주는 건가 싶어서 괜히 쪼그라들기도 함. 근데 매번 챙김 받던 부분 괜히 먼저 스스로 체크하고 말끔하게 하고 다니니까 베르길리우스가 내심 아쉬워했음. 아쉬워한다는 기색을 눈치챈 단테는 은근슬쩍 셔츠 소매 단추 같은 걸 혹시 채워줄 수 있냐면서 손목 내밀어보고 그랬음. 그런 권유도 거절하지 않고 이것도 스스로 못합니까, 같은 꼽을 주긴 주는데 단추는 다 채워주고 감. 그러니까 단테는 다시 슬금슬금 한 곳 두 곳 챙길 구석도 덜 챙김. 자다 깨거나 수감자들 되살리거나 임무하느라 뛰어다니다 보면 실제로 챙길래야 챙길 수 없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사심도 좀 채울 겸... 그렇게 매일까지는 아녀도 종종 베르길리우스의 손길을 받고 고마워, 라고 인사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남.
그런데 버스 안에서 머리가 터져 죽고 죽는 수감자한테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 관리자의 풀린 신발끈, 흘러내린 소매, 삐뚤어진 넥타이, 잘못 접힌 옷깃 따위를 왜 유심히 보고 알아채고 챙겨주겠냐... 다 관심과 애정의 연장선임. 처음엔 이런 것까지 못 챙기고 다니나, 칠칠맞게… 기억을 잃었다고 이것도 못해? 정도의 불쾌한 시선이었는데 자꾸 눈길 가고 챙겨줬을 때 고맙다고 멋쩍은 듯 째깍거리고, 가끔은 웃는 듯한 소리도 내는 게 꽤 귀여워 보였고, 버스 창문에 기대어 잠든 걸 보면 어깨에 머리 기대게 해주고 싶고… 계속 시선이 가고 챙겨주고 싶고 신경쓰이는 지경이 되면, 인정하고 싶지 않으나 인정하게 될 듯. 사내연애를 이 수감자들 사이에서는 하고 싶진 않았지만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러던 어느 날은 반대로 단테가 베르길리우스 셔츠깃이 구겨져있길래 빤히 보다가 옷깃 구겨졌다고 째깍째깍, 하는데 못 알아들으니까 단테가 먼저 손 뻗어서 정리해주는 것도 보고 싶음. 단테도 챙김 받다보니 자연스레 베르한테도 작은 구석까지 시선이 가서 알아챘던 거고, 그걸 또 직접 매무새를 고쳐주고 보니까 꽤 낯뜨겁다~ 생각했지만 시계 머리라 내색하지 않을 수 있었음. 현관에서 넥타이 묶어주는 신혼부부같은 느낌이 든다고. 물론 단테는 기억을 잃어서 그게 어디서 나오는 뭔 클리셰인지 제대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여하튼 그렇게 둘이 이것저것 챙겨주다가 나중 가서 단테가 '여기도 챙겨줄 수 있어?' 라고 물으면서-물론 말이 통하진 않았으나- 우물쭈물 자기 아래에다 베르길리우스 손을 가져가는 게 보고 싶었음. 갈라진 틈새가 있을 부근에 손 닿으면 자기가 만지게 해놓고도 긴장해서 고개 옆으로 돌림. 거긴 아무래도 단테 혼자서 가득 채우기엔 역부족이니까 베르길리우스가 도와주면 딱 될 것 같음. 색욕공명 하려면 적어도 둘은 필요하잖아.
림컴 베르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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