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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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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항복의 제스처를 하는 백우를 주일룡은 힐끔 보기만 하고 하던 일에 몰두했어. 이번엔 또 무슨 수작인가 싶어 코웃음이 나왔지. 백우는 심드렁한 주일룡의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의자를 좀 더 그쪽으로 당겨 앉으며 책상에 턱을 괬어.

그러니까 내가 주선생님하고 데이트해주겠다고요.
저는 백 선생과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만.

딱 잘라 거절을 말했지만 백우는 전혀 상처받은 것처럼은 안 보였어. 그럼에도 턱을 괴고 있는 반대쪽 손으로 가슴을 문지르며 상처받은 표정을 했지.

너무하네. 매일같이 나 쳐다본 건 그쪽인데. 모르는 척하는 겁니까? 왜 나랑 밀당이라도 하고 싶어요? 어쩌죠. 난 그런 시간 낭비는 싫은데.

한쪽 눈을 찡그리며 올려다 보는 백우의 표정이 제법 귀여웠지만 주일룡의 미간에 주름은 더욱 깊어질 뿐이야. 제 취향의 외모는 차치하고 백우는 조금 주일룡이 극혐까지는 아니더라도 꺼려 하는 성격이었거든. 이런 식으로 직설적인 면도 그렇고 실력만 믿고 제 할 말 따박따박 하는 면도 주일룡이랑 맞지 않아. 그래서 좀 거리를 두고 싶은데. 이병원으로 옮긴 첫날부터 백우는 이상하게 주일룡을 따라다니며 추근댔지. 그리고 그게 마냥 싫지만은 않다는 게 주일룡으로선 가장 고민거리였고.

유독 성공에 집착하는 백우가 병원장 아들인 주일룡을 꼬시려고 하다 코 꿰이는 거 보고 싶다. 지금도 실력 하나는 알아주는 외과의사지만 그놈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성격 때문에 상급자들한테 밉보인 탓에 승진이 쉽지 않았지. 래서 생각해낸 대안이라는 게 병원장 아들을 꼬셔서 한방에 높은 곳까지 올라가려 한 것. 하지만 주일룡은 생각보다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어서 꼬시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겠지. 주일룡 한번 쓰러트려보겠다고 별짓을 다했는데 결국 쓰러진 건 본인이 되어버리는 거 보고 싶은데༼ ༎ຶ ෴ ༎ຶ༽


룡백 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