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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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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촉촉히 내리는 밤에 떨어지는 비를 구경하는 온객행과 주자서가 보고싶다.
다시 맞이한 봄이 감격스러운 주자서가 손을 내밀어 비를 맞자 얼른 그 손을 잡아 거두는 온객행이겠지. 그리고 손수건을 꺼내 비를 닦으며 주자서의 몸을 걱정하고 투덜대는거지.
전부 닦았는데도 계속 손을 만져가며 꼼꼼히 닦는 온객행을 보며 엷게 미소짓는 주자서일듯. 아무리 투덜대며 그에게 화를 내도 그것이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자신의 체온보다 따뜻한 온객행의 손을 잡고 조금 더 비구경을 하다가 보다못한 온객행의 재촉에 방으로 돌아가겠지.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릴 듯.
넌 모르겠지. 이 봄을 다시 너와 함께 볼 수 있어서 내가 얼마나 기쁜지.
"왜 자꾸 웃는거야?"
옆에서 나란히 걷던 온객행이 물었지. 그 사이 빗방울이 주자서의 어깨에 튀었고 온객행은 주자서를 조금 더 제 쪽으로 끌어 당겼음.
"그냥."
주자서는 온객행을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앞을 봤지.
"네가 그냥,이라고 말하는건 그냥이 아니던데."
"그게 무슨 말이야?"
"넌 늘 그렇잖아. 밥을 맛있게 먹어도 '그냥‘ 잘 자고 일어났냐고 물어도 ‘그냥’ 색사가 끝나고 나서도 ‘그냥’....읍.“
주자서는 얼른 온객행의 입을 막으며 주위를 둘러봤음.
”정말 주책이군.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온객행이 주자서의 손을 치우고 그의 귓가에 속삭였지.
”그러니까 솔직하게 말하라는거야. 말해 봐. 날 보고 웃은 것은 결국 내가 좋다는 뜻인 거지?“
어이가 없던 주자서는 온객행을 보며 헛웃음을 터트렸음.
“네 말은...내가 좋다는 말을 ‘그냥’ 이라고 말한다는 거야?”
온객행이 빙긋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지. 그 능글맞은 미소가 얼마나 그다운지 주자서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났지.
온객행이 말해주기 전까지 자신의 말버릇을 눈치채지 못했던 주자서는 잠시 생각해 보겠지. 기억을 더듬어보는데 음...어느 정도는 그의 이야기가 맞는 것 같아.
생각에 잠긴 그를 두고 온객행은 밖에 나갔다오더니 고약한 냄새가 나는 탕약을 가져왔지. 온객행은 정성스럽게 탕약을 다려 아침 저녁으로 주자서에게 먹였거든. 덕분에 주자서는 올해도 봄비를 볼 수 있었지.
냄새를 맡고 찌푸렸던 인상이 그에 대한 고마움에 펴졌지.
단숨에 탕약을 들이키고 그릇을 내려놓자 온객행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봤을 듯.
”왜?“
주자서는 온객행이 건네준 설탕절임을 입에 넣으며 물었음.
”평소답지 않게 잘 먹네. 왜지?”
“그냥.”
아... 또 버릇처럼 나와버렸다.
주자서는 다시 생각했지. 방금 대답은 절대 좋다는 의미가 아닌 것을. 자신은 탕약을 극도로 싫어했으니까 말이지.
온객행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혼란스럽다는 표정이었음.
“로온.”
“응.”
“‘그냥’이란 대답은 별 뜻 없이 말한거야. 나도 잘 모르겠는데...아무튼 그래.“
”그러게. 그런 것 같네.“
온객행이 갑자기 실실 웃기 시작했음. 그 웃음이 점점 커지더니 허리를 접고 웃는 모습이 됐지. 처음엔 주자서는 온객행을 이상하게 쳐다봤을 듯. 한참을 웃던 온객행이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치며 주자서를 쳐다봤지.
“정말 아슈, 이게 뭐라고. 별말도 아닌데 말야. 혼자
계속해서 의미를 생각하고, 곡해하고. 하하하.“
이것 봐. 음식하다가 손까지 데었어.
한창 강호를 누비며 살 때 칼에 베이고 배에 구멍이 뚫리는 부상을 입었던 사람이, 화상입은 손가락을
들고 우는 척을 하니 주자서는 기가 차서 웃었을 것 같다.
“나 혼자 북치고 장구 친 꼴이잖아.”
지금까지 담아두었던 여러 기억이 온객행의 머릿 속에 떠올랐겠지. 모두 다 자신의 착각이었던거지.
한참을 서로에게 바보같다며 손가락질을 하고 놀리던 두 사람이었음. 그러다 갑자기 주자서가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가 터지면서 온객행도 전염된 듯이 다시 웃기 시작했지. 한참을 데굴데굴 구르며 웃던 두 사람이었음.
”너 그만 웃어...“
너무 웃어 배가 아픈 주자서가 고통스럽게 중얼거렸음.
”누가 할 말인데. 네가 늘 애매모호하게 대답하니까 이렇게 된거잖아.“
이러면서 온객행은 반쯤 일으켰던 몸을 다시 누워 웃을 것 같다.
정말이지, 그게 뭐라고 말이야.
------
범수상초(凡樹常草): 평소에 보는 평범한 나무와 풀을 뜻함.
모든 일이 끝나고, 보통의 삶을 사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고싶었음
산하령
객행자서
메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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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맞이한 봄이 감격스러운 주자서가 손을 내밀어 비를 맞자 얼른 그 손을 잡아 거두는 온객행이겠지. 그리고 손수건을 꺼내 비를 닦으며 주자서의 몸을 걱정하고 투덜대는거지.
전부 닦았는데도 계속 손을 만져가며 꼼꼼히 닦는 온객행을 보며 엷게 미소짓는 주자서일듯. 아무리 투덜대며 그에게 화를 내도 그것이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자신의 체온보다 따뜻한 온객행의 손을 잡고 조금 더 비구경을 하다가 보다못한 온객행의 재촉에 방으로 돌아가겠지.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릴 듯.
넌 모르겠지. 이 봄을 다시 너와 함께 볼 수 있어서 내가 얼마나 기쁜지.
"왜 자꾸 웃는거야?"
옆에서 나란히 걷던 온객행이 물었지. 그 사이 빗방울이 주자서의 어깨에 튀었고 온객행은 주자서를 조금 더 제 쪽으로 끌어 당겼음.
"그냥."
주자서는 온객행을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앞을 봤지.
"네가 그냥,이라고 말하는건 그냥이 아니던데."
"그게 무슨 말이야?"
"넌 늘 그렇잖아. 밥을 맛있게 먹어도 '그냥‘ 잘 자고 일어났냐고 물어도 ‘그냥’ 색사가 끝나고 나서도 ‘그냥’....읍.“
주자서는 얼른 온객행의 입을 막으며 주위를 둘러봤음.
”정말 주책이군.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온객행이 주자서의 손을 치우고 그의 귓가에 속삭였지.
”그러니까 솔직하게 말하라는거야. 말해 봐. 날 보고 웃은 것은 결국 내가 좋다는 뜻인 거지?“
어이가 없던 주자서는 온객행을 보며 헛웃음을 터트렸음.
“네 말은...내가 좋다는 말을 ‘그냥’ 이라고 말한다는 거야?”
온객행이 빙긋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지. 그 능글맞은 미소가 얼마나 그다운지 주자서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났지.
온객행이 말해주기 전까지 자신의 말버릇을 눈치채지 못했던 주자서는 잠시 생각해 보겠지. 기억을 더듬어보는데 음...어느 정도는 그의 이야기가 맞는 것 같아.
생각에 잠긴 그를 두고 온객행은 밖에 나갔다오더니 고약한 냄새가 나는 탕약을 가져왔지. 온객행은 정성스럽게 탕약을 다려 아침 저녁으로 주자서에게 먹였거든. 덕분에 주자서는 올해도 봄비를 볼 수 있었지.
냄새를 맡고 찌푸렸던 인상이 그에 대한 고마움에 펴졌지.
단숨에 탕약을 들이키고 그릇을 내려놓자 온객행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봤을 듯.
”왜?“
주자서는 온객행이 건네준 설탕절임을 입에 넣으며 물었음.
”평소답지 않게 잘 먹네. 왜지?”
“그냥.”
아... 또 버릇처럼 나와버렸다.
주자서는 다시 생각했지. 방금 대답은 절대 좋다는 의미가 아닌 것을. 자신은 탕약을 극도로 싫어했으니까 말이지.
온객행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혼란스럽다는 표정이었음.
“로온.”
“응.”
“‘그냥’이란 대답은 별 뜻 없이 말한거야. 나도 잘 모르겠는데...아무튼 그래.“
”그러게. 그런 것 같네.“
온객행이 갑자기 실실 웃기 시작했음. 그 웃음이 점점 커지더니 허리를 접고 웃는 모습이 됐지. 처음엔 주자서는 온객행을 이상하게 쳐다봤을 듯. 한참을 웃던 온객행이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치며 주자서를 쳐다봤지.
“정말 아슈, 이게 뭐라고. 별말도 아닌데 말야. 혼자
계속해서 의미를 생각하고, 곡해하고. 하하하.“
이것 봐. 음식하다가 손까지 데었어.
한창 강호를 누비며 살 때 칼에 베이고 배에 구멍이 뚫리는 부상을 입었던 사람이, 화상입은 손가락을
들고 우는 척을 하니 주자서는 기가 차서 웃었을 것 같다.
“나 혼자 북치고 장구 친 꼴이잖아.”
지금까지 담아두었던 여러 기억이 온객행의 머릿 속에 떠올랐겠지. 모두 다 자신의 착각이었던거지.
한참을 서로에게 바보같다며 손가락질을 하고 놀리던 두 사람이었음. 그러다 갑자기 주자서가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가 터지면서 온객행도 전염된 듯이 다시 웃기 시작했지. 한참을 데굴데굴 구르며 웃던 두 사람이었음.
”너 그만 웃어...“
너무 웃어 배가 아픈 주자서가 고통스럽게 중얼거렸음.
”누가 할 말인데. 네가 늘 애매모호하게 대답하니까 이렇게 된거잖아.“
이러면서 온객행은 반쯤 일으켰던 몸을 다시 누워 웃을 것 같다.
정말이지, 그게 뭐라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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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수상초(凡樹常草): 평소에 보는 평범한 나무와 풀을 뜻함.
모든 일이 끝나고, 보통의 삶을 사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고싶었음
산하령
객행자서
메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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