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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1 20:20
여캐를 잘썼다는 얘기는 아님 원작에 비해 각색이 잘 됐다는 의미

사실 주요 각색점을 단편적으로 놓고보면 너무 뻔하게 바꾼 거 같기도 하거든? 근데 그 주요 각색점 말고도 미묘하게.. 달라진 부분들이 있는데 그게 일관성있고 사람처럼 살아나서 그 부분이 좋은거같아


석수 성별 바꾼거 이런건 사실.. 넘 면피용같아서 썩 좋다고 말 못하겠는데 그래도 저런 휘어지느니 부러져버릴거같은 고지식하고 단호한 캐릭터를 여캐로 바꿨다는 점은 좋음 여캐로 바꿨다고 굳이 캐릭터 성격 바꾸지 않았다는거.. 되도않는 럽라 넣으려고 한점은 별로 마음에 안들어

각려초는 사실 크게 각색된부분 없는거같기도 한데 원작의 각려초는 그린듯한 무협물의 요녀인데 반해 드라마 각려초는 배우가 연기하면서 사람으로 살아나서 같이 보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생겨서 좋았음.
원작에는 각려초가 뭘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조명해주는 부분이 거의 없잖아.. 걍 갑자기 튀어나온 재앙같은 여자였는데 드라마에서는 적비성을 가지겠다고 머리쓰고 마음졸이면서도 또 그 좋아하는 남자가 하는 말은 죽어도안듣는ㅋㅋㅋㅋ 이사람이 최강의 남자라 좋아하지만 이 최강의 남자도 내 말을 들어야한다는 모순성같은게 좀 사람같았음

교완만은..ㅠ 상이완만 진짜 사랑한다ㅠㅠ연화루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혼례 이후에 재회하는 씬임ㅠㅠ내가 교완만한테서 좋아하는 부분은 미련이든 죄책감이든 이상이한테 커다란 감정을 떠안은 상태에서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초자금과 결혼하길 선택했다는 건데 이부분은 원작이든 드라마든 동일함
이연화가 정리해야하는 과거에 교완만이 포함되어있어서 그렇게 될수밖에 없었던 캐릭터같기는 한데.. 또 그것때문에 주인공과 떨어져서 독립하게 됐다고도 생각해
나는 저부분때문에 교완만이 좋고 상이완만이 좋아ㅠㅠ 원작에서는 좀더 수동적인 규방 아가씨같은 느낌이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주동적으로 움직이고 문주령을 들어올리는 무림인같은 면모가 더 나와서 그부분도마음에 듦
원작에는 자살시도했다는 것만 나온걸로 기억하는데.. 드라마에서 교완만이 10년간 이상이의 흔적을 찾아다녔다는 각색도 좋아. 이연화의 10년은 곧 이상이가 죽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고 전국을 누빈 교완만의 10년이거든.. 마지막화 이후에 이연화를 찾던 사람들만큼 10년전의 교완만도 그렇게 필사적으로 이상이를 찾지 않았을까 하는 식으로 생각을 이리저리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음. 그 10년이 있어서 재회씬에서 두 사람 감정이 더 현실적으로 살아난다고 생각함ㅠ 드라마에 나온 모든 관계중에 제일 현실적인데 그러면서도 근간에 애정이 깔려있고 서로의 감정과 입장을 충분히 존중해서 성숙한 이별을 했어..

단고도가 방다병 아버지가 되면서 하효혜가 지상최고의 부모가 된것도ㅋㅋㅋㅋ각색하다 얻어걸린거같지만 마음에 들고

효봉이랑 양의선자 관계도 스쳐지나가는 수준이긴 했지맘 이용하고 이용당하는데 서로 진심으로 호감이 있어서.. 일단 효봉은 평생 같이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는거아님

유일하게 드라마버전이 더 별로인건 소령공주.. 왜 호위도 없이 나가서 납치나 당하는 애로 만든걸까 좀 더 좋게 만들수도 있었을텐데

아참 소소용을 빼먹을뻔했네.. 갠적으로는 소소용도 이게 최선인가여2임 우리 소용이 백과사전의 의인화 아니냐고.. 너무 스토리전개를 위한 도구 아니냐고ㅠㅠ


드라마도 사실 여캐.. 대접이 썩 좋은 작품은 아닌데 원작은 그것보다도 더 안좋아서 원작이랑 비교하면 진짜 없는 살림에 생색이라도 하려고 애썼다 싶음 웃긴건 그와중에 각색이 정말 내 취향인 부분도 있어.. 이 여자들의 이야기도 넘 궁금한데 그냥 상상만 해볼수밖에 없다는 게 또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